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V
“CEO가 움직여야 기업이 달라진다”

제1회 더나은미래 포럼, 어완 뷜프 네슬레코리아 CEO가 말하는 ‘CSV의 현재와 미래’ “네슬레의 장수 비결은 ‘책임 경영 원칙’CEO부터 참여해 함께 문제 고민해야… 전 직원 교육과 투명성, 協業이 핵심” “지난 150년간 네슬레가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책임 경영 원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1회 더나은미래포럼’ 현장. 어완 뷜프(Erwan Vilfeu·사진) 네슬레코리아 CEO의 이야기에 국내 기업, 학계, 비영리단체 관계자 80여명의 이목이 집중됐다. 네슬레(Nestlé S.A)는 직원 수만 34만여명, 2000여개의 브랜드, 연매출 888억스위스프랑(약 108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이다. ‘CSV(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뷜프 사장은 네슬레 경영 전략 전반에 녹아 있는 CSV의 성공 비결과 다양한 사례를 공유했다. 20년 넘게 네슬레에서 마케팅 및 전략 기획을 해온 그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6년간 CSV의 핵심인 ‘네스카페 플랜(NESCAFE Plan)’을 진두지휘했다. 뷜프 사장은 이날 두 시간이 넘는 강연 뒤에도 참석자들과 한 시간 넘게 질의응답을 이어갈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그만큼 포럼의 열기도 뜨거웠다. 그 현장을 지면에 담았다. ◇주주 이익과 사회 가치 모두 창출해야 “기업이 주주의 이익과 사회 가치를 함께 창출해야 한다는 네슬레의 신념은 18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네슬레 창립자인 앙리 네슬레(Henri Nestle)는 아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영아용 시리얼을 개발했습니다. 이는 오늘날 네슬레의 영양, 건강, 웰니스(Nutrition, Health and Well) 전략 수립의 토대가 됐죠.” 뷜프 사장은 가장 먼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CSV의 차이를 분명히 했다.

제1회 더나은미래 포럼_CSV의 현재와 미래

제1회 더나은미래 포럼_”CSV의 현재와 미래” 네슬레코리아 CEO 이완 뵐프 초청 토크콘서트   “CSR과 CSV, 도대체 뭐가 다른가요?” “한국 기업들에게 과연 CSV는 실행 가능한 전략일까요?” 지난 5년간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CSV(공유가치창출)가 갈림길에 섰습니다. 조직 내 사회공헌팀, CSR팀 명칭을 CSV팀으로 바꿀 정도로 CSV에 열광했던 기업들이 최근 그 명칭을 버리고 기존 CSR 중심의 조직 체계로 돌아가는 등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습니다. “CSV가 책임 경영이나 비즈니스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부터 “한국 기업에게 CSV 전략을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오는 6월 10일(금) ‘CSV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제1회 더나은미래 포럼’을 개최합니다. 이완 뷜프 네슬레코리아 CEO를 초청해 네슬레가 CSV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이유와 성공 비결을 듣는 시간을 가집니다. 1997년부터 네슬레 이탈리아 법인, 스위스 본사에서 마케팅 및 전략 기획을 해온  이완 뷜프 사장은 2009년부터 6년간 아프리카에서 CSV의 핵심인 ‘네스카페 플랜’을 진두지휘했습니다<2015년 12월 8일자 더나은미래 D1면>. 특강 이후엔 뷜프 사장과 국내 CSR 담당자들의 ‘CSV 끝장토론’ 시간(순차통역 진행)이 마련될 예정입니다. 향후 더나은미래는 국내외 저명인사를 초청해 최신 공익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더나은미래포럼’을 분기별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지속 가능 경영, CSR, CSV에 관심 기업 담당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일시: 6월 10일(금) 19:30~22:00 ▲장소: 광화문 조선일보 씨스퀘어 지하 1층 연수실 ▲대상: 국내 CSR 담당자 약 50명(선착순) ▲참가비: 5만원(현장 카드 결제, 사전 입금 또는 현장 지불

벼랑 끝에 몰린 CSV… 그 향방은?

