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행복 지수’ 최하위 한국… 아동 대표 8人 “어른에게 바란다”

굿네이버스 글로벌리더단 목소리   月평균 107만원 사교육비 공교육 질적 향상 시급…언어 폭력도 학대의 일종, 늦은 귀갓길 등 안전 위해 CCTV나 가로등 설치도 필요성별·나이 차별 존재해선 안돼… 모든 아동 평등한 대우 받아야   지난 13일 굿네이버스 글로벌리더단 아동 대표 8인의 자유 발언 시간엔 열기가 가득했다. 엄태익(19·광덕고 3)군의 말은 끝나기 무섭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엄군은 이어 “국·영·수 위주의 획일화된 수업을 강요받다 보니 학업 성취감이 떨어지고 아예 공부를 포기하는 친구들도 있다”며 “꿈에 맞춰서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학과에 적합한 적성을 지닌 학생을 뽑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유엔아동권리협약(UN CRC)에 가입한 지 올해로 26년째다. 하지만 현재 우리 아동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22개국 중 20위, 최하위다. 아동 학대, 사교육, 학교 폭력, 빈부 격차, 차별 등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 요소가 곳곳에 산적해 있다. 아동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요조건은 무엇일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굿네이버스는 아동 정책 제안 캠페인 ‘똑똑똑, 아이들의 정책을 부탁해’의 일환으로 당사자인 아동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굿네이버스 글로벌리더단 아동 대표 8명을 초청, ▲교육 ▲아동 안전 ▲아동 사회 참여 ▲아동 놀이 문화 등 4개 영역에 대해 자유 발언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입시, 교육제도 바꿔주세요   우리 아동의 하루는 학교로 시작해 학원으로 끝난다. 만 2세 이하 아동의 35%, 만 5세 이하 아동은 83%가 사교육을 받고 있을 정도다. 치열한 사교육에 입시 전쟁을

아동학대 방지대책 1년… 얼마나 변했을까

아동학대 방지대책 1년 평가 좌담회   아동 학대 신고 전년 대비 55%↑, 전국 학대예방경찰관 303명 배치23만명 부모에 양육 관련 교육 등 아동보호기관과 공조 체계 눈길 “현장 인프라 구축 확보보단 사회 전반 인식 개선 우선 돼야”   지난해 3월 정부의 ‘아동학대 방지대책’ 발표 이후, 연간 아동학대 신고접수 건수는 2만5873건으로 전년 대비 55%나 증가했다. 현장은 얼마나 변했을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아동복지NGO 굿네이버스는 ‘아동학대 방지대책 발표 1년, 성과와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사회로 열린 좌담회에는 김정미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 본부장, 우철문 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과장, 임대식 보건복지부 아동권리과 과장,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명애 안산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가나다순)이 참석했다.   ◇아동학대 방지대책 1년…정부 합동점검, 경찰-아동보호기관 공조 체계 이뤄져   이봉주=먼저 대책을 발표한 정부와 경찰,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보전)에서 부문별 성과를 공유해 달라. 임대식=정부는 지난해 위기 아동 1만7000여 명에 대한 합동 점검을 했다. 학대 사례 90여 건을 조기 발견해 피해 아동 보호 및 부모 교육을 실시했다. 또 관련법 개정으로 신고의무자 범위 확대 및 미취학·장기 결석 아동에 대한 신속 발견이 가능해졌다. 전국 4개 검찰청에 여성아동범죄조사부를 신설하고 59개 검찰청, 252개 경찰서에 전담 검사 및 여성청소년 수사팀을 배치한 것도 성과다. 약 23만명의 부모가 자녀 양육 관련 온라인 교육 영상을 필수적으로 시청하는 등 국민 인식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우철문=학대 예방 및 사후 관리를 전담하는 학대예방경찰관(APO·Anti-Abuse Police Officer)

