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투자
“아들이 희귀난치성 질환… 제2의 삶이 시작되었죠”

인공위성 개발자서 스타트업 ‘프라미솝’ 창업한 이준호씨 이준호(37·사진)씨의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조금 달랐다. 병명은 ‘선천성 거대 모반증’. 신생아 약 2만명 중 한 명꼴로 발견되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이씨의 아이는 머리 부분에 커다란 점 같은 모반(母斑)이 많이 퍼져 있어, 뇌로 파고들면 생명까지 위험해지는 수준이었다. 태어난 지 2주 만에 수술실로 들어갔다. 국내에서 선천성 거대 모반증의 권위자라고 소개받은 의사였기에, 그의 말이 곧 신이 내린 말이었다. 의사는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다고 했다. “마침 그 시기에 해당 의사 선생님이 개인 병원을 개원했어요. 마취실도, 입원실도 없었어요. 생후 2주 된 애를 마취도 없이 수술을 했는데, 괜찮은 줄 알았어요. 2시간 동안 울면서 수술을 받았어요. 그게 유일한 치료길인 줄 알고 참았죠. 바보같이 1년 반을 그 선생을 믿고 따라가다가, 크게 부작용이 났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큰소리를 냈어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네 새끼면 그렇게 할거냐고요.” 수술날이면 치료 부위를 소독하고 드레싱하는 것도 이씨와 와이프의 몫이었다. 아들은 통증에 몸서리를 쳤다.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원망과 외로움에 우울해졌다. 설상가상으로 4000만원이 든다던 치료비도 1억원 넘게 청구됐다. 여러 논문을 찾아봤더니, 담당 의사의 치료법에 대해 부작용 논란도 있었다. ‘이런 바보 같은 아빠가 있나.’ 억장이 무너져내렸다. 이씨는 데이터 분석을 기초로 한 정보가 필요하단 생각을 하게 됐다. ◇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 제2의 삶 사실 이씨는 잘나가던 인공위성 개발자였다. 그는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석사 출신으로 인공위성의 핵심 기술인 자세 제어

①누가, 왜 임팩트 투자자가 되었나

임팩트 투자를 시작하려면 어디서부터 해야 할까. 임팩트 투자자들은 ‘어쩌다’ 임팩트의 세계로 첫 발을 디디게 됐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임팩트 투자자 4명의 ‘자기 고백’시간이 마련된 것. 이덕준 D3쥬빌리 대표,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윤훈섭 스타트업앤젤클럽 대표, 케이 하레야마 록클라이밍파트너스 대표가 ‘임팩트 투자’를 시작하게 된 저마다의 스토리를 풀었다. ◇이덕준 D3쥬빌리 대표 “D3쥬빌리의 중요한 미션은 ‘임팩트 투자자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임팩트 투자는 딱히 교과서도 없고,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쉽지 않다. 그래서 각자의 경험을 공유해달라고 몇 사람께 미리 부탁을 드렸다. 제 스토리부터 시작하겠다. 제가 직접적으로 임팩트 투자를 시작한 것은 2010년, 2011년이었다. 이철영 ARK사모펀드 회장님을 비롯해 여러 해외 투자자들도 만나고, 같이 따라 투자를 해보면서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건 직접적으로 시작했던 6~7년전보다 훨씬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부터 30년도 전 이야기다. 1986년도에 제가 대학교 4학년이었다. 졸업을 앞두고 ‘무슨 직업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보다 ‘지금까지 공부한 이유가 무엇이고, 졸업하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를 계속 물었다. 제가 교회를 다니는데 당시 마음 맞는 여러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가난한 동네에 가서 살면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이웃을 도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실행했다. 달동네에 들어가 집을 얻었고 공동체 생활을 했다. 그 달동네에는 일용직 노동자, 실업자, 환자, 공장에서 일하는 청년 등이 살고 있었다. 우리가 사는 도시 구석에서 언제든지 마주칠 수도

실리콘밸리 출신 기업가가 아이티에서 물 사업 벌인 이유는?