CJ그룹은 지난해 12월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발표와 함께 사회공헌추진단을 신설했습니다. 사회공헌추진단장으로 임명된 변동식 CJ㈜ 총괄부사장이 CSV(Creating SharedValue·공유가치창출, 이하 CSV)와 그룹 사회공헌을 총괄하고, CSV 경영실은 사회공헌추진단 산하로 내려앉았습니다. 불과 3년 전, 창립 60주년을 맞아 CSV 경영을 공식 선포하고, 그룹 차원의 CSV 경영실을 신설해 계열사별로 CSV 전담 조직까지 운영해온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입니다. 2014년 CSR팀을 CSV팀으로 변경했던 아모레퍼시픽도 올해부터 CSV 명칭을 버렸습니다. 예전처럼 CSR팀과 지속가능경영팀이 CSR 전반을 이끌게 됐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CSV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던 KT는 4월 말을 기점으로 기존 CSV센터를 지속가능경영센터로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인력도 보강했습니다. 환경 경영을 담당했던 직원을 지속가능경영센터로 배치했습니다. 지속가능경영센터 산하엔 지속가능경영기획팀, 지속가능경영운영팀, CSV기획팀을 두고 시너지를 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더 나아가 KT는 유니레버 등 책임 경영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글로벌 기업들처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2030년까지 모든 형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 기업, 시민사회 등이 합의한 17가지 핵심목표)와 비즈니스 전략을 연결하는 중입니다. 정부 기조와 맞물려 모습을 바꾼 곳도 있습니다. 2014년 “공유가치창출을 높이겠다”며 CSR팀을 CSV실로 전환했던 SK텔레콤은 올해 창조경제 업무와 CSV 업무를 통합한 창조경제혁신추진단(CEI추진단)을 신설했습니다. 지난 5년간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공유가치창출’이 갈림길에 섰습니다. CSV는 2011년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의 논문에 등장한 개념으로, 기업이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한국 기업들은 조직 내 사회공헌팀·CSR팀 명칭을 CSV팀으로 바꿀 정도로 공유가치창출에 열광했고, 일부 기관은 마이클 포터 교수를 초청해 기업들에 ‘포터(CSV)상’까지 수여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CSR 화두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국내 CSR 담당자 100명 설문조사  국내 기업들은 ‘리스크 관리’를 CSR(기업의 사회적책임)의 최우선 목표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이하 지경원)의 국내 CSR 담당자 100명 대상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40%가 ‘기업 리스크 관리’를, 28.9%가 ‘내외부 평판 제고’를 목표로 꼽았다. ‘사회문제 해결 및 지역발전’을 꼽은 기업 담당자는 13.3%에 불과했고, 지배구조 선진화·고객 유치 및 관리·우수 인재 확보 및 유지를 꼽은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2015년 해당 기업에서 집중했던 이슈로도 ‘리스크 관리(16.7%)’가 가장 많았고, 윤리경영(6.7%)·인권경영(3%)·지배구조(0.4%)에 대한 관심은 저조했다. 올해 주목하고 있는 이슈로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이하 SDGs) 대응’이 84점으로 가장 높았다. SDGs란 지난해 9월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것으로, 2030년까지 모든 형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등이 합의한 17가지 핵심 목표다. 이 밖에 ‘신기후체제(파리 협정)와 온실가스 감축 노력(80점)’, ‘공급망 관리(62점)’, ‘공유가치창출(46점)’, ‘윤리경영 고도화(38점)’ 등의 답변도 있었다. 한편, 가장 중요한 CSR 이슈와 관련해 CSR 담당자 및 외부 전문가(50명)에게 비교 설문한 결과, CSR 담당자들은 ‘신기후체제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꼽았지만 외부 전문가들은 ‘SDGs’를 꼽는 등 의견이 엇갈렸다. CSR 키워드별로 기업 실무자들의 인식 수준도 달랐다. ‘공유가치창출(CSV)을 알고 있다’고 답변한 담당자가 84.4%로 가장 높았고, SDGs(71.1%) , 신기후체제(64.4%)가 뒤를 이었다. 반면, 최근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화두로 떠오른 ‘EU의 CSR 법제화’나 ‘기업과 인권에 관한 이행지침’에 대해선 모르는 담당자가 절반에 달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CSR을 비용보다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가치

