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 기술 활용해 혁신을 꿈꿔라

구글 임팩트 챌린지 설명회 총 상금 30억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구글이 사회 혁신 공모전 ‘구글 임팩트 챌린지’를 론칭하자, 비영리단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는 비영리단체들의 사회 혁신 프로젝트를 선발, 대규모 지원금과 1년 이상 멘토링을 제공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지난 5일과 7일,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설명회에는 500여 명이 몰려 장내를 가득 채웠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토킹 포인츠(Talking Points)’ 임희재 대표를 구글 행아웃으로 연결, 화상 미팅을 하기도 했다. 토킹 포인츠는 지난해 800개 단체가 몰린 샌프란시스코에서 최종 결선 10팀에 뽑힌 단체다. 토킹 포인츠는 다른 언어를 쓰는 교사와 학부모가 주고받는 ‘문자메시지’를 자동 번역해주는 모바일 플랫폼을 제공한다. 100여개 언어가 쓰이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고등학생의 43%가 집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저소득 가정의 60~70%가 인터넷조차 접근하기가 어려운 상황. 비영어권 학부모와 교사의 의사 소통을 원활하게 해,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임 대표는 “당시 설립된 지 6개월밖에 안 된 신생 비영리단체로서 후원자 발굴이 어려웠는데 상금으로 25만불 펀딩을 받으면서 예산이 2배 늘었다”면서 “온라인 투표는 많은 사람에게 단체를 알릴 홍보 기회가 됐다”고 했다. 기술 개발의 경우, 소유권은 비영리단체가 갖지만, 개발은 외주업체에 맡겨 진행했다. 임 대표는 “대중이 한 문장만 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핵심 스토리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글 측에 따르면, 심사 기준은 4가지다. 지역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지역사회 영향력), 기술을 활용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지(기술과 독창성), 많은

“사회문제 많은데 재원은 한정… 이걸 해결하는 게 혁신이죠”

브렌튼 가핀 英 네스타 혁신기술팀 팀장 “좋은 아이디어가 중요하진 않아요. 그저 그런 아이디어가 좋은 사람과 만났을 때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만듭니다.” 영국의 네스타(NESTA)는 3억5000만파운드(약 7000억원)의 기금을 통해 벤처기업과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공익 재단이다. 지난달 27일 한국사회투자가 주최한 ‘2013 소셜이노베이션글로벌심포지엄’에 참석한 브렌튼 가핀(Brenton Caffin) 영국 네스타 혁신기술팀 팀장은 ‘혁신 투자’의 키워드를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호주의 사회혁신센터 택시(TACSI)에서 창립 CEO를 역임하기도 했다.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이 왜 중요한가? 대표적인 사회혁신 사례가 있었다면 알려달라. “호주에서는 지난 10년간 가정 폭력, 가정 해체 등으로 인해 보호시설로 보내지는 아동 수가 50% 가까이 급증했다. 호주사회혁신센터에서는 ‘패밀리바이패밀리 (Family by Family)’ 라는 모델을 만들었다. 이미 위기를 극복한 가족들과 문제를 겪는 가족들이 서로 만나 상담할 수 있도록 1:1로 매칭해주는 것이다. 첫해에 가족들이 90%가 프로그램에 참가했고, 이중 다수가 가족문제를 해결했다. 서부 호주 주정부에서 첫 투자 금액의 2배인 300만달러를 3년간 투자하기로 했고, 다른 주 정부에서도 이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엄청난 정부 예산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교육이나 의료, 고령화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는데, 국가의 재원은 한정돼 있다. 이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풀어가는 ‘사회혁신’은 그래서 중요하다.” ―사회혁신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우선 분명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사회를 바꿀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지속 가능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수익구조가 확실해야 한다. 둘째 시장이다. 사회혁신 기업의 공급을 받아줄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사회적기업 2.0 시대가 왔다] ③사회적기업의 현재와 고민

사회적기업 꿈꾸는 청년 늘어… 공공시장 열어줘야 가치 있는 일 하겠다며 영리기업에서 전환 해 우선 구매·가산점 등 자생력 키울 시스템 필요 “사회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돈도 벌자.” 2009년 가을,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한 청년이 모교인 연세대에 구인 포스터를 붙였다. 몇 달이 지났지만 단 한 명의 지원자도 없었다. 그로부터 3년. 이 회사는 주요 언론사를 포함, 1만7000개의 사이트에서 활용되는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소셜댓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IT형 사회적기업 ‘시지온’ 이야기다. 이인경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사무국장은 “고등학교에서 사회적기업 공모전 참여의사를 밝히고, 중학교에서 사회적기업 탐방 의뢰를 해오는 등 저변이 더 확대되는 추세”라며 “청년들의 다양한 욕구와 사회적 트렌드, 정부의 정책방향이 만난 결과”라고 말했다. ‘더나은미래’는 세스넷, 하자센터, 사회연대은행, 함께일하는재단 등 청년 사회적기업가를 육성하는 4곳 단체의 협조를 받아, 청년 예비 사회적기업가 35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이들의 고민과 당부를 들어봤다. 왜 청년들은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걸까. 설문에 참여한 35명의 창업 전 종사직업을 보면, 대학생 및 대학원생(16명)이 가장 많았으나, 영리기업(7명)과 자영업(6명)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실제로 대학생들은 사회적기업 연구 및 프로젝트 실행 동아리 등을 꾸리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감을 갖춘 비즈니스 리더를 양성하는 글로벌 비영리단체 ‘사이프(SIFE)’, 사회적기업 연구 대학연합동아리 ‘센(SEN)’, 서울대학교 내 사회적기업 연구동아리 ‘스누위시(SNU WISH)’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영리기업에서 일하다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한 사례도 많다. 강연과 콘서트의 결합을 시도한 강연기획 전문 예비사회적기업인 마이크임팩트 한동헌 대표도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2년 반 근무하다 사회적기업 창업으로 방향을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