언탭트(Untapped)  국민의 80%가 빈곤선 이하로 살고 있으며, 54%가 극빈층에 속하는 나라. 한국 면적의 4분의 1 정도이지만, 인구 1000만명이 밀집해 사는 나라. 21세기 최악의 자연재해로 꼽히는 지진을 겪은 최빈국 아이티(Haiti)에서 물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가가 있다. 바로 ‘언탭트(Untapped)’의 짐 추(Jim Chu) CEO다. 스탠포드에서 학·석사를 취득한 짐 추는 실리콘 밸리에서 컨설팅 회사를 창업한 이후로, 기업가이자 투자자로 활발히 활동해왔다. 이후 시스코 시스템스(Cisco Systems)에 합류해, 라틴 아메리카와 캐나다에서 마케팅과 사업 개발을 담당하다, 2003년 국경 없는 의사회에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비영리에 발을 디뎠다. 2004년 이래로 개발도상국 및 국제 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그는 기업가 정신과 투자 자본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동시에 재무적 성과와 경제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짐 추는 아이티에서 70%의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먹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저 깨끗한 물은 수도인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에서만 접근이 가능했다. 시골에 있는 사람들은 트럭을 통해 배달되는 물을 마셔야 했는데, 이 트럭들은 너무 낡았고 비위생적이었다. 또한 이들이 배달하는 물은 미국 생수 값의 무려 80배에 해당하는 비용이었다. 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공공 식수 펌프와 우물이 있었지만, 이도 위생 상태는 안전하지 않았다. 더구나 물을 기르러 가는 것은 아이와 여자들의 몫이었다. 보통 물은 봉지(sachet)에 담겨서 팔렸는데, 이 봉지 또한 깨끗하지 않았다. 깨끗한 물을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아예 깨끗하게 정수 처리된 ‘믿을 수 있는 물’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브랜드 이름은 오비브(Ovivie). 깨끗한 물을 생산할뿐

사회투자, 영국이 만든 가장 자랑스러운 창조물

英 민관 협력 현장을 가다<中> 세계 최초 사회투자은행 BSC 지난달 26일, 영국 런던 시내를 흐르는 리젠트 운하(Regent’s Canal)에 다다르자 수십여 채의 보트가 눈에 들어왔다. 가로 길이 3~5m짜리 보트의 창문 틈으로 침대, 탁자, 주방용품들이 보였다. 이른바 ‘주거용 선박’이다. 치솟는 런던 집값을 감당 못한 3만여명이 물 위의 삶을 선택한 것. 런던의 월평균 주택임대료는 1472파운드(약 257만원)로, 전년 대비 10% 넘게 올랐다. 런던에서 24평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평균 33억원이 필요하다(한국은 4.3억원, 뉴욕은 18억원). 이에 영국 정부는 지난해 세계 최초의 사회투자은행인 ‘빅소사이어티캐피털(이하 BSC·Big Society Capital)’을 통해 민간과 함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집(Homes for Good)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주거 불평등 해소를 위해 활동해온 사회적기업·자선단체를 발굴해, 이들의 프로젝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을 모은 것. 투자에 참여하는 기업 및 투자자들에겐 세제 혜택을 줬다. 지난 1년간 9950만파운드(약 1700억원)가 혁신적인 사회적기업 45곳에 투자됐다. 그 결과 저소득층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주택 425곳이 마련됐고, 청년 노숙인 900명이 집을 찾았다. 이렇게 재무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투자를 ‘사회투자(Social Investment)’라 한다. 영국 정부는 부족한 예산을 사회 투자로 보완하고, 사회적기업·자선단체·기업·금융기관 등 민간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큰 사회(Big Society)’ 모델을 적극 확대하고 있었다.   ◇세계 최초 사회투자은행, BSC를 가다 “우리는 도매상입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만난 알래스테어 발렌타인(Alastair Ballentyne) 대외협력 이사는 세계 최초의 사회투자은행인 ‘빅소사이어티캐피털(BSC)’을 이렇게 소개했다. BSC는 2012년 4월 영국 정부가 사회투자 시장 확대를

국내 임팩트 투자 규모 500억원… 투자 분야 1위는 ‘공유경제·커뮤니티’

