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탈석탄’ 선언한 금융기관에 맡겨야”…시민단체 9곳, 서울시교육청에 기후위기 대응 촉구

환경운동연합 등 9개 시민단체가 서울시교육청에 ‘탈석탄 금융’ 참여를 촉구했다. 25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변화청년단체(GEYK), 기후솔루션, 빅 웨이브, 서울환경운동연합, 성공회대 공기네트워크, 청소년기후행동,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9곳은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 모여 교육청 예산을 맡기는 금고 은행을 석탄 산업에 투자하지 않는 금융기관으로 선정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청을 비롯해 각 정부 기관은 금고 지정을 통해 예산을 운용할 금융기관을 선정하는데,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금고 지정을 앞두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예산 규모는 총 73조9002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69조2943억원(약 93.7%)을 NH농협이 운영하고 있다. 이날 시위에 나선 시민단체들은 “농협금융지주는 4조2616억원 규모의 석탄 투자를 하고 있다”며 “석탄 투자 비중은 전체의 35.2%로 국내 공적금융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주장했다. 올해 금고 지정을 앞둔 교육청은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강원, 제주 등 5곳이다. 규모로 따지면 22조3959억원에 이른다. 서울시교육청 예산만 절반에 가까운 10조847억원이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 국장은 “석탄발전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의 주된 원인인 만큼 세금을 재원으로 하는 교육청은 금고 지정 시 공공성을 반영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기후 대응에 필요한 금융사들의 ‘탈석탄 투자’를 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이들 9개 단체는 그간 지방자치단체와 시도 교육청을 상대로 탈석탄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충청남도가 전국 최초로 금고 선정에 ‘탈석탄’ 지표를 반영한 바 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포럼 사무국장은 “탈석탄 금고 지정은 돈드는 일이 아니다”라며 “금고 지정 시 평가와 배점 기준에 ‘탈석탄 관련 지표’를 추가함으로써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문일요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석탄’ 대신 ‘재생에너지’에 투자 한다

사학연금ㆍ공무원연금,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탈 석탄ㆍ재생에너지 투자’ 선언  “하나, 우리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인류의 공동 노력을 기관투자자로서 적극 지지하고 동참한다. 하나, 우리는 석탄발전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임을 인식하고, 향후 국내외의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관련 회사채 등을 통한 금융투자 및 지원에 참여하지 않는다. 하나, 우리는 재생에너지 신규 투자와 기존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지속가능투자에 노력한다.” 사학연금공단과 공무원연금공단이  오늘(4일) 오전 10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脫) 석탄ㆍ재생에너지 투자’를 선언했다. 한국 금융기관 중엔 최초로 석탄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등에 투자하지 않고, 태양광,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관련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두 기관의 선언 참여를 이끌어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의 김영호 회장은 “이번 선언은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 발전을 줄이기 위한 국내 금융사들의 첫 걸음”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과 더불어 한국의 3대 연기금으로 꼽힌다. 사학연금의 기금 규모는 19조2103억원, 금융자산운용액은 15조8404억원(작년 말 기준)이며, 공무원연금의 경우 각각 11조원, 8조원이다. 두 기관은 현재까지 석탄 관련 분야에 투자한 적은 없으나, 앞으로 사회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인권ㆍ환경ㆍ노동ㆍ지역사회 공헌도 등 다양한 사회적 성과를 잣대로 기업에 투자하는 금융 활동) 확대의 측면에서 ‘탈 석탄’,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투자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일찍이 석탄 발전 분야 투자 배제와 재생에너지 관련 분야 투자 확대를 강조해온 해외 기관들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지속가능성을 투자에 반영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가야 할 길”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가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steward)처럼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이나 고객에게 투명하게 보고하는 행동지침을 말한다. 문재인 정부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사회적 책임 강화’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국부펀드의 사회책임투자를 일찍이 강조해온 노르웨이와 영국의 사례에서 국민연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르웨이 자산운용사 스토어브랜드(Storebrand)의 얀 에릭 사우게스타드(Jan Erik Saugestad) 자산 운용 CEO, 주한 영국대사관의 데이비드 마키(David Markey) 경영환경 및 기후 외교 담당 서기관, 보건복지부의 최경일 연금재정과장이 발표자로 참여했다. 토론회 개회사를 맡은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업들이 정도(正道) 경영을 하도록 기관 투자자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재벌 총수들의 불법행위 등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박석범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사무총장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국내 다른 연기금 및 공제회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가속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의 세계 경쟁력과 가치를 높이고, 나아가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사우게스타드 스토어브랜드 CEO “사회책임투자, 재정적으로는 똑똑한 선택, 사회적으로는 옳은 일” 스토어브랜드는 약 890억 달러(한화 약 95조)의 개인연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최대 개인연금 운용사다. SK 하이닉스, LG생활건강, 현대모비스, 신한금융그룹, 네이버 등 국내 96개 기업에 약 1조 330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토론회에 주요 연사로 초청된

