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 기부만 연 2억원… 느티나무에 사랑이 모였다

경기 용인시 ‘느티나무도서관’ 2000년 2월 지하 사립문고로 시작… 주민의 기부로 2007년 도서관 설립 도난방지 시스템 설치하지 않아도 잃어버린 책보다 기부한 책이 많아 주민들이 책 보수·읽기 자원 봉사 후원자 500여명 연간 2억원 모아 기부금으로 작은도서관 3곳 후원도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느티나무 도서관’. 1층 입구에 들어서자 아이들이 커다란 나무 그네에 걸터앉아 동화책을 읽고 있었다. 도서관 왼쪽의 ‘사랑방’에는 세 살배기 자녀와 엎드려서 그림책을 읽어주는 엄마, 장난감을 쫓아 마루방을 기어다니는 아기들도 보였다. 1층과 2층 사이의 다락방에는 만화책이 가득했고, 뒷문에는 마당으로 곧장 이어지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미끄럼틀이 설치돼 있었다. 도서관 곳곳에서 이웃사촌, 옆집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할아버지와 학생들로 북적댔다. 하루 평균 600명, 주말에는 1000여명의 주민이 이곳을 다녀간다. 하루 대출 권수도 1000권을 훌쩍 넘는다. 그러나 이곳엔 도난방지시스템은 물론 그 흔한 CCTV조차 없다. 박영숙 느티나무도서관재단 이사장은 “책 잘 잃어버리는 도서관이 이 도서관의 모토”라며 미소를 지었다. “도난방지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최소 1300만원이 들더군요. 직원들이 ‘차라리 1300만원어치 책을 잃어버리자’고 입을 모았어요. 주민들이 그만큼 책을 읽고 꿈을 꾼다면, 도서관은 1300만원보다 더 값진 것을 얻게 되니까요. 13년간 느티나무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잃어버린 책보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책이 훨씬 많습니다.” ◇지하상가의 ‘사립문고’, 용인시의 ‘사랑방’ 되다 2000년 2월, 당시 용인시 수지읍(현 수지구)에는 신도시 개발 때문에 가건물에 사는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았다. 기존에 살던 주민들과 신규 유입자들 간의 빈부 격차도 심화되고 있었다. ‘온 동네

[나눔의 리더를 찾아서] ⑫ “경주 최부자가 곳간 열었듯… 글로벌 기업 걸맞은 성숙한 기부 필요”

나눔의 리더를 찾아서⑫… 류종수 유니세프 사무총장 미국 포담 대학원 시절 ‘유나이티드 웨이’에서 방과후학교 모금 도와 ‘아시아나’와 유니세프의 ‘사랑의 기내동전모으기’ 18년 동안 70여억원 기부 60년전 도움받던 아이들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민간기부 7위 한국으로 의외의 인물이었다. 지난 4월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 한국위원회 신임 사무총장을 맡은 ‘류종수(50)’라는 이름은 국내에선 별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1994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생긴 이래 18년 동안 박동은(77) 사무총장 체제로 운영되던 사무국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궁금했다. 취임 6개월여가 흐른 지난 15일, 창밖으로 경복궁이 바라보이는 서울 종로구 창성동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실 4층에서 류 사무총장을 만났다. ―대학 시절 이후 20년 동안 미국에서 모금전문가로 활약해온 경력을 인정받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선임됐습니다. 어떤 포부를 갖고 있는지요. “뉴욕 포담대 대학원 시절, 미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격인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 뉴욕본부에서 인턴생활을 했어요. 지역아동센터의 방과후학교를 맡아 프로그램 개발과 기금 모금을 하는 일이었어요. 시니어가 임신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제가 이끌었는데 모금이 400% 늘었어요. 저는 숫자에 탁월하고 목표 집중도가 높습니다. 뉴욕은 모금·배분이 매우 발전돼 있어요. 교육·보건·환경 등 종류별, 기관별로 카테고리가 세밀하게 나뉘어 있어 기부자가 선택만 하면 되죠. 사립고등학교, 뉴욕중앙노조위 등의 기금 모금을 도왔고 뉴욕 플러싱 YMCA에서 동양인으로서 최연소로 이사장이 됐어요. 모금 분야도 전문가가 되려면 여러 종류·기관의 기금 모금을 해봐야 해요. 경험에서 나오는 동물적인 본능이 중요하죠. 저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를 국제 구호개발의 ‘파워하우스(Power House)’로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 5% 수준인 기업 기부도 국제 평균인 12~13%로

