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과 북한 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나무 심는 그날까지

[인터뷰] 김명전 한국숲사랑청소년단 이사장 “나무 한 그루는 사람 4명이 하루 동안 숨 쉴 수 있는 산소를 공급합니다. 더운 여름철에는 하루 평균 에어컨 10대를 7시간 가동하는 효과가 있고, 연간 미세먼지 35.7g을 흡수하죠. 그런데 이런 나무를 키우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립니다. 나무의 성장에는 비약이 없거든요.” 김명전(63) 한국숲사랑청소년단 이사장이 나지막이 말했다. 그는 작은 묘목을 튼튼하고 키 큰 나무로 키우듯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을 지켜왔다. 올해로 설립 30년을 맞은 한국숲사랑청소년단은 창립 이후 지금까지 74만명의 ‘숲 지킴이’ 대원을 배출했다.   ◇30년 전 홀로 뿌린 씨앗, 74만명 ‘숲 지킴이’로 결실 김명전 이사장은 지난 30년간 수많은 조직을 거쳐왔다. KBS 프로듀서, 청와대 비서관, 한영회계법인 부회장, GOOD TV 대표이사 등 명함이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오직 ‘숲사랑청소년단 이사장’이라는 직함만은 변함없이 그대로다. 그가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기로 마음먹은 건 우연한 계기였다. KBS 프로듀서 시절, 독일 출장길에서 마주한 베를린의 도시 숲을 보고 결심이 섰다. “독일은 19세기 비스마르크 시대부터 나무를 심고 숲을 가꿨다고 해요. 베를린의 아름다운 숲은 100년 노력의 결과였죠. 당시 서울과 비교하면 완전 다른 세상이었죠. 서울에서는 흰 와이셔츠를 입고 출근하면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팔목이나 목 부분이 새카매졌어요. 지금은 상상이 안 되겠지만 그 정도로 공해가 심했어요.” 김 이사장은 “대한민국은 빠른 속도로 산업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환경을 보호하는 속도보다 훼손하는 속도가 빨랐다”며 “그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민간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명전 이사장은 30대 초반인 사회 초년생 시절 숲사랑청소년단을 만들었다. 그는 “무언가를 시작하는데 조건을 달면 결국 못하게 된다”면서 “일단 첫발을

“소록도병원, 자원봉사자들의 힘으로 굴러갑니다”

국립소록도병원 자원봉사 직접 해보니 지난 8월 13일, 서울에서 버스로 5시간을 달려 전라남도 고흥군 끄트머리에 있는 작은 섬 소록도에 닿았다. 섬 이곳저곳에서는 에메랄드 빛깔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가이드를 따라다니는 단체 관광객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나병 환자촌’이란 인식 때문에 ‘절대 발을 들여놓아선 안 되는 곳’으로 여겨졌던 소록도가 정부와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달라지고 있다. 한센병(나병의 올바른 표현)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2009년 육지와 섬을 잇는 소록대교가 개통되면서 사람들과 한층 가까워졌다. 소록도와 인근 지역 사람들에게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은 반가운 존재다. 섬에 활기를 불어넣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소록도를 찾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국립소록도병원에는 한센병 후유증으로 손발 끝이 수축해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이들이 의료진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밥을 먹고, 옷을 입고, 목욕을 하는 일상생활을 누군가 곁에서 도와줘야 하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 기자는 4박 5일간 국립소록도병원 자원봉사에 참여하며 환자들과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취재했다.   ◇새벽 5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신없이 흘러가는 봉사자의 하루 소록도병원 자원봉사자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된다. 가로등 하나만 켜져 있는 바깥은 아직 한밤중. 자원봉사자들은 조끼만 더듬더듬 꿰입고 숙소인 자원봉사회관을 나서 배정된 병동으로 향한다. 일어나지 않은 ‘원생’(소록도병원에선 ‘환자’ 대신 ‘원생’이란 표현을 쓴다)을 깨우고 이불과 베갯잇을 새것으로 갈아주는 것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다. 그 사이 원생들의 아침식사가 준비된다. 일반 식단, 갈아서 나온 식단, 당뇨를 위해 조절된 식단 등

