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미래 Talk!] “본사의 부당대우는 없다” 협동조합 프랜차이즈 출범

지난달 14일, ‘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안'(일명 ‘프랜차이즈법’)이 발효됐습니다. 프랜차이즈 본부의 ‘횡포’를 막기 위해섭니다. 과도한 로열티, 부당한 매출액 요구의 부담은 가맹점주가 떠안다 보니 프랜차이즈업체는 직원들의 처우엔 소홀해집니다. 식당 종사자의 평균 근로 기간이 “3개월이 채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과연 이 법안으로 문제가 해결될까요. 지난해 ‘협동조합’으로 전환했으며, 전국 400여개의 가맹점을 가진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해피브릿지’는 이를 ‘협동조합’으로 풀고자 했습니다. ‘더파이브(The Five)’라는 수제 버거 브랜드가 모델입니다. 프랜차이즈 협동조합 ‘더파이브’의 모델은 대략 이렇습니다. 먼저 해피브릿지 본사가 점포를 차리면, 조합원 5명이 꾸려져 운영합니다. 보통 프랜차이즈 직영점은 수익을 본부로 귀속시키지만 ‘더파이브’에선 모든 회계자료를 공개하고, 순수익금은 해당 점포에 모아둡니다. 이 돈이 초기 시설 투자비만큼 쌓이면, 조합원들은 임차료와 권리금만 내고 점포를 인수합니다. 일반 인수 비용의 30% 정도입니다. 해피브릿지는 그 기간을 3년으로 잡고 있습니다(성과에 따라 단축될 수도 있습니다). 인수 후 협동조합명으로 사업자등록을 하면, 하나의 독립된 조합식당이 탄생합니다. 작년 4월 오픈한 건대점(1호점)은 이 모델이 실현 가능할지 검증하고, 직접 프랜차이즈점을 운영할 조합원을 양성했습니다. 직원들은 주 5일, 하루 10시간 근무하고(통상 외식업 근로 조건은 주 6일, 12시간 근무), 손익계산서를 공개했으며, 따로 협동조합 교육(일반 35시간, 심화 12시간)도 받았습니다. 문길환 해피브릿지 브랜드개발연구소 부장은 “‘이렇게 해도 남을까’라는 우려가 컸지만, 실제로 수익은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직원 만족도는 높아졌다”고 했습니다. 본격적인 모델인 강동구 ‘명일점’을 구성할 (예비) 조합원 3명도 여기서 키우고 있습니다. 명일점장을 맡게 될 김기철(37)씨는 “건대점에서 일하며 업무 숙련도를 높이고, 쉬는

협동조합, 이제 중소기업 대접… 지원 혜택 확대된다

개정된 중소기업기본법 Q&A 오는 4월 15일부터 협동조합이 중소기업의 지위를 갖는다. 지난 1월 14일 발표된 ‘중소기업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통해서다. 개정안은 “협동조합이 다른 법인과 공정한 경쟁을 통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현행법의 중소기업자 범위에 협동조합과 협동조합연합회를 포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실제 협동조합에 어떤 도움이 될지 ‘Q&A’ 형태로 풀어봤다. -소규모 협동조합들이 활용 가능한 지원은 무엇이 있나.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여러 지원 정책과 사업이 있지만, 공모·선정 형태로 진행되는 지원이 많아 당장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대부분 자본금 규모와 업력(業歷), 성과 등을 심사하기 때문에 아직 경영 성과가 부족한 협동조합이 선정되긴 어렵다. 법인·소득세 감면 혜택 같은 것도 시기상조다. 하지만 기존 중소기업 대상 교육과 컨설팅, 청년인턴제 지원 등은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다. 고용부에서는 한국생산성본부, 한국능률협회, 한국표준협회 등 외부기관을 통해 중소기업 직무자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중소기업인재개발원에서도 21개의 재직자 환급교육을 한다. 아직 개정안 시행 전이라 협동조합에 특화된 교육은 없지만, 기본 직무기능인 회계, 법무, 컴퓨터 활용, 소기업 브랜드 전략 등의 교육은 들을 수 있다. 올해 시범사업이 시작된 중소기업청의 ‘소상공인 협동조합 활성화 지원사업'(설립된 협동조합들이 공동브랜드개발·공동마케팅·공동장비구매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것)에 참여하는 것도 소규모 협동조합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길이다.” -자본 조달이 시급한데, 이에 대한 지원은 없나. “현재 일반 금융기관에서는 조합원들의 출자금을 자본이 아닌, (추후 조합원이 탈퇴할 때 돌려줘야 하는) 대출금으로 책정한다. 중소기업 지위를 가졌다 해도 이 같은 금융 관행이 풀리지 않고선

