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日 다베루 통신의 도전, “잡지를 구독하시면 먹거리를 부록으로 드려요!”

다베루 통신

 

일본 도호쿠 지역의 가타카타시에서 재래종 호박을 기르던 농부 하세가와 준이치씨. 지난 2013년, 소비자의 수요를 찾을 수 없어 농사를 그만둬야하는 위기에 처했던 농부의 사연이 한 잡지를 통해 특집으로 다뤄졌다. 이를 계기로 독자들의 응원이 이어졌고, 재래종 호박 재료를 다시보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지역 농업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재래종 호박을 기르기 시작했다. 덕분에 하세가와 준이치씨는 지금까지 재래종 호박을 기르고 있으며, 현재 생샨량은 4년만에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잡지는 바로 일본의 다베루통신이다. 다베루통신은 맛집이나 요리법을 소개하는 기존의 잡지와 다르다. 먹거리에 대한 재조명을 미션으로 하며, 먹거리를 부록으로 제공하는 독특한 잡지다. 정기구독 회원들은 매월 어떤 식재료가 올지 모르지만, 특정 지역의 식자재가 도착하는 것을 기다린다.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메인 콘텐츠로 격상시킨 것. 일반적인 식재료 택배 서비스는 먹거리가 메인이고, 설명서는 부록인 것과 반대다. 다베루통신의 다카하시 히로유키 대표는 “2011년 동북대지진 복구 자원봉사 현장에서 협력하는 모습을 보고, 도시와 지역간의 교류가 가져오는 가치에 대해 깨닫게 됐다”면서 “정보지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문턱을 줄이는 교류를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베루통신 잡지 및 식재료

현재 전국의 다베루통신의 독자는 8000여명. 매월 다른 생산자의 이야기를 특집기사화하며, 이에 따라 배달되는 먹거리도 매달 다르다. 구독료는 배송료를 포함해 매월 2500엔~3500엔(한화 약 2만5000원~3만5000원) 정도다. 전국에 일괄적인 정보지가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37개 지역별로 다베루통신의 콘텐츠와 먹거리, 이벤트도 다르다. 지역별로 다베루통신 운영진이 조직돼 잡지가 만들어진다. 도호쿠 지역의 다베루통신 독자는 1400명 가량. 이곳에서는 매월 생산자와 독자와의 교류회를 연다. 생산자가 도후쿠 지역에서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현지에서 독자를 대상으로 수확 체험을 열기도 한다. 다카하시 히로유키 대표는 “먹거리 환경을 이해하고, 바꾸는 것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고독사, 고령화, 지역 사회 붕괴… 시민들이 연대해서 풀어야할 사회 문제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참여를 주저하고 있어요. 사회와 정치, 생활이 분리되어 있거든요. 우선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먹거리’를 계기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음식은 누구나, 접근하기 쉽거든요. 이런 이유로 세상의 변화는 먹거리의 변화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다카하시 히로유키 다베루통신 대표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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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베루 통신을 만들게 된 개인적인 계기는 어떻게 되나?

“나는 동일본 대지진 당시, 볼런티어를 구성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도시 사람들이 자원봉사로 피해 지역을 방문했지만, 오히려 피해자들로부터 감동받고 돌아가는 모습을 봤다. 피해자도 도움이 되고, 볼런티어들도 행복해지는 교류가 가능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도시와 지방의 연대의 관계가 중요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농업과 같은 1차 산업의 중요성을 느끼면서도,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1차 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희망을 불러오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깊이 생각하게 됐다.”

식자재를 잡지의 부록으로 제공한다는 아이디어가 신선하다. 아이디어는 어떻게 발전됐나?

“다베루통신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만나게 해주는 ‘맞선’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도시 사람들이 농업을 돕는 원농(援農)등 소비자와 생산자의 협력 구조가 원래부터 있었지만, 문턱이 높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 생산자와의 교류나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지역 공동체가 지원하는 농업)’와 접점도 거의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음식이 부록인 정보지’라는 콘셉을 가지고,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다베루통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지나?