‘뭉쳐야 산다’ 소규모 출판사들의 이유 있는 연대

1인 출판사를 비롯한 소규모 출판사가 늘고 있다. 1인 출판사는 직원 5인 이하인 사업장(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기준)을 가리킨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출판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1인 출판사들이 2013년 3730곳에서 2016년 4938곳으로 늘었다. 출판업계 관계자들은 저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것을 소규모 출판의 증가 요인으로 꼽는다. 큰 사무실도 필요 없고 전자책 플랫폼을 활용하면 초기 자본도 많이 들지 않아 창업이 늘고 있는 것일 뿐, 수요나 매출과는 큰 관련이 없으며 여전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소규모 출판사들이 ‘연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신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연대의 힘으로 경영적 고민을 덜고 소규모 출판을 위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 지난 9월 한 달간 소규모 출판사들의 연대 움직임을 심층취재했다. ◇지속가능한 출판 위해 뭉친 소규모 출판사들 “1인 출판사 붐은 2015년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독립출판이 인기죠. 새로운 형태가 주목받지만 조금 지나면 관심은 시들해지고 맙니다. 출판계 자체가 불황인 데다, 소형 출판사를 위한 환경은 더욱 열악하기 때문이죠. 작은 문제부터 구조적 문제까지 해결하려면 연대가 필요합니다.” 지난 9월 2일 합정역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옥균(50) 1인출판협동조합 마포 대표가 전한 말이다. 1인출판협동조합은 1인 출판사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기 위해 2013년 설립된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서울시 마을기업으로 시작해 지원 자금을 받았다.1인출판협동조합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다. 1인 출판사들에게 당장의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그리고 출판유통시스템 개선 활동이다. 박옥균 대표는 “일부 성공 신화 강의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라며 “공동으로 종이를

“어린이집 평가인증 제도, 교사 업무량만 늘릴 뿐 실효성 없어”

보육교사 280여명 대상 온라인 설문 결과 “평가인증을 준비할 때는 밤샘 근무는 물론, 주말 출근이 다반사입니다. 서류 작업에 지친 몸으로 근무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미안할 때도 많습니다. 학부모들도 평가인증 기간에 교사들이 무리하는 걸 알고 혹여나 아이들을 돌보는 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평가인증, 대체 이거 누구를 위한 건가요?” 최근 연이은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으로 ‘어린이집 평가인증 제도’를 의무화하는 움직임이 진행되는 가운데, 일선 보육교사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어린이집 평가인증 전면 의무화를 담은 영유아보육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으며, 보건복지부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평가인증은 어린이집의 질적 수준 관리를 위해 보건복지부가 지난 2005년부터 시행하는 제도. 평가인증 점수(100점 만점)에 따라 개별 어린이집의 교재교구비와 환경지원금 등 지원액이 산정된다. 2017년 기준 전체 어린이집의 81.1%(3만2630개소)가 인증을 유지하고 있을 만큼 보편적 제도다. 보육 현장에서는 정작 평가 인증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다. 보육교사들은 평가인증이 “제대로 된 평가 지표가 되지 못하며, 오히려 보육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 9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보육교사 커뮤니티 ‘지혜쌤의 최강 유아교육 자료실’에서 보육교사 28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6.2%(215명)가 평가인증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76.9%(218명)는 평가인증이 보육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보육교사 99%가 “평가인증 위해 야간근무” 설문에 답한 보육교사들은 평가인증의 가장 큰 문제점을 ‘교사의 업무량 증대(65.2%)’로 꼽았다. ‘평가인증 준비 동안 근로시간을 초과한

“합성섬유 덜 입고 새 옷 덜 사는 것도 ‘윤리적 패션’입니다”