차가운 경제 속 기부 온도는 따뜻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기부지수 발표 서울시 노원구 한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김혜란(45)씨는 작년부터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한 구호 단체에 매달 3만원씩 후원을 하고 있다. ‘기부 단체가 어디냐’고 묻자 한참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생각해냈다. 김씨는 “매달 꼬박꼬박 통장에서 돈이 나가지만 딱히 이 단체의 ‘후원자’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부 단체로부터 정기적으로 받는 뉴스레터도 없다. 김씨의 사례는 한국인 기부 문화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는 통계수치로도 드러났다. 지난달 17일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발표한 조사에서, 자원봉사 활동처 인지(認知) 경로에서 가족이나 지인·개인적 모임 등 개인적 관계망이 39.9%를 차지했다. 기부처 인지 경로 또한 대중매체(27.4 %) 및 시설의 직접 홍보(24.8%)에 이어, 개인적 관계망도 23.8%나 차지했다. 주변의 추천이나 홍보에 의해 기부할 단체를 선정하는, 이른바 ‘입소문 효과’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기부자들이 정기 후원을 중단하거나 변경하는 이유는 뭘까. 이번 조사에서 기부 경험자 중 지난 2년 동안 정기 기부를 중단했거나 변경한 사람은 10.3%를 차지했다. ‘기부 중단자’를 조사한 노연희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외국은 기부를 중단하는 사람과 계속하는 사람이 기부단체를 인식하는 차이가 큰 데 반해, 우리나라는 기부 중단자 50%가 기부 단체나 기부 자체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다”며 “기부단체들이 기부자에 대한 차별화된 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평균 기부액은 21만9000원으로 2009년보다 3만7000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 기부 참여율도 31.7%로 2009년(24.2%)보다 7.5% 증가했다. 특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돈 쓰기, 우리가 알려드립니다

비영리 펀드레이저 세계 ‘펀드레이저’란? 후원자와 수혜자 연결, 원활한 기부 돕는 전문가 모금 기술보다 신뢰 구축…기업에 ‘잘하고 있다’ 칭찬과 격려로 나눔 독려 지난 2007년, 미국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향후 의사(연평균 소득 1위)를 앞지르는 유망 직종으로 ‘펀드레이저(Fund raiser·모금 전문가)’를 꼽았다. ‘펀드레이저’란 기금의 목적과 자금 규모를 분석해 개인, 단체의 기부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기획·실행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미국의 주식 부자 워런 버핏이 재산의 85%를 기부하기까지 ‘펀드레이저’들이 숨은 조력자 역할을 했다. 국내에도 기부·나눔 문화가 확산되면서 ‘펀드레이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황신애 건국대 발전기금본부 모금기획부장… “펀드레이저의 역량은 기부 전(前)단계에서 결정된다” “많은 분이 ‘대학은 등록금도 받고 건물도 많은데, 왜 모금을 따로 하느냐’고 반문합니다. 당장 굶어 죽는 아프리카 아이들과 비교해볼 때, 대학 모금은 긴급하지도 않고, 기부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도 않기 때문이죠.” 황신애 건국대 발전기금본부 모금기획부장은 대학모금의 전문가다. 모교인 한국외대에서 10년간 모금전담 직원으로 활동했고 지난 2007년 서울대에 스카우트돼 개인기부금 200억원을 유치하는 등 3년간 발전기금 3500억원을 모금했다. 이후 건국대로 자리를 옮긴 지 1년 만에 100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았다. 황 부장은 “모금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기부가 이뤄지기 전까지의 사전 준비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행사에 자주 참석하거나, 우편물에 호응이 있는 분들에게 먼저 다가갑니다.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거나 성공한 분들의 기사와 책을 읽고 찾아가기도 합니다. 모금 실적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해요. 사람과의 ‘관계’보다 모금 ‘기술’에만 집중하는 마음도 경계해야 해요. 신뢰가 쌓이면, 기부자의 마음은 저절로 열립니다. 많게는 스무