“가난할수록 힘 모아야… 협동조합 활성화되면 지역 경제도 성장”

성동구 ‘논골신용협동조합’ 유영우 이사장 1997년 설립된 논골신협… 주민 4000여명이 조합원 신용등급 부족한 주민에게 낮은 이자로 대출해줘 “필요한 자금 받을 수 있게 협동조합 위한 시스템 필요” 지난해 7월, 서울 행당동의 작은 중국집 하나가 화제가 됐다. ‘철가방’들이 만든 협동조합으로 유명해진 ‘블랙앤압구정’ 얘기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는 ‘무늬만’ 협동조합도 아니다. 이미 협동조합 형식을 차용한 지 3년이 넘었으며, 서울 성동구 일대에 2·3호점을 연달아 내는 등 경영 성과도 좋다. ’10곳이 창업하면 8곳이 망한다’는 외식업계에서 눈에 띄는 이들의 성과 뒤에는 지역 주민들만을 위한 금융기관 ‘논골신용협동조합'(이하 논골신협)이 있었다. 신용등급이나 담보가 부족한 이들에게 낮은 이자로 대출을 해줌으로써 출자금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블랙앤압구정 창업자인 채혁(46)씨는 2001년부터 논골신협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7년 가난한 철거민들이 세운 논골신협은 현재 서울 성동구 내 주민 4000여명이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자산은 260억원 규모다. 유영우(59) 논골신협 이사장은 17년째 이곳을 키워온 산증인이다. 자 비닐 제조회사에서 근무하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는 1990년대 초 자신이 살던 성동구 금호·행당동 일대의 재개발 바람에 맞서 세입자 대책위 위원장을 맡으면서 삶이 바뀌었다고 한다. 협동조합을 접한 것도 그 무렵이다. “1993년에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라는 책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세상을 사는 또 다른 방식도 있구나’ 싶었죠. 가난할수록 더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고요.” 유 이사장은 주민들을 모아 밤마다 협동조합을 공부했다. 30명으로 시작한 ‘야학’의 규모는 300여 가구로 늘었다. 1997년 설립된 ‘논골신협’은 그 결실이다. 국내에서 정부가 공식 인가한 신협 중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따로 또 같이’… 시너지 날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권역별 통합지원 사업 공모 贊成·김제선 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 反對·김성오 협동조합창업지원센터 이사장 공동 마케팅해야 성장하는 사회적기업통합지원해 협동조합化 할 수 있는 기회 협동조합형 사회적기업이 주류될 것 사회적경제 인식 부족 등은 숙제 협동조합, 기본법 이후 작년 3000개 신설 설립 돕는 기관 많지만 전문가는 태부족 10%만 정상 운영… 부실 조합만 양산 통합땐 지원 전문성 악화일로 걸을 것 올해 초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2014년 사회적기업·협동조합 권역별 통합지원 사업’을 공모했다. 서울지역의 ㈔한국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조합, 경기지역의 사회적기업희망재단, 대구·경북의 ㈔커뮤니티와 경제, 대전의 ㈔풀뿌리사람들 등 우선협상 대상 기관 15곳이 선정됐다. 송남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육성평가팀장은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은 지역에서 움직이는 현장조직으로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에, 통합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의 컨설팅, 교육, 홍보 등을 돕는 통합 중간지원기관이 생기는 것이다. 현장에서의 반응은 엇갈린다. ‘더나은미래’는 풀뿌리사람들 김제선(51) 상임이사와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김성오(49) 이사장을 만나 통합 중간지원기관을 둘러싼 찬반의견을 들었다. 편집자 주 김제선 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는 대전지역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지원업무를 10년 넘게 해온 인물이다. 김 상임이사는 “통합지원은 현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했다. ―통합지원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지역에는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구분하기 힘든 형태가 많다. 하지만 주무부처가 다르다 보니, 지원의 비효율성이 생기고 힘도 떨어졌다. 현장의 전달체계는 통합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된다.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고 싶어 기관을 찾았지만, 이를 협동조합으로 바꾸기도 쉬운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국회에서 CSR·사회적경제 바람 분다는데…