윤리적 패션 토크 콘서트 ‘어떻게 입을 것인가’ 현장을 가다 ‘윤리적 패션’은 2000년대 초반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던 디자이너들이 가죽 대신 식물성 섬유를 사용한 패션을 선보이고 업사이클링 제품을 내놓으며 등장했다. 오늘날에는 세계 패션계에서 가장 ‘핫’한 콘셉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대형 브랜드들이 하나 둘 윤리적 패션에 동참하면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떠올랐다. 이런 흐름엔 이유가 있다. 패션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UN기후변화협약(UNFCCC)에 따르면, 세계 패션 산업이 매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은 12억 톤(t)에 이른다. 화물 운송을 포함한 항공·해운업의 배출량을 넘어서는 양이다. 이에 지난 1월 아디다스, 퓨마, 에이치앤앰(H&M)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 대표를 비롯한 38명의 패션업계 종사자들이 독일의 본에 모여 지속 가능한 패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파리 기후 협약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소비자들도 ‘윤리적 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 9월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윤리적 패션을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하고 지속가능 윤리적 패션허브(SEF)가 주관한 ‘2018 지속가능 윤리적 패션 포럼’의 프로그램 일부로 진행된 이날 토크 콘서트의 주제는 ‘어떻게 입을 것인가’.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박세진 패션칼럼니스트, 장윤수·홍석우 복싴남녀(패션 팟캐스트) 진행자, 정욱재 노리플라이(인디밴드) 기타리스트 등이 무대에 올랐다. ◇“환경과 공생하는 인간 ‘호모 심비우스’가 되라” 정욱재의 노래로 토크 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정욱재는 2009년부터 ‘튠’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며 음악으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음악가. 자작곡 ‘만국기’ ‘고려인’ ‘끝없이 소비하라’ 등 세 곡을 불러

“소셜투자, 평범한 사람들도 할 수 있어요”

소셜투자 계모임 ‘디모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투자하는 것을 ‘소셜투자(사회적 투자·social investing)’라 한다. 임팩트투자사나 대기업 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소셜투자를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시작됐다. 소셜투자 계모임 ‘해보는 사람들, 디모스’ 이야기다. 디모스는 지난 2016년 11월, 민주적이고 일상적인 집회를 고민하던 <해보지, 뭐> 프로젝트에서 만난 열두명이 만나 꾸렸다. 각자가 투자하고 싶은 소셜 프로젝트와 기업, 공간 등에 투자하는 모임이다. 디모스의 정기모임이 열린 지난 9월 15일, 구성원 6명(성산, 행크, A, 콩, 원더지, 혬)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공유오피스 ‘로프’에서 만났다.  디모스는 한 사람당 5만원씩 6개월간 계를 부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투자처는 ‘만장일치’로 결정하며, 어느 의견도 소외되지 않도록 개방적으로 듣고 공감한다. 서로 의견이 다르면 조율하되, 반대 의견은 반드시 대안과 함께 제시해야 한다. 환경단체 활동가, 마케팅 담당자, 웹툰플랫폼 서비스기획자, 소셜벤처 투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이 3개월간 논의를 거쳐 정한 규칙이다. 멤버 ‘성산’은 “첫 모임 때 구성원 모두가 규칙을 새로 만들자는 공감이 있었다”며 “기존의 시스템을 신뢰할 수 없어 포스트잇을 사용해 대화하는 등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속도가 느린 만장일치 방식에도 여태껏 갈등은 없었다고. 멤버 ‘행크’는 “구성원간 신뢰가 있었고 ‘무조건 해야 한다’며 힘을 쏟지도 않았다”면서 “내 생각과 반대여도 선한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투자처는 다섯 가지 원칙에 따라 선정한다. ▲소수성 고려 ▲새로운 시도 ▲성 평등 ▲가치관과 지향점 ▲일상의 시도 등이 고려사항이다. 구성원들이 다섯 가지 원칙에

“일상 속 공정무역 문화, 우리가 만듭니다”