“누구나 될 수 있는” 1인 펀드레이저 시작하기

1.좋아하는 것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시작하라 여행, 마라톤, 파티, 사회적 경제…. 평소 좋아하던 분야를 택해야 지속성이 생긴다. 1인 모금은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면 활동이 힘들다.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것을 연계해야 한다. 2.플랫폼을 갖춰라 개인은 기부자를 모으기가 어렵다. 홍보에 대한 비용 부담도 크다. 그래서 효과적인 플랫폼은 필수다. 웹사이트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한 손쉬운 기부 플랫폼을 우선 선택하면 좋다. 3.지인 네트워크를 확산시켜라 1인 모금의 시작이자 주 대상은 지인 네트워크다. 관건은 ‘선순환’ 여부다. 지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확산이 이뤄져야 한다. 지인들로 시작해 일반인으로 범위를 넓힌 기부 마라톤 대회가 좋은 예이다. SNS나 모바일 네트워크의 적극적인 활용도 방법이 될 수 있다. 4.범위를 명확히 하라 나 홀로 활동은 외로움이 따른다. 범위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동기부여와 자기만족을 가질 수 있다. 우근철씨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을 참여시킬까” 하는 고민과 늘 싸웠지만 “이제 3년인데, 10년 보고 믿음을 쌓자”는 발상 전환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김정관씨는 “목표를 가지면 활동이 명확해진다”며 “무에서 시작해 100명이라는 사람이 기부에 반응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둔다”고 했다. 5.눈앞의 결과에 연연하지 마라 1인 모금은 모금 결과보다 나눔 확산에 더 큰 무게를 갖는다.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하나 둘 동참하는 것이 느껴진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돈이 없어 2회 대회를 준비 도중 포기했던 기부 마라톤 대회는 10년 만에 서울 시민 5000명이 참여하는 규모의 대회로 성장했다.

기부? 날 따라 해봐요 이렇게 재미에 아이디어 갖추고 나눔 앞장서는 ‘1인 펀드레이저’들

자전거 기부 우근철씨_’여행으로 희망 주고파 ‘거리 공연 모금해 선물 마라톤 기부 이동윤씨_아이 아프면 가족 위태… 치료비 지원해 행복 도와 자선 파티 여는 최미영씨_’즐기면서 좋은 일 하자 ‘파티로 모금해 학교 건립 설문·기부 연결한 김정관씨_질문 응답하면 100원씩… 기부의 첫 보람 느끼도록 개인이나 단체의 기부활동을 독려하는 모금 전문가 ‘펀드레이저(Fundraiser)’. 통상 조직적으로 이뤄지던 이 활동이 최근 개인적인 차원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나눔 문화가 확산되고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부터다. 더나은미래에서는 각 분야에서 ‘1인 펀드레이저’로 활동 중인 4인을 만나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했는지 물었다. ◇자전거 전국 일주와 거리 공연으로 아이들에게 희망 전하는 우근철씨 우근철(28·사랑밭 새벽편지 간사)씨는 1년에 한 번씩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돈다. 여행 도중에는 광대로 변해 거리 공연을 펼친다. 대학 때 익혔던 ‘마임’이 밑천이 된다. 사람들은 지갑을 열어 답례한다. 동전을 넣는 아이도, 5만원짜리 지폐를 선뜻 꺼내는 노신사도 있다. 그렇게 모인 돈으로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선물한다. 올해로 세 번째 여정을 마친 ‘제법 따뜻한 여행(이하 ‘제따여’)’ 이야기다. 대학 졸업 후 무작정 찾은 스페인 성지 순례길이 ‘제따여’를 만든 계기다. 여비가 없어 고생하던 그에게 여행지에서 만난 외국인들의 ‘베풂’은 큰 힘이 됐다. 말 없이 먹을 것을 나눠준 할아버지, 자신의 모금통을 통째로 건넨 거리의 악사, 여행용품을 나누고 떠난 순례자…. 우씨는 “너무 많은 것을 받기만 해서 자연스럽게 나도 베풀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한다. 스페인 여행이 베푸는 마음을 갖게 했다면, 이후 이어진 인도 여행은

