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똑똑하게 협업하는 소셜벤처, ‘슬랙’ ‘잔디’로 通한다는데…

소셜벤처 30곳 설문조사
업무용 메신저 1위 ‘슬랙’…절반 이상서 사용
2위는 ‘잔디’, 한글 지원되고 요금도 저렴한 편

프로젝트 업무 관리용 ‘협업 툴’ 이용도 활발
업무 효율성 높고 일·생활 나눌 수 있어 선호
활용 툴, 50%가 3개 이상…무분별 확장 우려

ⓒ더나은미래

‘딥워크(Deep Work)’. 업무 몰입도를 높여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업무 방식을 이르는 말이다. 딥워크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전 세계에 확산하는 트렌드다. 딥워크를 돕는 협업 툴(tool)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메신저 기반의 ‘슬랙’ ‘잔디’ ‘MS팀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대면 미팅을 줄이고 실시간 자료 공유와 피드백으로 프로젝트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소셜벤처를 중심으로 이런 협업 툴이 확산하고 있다.

업무용 메신저 ‘슬랙’ 절반 이상 압도적 선택

더나은미래는 국내 소셜벤처들을 대상으로 현재 사용 중인 협업 툴을 조사했다. 다양한 업종에 규모도 제각각인 소셜벤처들이 공통으로 선택한 툴과 그 쓰임을 통해 조직 생산성 향상의 실마리를 엿볼 수 있었다.

소셜벤처 협의체 임팩트얼라이언스 참여사 중 30곳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가장 인기 있는 업무용 메신저는 ‘슬랙(slack)’이었다. 조사 대상 가운데 17곳(56.6%·중복 응답)이 슬랙으로 소통한다. 슬랙은 지난 2013년 미국에서 출시된 메신저 기반의 협업 툴이다. 채팅과 파일 공유, 자료 검색 외에도 외부 연동 기능과 우수한 보안이 특징이다. 하루 실사용자 수는 800만명, 기업 가치는 지난해 기준 70억달러(약 8조2740억원)에 달한다. 현재 이베이, IBM 등 7만곳 이상의 회사에서 슬랙을 사용하고 있다.

이어 10곳의 선택을 받은 ‘잔디(jandi)’가 업무용 메신저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잔디는 슬랙과 달리 한글이 지원되고 요금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 밖에 ‘카카오톡'(5곳), ‘텔레그램'(1곳), ‘라인웍스'(1곳)를 이용하는 곳도 있었다.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를 관리할 수 있는 협업 툴 이용도 활발하다. 특정 업무의 맥락을 쉽게 파악하고 히스토리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조직 구성원은 물론 외부 파트너와도 수월하게 협업할 수 있다. 소셜벤처들이 주로 활용하는 협업 툴은 ▲구글드라이브(12곳) ▲트렐로(8곳) ▲노션(7곳) ▲지스위트(4곳) ▲지라(3곳) ▲드롭박스(2곳) ▲깃허브(2곳) 등으로 조사됐다.

각 사에서는 업무 성격에 따라 서비스를 골라 쓰는 분위기다. AI 기반의 문자 통역 기업 ‘소리를보는통로(소보로)’는 “지라는 개발 프로세스, 트렐로는 영업 프로세스를 관리하기 편하다”고 답했다. ‘열린옷장’의 경우 잔디를 기반으로 구글독, 깃허브, 제로스퀘어 등 다양한 협업 툴을 활용하고 있다. 열린옷장은 “구글독은 비즈니스 파트, 깃허브는 개발 파트에서 주로 쓴다”며 “제로스퀘어는 아카이브 형태로 매뉴얼을 저장해놓기 편리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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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과 업무 명확한 분리”…외부 파트너 협업도 편리해

협업 툴은 크게 메신저용, 프로젝트용, 자료 저장용 등 세 가지로 나뉜다. 메신저계의 대세는 ‘슬랙’. 소셜벤처들이 직원 한 명당 월 9000원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굳이 슬랙을 사용하는 이유는 업무 효율성 때문이다. 소셜벤처에서 일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카카오톡과 같은 사적 메신저와 업무용 메신저를 명확하게 구분해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기능에 충실한 업무용 메신저는 일할 때만 쓰는 식이다. 슬랙의 경우, 기존 메신저들과 달리 주고받은 파일을 영구적으로 열람할 수 있고, 트렐로 등 다른 협업 툴과도 연동할 수 있다. 조직에 새로 합류한 신입·경력 사원들이 과거 업무 현황을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외부 파트너와 협업할 때는 게스트로 초대해 소통할 수도 있다.

최근 소셜벤처 사이에서는 새로운 협업 툴인 ‘노션(notion)’으로 갈아타는 흐름이 나오고 있다. 노션은 문서 정리, 정보 공유, 프로젝트 관리,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의 기능을 통합한 올인원(All-in-One) 협업 툴이다. 안지혜 진저티프로젝트 팀장은 “외부 파트너와 업무를 진행할 때 노션 활용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며 “아직 전사(全社)적으로 도입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개별적으로 활용하면서 익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 내 협업 툴 수가 늘어나는 현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30개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용하는 협업 툴이 ‘2개'(36.7%·11곳)라고 답한 조직이 가장 많았다. 업무 메신저와 프로젝트 협업 툴을 각각 하나씩 사용하는 형태였다. ‘3개’를 사용하는 기업은 23.3%, ‘5개 이상’을 쓰는 곳도 20.0%나 됐다. 김정태 MYSC 대표는 “협업 툴 관리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활용 의지와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기능도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조직에 가장 적합한 협업 툴을 선택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문 응답 기업=그로잉맘, 닷페이스, 동구밭, 로앤컴퍼니, 루트임팩트, 마리몬드, 베네핏, 베어베터, 비플러스, 빅이슈코리아, 소리를보는통로, 슬로워크, C프로그램, 아쇼카한국, 에스오피오오엔지, 에이치지이니셔티브, 엠와이소셜컴퍼니, 열린옷장, 오파테크, 위누, 이원코리아, 이지앤모어, 점프, 진저티프로젝트, 크래프트링크, 크레파스솔루션, 토도웍스, 프렌트립, 하비풀, 학생독립만세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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