국내 최초 공유가치호텔, 호텔카푸치노를 가다

‘엔젤 엘리베이터’ 객실로 이동시 카드키 댈 때마다 500원씩 적립Water.org에 기부되는 ‘엔젤 메뉴’ 등 먹고 마시는 중에도 ‘공유가치’ 이어져  손님을 받기 시작한 지 채 100일도 되지 않았는데 ‘기분 좋은 불편함’을 준다는 입소문이 자자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호텔 카푸치노. 호텔을 방문해서 투숙 후 떠날 때까지, 최소 두 개 이상 공유가치를 마주하도록 철저히 설계된, 국내 최초의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CSV) 호텔이라고 한다. 무엇이 다른지 직접 방문해봤다. 편집자   여느 호텔과 달리 로비에 그 흔한 샹들리에 하나 없다. ‘프리사이클(Pre-cycle·버려지는 자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장 등을 하지 않는 환경운동)’을 실천하는 차원에서다. 대신, 호텔 프런트 벽면에 위치한 라이프 스타일 숍에는 다양한 공유가치 제품이 전시돼있다. 친환경 브랜드 ‘허그플러스’의 뱀부얀 타올(뱀부얀은 대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원사로, 생산할 때 오염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생분해성 섬유다),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레코드(RE;CODE)’에서 제작한 애견용품까지 모두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 공간은 향후 판매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기업들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객실용 엘리베이터 2기 중 왼편에 있는 엘리베이터 앞에는 천사 날개가 그려져 있다. 객실로 이동하기 위해 카드키를 댈 때마다 500원이 적립되는 ‘엔젤 엘리베이터’다. 체크아웃을 할 때 카드키에 적립된 최종 금액을 알려주는데, 이 금액 중 원하는 만큼 추가 지불하면 환경단체인 ‘Water.org’에 기부할 수 있다. (지불을 원하지 않으면 숙박 비용만 내면 된다) 먹고 마시는 중에도 공유가치 경험은 계속된다. 수익금의 10~25%가 ‘Water.org’에 기부되는 ‘엔젤 메뉴’가 준비돼있기

[Cover Story] 네슬레를 배우다

[Cover Story] 어완 뷜프 네슬레코리아 CEO 네슬레의 공유가치창출(CSV)을 말하다 가장 ‘핫’한 기업 네슬레 영양·물·인권·농촌개발·환경… 5가지 영역서 CSV 프로젝트 수십만 농부에게 일자리 제공, 멕시코 공장 물 사용 0% 실천도 2010년 ‘네스카페 플랜’ 도입… 커피 가격 하락, 농가 손실 입자 6000억 투자해 묘목 지원 사업 R&D 센터 짓고 재배 기술 교육 CSV는 긴 여행… 단기 성과보다 영향력에 집중해야 광고비 대신 지역 주민 고용… 농부·실업자를 홍보대사로 커피 시음회 열고 맛 평가 수집, 일자리·홍보 두 마리 토끼 잡아… 지속적인 투자가 성공 요인 커피 농가 환경·자립에 투자하면 결국 커피 질 향상으로 이어지게 돼… 매출보다 ‘사회적 임팩트’ 중요한 이유 “초콜릿 좋아하세요?” 탁자 위로 누군가 손을 쑥 내밀었다. 어완 뷜프(Erwan Vilfeu) 네슬레코리아 CEO가 초콜릿 과자 ‘킷캣(KITKAT)’을 한 움큼 쥐며 건넨 첫 인사였다. 초콜릿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로 이어졌다. “전 세계 코코아의 40%를 코트디부아르에서 생산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농부들은 매우 가난했어요. 자녀들은 일을 찾아 도시로 떠나가고, 자립이 어려운 상황이었죠. 코트디부아르 농부들이 코코아 나무를 더 이상 키우지 않는다면, 또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잠시 숨을 고르던 뷜프 사장이 떠듬떠듬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킷캣, 없어요!(웃음)” 네슬레(NestléS . A)는 직원 33만9000명, 연매출 916억 스위스프랑(약 110조원)에 달하는 150년 전통의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네스카페(NESCAFÉ), 캡슐커피머신 네스카페 돌체구스토(NESCAFÉ Dolce Gusto), 네스퀵(NESQUIK), 킷캣, 거버(GERBER) 등 네슬레가 보유한 브랜드만 2000여 개에 달한다.