지난 22일, 새누리당이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경제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습니다. 특위 위원장에는 국회 국방위원장인 유승민(3선) 의원이 임명됐습니다. 그동안 보수우파가 취약한 분야로 평가됐던 협동조합 및 사회적기업을 끌어안으면서 약점을 보완하겠다는 의도입니다. 특위는 3월 말까지 정책 제안과 입법 과제를 정리해 6월 지방선거 공약에 포함할 계획입니다. 한편, 지난해 10월에는 ‘국회CSR연구포럼’이 국회 연구단체로 정식 등록됐습니다. 새누리당 홍일표(재선) 의원이 대표직을 맡았고, 민주당 문희상, 무소속 안철수 의원까지 여야를 막론한 24명의 국회의원이 소속멤버입니다. ‘국회CSR연구포럼’이 대표적으로 추진 중인 CSR 관련 입법활동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개정안’으로, 2013년 12월 6일 정무위원회에 상정돼 계류 중입니다. 앞으로 상장기업의 사업보고서에 환경·사회적기여·투명한 지배구조 등 CSR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이지요. 기업의 CSR 경영을 촉진하고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CSR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의 홍 의원이 CSR을 처음 접한 건 2010년이라고 합니다.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사회적 책임의 이행을 위한 가이드가 될 ISO26000을 발표한 시점이었습니다. 지난 2012년 말엔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의 CSR을 육성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게 하였습니다. 올해 안에 전국 단위의 CSR 지원센터가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회 차원에서 사회적경제 및 CSR 바람이 부는 이유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재선을 앞둔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을 의식해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분야는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좌우프레임에 갇혀 먼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던 과거에 비해, 현재 국회의 이런 움직임은 진일보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회문제를

주민들의 종잣돈, 지역 공동체 자본금으로 도약

성남주민신협 47명이 1000원씩 모아 4만7800원 ‘신용 품앗이’ 34년만에 자산 1500억원대 지역 금융기관으로 성장 1979년, 4만7800원의 ‘종잣돈’이 모였다. 경기도 성남시 주민교회를 다니던 교인 47명이 십시일반으로 1000원씩 모든 돈이였다. 높은 사채를 대신해, 공동체 내에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기 위해서였다. 47명의 ‘신용 품앗이’로 시작한 공동체는 34년이 지난 지금, 조합원 1만3000여명을 아우르는 공동체로 성장했다. 성남시 수정구 ‘주민신협’의 시작이다. 올해 조합원들의 출자금은 113억원, 총 자산은 1500억원대에 이른다. 신용협동조합은 서민들 스스로 사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사회적 금융기관이다. 지역공동체 안에서 ‘돈을 순환시키는’ 거점이 되는 것이 목표다. 2011년, 반(反)월가시위가 일어난 미국에서 신협으로 계좌를 옮기자는 ‘은행계좌 전환운동’이 일어났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이윤만을 쫓는 자본에 맡기는 대신, 지역 내에서 모인 돈이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도록 하자는 것이다. 주민신협도 마찬가지다. 1만3000여명의 출자금에 1년간 붙은 이익은 지역사회 내 소외계층의 장학금 지원이나 실버노래교실, 실버댄스 등의 문화프로그램 운영비로 쓰인다. 지역사회를 위한 계절 축제나 어린이 경제교육도 진행한다. 기존 금융기관에서 돈을 융통하기 어려운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에 자금을 유통하는 것도 신협의 몫이다. 성남 의료생활협동조합인 우리한의원에는 1000만원을 출자해, 신협의 조합원이면 따로 가입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조합원’ 자격을 누릴 수 있게 했다. 신협 35년 중 25년 역사를 함께 해온 생활협동조합(생협)과는 형제와도 같다. 생협과 연계해, 신협 조합원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농촌 체험행사를 운영하기도 하고, 생협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두레생협에 새롭게 들어가게 될 때 운영 자본금을 출자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탈학교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기업