국내 임팩트 투자 자산 규모가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톨릭대 경영학과 라준영 교수팀이 연구한 ‘사회영향투자의 동향과 전망 보고서(2016)’에 따르면, 국내 임팩트 투자사 10곳의 투자 규모는 539억2000만원(2015년 12월 기준). 연구팀은 국내 임팩트 투자사 10곳(D3쥬빌리, MYSC, Sopoong, SK행복나눔재단, HGI,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크레비스파트너스, (재)한국사회투자, 미래에셋, 포스코기술투자)을 대상으로 임팩트 투자 관련 인터뷰와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서울시의 사회투자 기금을 운용하는 (재)한국사회투자(이종수 이사장)가 359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나머지 180억2000만원 중 42억원을 정부의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한다. 즉 공공 임팩트 투자 예산이 401억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반면 (재)한국사회투자를 제외한 개별 민간 투자 자산의 평균은 약 22억원으로, 기관당 평균 투자 규모가 831억원인 미국 시장의 2.5% 수준에 그쳤다. 가장 많이 집행된 투자 유형은 무엇일까. 민간 투자 기관의 경우 지분 투자가 74건(7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환 사채(10%, 일정한 조건에 따라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 대출(9%), 혼합형(6%), 보조금(1%)이 뒤따랐다. 한편, 더나은미래가 민간의 임팩트 투자사 8곳을 조사한 결과 임팩트 투자를 받은 기업은 총 66곳으로 나타났다(국내 법인 기준, 중복 제외). 이 중 대학생과 청년들에게 셰어하우스를 제공하는 ‘우주(Woo zoo)’, 주차 공간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노온’ 등 공유경제·커뮤니티 분야가 19곳(29%)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나무 심기 등 지속 가능한 환경 캠페인을 진행하는 트리플래닛 등 환경·에너지 분야가 10곳(15%)으로 뒤를 이었다. 이후로는 푸드(9곳, 14%), 패션·디자인(7곳, 11%), 교육(3곳, 5%) 순으로 나타났다.

[Cover Story] ‘투자’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한국의 임팩트 투자자 8인 인터뷰 임팩트 투자, 재무적인 수익에 사회·환경 가치까지 고려한 투자 작년 전 세계 임팩트 투자 70조원 2020년엔 400조원까지 늘어날듯 “상위 1%가 아닌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기업 성공법칙 바뀌는 중” 투자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저성장 시대의 돌파구로 ‘임팩트 투자’가 뜨고 있다. 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수익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고려한 투자를 말한다. JP모건과 ‘글로벌임팩트투자네트워크(GIIN)’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임팩트 투자 규모는 70조원. 1년 전(53조원)과 비교하면 30% 넘게 급증했고, 2013년(9조5000원)에 비해 3년 만에 8배 성장했다. 2020년이면 임팩트 투자 규모가 400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나은미래는 창간 6주년을 맞아, 한국의 민간 임팩트 투자를 이끌고 있는 8명의 대표주자를 만나 특별 인터뷰했다. D3쥬빌리 이덕준(51) 대표, 미스크(MYSC) 김정태(39) 대표, 소풍(Sopoong) 한상엽(32) 대표, SK행복나눔재단 김용갑 사회적기업 본부장, HGI 정경선(30) 대표,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 이병태(52) 대표, 쿨리지코너 인베스트먼트 권혁태(42) 대표, 크레비스파트너스 김재현(34) 대표다(기관명 가나다순). 8명 모두 “사회·환경 문제가 복잡해지면서 사회적 가치와 결합된 비즈니스가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편집자 ◇투자·금융 전문가 출신 임팩트 투자자, D3쥬빌리 이덕준 대표 “지금까지의 투자는 자본 논리만 있고, 시민적인 가치는 배제돼왔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회의 구성원이자, 세계 시민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기업이 돈을 벌어야 전체적인 시스템이 좋아진다.” D3쥬빌리의 이덕준 대표는 영국계 자산운용사 슈로드, 시티은행, 크레딧스위스(CSFB) 등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경험을 쌓고, 2000년대 G마켓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재무이사(CFO)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1년

[Cover Story] 변화를 꿈꾸고 사람을 사랑하고 세계를 받아들여라

세계 최대 비영리 벤처캐피털 ‘어큐먼’ 재클린 노보그라츠 개인·기업 기부금 사회적기업에 재투자, 800만달러 종잣돈에서 9000만달러 성장 “사회적 영향력·기업가 보고 투자한다” 1987년, 일등석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 곳곳을 돌던 스물다섯 살의 국제은행가는 잘나가던 뉴욕 월스트리트 직장을 뒤로한 채 아프리카로 향했다. ‘세상을 바꾸겠노라’는 원대한 꿈을 품고서. 첫발을 내디딘 지 20여년이 흐른 2011년,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Forbes)는 그녀의 이야기로 표지를 메웠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라는 이름으로. 세계 곳곳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해 세상을 바꾸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비영리 임팩트 투자기관 ‘어큐먼(Acumen)’의 설립자이자 베스트셀러 ‘블루스웨터’의 저자, 재클린 노보그라츠(Jacqueline Novogratz) 이야기다. 어큐먼은 2001년 창립 이후 지금까지 개인·기업·재단 등으로부터 돈을 기부받아 사회적기업에 재투자해오며, “자선 대신 투자야말로 개발도상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한다. ‘글로벌 펠로 프로그램(Global Fellows Program)’을 통해 전 세계 곳곳의 사회적기업가를 선발·교육해온 어큐먼은 최근 우리나라와도 협력을 시작했다. 아산나눔재단을 통해 선발된 한국인 참가자는 어큐먼의 ‘글로벌 펠로 프로그램’ 선발을 위한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아직 글로벌 펠로로 선발된 한국인은 한명도 없었다. ‘더나은미래’는 국내 언론과 좀체 인터뷰를 한 적이 없는, 재클린 노보그라츠를 이메일 인터뷰했다. ―자선단체가 아닌, 사회적기업에 투자하는 기관을 생각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는가. “현지에 가보니, 전통적인 자선이나 원조로는 빈곤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게 분명했다. 돈이나 물건을 주고 마는 건 자생력을 키울 수도 없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았다. 기존 자선단체 방식과 영리적인 투자, 그 둘이 결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회성 기부금을