“사회공헌 10년 분석… 질적 성장 더 고민해야”

“사회공헌의 양적 성장이 멈춘 지금이야말로 질적 성숙을 고민할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지난 10월 28일 역삼역 ㈜한독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5회 기부문화 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15’ 현장에서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쓴소리와 격려가 이어졌다. 1부에서 다국적기업의 사회공헌의 양적·질적 연구 결과를 발표한 조상미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심층 인터뷰 결과 자원과 인지도 부족, CSR과 CSV의 관계 정립, NPO 파트너십에 대한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의 기업 사회공헌 흐름을 분석한 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기업 특성에 따른 차별화된 사회공헌 전략, 프로보노 등 임직원 자원봉사 프로그램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종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은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 조사를 지속 하겠다”고 밝혔다.

혁신기술 무상전수 빵빵한 ‘상생’

[SPC그룹, 사회공헌 70년 스토리] ‘상미당’ 때 무연탄 가마·호빵 개발… 연료비 절감·비수기 판매난 해결 1980년대엔 반죽 급속냉동 시스템 자격증 없이도 빵집 운영 가능하게 IMF 퇴직자 먹고살 길 만들어내 2000년대 들어선 우리 농산물 활용 농가와 상생… 공유가치 창출 실천 알바생에 장학사업·취업기회까지 1945년, 황해도 옹진. ‘상미당(賞美堂)’이라는 작은 빵집이 문을 열었다. 이름하여 ‘맛있는 것을 주는 집’. 열네 살 때부터 옹진의 한 제과점 점원으로 일했던 가난한 청년이 10년간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연 빵집이었다. 당시 옹진에는 미군이 주둔해 설탕, 버터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상미당’에서는 이 재료에 엿을 혼합해 빵과 과자를 만들어 인근 시장에 팔았다. 70년 후 이 동네빵집은 하루에 1000만개의 빵을 만들어내는 제빵전문기업 SPC그룹으로 성장한다. 삼립식품,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SPC그룹은 전국 6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연 매출 4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제과제빵 전문기업이다. 강산이 일곱 번 변할 세월 동안, 이 기업을 성장시킨 철학은 무엇일까. ◇기술 혁신해 무상 전수… 70년 된 장수 기업의 ‘공유’ 정신 해방 직후, 제과업계는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미군 주둔과 함께 제과업체는 인기를 끌었다. 태극당, 고려당, 뉴욕제과 등의 빵집도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열었다. 1948년 서울 을지로로 자리를 옮긴 ‘상미당’도 10곳이 넘는 업체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 무언가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했다. 빵의 원가 구성은 원료비, 인건비, 연료비. 결국 관건은 연료비 절감에 있었다. 당시 ‘상미당’의 사장이었던 SPC 창업주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은 호떡을 굽는