서울혁신파크 입주 기업, 국내 공정무역 문화 확산에 박차 최근 국내에서도 공정무역으로 유통되는 커피와 초콜릿을 흔히 볼 수 있다. 공정무역은 저개발국가 생산자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생산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상품을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른바 ‘착한 소비’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서울혁신파크에는 국내 공정무역 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힘쓰는 단체들이 모여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값비싼 가격 탓에 확산 속도가 더딘 공정무역 제품의 매력을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이하 아공네)는 지난 2012년 소비자와 시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설립된 사회적기업이다. 아공네는 커피·계피·캐슈넛 등을 생산하는 베트남, 필리핀 농부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이들의 자립을 지원한다. 제품의 생산부터 소비자에게 닿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해 제품 고유의 콘텐츠를 부각시킨 점이 특징이다. 특히 각종 첨가물을 넣어 보존기간을 늘리기보다 공급 사슬을 최대한 짧게 만들어 제품 추적이 가능하다. 하청과 재하청 구조로 이루어진 글로벌 대기업의 공급 사슬과 정반대 구조다. “베트남의 공정무역 계피는 험준한 산악지대에서 생산됩니다. 생산자 대부분은 80~90대 할머니들이 대부분이죠. 그동안 할머니들은 고산에서 수확한 계피나무 껍질을 짊어지고 비포장도로를 걸어 내려와야했는데, 공정무역을 시작하면서 오토바이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닦을 수 있었습니다. 이동 시간이 확 줄어들어 생산성은 더 높아졌죠.” 아공네에서 생산자파트너십을 담당하는 이승희(35) 팀장은 공정무역이 가진 ‘변화의 힘’을 강조했다. 일반적인 무역에서는 중간상인들이 마진을 남기기 위해 제품 가격을 어떻게든 낮춰보려 하지만, 공정무역은 이윤을 제1목적으로 삼지 않기 때문에 제품의 최저 가격과 노동자의 임금을 보장한다. 덕분에 생산자들의 근무환경은 개선되고, 품질과 사후관리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소비자들이 공정무역 가치를 확인할 수

‘종이타월’ 없는 화장실?…북유럽 핀란드의 자원 절약 비법

최근 일회용 컵 등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규제 정책이 시행되면서 자원낭비와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텀블러 사용하기, 손수건 사용하기 등을 실천하며 쉽게 버리고 낭비하던 일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해외는 어떨까. 북유럽 국가 핀란드는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나라다. 우리나라 국민이 1년간 사용하는 비닐봉지 양이 420개인데, 핀란드는 그 100분의 1인 4개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일상 속에서 자원을 아끼며 살아가는 핀란드인들의 절약 비법 세 가지를 소개한다.   #공중화장실 다회용 리넨 타월 사용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자원 절약에 동참해 주세요!’  한국의 공중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자원을 아끼자는 요청이지만 지키는 이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종이타월의 대안으로 핸드드라이어가 설치된 곳도 많다. 하지만 물기를 말리는 시간이 걸리는 데다 최근 254종의 세균이 발견됐다는 등의 보도가 잇따르면서는 일부러 종이타월을 찾는 이가 늘었다. 손의 물기만 훔치고 곧장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종이타월이 하루에도 수천만장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공식적인 통계는 없다. 국회에서만 하루 2만장 이상의 종이타월이 소비된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적도 있다. 반면 핀란드의 공중화장실에서는 일회용 종이타월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리넨 소재의 타월 기계가 설치되어 있다. 타월의 끝 부분을 쭉 잡아당겨 손을 닦은 뒤 놓으면, 기계가 회전해 사용한 만큼의 타월이 기계 안으로 말려 들어간다. 사용된 부분은 기계 내부에서 자동으로 살균된다. 핀란드에서 유학한 기자의 경험에 따르면, 화장실을 방문했을 때 열 번에 아홉 번꼴로

