“저는 중학교 1학년 때 이미 가고 싶은 고등학교를 결정했습니다. 오로지 ‘기타를 배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그리고 고등학교에서 만난 ‘튠업 음악교실’은 저를 뮤지션으로 만들어줬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CSR 커넥트 포럼’에 연사로 오른 기타리스트 이원엽(22)씨가 말했다. ‘워너비(Wanna Be)’라는 활동명으로 한국, 중국, 대만 등에서 기타리스트 겸 공연 기획자로 일하는 이씨는 CJ문화재단의 청소년 사회공헌 프로그램 ‘튠업 음악교실’이 배출한 대표적인 뮤지션이다. 이씨는 다문화 청소년을 위한 고등학교 학력인정 공립 대안학교인 서울 다솜관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매주 화요일마다 프로 뮤지션들로부터 음악을 배우고, 공연하고, 음원 발매 기회도 잡을 수 있는 ‘튠업 음악교실’에 참여하며 뮤지션의 꿈을 키웠다.
이씨는 “TV나 홍대 클럽에서 볼 수 있는 프로 뮤지션들로부터 살아있는 음악 수업을 받았다”며 “튠업 음악교실이 아니었다면 기타를 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튠업 음악교실’은 CJ문화재단과 사단법인 한국메세나협회가 음악을 통한 청소년의 자아실현·인격성장을 목표로 2012년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가수·연주자 등이 다문화학교·소년원 등을 찾아가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가르친다. 뮤지션 1명당 2~4명의 학생을 맡아 집중 교육을 시행한다. 단순히 음악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공연 무대에 오르거나 음원을 내도록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청소년의 적극적인 참여에 방점이 찍혔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다솜관광고등학교, 부산 소년원 등 9개 기관에서 895명의 청소년과 331명의 강사가 참여했다.
민지성 CJ문화재단 부장은 “음악이 위기청소년들과 사회를 묶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프로그램에 참여한 많은 학생이 실용음악과에 진학하는 등 음악가의 꿈을 가지게 됐거나, 실제로 음악가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민 부장은 ‘튠업 음악교실’의 성과로 ▲청소년 스스로 변화의 가능성 확인 ▲협업을 통한 사회적응력 향상 ▲실용음악과 진학 등 새로운 진로 개척 등을 꼽았다.
이날 포럼 발표자로 나선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튠업 음악교실’의 경우 전문 음악인을 강사로 활용한 점, 청소년을 적극적 창작자로 참여시킨 점 등이 인상적”이라며 “유명 뮤지션 뿐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을 강사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장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jangp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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