노르웨이 연금운용사가 10년 수익률 9%, 1년간 16% 수익률 달성한 비결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사회책임투자가 틈새시장에서 작은 규모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북유럽에선 사회책임투자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입니다. 또한 사회책임투자는 사회 위험 요소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비즈니스와 결합해 더 큰 규모로 확장될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스토어브랜드는 다년간 이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하며 지속 가능한 투자의 높은 수익률을 입증해왔고, 그 결과 북유럽 국가에서는 사회책임투자를 선택하면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잘못된 미신이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사우게스타드 스토어브랜드 자산 운용 CEO) 노르웨이의 개인연금 운용사 스토어브랜드는 지난 10년간 약 9.34%, 최근 3년간은 12.23%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1년 동안은 무려 15.89% 수익률을 달성했다(2017년 12월 기준). 스토어브랜드는 약 890억 달러(한화 약 95조)의 개인연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최대 개인연금 운용사다. SK 하이닉스, LG생활건강, 현대모비스, 신한금융그룹, 네이버 등 국내 96개 기업에 약 1조 330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스토어브랜드의 투자원칙은 단순명료하다. 기후나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주거나 지속가능성이 낮은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 즉, 사회에 책임있는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에서 마련한 ‘국민연금의 기업관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제고 방안’ 토론자로 방한한 스토어브랜드의 얀 에릭 사우게스타드(Jan Erik Saugestad·사진) 자산 운용 CEO는 “사회책임투자(SRI)야말로 똑똑한 투자이자, 사회적으로도 옳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책임투자는 기관 및 개인이 투자의사 결정시 기업의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토론회에 주요 연사로 초청된 스토어브랜드는 1995년부터 ‘지속가능성’을 기준으로 기업 활동을 평가해온 사회책임투자기관의 대표주자다. 2005년엔 UN의 사회책임투자 원칙(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PRI)을

글로벌 기업들, 반부패 경영에 앞장서는데… 한국은 준비됐나?

‘기업 반부패 경영 협력 포럼’ 발족 지난 2013년 다국적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사건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중국 병원들에 자사 제품을 사용하도록 6년간 약 5000억원의 뇌물을 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GSK는 5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중국지사장 등 고위 관리자들은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그해 중국 내 GSK의 매출은 약 3400억원 줄었고, GSK는 중국 내 판매직원 수를 2000명가량 감원하며 불법 리베이트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GSK를 포함해 지멘스(Siemens), 케펠(Keppel), 우버(Uber) 등 굵직한 다국적기업들의 부패 스캔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반(反)부패 경영’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영국과 미국, 중국, 프랑스 등 국가들은 강력한 반부패법으로 칼날을 빼들었고, 기업 부패 방지 경영 시스템에 대한 국제표준인 ISO37001도 등장했다. 정부도 지난 18일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기업 준법경영시스템(Compliance system) 실효성 확보’ ‘기업 반부패 경영 지원 및 책임성 강화’ 등으로 투명한 경영 환경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국내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지난 19일 부패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국회, 학계와 국제기구가 한데 모인 ‘기업 반부패 경영 협력 포럼’이 발족했다. 이날 포럼은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발족식을 갖고 기업 반부패 경영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포럼에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권미혁·박찬대·임종성·제윤경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참여한다. 이 행사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한국투명성기구가 주최하고, 국민권익위원회와 딜로이트 코리아, BSI 코리아가 후원했다. 전문가들은 “부패를 줄이기 위한 기업 내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세미나에서

국민연금, 사회책임투자 강화한다

한국에서도 사회책임 투자가 본격적으로 확대된다.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의 사회책임투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사회책임투자위원회’ 신설을 추진한다. 3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11월 중으로 기금운용위를 통해 위원회 신설과 운영에 관한 계획을 안건으로 보고할 예정이며, 내년에 사회책임투자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규정을 만들 방침이다. 사회책임 투자 가이드라인 등도 제정한다. 사회책임 투자는 투자의사 결정시 기업의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은 사회책임 투자 후진국이다. 유럽과 미국의 사회책임투자 규모가 시가총액의 20%를 상회하는 반면, 한국은 시가총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약 7.6조원)이다.    국민연금은 매년 국감 때마다 사회책임투자 관련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 의원(자유한국당)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의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는 2014년 7600억원에서 2016년 1조1900억원으로 2년새 56.5% 늘었다. 같은 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 투자액은 2조7578억원으로 2016년 말 대비 9.1%(2301억원) 증가했다. 2013년과 대비 50.5%(9255억원) 늘어난 수치다. 내년 국민연금 내에 사회적책임투자위가 신설되면 현재 실무평가위원회와 3개 전문위원회(의결권행사·성과평가보상·투자정책)를 둔 기금운용위는 실무평가위원회와 4개 전문위원회 체제로 바뀐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사무국장은 “한국의 투자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의미 있는 행보”라면서  “사회책임투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주요 역할을 하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