“총 독자 수는 8000명인데, 전국의 ‘다베루통신’은 지역별로 자율적으로 생산자를 선택한다. 도호쿠 다베루통신의 경우 현재 독자는 1400명.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한다’는 콘셉트에 공감하고 가입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연령대는 40~50대 중심이다. 각 지역에서는 생산자의 인품, 라이프 스토리를 중심으로 매월 특집 기사를 낸다. 독자들에게 감동과 배움을 제공할 수 있는지, 생산자의 스토리는 독자들에게 어떤 정보를 제공할수 있는지, 기사를 통한 임팩트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등을 고려한다. 다베루통신은 매월 다른 생산자를 특집 기사화하며, 1년간 12명의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 따라서 배달되는 먹거리는 매월 다르다.”

-다베루통신을 만드는 조직은 어떻게 운영되나? 

“전국의 편집부는 ‘사단법인 일본 다베루통신 리그’에 소속된다. 이 리그에서는 3개월에 1번 운영 회의를 진행하고, 신규 가입을 원하는 곳은 PT 발표를 하고 편집부가 심사를 한 뒤 합의하에 가입을 결정한다. 잡지의 지면 퀄리티와 사업 계획, 특집 생산자의 계획, 리더인 편집장의 인품 등을 중심으로 심사한다. 독자를 끌어들이고, 이벤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도 주요 심사 항목이다.”

-올해로 다베루 통신 창간 5주년이다. 2013년 창간 당시, 4개월 만에 구독회원을 1000명이나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전략이 유효했다고 생각하나?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창간 이념과 창간까지의 과정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다베루통신 운영진들의 지인 및 응원 커뮤니티 등 SNS를 통해 입소문이 퍼져서 단번에 독자층이 넓어졌다. SNS를 통해 비전과 철학을 제대로 알린 것이 성장의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다베루 통신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생산자가 있다면?

“도호쿠 지역의 가타카타시에서 재래종 야채를 길러 온 하세가와 준이치씨가 있다. 하세가와씨가 기르는 재래종 야채(고키쿠 호박, 소국 호박)는 그 지역에 2명의 생산자밖에 없었다. 수요도 없어, 농사를 접어야할 상황이었다. 2013 년 특집기사로 하세가와씨의 이야기를 다뤘고, 현지에서도 가치를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확대됐다. 현재 하세가와씨의 재래종 야채 생산량은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도 올랐다. 또한 지역의 농업 고등학교 학생들이 하세가와 씨를 지원하고자 재래종 야채를 기르는 활동을 시작하는 등 다음 세대로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다베루 통신에서는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공동체 지원 농업)도 진행하고 있다. 다베루 통신의 CSA는 어떻게 진행되나?

“예를 들어, 굴양식 어부 CSA에 가입하면 매년 2 회 한 제조자로부터 굴을 정기적으로 배송받는다(CSA는 도시소비자들이 농업경영비를 농가에 선지불하고 수확기에 농산물을 현물로 제공받는 농산물 직거래 방식이다). 이 생산자를 중심으로 현지 투어와 이벤트도 제공한다. 다베루토신의 CSA는 연 2~6 회 배송을 받고, 현지 투어 등 교류도 진행한다.”

-다베루통신의 ‘커뮤니티 매니저’는 어떤 역할을 하나?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일을 맡는다. ‘커뮤니티 매니저’는 CSA 회원 중에서 선발되며, 커뮤니티 운영 및 다베루통신 발송과 관련된 일들을 담당한다. 이들은 ‘프로보노’로 업무를 진행한다. 현재 7명의 커뮤니티 매니저가 있으며, 이들은 IT회사, 제약 회사, PR회사 등에 근무하는 회사원들이다.” 

-왜 먹거리 환경을 바꾸는 것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 방법이 되나?

“지금까지는 돈만 내면 자유롭게 물건을 손쉽게 구할 수있는 사회였다면, 지금은 소비자 의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고령화, 고독사, 지역 사회의 붕괴 등 시민이 연대해서 해결해야할 사회 문제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사회와 정치와 생활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선 가장 사람들에게 친숙한 ‘먹거리’를 계기로 사회를 연결하고자 한다. 음식은 가장 보편적인 테마다. 한편, 농촌의 급속한 고령화 등 농업의 과제도 분명히 있다. 먹거리로부터 사람들을 연결하다보면, 조금씩 소비자 행동도 바뀌고, 참여하는 시민도 늘어나게 된다.”

다베루통신 사회적경제 해외 혁신가 국제포럼 발표 자료

*출처 : 서울 사회적경제 포털 홈페이지(http://sehub.net/archives/42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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