아동 보호 정책, 이번엔 달라질까

대선 후보 5人, 아동학대 공약   지난 18일, 주요 대선 후보 5인의 ‘10대 공약‘이 공개됐다. 굵직한 정책들 사이에서 아동 보호 정책은 보이지 않았다. ‘아동학대’란 단어는 15명 후보 전체 공약을 통틀어 단 한 번 언급됐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와 함께 후보 5인의 아동학대 공약을 들여다봤다. 각 후보 캠프로부터 각각 취합한 공약은 ▲아동학대 예방 및 조기 발견 강화 ▲아동학대 신속 대응 체계 구축 ▲대국민 인식 개선 등 3가지로 분류했다. 우선 아동학대 예방 및 조기 발견 강화 부문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간호사와 사회복지사가 아동 가정을 방문, 지원’하는 가정방문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영국, 네덜란드 등에서 실시 중인 제도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아동 관련 기관들의 신고 의무 확대를,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보육시설 내 관리 감독 강화를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출생 아동에 대한 공적 보호 체계로 아동 유기를 막겠다고 밝혔다.   아동학대 신속 대응 체계 구축과 관련, 후보 대부분은 아동보호시설 확충을 내세웠다. 다만 공약에 구체적인 목표 기한이나 시설 수 등의 언급이 없었다. 그나마 유 후보가 ‘학대피해아동쉼터를 5년 내 100여 곳 이상 확대하겠다’며 목표치를 세웠다. 다양성 측면에서는 심 후보의 공약이 눈에 띄었다. 심 후보는 ‘시군구 아동학대전담부서 설치’, ‘학대행위자 치료, 교육 의무화’ 등 학대 행위자와 피해 아동 및 가족, 기관 관계자 등을 아우르는 정책을 내걸었다. 대국민 인식 개선 공약을 살펴보니, 문 후보는 보육교사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유

채찍 대신 훈장을… 이젠 공익법인 숨통 틔워줘야

지난 20일, 문광부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허가를 취소했다. 지난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지고 두 재단의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공익법인에 관한 논의도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여야 정당에서 ‘공익법인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법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최근에는 ‘비영리법인 관리 개선 방안’을 담은 연구 보고서도 나왔다. 지난 20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한국NPO공동회의와 공동으로 ’40년 규제 공익법인,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라는 주제로 심층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연구 보고서에서 공익법인 연구를 진행한 교수진(김진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 박태규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손원익 딜로이트안진 R&D센터 원장, 이상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과 함께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 이일하 굿네이버스 이사장,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가나다순)이 참석했다. ◇비영리법인 사회적 역할 활성화해야 사회=공익법인법이 제정된 지 40년이 넘었다. 현행 법제가 공익법인의 역할이나 사회 변화를 담아내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지향점은 조금씩 다른 듯하다. 공익법인을 둘러싼 현행 법제도의 문제는 무엇인가. 손원익=시민들은 공익법인 투명성에 대한 불신이 높다. 미르·K스포츠재단이 불신을 더 키웠다. 두 재단의 경우 권력이 개입한 것이 문제지 공익법인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현 제도에서는 설립이나 공익성 검증이 각각의 부처에서 이뤄지다 보니 담당 공무원의 이해에 좌우되기도 하고, 통일성이 없다. 사후 관리도 제대로 되기 어려운 구조다. ‘회색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개편이 필요하다. 박태규=개편이 ‘어떻게’ 되느냐가 문제다. 비영리 영역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할 때가 됐다. 일본 정부는 한신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을

얼어붙은 ‘모금 시장’ 비영리단체 조직 개편 속내는?