SNS로 알리고 파티 열고… 기부가 변한다

NGO의 모금활동 현지 사정 잘 알고 있는 직원 참여 거리캠페인전체 모금액의 70% 맞춤형 컨설팅으로 고액 기부자 마음 잡기도 전략 더한 모금활동으로 기부자의 마음 공략한다 “기부자의 마음을 여는 말 한마디가 아이 한 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8일, 구의역에서 만난 한정오(46)씨의 얼굴은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땀을 닦아내는 것도 잊은 듯했다. 한씨의 시선은 오로지 바쁜 걸음으로 지하철역을 나서는 시민들에게 고정돼 있었다. 그녀는 제3세계 빈곤아동들을 지원하는 NGO, 월드쉐어에서 3년째 거리캠페인을 전담하고 있다. “거리캠페인 중에 만난 70세 할머니가 폐지를 주워 모은 돈으로 매달 3만5000원씩, 벌써 2년째 아프리카 아이를 후원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힌 한씨는 “뙤약볕 더위에 주저앉고 싶다가도 뜻있는 후원자를 만날 때마다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얼굴과 얼굴 맞댄 거리캠페인, 기부자 마음 열어 월드쉐어의 전체 모금액 중 70% 이상은 거리캠페인을 통해 이뤄진다. 지하철역, 공원, 휴게소 등이 캠페인 무대다. 2008년 설립 이후, 전년 대비 신규회원 증가율이 2010년에 15.3%, 2011년에 32.7%에 달한다. 월드쉐어보다 규모가 큰 다른 NGO들이 거리캠페인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아갈 정도다. 류원규 월드쉐어 총괄팀장은 “거리캠페인을 일반 자원봉사자들에게 맡기지 않고 직원들이 직접 진행한다”며 입을 열었다. 거리캠페인 전담직원 외에도, 전 직원이 날짜를 정해 번갈아 현장에 나간다고 한다. 그는 “바삐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후원을 강요하거나 잘못된 태도를 보이면, 해당 NGO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이 기부 자체에 거부감을 갖게 된다”면서 “기부 현장의 최전선에 최고의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입 직원들은 일반

쌀 화환·나무 심기 남다른 스타 사랑

팬클럽의 착한 기부 지난 7월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앞에 망고나무가 그려진 화환이 쭉 늘어섰다. 이날은 여성 4인조 그룹 투애니원(2NE1)의 ‘글로벌 투어’ 서울 공연이 있던 날. 팬들의 특별선물은 1210그루에 달하는 망고나무다. 이 나무는 남수단 톤즈 지역에 실제로 심긴다. 남수단은 인구의 90%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최빈국. 지역 주민들은 망고를 식량으로 이용하거나 망고를 팔아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투애니원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이효정 마케팅 팀장은 “4년 전부터 팬들 사이에서 (아티스트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며 “빅뱅, 투애니원 등 소속 연예인의 팬들은 축하거리가 있을 때마다 쌀 화환을 선물하며 기부활동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쌀 화환을 사면 그 양만큼 실제 어려운 곳에 쌀이 기부되는 형식이다. 한류 바람이 불며 국내 아티스트들의 해외진출이 늘자 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세계의 어려운 곳을 향했다. 나무 심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부를 실천하는 사회적기업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는 “투애니원 팬들의 참여를 통해 1210그루 어치의 망고나무를 심을 수 있는 기부금이 모였다”며 “이 금액이 우리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월드비전으로 전해져 오는 10월 남수단 톤즈에 실제 나무 심기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예전 팬들의 문화가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선물을 전하는 것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그 연예인의 이름으로 착한 일을 하려는 현상이 늘었다”고 말했다. 기부의 착한 ‘진화’인 셈이다.

