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성만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소셜벤처허브’는 서울시가 소셜벤처 창업·육성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며 마련한 공간이다. 1400㎡(약 424평) 규모에 사무실, 세미나실, 회의실뿐 아니라 소셜벤처의 서비스와 제품을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랩’까지 갖췄다. 서울시의 사회적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서성만 노동민생정책관<사진>은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장학재단, 공공상생연대기금과 협력해 소셜벤처허브 개관을 준비했다”며 “소셜벤처들에 안정된 업무 공간을 제공하고 ▲비즈니스 인큐베이팅·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세무·법률 컨설팅 ▲시제품 제작 ▲해외시장 진출 지원 등 성장 단계별 맞춤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16일 만난 서 정책관은 “서울시의 사회적경제 규모가 꾸준히 확장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소셜벤처가 있다”고 강조했다. 2019년 7월 기준 서울시 소재 사회적경제 조직은 4869개로, 시가 ‘사회적경제 종합지원계획’을 처음 수립한 지난 2012년보다 6배가량 늘었다. 서 정책관은 “다양한 사회적경제 주체들 중에서도 세운상가, 서울혁신파크, 성수동 일대에 터를 잡은 소셜벤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소셜벤처들은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소셜벤처허브 개관을 시작으로 소셜벤처 지원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사회적기업·마을기업·자활기업·협동조합 등 정부의 인증제도 안에서 이뤄지는 사회적경제 조직 지원 사업들과 구별되는 새로운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서 정책관은 “소셜벤처는 정부의 인증제도에 구애받지 않길 원하고 ‘보조금 지원’보다 ‘투자 유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소셜벤처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한 별도의 지원 정책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소셜벤처에 인건비·사업비 등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하는 대신 사회적 금융이나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데 주력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서 정책관은 “소셜벤처가 민간 영역에서 혁신가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태동한 만큼 소셜벤처 특유의 창의성,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는 방향으로 지원 정책을 설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소셜벤처와 일반 기업 간의 시너지 창출 방안도 모색 중이다. 소셜벤처허브는 최근 3회에 걸쳐 ‘소셜벤처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결합’을 주제로 하는 강연 프로그램인 ‘소벤야학’을 열었다. 서울시는 기업의 다양한 자원이 소셜벤처 생태계로 유입될 수 있도록 기업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소셜벤처의 역량을 연결하는 사업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소셜벤처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연구하는 것도 주요 과업 중 하나다. 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을 세우기 위해서다. 서 정책관은 “현장 목소리를 듣는 포럼과 세미나를 개최해 소셜벤처의 성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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