비영리단체는 조직 개편 중    최근 밀알복지재단은 조직 개편과 함께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공중파 PD 출신 홍보 전문가가 미디어홍보부를, CJ오쇼핑에서 스카우트된 마케팅 전문가가 온라인마케팅부를 이끌게 된다. TV, 신문, 라디오 등 매체별 홍보 전략을 모금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다. 온라인 모금을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마케팅부로 기존 팀을 격상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모금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모금 전략을 고민하는 비영리단체들의 조직 개편이 줄을 잇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1월부터 두 달에 걸쳐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이다. 모금과 홍보 기능을 결합한 것이 큰 특징. 기존 홍보실이 나눔마케팅본부와 회원실로 쪼개져 각 기능을 보강했다. 후원자를 위한 소식지, 연간 보고서를 발간하던 콘텐츠기획팀은 회원실로, 미디어·PR 등 커뮤니케이션팀이 모금과 마케팅을 결합한 전략을 위해 나눔마케팅본부로 흡수 통합된 것. 대신 온라인 홍보는 강화됐다. 마케팅팀 온라인 전략 담당 파트가 온라인팀으로 격상돼, SNS 등 온라인 홍보를 단독으로 실행하게 된다. 대중 모금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고액 모금에서 해답을 찾는 단체도 많다. 기아대책은 고액 모금을 전담하는 ‘메이저 기프트(Major gift)’팀을 본부(메이저 기프트 본부)로 격상시켰다. 2014년 기아대책은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필란트로피 클럽(Philanthropy Club)’을 발족, 2년 반 만에 42명이 가입했다.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임수진 기아대책 홍보팀장은 “고액 모금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모금 전략을 연계·통합하고, 교회 모금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 최초 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한 푸르메재단 역시 고액 후원자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014년 12월 1억원

박용준 글로벌케어 회장,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9대 회장으로 선출돼

2017년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의 신임 회장으로 박용준(65) 글로벌케어 회장이 선출됐다. 지난 2월 23일 가톨릭청년회관에서 ‘2017년 KCOC 정기총회’를 개최한 KCOC는 올해 신임 회장 및 신규 임원 선출과 함께 사업 계획을 확정하는 자리를 가졌다. KCOC는 한국월드비전,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등 해외에서 개발원조 및 인도적 지원사업을 하는 130개 회원단체로 구성된 국내 최대의 국제개발협력 협의체다. G20 서울회의·부산 세계원조총회에서 시민사회포럼의 사무국 역할을 수행했고, 정부 국제개발협력위원회, 국제질병퇴치기금운영심의위원회 등에 민간위원으로 참여해 국내외 개발협력 의제를 주도하고 있다. 박용준 신임회장은 20년 넘게 개도국 현장을 누비며 해외 의료봉사의 기틀을 닦은 내과종양학 박사(의사)이자 국제개발 전문가다. 의료봉사모임인 한국누가회의 이사장으로 봉사하던 1994년, 르완다 난민사태때 찾아간 아프리카에서 ‘국경없는 의사회’ 등 선진국 의료단체의 활약을 목격한 그는 그로부터 3년뒤 의료봉사단체 ‘글로벌케어’를 출범했다. 현재 150여개 회원병원에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 등 전문인력 500여명과 자원봉사자 500여명, 정기후원자 1000여명 등 총 300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대형 NGO로 발돋움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7년 5월 대통령 표창을 비롯, 보건의날 국민훈장(2006), 아산재단 아산상 대상(2011)을 수상한 바 있다. KCOC 부회장을 역임한 박용준 글로벌케어 회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화합과 소통으로 단체간 협력을 이루고, 온오프라인 교육을 통해 개발협력분야의 역량강화를 추진하겠다”는 당선소감을 밝혔다. 올해 박용준 회장을 비롯한 KCOC의 신임 임원은 총 17명이다. 양호승 한국월드비전 회장, 박상은 아프리카미래재단 대표가 부회장으로 선임됐고, 송영태 한국해비타트 대표·이제훈 어린이재단 회장·문영기 한국선의복지재단 이사장·양진옥 굿네이버스 회장·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김노보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이사장·조준호 엔젤스헤이븐 상임이사·서대원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총장·김영주 하트하트재단 이사장·김기진 한국JTS 대표·조현세 한국헬프에이지 회장·최형규

[미래직설(直說)] 스타와 함께하는 생방송 나눔 콘서트 ‘기부쇼’, 들어봤니?