학술장학 재단 압도적… 자료·정보 없는 휴면재단 많아

국내 공익재단 현황 국내 고액기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부 형태는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개인재단의 숫자나 규모는 정확히 파악할 수가 없다. 재단 설립 목적에 따라 주무 부처가 다르고, 공익법인 설립 허가와 지도·감독을 하는 전담 기관이 없다. 최근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소장 원윤희)는 국내 민간 공익재단에 대한 기초연구를 조사·발표했다. 국내 재단 규모를 파악한 최초의 시도로, 정부 중앙부처 및 각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제공받은 공익재단 리스트 중 국세청 공시 및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실제 현황 파악이 가능한 1190개를 분석한 결과다. 민간 공익재단의 73%는 1990년대 이후에 설립됐으며, 61.6%가 서울·경기에 집중되어 있었다. 유형별로는 학술장학 부분에 집중한 재단이 67.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사회복지 부분(13.4%)이 뒤를 이었다. 자산 규모는 10억~50억원 사이가 전체 49.3%로 가장 높았으며, 1000억원 이상의 규모를 가진 곳은 대기업이 출자한 12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무관청은 교육과학기술부(60%), 보건복지부(15.7%) 순으로 많았고, 설립주체는 개인이 45.7%, 기업이 18.1%였다. 재단의 연수입은 연 1억~5억원(34.5%)이 가장 많았고, 1억원 미만(28.2%), 10억~100억원(21.4%) 순이었다. 1980년대 이후 국내 공익재단의 설립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1990년대 이후에는 전통적 장학재단 외에 사회복지분야 재단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정보가 존재하지 않는 ‘휴면재단’이 너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10월부터 4개월 동안 중앙 정부 및 지자체, 광역시들에 홈페이지 공개 정보와 재단 정보 공개를 요청해 4582개의 공익 재단을 수집했는데, 그 중 실질적으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곳은 1190개에 그쳤다. 60% 이상의 공익재단은 접근 가능한 자료를 찾을

고액 자산가 겨냥, 기부 금융상품 잇따라

국내 기부 트렌드 원금에 이자까지 기부… 운용 수수료 지정기부 상품도 NGO 투명성 높이고 세제 개혁 뒷받침 돼야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의 ‘세계 부자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부자는 2007년 43만3000명이다. 2017년에는 105만3000명으로 증가하여 세계 12위의 부자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주거용 부동산을 제외한 모든 자산의 순가치가 미화 100만달러 이상인 개인을 ‘부자’라고 정의). 이와 함께 개인기부 참여율도 높아지고 있다. 2009년 세계기부지수가 81위에 머물렀던 한국은 1년 만에 57위로 뛰어올라, OECD 국가들 중 가장 빠른 기부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 기부가 늘어나는 지금, 기부 문화의 확산을 위해 보다 전략적인 ‘계획기부’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국내에도 기부와 금융상품이 결합된 새로운 계획기부 움직임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2010년 8월부터 금융권 최초로 사내에 기부 컨설턴트를 도입, 기부컨설팅을 시작했다. 기부를 원하는 고객이 담당 PB(Private Banker)에게 신청하면 기부 컨설턴트가 1대1 상담을 통해 재단 설립이나 비영리 공익단체 기부를 자문해준다. 차선주 신문화팀 과장은 “증권사의 자산관리시스템 안에 기부컨설팅 서비스를 앉혀놓아 고객과 1차 면담을 하는 PB들이 내용을 소개한다”며 “월 2~3회씩 컨설팅 의뢰가 들어오는데, 아직까지 국내 고액자산가들은 대부분 재단 설립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컨설팅을 받는 중간에 재단 설립을 포기하는 고액기부자도 많다. 차선주 과장은 “재단법인을 만들려면 주무관청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서류작업과 허가받는 과정이 까다롭다”며 “설립한 후에도 1년에 두 번 주무관청에 사업계획과 결과를 보고해야 하고, 세무 확인과 국세청 공시를 해야 하는 등 운영절차도 복잡해 자산가들