안전 먹을거리 찾는 18만 조합원, 농업도시 구례를 구하다

조합원들 모금으로 만든 공장 거대 먹을거리 단지로 거듭나 지역민 고용해 생산성 늘고 지자체는 설비비 지원하기도 “허름한 창고 같은 곳에서 어렵사리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여기저기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으로 물건 만들어내고…. 불과 2~3년 전만 해도 그렇게 물품을 공급했죠.” 박인자 아이쿱친환경유기인증센터 회장이 드넓게 펼쳐진 단지를 둘러보며 말했다. 전남 구례군 용방면 죽정리에 있는 ‘구례자연드림파크’. 지난 9일 찾은 이곳은, 잠실주경기장의 두 배 규모인 4만5000평(약 14만9000㎡) 대지에 물류센터와 저장창고를 비롯해 라면·만두·육가공 제품 공장 등 30여개 업체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아이쿱생협(iCOOP소비자활동연합회)’의 18만 조합원을 위해 물품을 만드는 생산단지다. 오항식 쿱 서비스 경영대표는 “구례에는 종업원이 50명 넘는 사업체도 하나 없는데, 이곳에는 230여명이 일하고 있다”고 했다. 처음 방문한 곳은 단지 내에서 가장 먼저 완공(작년 5월)된 라면 공장이다. 전북, 전남, 경남 지역에서 나는 우리 밀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라면은 한 달 평균 50만개. 전국아이쿱 생협 매장에서 소비된다. 오항식 대표는 “대기업에서 만드는 라면이 700원 정도인데, 이곳에서 만드는 우리 밀 라면은 3배가 넘는 원가를 씀에도 630원 수준”이라며 “단지가 규모화될수록 친환경, 유기농 등 상품 경쟁력과 원가 절감 효과도 커진다”고 했다. 라면 공장에는 총 40억원 정도가 들었는데, 모두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모아진 것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이 클러스트에 투자된 금액은 약 600억원. 2011년도부터 시작된 조합원들의 모금(출자·차입) 행렬이 조그만 공장을 거대 단지로 바꿨다. 라면, 도우(빵을 만드는 생지), 만두 공장 등 필요한 설비가 생기면

서류 퇴짜만 10번… 만들다 지치는 협동조합

시행 1년 맞은 협동조합기본법 영리회사서 조합 전환 2.3%뿐, 법 개정 늦어져 증여세 폭탄 설립 때 필요 서류 방대해 준비에만 상당 기간 소요 수익 창출 조합은 불과 54%, 골목 상권 위주로 만들어져 대부분 조합원 수 10명 미만 수익 구조 못 갖춘 곳이 태반 “수요일 7시가 되면 사무실 불을 모두 끕니다. 직원들이 퇴근을 너무 안 해서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해피브릿지’. ‘국수나무’ ‘화평동왕냉면’ 등 전국 400여개 외식업소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다. 최근 이곳에서는 정시 퇴근 캠페인이 펼쳐진다. 직원들이 뜻을 모아 자율 근무제를 정착시켰는데, 업무 욕심을 부리는 직원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이후 생긴 변화다. 송인창 해피브릿지 이사장은 “직원들이 조합원이 되면서, ‘회사의 성장 없이는 나도 발전할 수 없다’는 의식이 커졌다”며 “현재 경영 전반을 조합원이 선출한 이사회가 맡고 있는데, 이사 중에는 평사원도 많다”고 했다. 하지만 해피브릿지는 협동조합 창립총회까지 마쳤지만, 법적으론 아직 주식회사다. 증여세만 6억원을 내야 한다는 법 해석 때문이다. 송 이사장은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조합원 60여명이 1인당 1000만원 (이상) 출자금을 냈는데, 국세청에서는 이 출자금을 6억원이 아닌 120억원의 가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피브릿지가 상장했을 때의 시장가치를 현 자본금의 20배로 보기 때문이다. 송 이사장은 이어 “출자금은 주식시장에서 사고 팔리는 유가증권과 달리 조합원으로서 출자했다는 증표일 뿐”이라며 “이를 시장가치로 매기는 것은 협동조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법 도입 1년, 본래 취지 잘 살렸나?