사회공헌 규모 3조로 늘었지만… 질적으론 10년전과 비슷

전문가 특별 좌담회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은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아름다운재단이 국내 매출액 2000대 기업 400곳의 사회공헌 실태를 분석한 결과, 기업 10곳 중 9곳이 사회공헌을 해봤고, 사회공헌 담당자를 두고 있는 기업이 절반을 넘어섰다. 자선·봉사로 시작된 사회공헌이 3조원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지난 10년간 발견된 양적·질적 변화는 무엇일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아름다운재단은 ‘기업 사회공헌 10년,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전문가들과 함께 기업 사회공헌의 향후 10년을 그려보는 특별 좌담회를 열었다. 박란희 더나은미래 편집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좌담회에는 김기룡 플랜엠 대표, 김도영 CSR포럼 대표(SK브로드밴드 사회공헌팀장), 김종대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 김현아 아름다운재단 나눔사업국장, 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가나다순)가 참석했다. 사회=국내 기업 사회공헌의 지난 10년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동우=기업 사회공헌의 10년치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 평균 참여율은 90%, 그중 이듬해에도 사회공헌을 지속하는 기업이 92%로 높게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사회공헌이 늘고 있고, 많은 기업이 참여하는 건 분명하다. 그동안 ‘한국 기업 사회공헌은 대기업 12곳이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기업 편중이 심했는데, 최근 중소기업으로까지 사회공헌이 확대되고 있다. 대기업의 기부금은 매출액이나 당기순이익과 관련성이 높은 반면, 중소기업은 이익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기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기룡=현장에서 느끼기에 사회공헌의 양적 성장은 수치상으로 나타나지만, 질적으론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회공헌 테마와 해결하려는 사회문제는 달라졌지만, 프로그램은 비슷하다. 다만, 결식 아동을 돕기 위해 행복도시락, 도너스캠프 등 솔루션이 나왔고 그 후에 정책적으로 바우처 제도가 실시된 사례에서도 보듯, 기업 사회공헌이 다문화,

“시니어 사업 뛰어든 지 1년 만에… 공공기관 납품하고 해외 러브콜도 받아요”

유한킴벌리, 소기업 활성화 지원사업 커피추출기와 텀블러 합친 ‘이피쿱’ 약초를 티백으로 ‘이풀약초협동조합’ 50가지 디자인 돋보기 ‘이플루비’ 시니어 대상으로 제품 만든 기업들 “컨설팅·자금 지원이 성장 계기 됐죠” “국내 시장도 진출해보지 못한 작은 기업이 어떻게 해외로 나갈 수 있었던 거죠?” “제품 개발에 필요한 과정이 한두 개가 아닌데, 네트워크도 없고 역사도 짧은 기업이 어떻게 성공한 겁니까?” 지난달 유한킴벌리의 ‘소기업 비즈니스 활성화 지원사업’ 설명회 현장에서 소기업 대표들의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이 사업은 시니어 대상 서비스나 생활용품 제조에 뛰어든 1년차 이상 소기업을 지원하는 유한킴벌리의 대표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 가치 창출) 사업이다. 지난 4년 동안 총 22개 소기업이 발굴돼 최대 7000만원의 사업 자금과 시장 조사, 컨설팅을 지원받았다. 난생처음 만든 제품으로 공공기관 납품시장에 진출한 협동조합, 매출 1억원의 청년CEO가 이 사업을 통해 탄생했다. 과연 어떤 ‘유리구두’ 덕분에 이들은 ‘신데렐라 소기업’으로 재탄생했을까. ◇이피쿱, 누구나 쓰기 쉬운 ‘유니버설 디자인’ 텀블러 노동자협동조합 ‘이피쿱(epcoop)’이 올해 3월 출시한 ‘폴(Pourall) 텀블러’는 텀블러와 커피 드리퍼를 결합시킨 제품으로, 어르신도 쉽게 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제조업 ‘초짜’들이 커피 추출기를 만들기란 쉽지 않았다. 이병욱(29) 감사가 처음 설계한 모델은 크기만 30cm를 훌쩍 넘겼다. 고민하던 이들에게 유한킴벌리의 지원사업 소식이 들려왔다. “지원사업이 유니버설 디자인(장애 유무나 연령 등에 관계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설계) 생활용품을 대상으로 하는 점이 와 닿았어요. 어르신이 사용하기 편리하다면 누구나 편히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선진 기업들 언급조차 안하는 CSV… 한국은 왜 열광하는가