 [미래직설(直說)] 스타와 기부 방송의 만남, ‘기부쇼’편     비투비(BTOB), 다이아, 인디밴드 데이브레이크, 배우 진세연, 방송인 솔비, 장도연, 가수 비… TV에서나 볼 법한 쟁쟁한 스타들이 온라인 생방송에 출연한다. 방송 화면에 유명한 얼굴이 등장할 때마다,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채팅창은 빠르게 올라간다. 스타들은 공연을 하고, 실시간 댓글을 읽어주면서 시청자와 소통한다. 흡사 유명인이 1인 방송을 하는 MBC 예능 ‘마이리틀텔레비전’을 닮았다. 하지만 귀를 기울여 보니 소개하는 사연이 뭔가 달랐다. 굿네이버스가 네이버TV와 손잡고 생방송 나눔콘서트 ‘이웃집콘서트 Give U Show(기부쇼)’를 열었다. 스타들이 온라인 생방송으로 공연도 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의 이야기를 전해 후원 참여를 유도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시청자가 스타가 소개하는 사연을 듣고 응원문자를 보내면, 참여자를 대상으로 스타 애장품을 추첨한다. #5600으로 응원문자를 보내면 최소 월 7,900원인 굿네이버스 정기 후원에 신청할 수 있는 링크를 보내주는 방식.기부쇼는 지난 15, 16일 양일간 굿네이버스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실시간 방송됐다. 비영리단체 종사자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둘째날 방송을 모니터링한 김경하 기자는 “업계 사람들은 ‘역시 굿네이버스가 빠르긴 빠르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좋아하는 가수를 가까이서 보고, 새로운 모금 활동도 시도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절반의 성공”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비영리단체들이 새로운 모금 전략을 앞다퉈 고민하는 지금, 굿네이버스가 온라인 트렌드를 제대로 선점했다는 것이 공통적인 평가였다.  유명 스타들이 연이어 나오는만큼, 방송의 ‘보는 재미’도 확실했다. 쟁쟁한 라인업의 음악 공연과 애장품 기부는 젊은층 시선끌기에도 성공. 현아는 운동화를, 자이언티는 선글라스를 애장품으로 내놓았다. 실시간으로 8000여개 댓글이 달릴 정도.

아동권리침해, 아동이 말하다

굿네이버스 포토보이스 프로젝트 아동이 직접 권리보장, 침해받은 사진 찍어 아이들 스스로 공유하고 토론  페인트가 벗겨지고 녹슨 구름사다리. 초등학교 5학년 김정우(가명·12)군이 촬영한 ‘우리 권리가 침해당한 모습’이다. “고쳐달라고 몇 번 말해도 계속 이래요. 올라가면 삐걱삐걱 소리도 나고, 몇몇 부분은 막 흔들려서 요즘은 잘 안 놀아요. 그네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선생님이 다른 놀이기구는 설치가 안 된대요.” 지난 13일, 전남 A지역아동센터에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았다. 지난해 7월부터 2개월간 진행된 ‘포토보이스’ 연구에 참가했던 아이들이 다시 한 번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포토보이스는 아동이 직접 자기 권리를 보장받은 경험과 침해당한 경험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고, 토론하는 아동권리지수 심층 연구 프로젝트다. 굿네이버스 포토보이스 프로젝트는 수도권 한 곳과 A지역 총 두 곳에서 아이 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프로젝트 이후 아이들 뇌리에 가장 확실히 박힌 것은 ‘놀 권리’라는 단어다. 이전의 놀이가 ‘착한 일’을 한 대가이자, 스스로 정할 수 없는 상품이었다면, 이제는 유엔아동권리헌장에 명시된 당연한 권리임을 안다. 오지학(가명·12)군은 “엄마가 정한 규칙에 따라 휴대폰을 갖고 놀려면 그만큼 공부해야 한다”면서 문제집 사진을 찍어 제출하기도 했다. 수도권 참가자인 정은수(가명·12)양은 “노래방, 트램펄린 등 우리 놀이에는 돈이 필요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성수(가명·11)군은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한 후 얻는 시간은 놀이 시간이 아닌 휴식 시간”이라면서 “친구들과 놀기에도, 좋아하는 프라모델을 만들기에도 너무 짧다”고 말했다. 이날 아이들의 토론을 진행한 길보라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 연구원은 “시간이 부족하고 놀 공간이 마땅치 않은