美 선키스트·AP처럼… “협동조합은 자선 아닌 사업이다”

협동조합 대표 3인 좌담회 바야흐로 협동조합 설립 붐이다. 지난해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후 5개월 만에 1000개에 가까운 협동조합이 결성됐다. 출자금 제한도 없고, 설립동의자 5명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으니, 동네 빵집·시장상인·대리운전기사·퀵서비스 기사 협동조합을 비롯해 심지어 무속인 협동조합도 생겼다. 문제는 ‘얼마나 많이 만들어졌느냐’보다 ‘얼마나 많이 살아남느냐’다. ‘더나은미래’는 협동조합으로 전환했거나 전환을 준비 중인 3인을 만나 현재의 고민을 들어봤다. 좌담회에는 해피브릿지 송인창 이사장, 지역농업네트워크 박영범 대표,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경창수 이사장이 참여했다. 사회= 주식회사나 사회적기업에서 협동조합으로 법인격을 전환했거나 전환 준비 중이다. 이유는 뭔가. 송인창= 2000년 창업자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서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매출이 300억원이 넘고, 직원이 100여명에 달했다. 회사가 커지고 직원도 늘어나니 첫 마음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신입직원들은 애초에 우리 창업자들의 미션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변화를 고민하던 차에 협동조합을 알게 됐고, 회사가 더 커지기 전에 과감히 밀어붙였다. 경창수= 우리는 2000년도에 창립을 해서 13년째다. 직원은 70명가량, 연 매출은 30억 정도다. 2월 23일 전환 총회를 하고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지금의 의료시스템은 공급자인 의사가 많은 정보를 갖고 환자에겐 선택권이 없다. 또 기존 의료는 예방 사업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의료시스템을 만들자’라는 취지로 협동조합을 시작했다.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비보험·비급여 항목에 대한 적절한 가격으로 진료받을 수 있다. 박영범= 우리는 농업경영 컨설팅을 하는 곳이다. 1998년 다섯 명이 시작할 때, 우리의 꿈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즐겁게

“효율성 추구하되 사회적 책임 더해야 인정받는 조합으로 성장할 수 있어”

자마니 교수 부부 “첫째, 협동조합은 기업이지 자원봉사단체(voluntary organization)가 아닙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효율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둘째는 주식회사도 도덕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궁극적으로는 외면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의 스테파노·베라 자마니 교수 부부는 협동조합설립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명심해야 할 두 가지를 말했다. 지난 2일 오전, 특임장관실, 재단법인 행복세상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협동조합경제의 석학 자마니 부부를 만났다. 주식회사는 ‘1주 1표’ 원칙에 따라 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조직이지만, 협동조합은 ‘구성원의 권익’을 위한 목적으로 조합원 1인이 1표를 행사하는 법인이다. 자마니 교수 부부는 협동조합과 주식회사의 관계는 대체재가 아니라 ‘전략적 보완재’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스테파노 자마니 교수는 “이탈리아에서는 주식회사와 협동조합이 서로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경쟁, 노동시장규제 등 많은 이슈에서 협력한다”고 덧붙였다. 협동조합 형태의 기업이 주식회사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지는 산업은 복지·의료·관광 등 인적네트워크가 중요한 서비스 분야다. 베라 자마니 교수는 “생산자가 소비자와 직접적인 관계(human touch)를 맺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반면 협동조합은 대규모 자금 조달에는 약점을 갖고 있기에, 제조업의 경우 연합체를 구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다. 세계적인 음료업체 웰치스는 주식회사지만, 최대 주주는 미국 1만2000여 포도 재배 농가의 협동조합인 ‘전미포도농가협동조합연합회’다. 협동조합의 지배권을 유지하면서 주식회사의 장점을 취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다. 자마니 교수 부부는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가 우선적이라고 강조했다. 스테파노 자마니 교수는 “대학원에 협동과정을 위한 석사과정을 개설하거나 벨기에의 루벤대학, 프랑스의