국내 기업 CSV 신드롬 집중 분석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기업, 언론 및 학계의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창출)에 대한 반응은 가히 신드롬이라 할 만하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주요 일간지(3개)와 경제지(2개)에 나타난 CSV 언급 기사 건수는 2011년 1건에서 2014년 83건으로 급증했다. 지속가능보고서에 CSV를 언급한 기업 수도 2011년 1개에서 2014년 10개로 증가했다. 2014년 기준,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는 전체 기업의 12.3%가 CSV를 언급하고 있는 셈이다. 학계에서는 다양한 CSV 포럼을 구성하고, 시상 제도 등을 운영하는 등 CSV에 열광하고 있다. 마치 CSV 신드롬에 편승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CSV란 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창출)의 약자로,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M Porter)가 2011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발표한 동명의 논문에서 주장한 개념이다. CSV는 기업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포터는 CSV가 CSR을 대체할 새로운 개념일 뿐 아니라 자본주의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보고서에 CSV 활동이라고 예시한 것이 그 이전 활동과 질적으로 차이가 없음에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굳이 CSV로 고쳐 부르는 기업(삼성전자·현대자동차·풀무원·KT 등)이 많으며, 심지어 구체적인 활동 없이 CSV를 언급하는 기업(삼성증권·LG화학·포스코에너지 등)도 있다. 이 중 어떤 기업도 포터가 말한 CSV의 세 조건을 충족하는 기업이 없다. 한 걸음 더 나아가 CSR 또는 지속 가능 경영 관련 조직의 명칭을 CSV로 변경한 기업(CJ그룹과 계열사·KT·SK텔레콤·아모레퍼시픽 등)도 있다. ◇CSV 신드롬은 한국적 현상 CSV를 비판 없이 수용하는

5대 그룹들의 올해 사회공헌 방향은…

경기 침체 장기화 영향에도 사회공헌 규모 큰 변화 없어 업종 특성이나 임직원 재능 활용한 전략적 사회공헌 인기 삼성은 교육, SK는 사회적기업… 선택과 집중도 사회공헌·CSR 조직도 전략 맞춰 확대·개편 움직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5대 그룹은 올 한 해 사회공헌 규모를 축소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더나은미래’가 신년을 맞아 삼성·현대차·LG·SK·포스코 등 대표 그룹의 2015년 사회공헌 방향을 조사한 결과, “급격한 외부 환경 변화로 경기가 어렵지만, 사회공헌 예산은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투입 대비 효과성이 높은 ‘전략적 사회공헌’이나 사업과 연계된 ‘공유가치창출(CSV)’ ‘임직원 재능기부’ 등에 주력할 것으로 분석됐다. ◇모험보단 내실, 기존 방향성 유지 기조 삼성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2015년에도 공부방 봉사활동, 드림클래스 등 사람을 키우는 다양한 교육 사회공헌 사업을 유지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해는 임직원들의 재능과 업무 지식을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접목하는 ‘임직원 재능기부’를 더욱 활성화하고,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사회공헌’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은 계열사에 112개 자원봉사센터와 4226개 자원봉사팀이 운영 중이다. 삼성사회봉사단 관계자는 “기존 프로그램들의 효율적 운영과 더불어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고민·연구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 한 해 사회적기업 육성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캠페인인 ‘기프트카 캠페인’을 통한 창업 지원, 문화예술 인재 육성과 문화 나눔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회공헌 예산이나 방향도 전년 대비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회적기업·글로벌사회공헌·문화예술 공헌·사회공헌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