세계 3만5000㎞ 달려… 사회적기업의 희망을 만나다

임팩트 투자 전문가·인권 변호사 부부 1년간 만난 세계 20개국의 사회적기업가 100명 “기업 생태계, 나라마다 달랐지만 ‘개인적 동기’ 모두 가지고 있어 케냐의 공정거래·남아공 무료 대학… 지원 많아진 것에서 가능성 찾았죠” 1년 동안 아시아에서 아프리카까지 3만5000㎞를 돌며 세계 20개국 사회적기업가 100명을 만난 부부가 있다.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을 돕는 ‘임팩트 투자(재무적 수익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고려해 투자)’ 전문가 스티븐 리(Steven Lee·37)씨와 유엔난민기구(UNHCR) 인권변호사 머라이어(Marije Mellegers·34)가 그 주인공이다. 2013년 4월 28일 동해항에서 시작한 여정은 러시아, 몽골을 거쳐 아프리카 최남단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마무리됐다. 1t짜리 트럭 지붕을 개조해 텐트를 부착하고, 비포장 도로에도 견딜 수 있는 강력한 바퀴를 장착했다. 대부분의 숙박 일정은 오토캠핑장 혹은 자연 속. 세계은행(World Bank), 국제금융공사(IFC) 등 국제기구나 각 나라에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협회의 추천을 받아 방문할 곳을 선정했고, 인터뷰한 사회적 기업가로부터 추천을 받기도 했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막론하고 흔히 찾을 수 있는 사회적기업 모델은 ‘재활용 가게’였다. 하지만 사회적기업 생태계는 나라마다 달랐다. 아랍권에서는 ‘가난한 사람에겐 일보단 돈을 주는 것이 낫다’는 통념이 지배적이었고, 중앙아시아 국가 상당수는 독재 정치에 익숙해진 탓인지 ‘사회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람들이 답을 못하곤 했다. 케냐는 10년 전부터 이미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나라지만, 장벽은 여전했다. “비즈니스 인큐베이팅이 끝나고 사업자금을 찾으라고 하면 아주 쉽게 찾아요. 보조금(grant)이 대단히 많기 때문이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놔도 다시 보조금으로 돌아가는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기업가 정신이 중요한 이유다. 사회적기업가 100명에게서 발견된 공통

NGO 활동가부터 기업 CFO까지… 지금은 “주주 자본주의 뛰어넘는 대안 모델 꿈꿉니다”

[인터뷰] 임팩트 투자회사 D3쥬빌리 이덕준 대표 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까지 따지는 투자 방식美 사회적자본시장 Socap 콘퍼런스 돈과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 놀라 이덕준(49·오른쪽 사진)씨는 80년대엔 빈민운동 활동가로, 90년대엔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2000년대엔 G마켓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재무이사(CFO)로 활약한 인물이다. 이씨는 2011년 임팩트 투자기관 ‘D3쥬빌리’를 설립, 국내외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수익뿐만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까지 따지는 투자방식이다). 다채로운 이력의 그가 ‘임팩트 투자’의 선봉장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이씨의 본격적인 사회생활은 NGO에서 시작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간사로 일하며 활동가의 꿈을 꿨지만 이내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것. 그는 한국신용평가정보에 취업, 기업을 분석하는 업무를 4년간 맡았다. 이후 영국 런던정경대학(LSE)으로 1년간 유학길을 떠났고, 영국계 자산운용사 슈로드, 시티은행, 크레딧스위스(CSFB) 등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7년 반가량 일하며 자본주의의 첨단을 맛보았다. 이씨는 “투자은행에서 상무까지 올랐지만 평생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인생의 전환점은 2005년 당시 중소 규모 벤처였던 G마켓과의 만남을 통해 시작됐다. G마켓은 성장세였지만 아직 손실이 나고 있었다. 그는 “중소 상인이 비즈니스를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사업 모델이 좋았다”면서 “특히 이익이 나기 전부터 ‘후원쇼핑’이란 서비스를 론칭, 고객이 해당 상품을 구입하면 일정 금액이 기부금으로 적립되는 모델을 만들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후원쇼핑은 판매자가 상품 등록 시 후원상품으로 설정하면 G마켓은 상품 전시 점수에 인센티브를 적용해 노출 우선권을