미래를 바꾸는 ‘희망공동체’ 협동조합 시대 개막

내달 1일 협동조합기본법 발효 5인 이상에 법인격 부여, 시행 앞두고 관심 집중… 상담 하루 100건 넘어 스페인 ‘FC바르셀로나’, 미국 ‘AP통신’ 등 혁신성 기반으로 성공 막연한 기대 경계하고 신념 공유한 소수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 “매주 발기인이 될 만한 분들을 만나고, 투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알아볼 생각입니다. 법이 발효되는 흐름에 맞춰 속도를 내야죠.” 1인 출판사를 운영 중인 김태영 대표(씽크스마트)와 송영민 대표(도서출판 시금치)는 최근 문화출판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동종업계 동료들이 같은 고민을 나누면서부터 시작된 논의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등록된 출판사 수가 7만개가 넘는데, 이 중 70% 이상이 소위 ‘1인 출판사(종업원 수 5인 미만)’입니다. 자금과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좋은 콘텐츠를 얻기도 힘들고 제작·유통 과정에서도 벽에 부딪히는 부분이 많아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눴던 고민은 올 초 7명의 1인 출판업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협동조합. 송영민 대표는 “1인 출판사 100여개가 모이면, 출판 공정 중에 항상 똑같이 하는 인쇄, 물류, 마케팅 등의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며 “여기에 대형 출판사들만 해왔던 시장조사나 테마기획전 등도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1인 출판사만의 장점인 독자와의 자유로운 교류, 출판 단계마다 새로운 방식의 협력 시스템을 만드는 것 등도 협동조합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다. 5인 이상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협동조합을 꾸릴 수 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시장 지형도에 상당히 큰

협동조합기본법이 가져올 변화는… “다양한 조합 생기면서 경제 활성화될 것”

지난해 12월 29일 협동조합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국협동조합연구소 박범용 협동조합형기업지원팀장에게 협동조합기본법이 불러올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우선 협동조합 설립 분야가 크게 늘어나고 설립이 쉬워집니다. 기존에 1차 산업과 금융, 소비 등에 제한되어 있었던 협동조합이 이제는 금융과 보험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설립될 수 있습니다. 또한 조합원 출자금 규모에 상관없이 5명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협동조합의 설립요건이 낮아지고 분야만 늘린 것이 아니다. 협동조합기본법은 ‘사회적협동조합’을 별도로 정의해 기존에 사회적 기업과 비영리단체, 비영리법인들이 행하던 사회적 목적사업을 협동조합이 수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두었다. “조합원의 편익보다 사회적 목적 실현을 우선으로 두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서비스와 일자리 제공,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 활동들을 수행하는 조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기본법으로 다양한 협동조합들이 생겨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와 복지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구체적으로는 영세상인과 소상공인들이 스스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고, 자활공동체와 돌봄사업 등 저소득취약계층이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협동조합 방식을 통해 수행할 수 있다. 방문교사나 택시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도 협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고, 낙후지역의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해 지역단위의 사회안전망을 스스로 구축할 수도 있다. 박범용 팀장이 특히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협동조합 간의 협동’이다. “협동조합기본법은 ‘협동조합 간의 협동’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이 대기업에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닙니다.” 이 규정은 ‘불공정 거래행위 등 일정한 분야에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