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발전효율이 떨어져 버려진 태양광 폐패널 모습. /조선DB
폐배터리 희속금속 추출… 兆 단위 ‘도시광산 시장’ 선점 경쟁

전기차 한 대에 포함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선 리튬이 약 70kg 필요하다. 코발트, 니켈 등 이른바 ‘희소금속’도 다량 투입된다. 최근 몇 년 새 배터리 산업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의 희소금속 수급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삼정KPMG의 ‘배터리 순환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12월 리튬 수입 가격은 1t당 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0% 증가했다. 이외에도 코발트와 니켈도 같은 기간 각각 120%, 47%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폐배터리나 태양광패널 등에서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도시광산’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도시광산이란 도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폐가전, 귀금속 등으로부터 산업에 사용되는 금속을 재활용하는 산업을 뜻한다.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광산 채굴 없이도 희소금속을 확보할 수 있어 미래산업으로 꼽힌다. 지난달 미국은 기후변화 대응 법안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도입 1주년을 앞두고 특이한 조항을 하나 추가했다. 전기차 폐배터리의 재활용 과정에서 추출한 금속은 미국산으로 간주해 보조금을 지급해준다는 내용이다. 미국 정부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급해 도시광산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EU는 규제를 통해 태양광 패널 등 재생에너지 폐기물을 재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EU는 2014년 폐전기·전자기기 처리 지침(WEEE)에 태양광 모듈을 포함해 태양광 폐기물 재활용을 의무화했다. 2018년부터는 시장 보급량의 65%, 발생한 폐기물의 85%를 수거하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지난해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폐기될 태양광 패널에서 회수 가능한 원자재의 누적가치는 4억5000만달러(약 5767억원)에 달한다. 이는 6000만개 태양광 패널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원자재 비용과 맞먹는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유럽판 IRA’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