‘착한 은행’ 트리오도스 성장 비결은

공익·수익 잡은 해외 임팩트 투자 “인간과 환경, 경제의 균형을 목표로 하는 은행업종이 10년 내 세계 인류의 6분의 1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윤리적 목적을 추구하는 은행 국제연합(Global Alliance for Banking on Values·이하 GABV)’의 공동 설립자인 페테르 블롬 트리오도스(Triodos) 은행장의 말이다. GABV에 소속되어 있는 24곳의 금융기관은 이윤 증대 외에 투자할 대상의 윤리와 공익을 따진다. 실물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며, 지역사회 기반 기업에 대한 금융이나 마이크로파이낸스 등 사회적 금융(Social Finance)을 제공한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네덜란드 트리오도스, 독일 GLS은행을 비롯한 GABV 소속 은행들은 당기순이익이 772만달러( 약 89억원)에서 1663만달러(약 190억원)로 2배가량 늘었다. 지속 가능성에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트리오도스은행(Triodos Bank)은 세계금융 위기가 터진 다음 해인 2009년 영국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와 국제금융공사(IFC·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지속 가능한 은행’으로 선정됐다. 자산이 겨우 43억유로(약 6조3214억원) 수준인 트리오도스은행의 지난 10년간의 성과는 놀랍다. 2010년 순이익(178억원)은 전년 대비 20% 늘었고, 대표 상품인 지속 가능자산 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12%에 이른다. 이 조그만 은행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트리오도스은행 수익의 약 80%는 예금 상품 및 사업 자금 대출에서 나온다. 중요한 것은 융자 심의를 할 때 사업을 통해 창출되는 사회적 부가가치를 먼저 본다는 점이다. 일명 ‘임팩트 투자(impact in vestment)’다. 융자 대상 산업 중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 신재생에너지, 유기농 사업 등 환경을 이롭게 하는 사업이다. 전체 융자액의 30% 정도는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단체의 몫이다. 최근 트리오도스은행은 네덜란드

[Cover Story] 해외선 각광받는 ‘임팩트 투자’<사회적 가치 고려하는 금융거래방식> 한국에선 투자처 찾기 어렵다

[Cover Story] 임팩트 투자에 희비 엇갈리는 사회적기업 생태계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환경가치 고려하는 금융거래 방식이지만 실제 투자받는 기업 적어 벤처, 임팩트 투자자들 “복지 위주의 사회적기업 투자하기 어렵다” 토로 사회적기업도 명분 외에 신재생에너지·태양광 등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비즈니스 기회 잡아야 임팩트 투자 받을 수 있어 집을 공유해 같이 쓰는 ‘셰어하우스(Sharehouse)’ 사업을 벌이는 소셜벤처 ‘프로젝트옥’은 최근 스페인과 일본 등 해외로부터 투자문의를 받았다. ‘프로젝트옥’은 방치된 공간이나 공공기관의 유휴공간 등을 빌려 리모델링한 후, 제삼자에게 재임대해주는 사업을 벌인다. 보증금 없이 3~4명이 평균 30~35만원의 월세만으로 살 수 있어 ‘반값 주거비’를 실현할 수 있다. 1호점의 경쟁률이 15대 1이 넘는 등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4개월 만에 7호점 오픈을 준비 중이다. ‘프로젝트옥’은 사업자금을 임팩트 투자 및 컨설팅 업체인 미스크(MYSC)로부터 투자받기도 했다.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따져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는 최근 몇 년 사이 해외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다. 지난달 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G8 사회적 임팩트 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한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영국 총리는 “빈곤·에너지문제·금융양극화 등 세계가 당면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팩트 투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초 JP모건이 전 세계의 99개 임팩트 투자자 그룹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임팩트 투자 시장 규모는 90억달러(약 9조5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임팩트 투자기금은 늘어나는데, 마땅히 투자할 사회적기업은 없어 하지만 임팩트 투자 기금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에 비해, 현실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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