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칭 그랜트
“건강 기업으로서 도움되고 싶었죠”

윤병호 부사장 인간문화재는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보편적인 대상자는 아니다. 한독약품과 문화재청, 전국 11개 의료기관이 함께 진행하는 협력 의료봉사 모델도 새롭다. 지난 21일, 한독약품 윤병호(60·사진) 부사장을 통해 ‘인간문화재 지킴이’ 캠페인을 펼친 의미와 계획을 들었다. ―왜 인간문화재인가. “인간문화재는 나라의 살아있는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인간문화재의 평균 연령이 69.3세로 고령이기도 하고, 130만원의 정부지원금은 전승 유지에 쓰기에도 부족하더라. 건강관리는 말할 것도 없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건강을 책임지는 기업이니, 인간문화재들이 전수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해 드리자고 생각했다. 제약회사로서 가지는 기업의 비전과 사회공헌 활동의 방향도 잘 맞았다.” ―캠페인 비용을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마련한다는데…. “직원들이 자신의 급여 중 일부를 기부하고, 회사에서 동일 금액을 기부한다. 2009년, 처음 ‘인간문화재 지킴이’ 캠페인을 시작할 때, 직원들에게 이 활동의 의미를 충분히 설명했다. 이에 공감한 직원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도록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었던 것도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주효했던 것 같다. 매월 5월이면 가족을 초청하는 ‘패밀리투어’ 행사를 여는데, 인간문화재에게 강강술래를 배우는 시간도 갖기도 했다. 지난 15일 열린 ‘조선왕조 궁중음식 만들기’ 행사에 임직원들도 참여하도록 독려했는데 이도 같은 이유다.” ―지난 3년 동안 ‘인간문화재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지난 6월이었다. 충북 음성지역 다문화 가정 120여명을 한독의약박물관에 초청해 ‘남사당놀이’를 보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과연 우리 전통 공연을 좋아할까’ 의문이 있었다. 북과 꽹과리 소리가 울리자, 다문화 가정 부모와 아이들,

인간문화재 지원으로 전통문화 관심 키운다

한독약품 ‘인간문화재 지킴이’ 캠페인 직원들 기부하는 급여에 회사가 같은 금액 지원하는 ‘매칭그랜트’ 방식 도입해 인간문화재 건강 관리 총 70여 명 대상으로 2년마다 무료 건강검진 2010년부터 나눔 공연 인간문화재에 공연 기회 초청받은 소외계층에게는 문화 접하는 계기 마련 “조선시대엔 집에 손님이 오면 ‘활 쏘러 갑시다’란 말을 꼭 했지. 요즘 말로 하자면 ‘차 한잔 합시다’란 뜻이야. 그만큼 중요한 의례 중 하나였어.” 유영기(75)씨는 전통 활과 화살을 만드는 ‘궁시장(弓矢匠)’이다. 199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7호로 지정돼 인간문화재로 인정을 받았다. 3대째 전통 공예를 이어온 유씨지만, 아들 유세현(49)씨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활을 만들겠다”고 하자 처음에는 반갑지 않았다. 돈 벌기 어려운 직업이기 때문이다. 유씨는 “몇 천원짜리 카본활이 들어오면서 가격 경쟁에서 밀려 전통활 시장이 죽어버렸다”며 “물소뿔이 주재료인 각궁은 화살 가격을 빼더라도 70만~80만원이라 찾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올해에도 개인 주문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유씨는 요즘 활쏘기 체험 행사에 납품을 하거나 경기도 파주에 있는 ‘영집궁시박물관’을 운영하면서 생계를 꾸린다. 유씨와 같은 인간문화재는 전국 180여명. 지난 9월 말 문화재청에서 발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중요무형문화재 128개 종목 가운데 20개가 전수조교가 없는 상태다. 거문고산조, 제주민요, 명주 짜기 등 7개 종목은 중요무형문화재이지만 보유자조차 없다. ◇사각지대를 찾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다 지난 13일 오전, 유씨는 오랜만에 박물관이 아닌 병원을 찾았다. 건강검진을 위해 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를 방문한 것이다. “자, 이 호스를 입에 대고 후우 부시면 됩니다.” 간호사의 말에 유씨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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