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그룹사와 협력사 직원의 자녀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상생형 공동 직장 어린이집'인 포항 동촌어린이집 내부 모습. 실내 중앙정원에서 보육교사와 원생들이 놀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포항=이경호 C영상미디어 기자
[대기업이 협력사와 상생하는 법 (下)] 그룹사·협력사 모두 품은 직장 어린이집

“협력사 직원 자녀가 등록하지 않으면 그룹사 자녀도 들어올 수가 없어요. 직장 어린이집 중에 협력회사 직원들까지 품는 방식으로 운용하는 곳은 거의 없어요.” 경북 포항에 있는 동촌어린이집 최원실 원장의 하루는 바쁘다. 이른 출근을 하는 학부모를 위해 오전 6시 50분에 문을 열고 매일 원생 110명을 맞이한다. 직원은 보육 교사 33명을 포함해 총 41명에 이른다. 퇴근이 늦은 부모를 위해 오후 7시 30분까지 운영하고 저녁 식사도 제공한다. 지난달 21일 포항 동촌어린이집에서 만난 최 원장은 “일반적인 직장 어린이집은 본사 직원 자녀만 이용하지만, 포스코 직장 어린이집은 협력사 직원 자녀가 등록해야 1대1로 그룹사 직원들이 들어올 수 있다”면서 “정원 159명을 다 채우지 못한 이유도 상생형 운영 원칙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협력사 직원 자녀도 함께” 포스코가 지난 2020년 포항·광양 사업장에 각각 100억원을 들여 ‘상생형 공동 직장 어린이집’을 마련했다. 포스코 포항 본사 바로 옆에 들어선 동촌어린이집은 전체 면적 2541㎡로 개방형 2층 구조로 설계됐다. 실내 중앙 정원에는 바나나·멜론·망고나무 등을 심었다. 원생들은 열대 과일을 직접 수확해 맛볼 수 있다. 또 개방형 도서관을 비롯해 실내에서 뛰놀 수 있도록 러닝 트랙도 조성돼 있다. 포스코 동촌어린이집은 지난 2020년 근로복지공단이 주최한 ‘직장 어린이집 더(THE) 자람 보육 공모전’에서 공간·환경 디자인 분야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협력사들은 컨소시엄에 참여해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다. 현재 포항 동촌어린이집과 광양 금당어린이집에는 각각 협력사 51곳이 참여했다. 또 다른 특징은 전액 무료라는 점이다.

[대기업이 협력사와 상생하는 법 (上)] “여섯 아이 대학 등록금 걱정 말아요”

대기업·협력사가 함께 ‘공동근로복지기금’ 조성포스코, 작년 기금 설립 88社 1만5000여 명 대상초등생 때까지 양육비, 대학 학자금 전액 지원 최영주(44)씨는 여섯 아이의 아버지다. 고등학교 2학년 큰딸을 시작으로 중학교 3학년 쌍둥이, 열두 살, 아홉 살, 그리고 올해 세 살 된 막내가 있다. 최씨 부부는 대가족을 이뤄 다복(多福)하게 사는 게 꿈이다. 형제들과 어울려 살아온 경험을 자녀들에게도 물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경북 포항이 고향인 최씨는 열아홉 살에 포스코의 협력사인 ‘장원’에 입사했다. 최씨는 “쇳물이 나오는 ‘고로(高爐)’에서 아빠가 힘들게 일하는 걸 아니까 첫째 딸이 공부를 무척 열심히 한다”며 웃었다. 그는 “딸이 예전에 학비가 적게 드는 경찰대를 가야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면서 “사립대 가면 엄마 아빠가 등록금 때문에 부담 될 것 같으니까 부모 생각해서 마음을 그렇게 썼던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자녀에게도 대학 학자금 전액을 지원해주는 상생 기금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최씨는 자녀들에게 말했다. “국립이든 사립이든 다 좋으니 열심히 공부해서 너희 가고 싶은 대학으로 가라.” 국내 주요 기업이 사내 복지를 넘어 협력사의 복지도 챙기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2016년 고용노동부는 원·하청 기업의 상생을 돕기 위해 ‘공동근로복지기금’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그룹사와 협력사가 함께 기금을 조성하면 여기에 일정 규모의 국고를 지원하고 있다. 기금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자녀 학자금 지원이다. 직원 수가 적은 소규모 협력사들도 대기업 수준의 학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어서 호응을 얻고 있다. 협력사 직원도 학자금 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