“이제는 세상이 교실”…교육 분야 ‘비영리스타트업’ 한자리에

2018 제2회 비영리스타트업 네트워킹 포럼 “교육환경은 이제 학교에서 ‘세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학생은 ‘학습자’로, 교사는 ‘동반자’로, 교육에서의 평가는 ‘자기증명’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스쿨21(School 21)’,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 ‘꿈이룸학교’ 등 최근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서울시NPO지원센터 대강당. 뉴미디어-예술 대안학교인 ‘꿈이룸학교’ 정두수 기획국장의 말에 70여명 청중의 눈과 귀가 모였다. 이날 열린 행사는 ‘2018 제2회 비영리스타트업 네트워킹 포럼’. 새롭고 대안적인 교육을 만드는 교육 관련 ‘비영리스타트업’의 현황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영리스타트업은 빠르고 유연한 스타트업의 장점을 겸비하면서, 사회적 가치와 임팩트를 추구하는 조직을 일컫는다. 포럼은 서울시NPO지원센터가 주최·주관했다. 행사는 ‘우리는 모두 교사이며, 전 우주가 교실이다’란 표제 아래, 교육 관련 비영리 스타트업 4곳 실무자들의 발표로 꾸려졌다. 꿈이룸학교 정두수 기획국장을 비롯해 대안교육플랫폼 ‘불광대학교’를 운영하는 ‘협동조합가치공유연구소’ 이두영 소장, 스페인 몬드라곤대학의 협동조합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몬드라곤팀아카데미코리아(MTA KOREA)’ 원종호 팀코치, ‘지순협-대안대학’을 운영하는 ‘지식순환협동조합’ 강정석 사무국장 등이다. 비영리사단법인 ‘열린옷장’ 양석원 사외이사가 진행을 맡았다. 교육 분야에서 새로운 물결을 이끌어가고 있는 네곳을 소개한다. 첫 발표자인 정두수 꿈이룸학교 기획국장은 ‘교육의 뉴 노멀(New Normal)’을 주제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으로 교육계의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역량이 요구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 교육자와 Z세대(2004년 이후 출생한 세대) 학습자가 등장하면서, 이제 지식을 얻는 방법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메이커교육, PBL(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문제기반학습법), 블렌디드 러닝(온라인과 오프라인

“제 얘기 들어보실래요?”…3인3색 장애인 유튜버

1인 미디어 전성시대,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크리에이터(Youtube creator·유튜브에 직접 만들거나 출연한 영상을 올리는 창작자)’에 도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이들이 ‘장애인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다. 다른 유튜버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독특한 취미를 소개하는 영상을 올리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자신들만의 특별한 콘텐츠로 세상과 소통하는 장애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3인을 소개한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장애인 이야기’, ‘경산시청, 휠체어 경사로를 철거하라고?’, ‘장애인한테 이런 것 좀 하지마!’ 유튜버 ‘굴러라 구르님’(김지우)이 만든 콘텐츠들이다. 구독자 수 2만9000여명, 인기 영상 조회 수는 10만이 넘는 그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장애인의 입장을 대변하고 생각을 밝힌다. 휠체어 경사로를 철거하라는 지자체의 부당한 지시를 비판하고, 장애인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과 행동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주는 식이다.  굴러라 구르님은 지난해 2월부터 유튜브 채널을 개설, 활동을 시작했다. 뇌성마비로 인해 휠체어를 사용하지만, 자신을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고생”이라 소개한다. 이름도 휠체어가 굴러가는 모습을 빗대 ‘구르님’이라 지었다. 그는 영상을 통해 “우리나라에 수많은 장애인이 있지만, 주변에서 찾아보기도 어렵고 TV에 출연하는 것도 보기 어렵다”며 “나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지만, 어디에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다. 굴러라 구르님의 유튜브 영상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유튜버 ‘브래드박(Bread Park)’의 주요 콘텐츠는 ‘BB탄총’으로 불리는 ‘에어 소프트건’ 리뷰 영상이다. 전문가 못지않은 전문 용어, 능수능란한 손놀림으로 제품의 부품 하나하나를 살펴 시청자들에게 설명한다. 다양한 BB탄총을 시연하는 그는 놀랍게도 1급 시각장애인이다. “대학을 졸업할 즈음 갑작스럽게 시력을 상실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