더나은미래 신문 보고 나눔 결심 “기부란 특별한 사람만의 몫이 아니더라고요”

조선일보 독자들 후원 함께해 “바로 제 주변에 있었어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도, 그 이웃을 돕는 또 다른 이웃도요.” 기부란 특별한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봉사란 거창한 일을 지칭하는 줄로만 알았다. 작은 나눔이 아름다운 이유, 정현영(39)씨는 지면에 소개된 사연들을 통해 깨달았다. “조선일보를 꾸준히 구독해왔는데 유독 공익섹션에 눈이 많이 갔어요.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었거든요. 어려운 형편에도 남을 돕는 사람들, 몸소 나눔을 실천하는 부모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지면을 통해 꾸준히 나눔을 접해왔기 때문일까요. 언젠가부터 자연스레 저도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캄보디아 빈민 밀집 지역, 롤루어(Roluous) 마을에 사는 락스미(10) 형제 기사를 접했을 땐 눈물이 났다. 새벽 3시부터 일을 하고, 하루 일당 500원을 모두 빚 갚는 데 쓰는 이들 형제의 생활이 안쓰러웠다. 더 놀란 건 이 마을에 사는 아이들 대부분이 락스미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단 점이었다. “해외 빈곤 지역의 현실이 그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저도 세 자녀를 키우는 엄마로서, 락스미 부모의 심경이 전해져서 더욱 마음이 아팠어요. 해외 아동과의 일대일 결연을 결심하게 됐죠.” 현영씨는 이번 후원을 통해서 자녀들이 나눔을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쉽고, 보람 있는 일로 깨닫기를 바란다.”저는 기부를 하기까지 39년이 걸렸잖아요. 우리 아이들은 저보다 더 이른 시기에 나누는 기쁨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지금도 좋은 기사가 있으면 아이들과 함께 읽곤 한답니다.” 김윤숙(57)씨는 6월 28일자 더나은미래 지면에 소개된 권미선씨 사연을 보고 후원을 결심했다. 13년 동안 150여

“지속가능한 기부하려면 분명한 목적·계획 세워야 합니다”

중부재단 이사장부부가 말하는 고액기부 비법 2003년 개인재산 30억원 출연해 민간독립재단인’중부재단’ 설립한 부부 중부도시가스 영업이익 5% 기부금으로 쓰여 “우리의 진짜 비결은 끈기 ‘중부재단처럼 해라’라는말 듣고 싶어요” 최근 고액기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자는 지난 5일 중부재단의 이혜원 이사장, 중부도시가스의 김항덕 회장 부부를 자택에서 만났다. 2003년 김항덕 회장과 이혜원 이사장은 개인재산 30억원을 출연해 중부재단을 설립했다. ‘개인이 재단을 설립한다’는 개념 자체가 지금처럼 알려져 있지 않았던 시절이다.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가치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입니다. 그 속성상 경쟁에서 도태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지요. 나라에서 이 사람들을 다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사회 전체가 같이 고민하고 부담해야 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우리 부부는 이런 일에 대해 오래전부터 고민을 나눴습니다.” 김항덕 회장의 말에 이혜원 이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단을 만들기 전부터 YWCA나 대한적십자사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보람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보니 기부나 봉사를 넘어선 재단 설립이 생각났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사회복지대학원에 다녔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과 공부도 하고 교수님들과 고민도 나눴지요.” 이혜원 이사장이 대학원 문을 두드렸을 때 그녀의 나이는 쉰두 살이었다. 늦깎이 대학원생이 꼼꼼하게 준비해 설립한 중부재단은 민간독립재단임을 강조한다. “기업재단은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하면 재단은 그 방향성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의 경영 환경이 안 좋아지면 재단의 사업비가 줄어들기도 하고 때로는 조세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독립재단은 재단의 고유 사명에 따라 일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