초4 보다 낮은 중2 ‘아동 권리 지수’…학업 압박으로 생존권 등 위협받아

#1. 내년에 고등학생이 되는 허다연(16)양의 하루는 아침 7시 30분에 시작된다. 오후 4시 학교가 끝나면 바로 학원으로 이동해 저녁 10시까지 공부한다. 방학이 되면 자유시간은 더 줄어든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학원에서 공부하는 일명 ‘텐투텐(10 to 10)’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새벽 2시가 돼야 집에 갈 수 있었다. 허양은 “초등학생 때는 친구들과 노는 게 일상이었는데, 중학생이 된 후 이런 생활을 반복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면서 “대학에 가서 자유시간이 생기면 악기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2. 초등학교 6학년인 강지윤(13)양은 학교가 끝나는 2시 무렵부터 학원에 가는 오후 4시까지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가끔은 분식집에서 함께 떡볶이를 먹거나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한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고민도 나눌 수 있다. 학원 수업이 끝나는 7시 이후로는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강양은 “졸업 전 마지막으로 반 친구들과 함께 놀이동산에 갈 계획을 세웠다”면서 “아쉽지만 중학생이 되면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2, 초4보다 낮은 권리 지수…학업으로 ‘생존권’ ‘발달권’ 위협받는 아이들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권리 침해가 점점 심각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2월 14일 굿네이버스 아동 권리 포럼에서 발표된 ‘대한민국 아동 권리 지수’에 따르면, 중학교 2학년 학생의 권리 지수는 93.1점으로 초등학교 4학년의 권리 지수보다 12.8점 낮았다. 아동 권리 지수는 전체 평균값을 100점으로 놓고 산출했다. 지표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생존권·발달권·보호권·참여권 등 총 4가지 권리 유형별로 구성됐다. 연구는 초4·6학년과

“심리 치료도 감기 주사처럼 자연스러운 것”…어린이 마음 감싸는 ‘좋은마음센터’ 지난 5년

굿네이버스 아동·청소년 심리정서지원사업 ‘좋은마음센터’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이 아프리카의 속담만큼, 이윤지(가명·11)양의 상황을 잘 설명하는 건 없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양은 몇 주 동안 씻지 않는 일이 다반사였다.집은 쓰레기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낮은 자존감과 불안 증상으로 친구들과도 쉽게 어울리지 못했다. 심각한 방임 상태였지만, 이혼 후 홀로 이양을 키우던 아버지는 가정사에 외부인이 개입하는 것을 완강히 거부했다. 굳게 잠긴 이양 아버지의 마음을 처음 연 것은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부산서부였다. 끈질긴 설득 끝에, 아버지는 이양의 심리 치료와 주거 환경 개선에 동의했다. 이때부터 좋은마음센터는 지역 곳곳에 SOS를 쳤고,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했다. 지역주민 멘토는 이양에게 목욕하기, 주변 정돈하기 등 생활 습관을 가르쳤다. 기업의 사회공헌 기금이 투입되면서 쓰레기가 쌓였던 집은 깨끗하게 보수됐고, 이양은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었다. 지역아동센터와 학교는 좋은마음센터, 드림스타트센터, 부산시아동보호종합센터, 희망복지지원단과 함께 이양에 관한 통합사례회의를 열고 아이의 발달 상황을 공유했다. 1년 만에 이양은 또래 친구들과 함께 운동을 할 만큼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 흩어져 있던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좋은마음센터’라는 브리지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연결된 결과다.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아동을 넘어 ‘가정’을 보다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가 올해로 사업 5년째를 맞았다. 좋은마음센터는 정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동과 가족에게 상담·치료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심리 지원 기관이다. 2012년 6개 센터를 시작으로 지금은 전국에서 20개 센터가 운영 중이다. 1년에 약 1만5000명 이상이 센터를 찾고 있다. 좋은마음센터의 가장 큰 특징 중

