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매진 프로젝트 공부하면서 돈을 벌 수는 없을까. 주세호(33)씨의 ‘행복한 상상’은 이 물음에서 출발했다. 개인 사업과 취미로 하던 복싱으로 장학금 500만원을 모았다. 생활장학금이 필요한 학생들을 모집하고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름하여 더매진(theimagine). ‘더 열심히(더 매진한다)’, ‘더 행복한 세상을 상상한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았다. 일주일에 한 번, 5시간씩 모여 각자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 주씨가 직접 시간당 1만원의 수당을 학생들에게 지급한다. “제가 좋아하는 일로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제 목표에요. 지금은 일단 저부터 시작하는 거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사회가 정말 행복해질 것 같아요.” 주 씨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는 ‘행복’이다. 28살의 늦은 나이에 취미로 복싱을 시작한 주 씨는 2015 MBC 프로 복싱 미들급 신인왕에 등극했다. 경기마다 받는 대전료가 쏠쏠했다. “복싱을 하는 순간은 정말 행복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돈이 생기는 거에요. 이 돈으로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할 수는 없을까 고민했죠.” 궁리 끝에 대전료를 더매진 프로젝트 장학금으로 쓰기로 결정했다. 이밖에도 게스트하우스 수익금과 각종 스터디 회비를 통해 장학금을 충당한다. 그렇게 모은 돈이 500만원. 모두 ‘재밌어서 하는 일’이다. “저는 재밌는 일 하면서 돈 벌고, 그 돈으로 학생들은 공부하면서 장학금도 받고. 얼마나 좋아요.” ◇ 매 순간 행복을 느끼는 것, “나만이 정할 수 있습니다” 10여 년 전 주 씨는 삶에 회의를 느꼈다.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나는 왜 사는 걸까’라는 고민이었다. 죽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