“초기 개입으로 호전될 수 있는 아동 정신 건강 문제는 뒷전… 사각지대 없애야”…굿네이버스심리정서지원사업 콘퍼런스

굿네이버스 심리정서지원사업 콘퍼런스 지난달 24일 ‘굿네이버스 심리정서지원사업 콘퍼런스’에 참석한 패널들이 아동·청소년의 정신 건강 증진을 위한 대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제공“전국 초·중·고 학생 중 6만여명이 심리 지원이 필요한 ‘관심군’으로 분류됐다. 고위험군 아동을 ‘치료’하는 단계를 넘어, 보편적·예방적 의미의 정신 건강 증진이 필요한 이유다.”(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삶의 만족도는 61.5점으로, OECD 가입국 37국 중 34위다.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아동 학대·방임 신고 건수는 지난해 1만1715건을 기록했다. 청소년 5명 중 1명은 ‘자살 충동’까지 경험하고 있다(2016 제8차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 연구). 아동·청소년의 정신 건강이 우리 사회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심리정서 지원 체계는 어떤 개선점을 갖고 있을까. 지난 11월 24일, 서울 신길동 굿네이버스회관 강당에서 ‘굿네이버스 심리정서지원사업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교육청 공무원, 교사, 지역아동센터장, 기업 임직원, 심리정서 전문가 등 관계자 170여명이 참석했다. ◇가정 감싸는 통합 체계 구축, 숨어있는 저위험군 아동에게 적극 손 뻗어야 기조 발표를 맡은 이봉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드림스타트(취약계층 가정의 0~12세 아동을 중심으로 제공되는 통합사례관리서비스)’ ‘위센터(학생 대상 상담센터)’ 등 아동·청소년을 위한 심리지원 전달 체계가 어느 정도 갖춰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조기 개입이 필요한 저위험군 발굴, 가정 통합 지원, 예방 사업 등 공백으로 남겨진 분야의 강화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랩 어라운드(Wrap around)’형 심리 지원 체계가 갖춰져 있다고 한다. 랩 어라운드란 공공기관(행정)을 통한 사회복지 서비스, 교육기관의 지속적인 정보 공유, 자원봉사자를

“이제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어요, ‘희망’ 담은 커피”

“커피 열매를 제값 받고 팔게 되면서 조그만 땅도 사고, 아이 6명의 의료보험도 가입했죠. 커피 열매에서 다시 ‘희망’을 찾았습니다.” 르완다에서 커피 열매를 수확, 판매해온 베아트리스(52)씨는 몇 년 전만 해도 농사를 접을 생각이었다. 구매업자들은 열매 품질에 상관없이 무게로 가격을 일괄 책정해 헐값에 사 갔고, 이마저도 제때 결제해주지 않아 일을 해도 소득이 오르지 않았던 것. 변화가 생긴 건 2년 전, 굿네이버스가 지역에 ‘카페 드 기사가라’라는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면서다. 이곳에선 열매를 등급별로 나눠 평가해 구매 즉시 대금을 현금으로 줬다. 품질이 좋아 추후 글로벌 시장에서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면 추가 인센티브도 지급했다. 이뿐 아니라, 농민들에게 커피 열매 재배와 수확 노하우 등을 교육해줬다. 덕분에 농가들은 고품질의 커피 생두 생산량을 늘려 연평균 소득도 84달러나 늘었다. 이제 한국에서도 베아트리스씨의 커피 열매를 맛볼 수 있다. 지난 6월부터 굿네이버스는 르완다 커피 생두를 직수입, 일주일에 두 번 로스팅 과정을 거쳐 ‘기부스토어'(www.givestore.kr)에서 판매 중이다. 일주일 내 로스팅부터 배달까지 이뤄져, 소비자들은 가장 신선한 르완다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안형구 굿네이버스 사회적경제팀장은 “판매 수익은 다시 ‘카페 드 기사가라’로 보내져 르완다 농민들의 커피 열매 매입 대금으로 이용될 예정”이라며 “기부스토어를 통해 맛있는 커피도 즐기고 농민 자립도 돕는 ‘일석이조’ 소비를 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