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뉴 로컬생활 ‘지방이 소멸한다’는 경고까지 나오는 시대, 서울 아닌 곳에서의 삶을 일궈가는 9팀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나왔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운영하는 비즈니스를 통해 자신이 사는 지역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서울 이외의 변두리라는 ‘지방’이라는 말을 거부하고 지역의 특색이 살아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로컬’이라는 단어를 쓴다. 책에는 광주, 속초, 남원, 목포 등 각지에서 서점, 게스트하우스, 브루어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로컬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고군분투기가 생생하게 담겼다. 그렇다고 로컬에서의 삶을 낭만화하지 않는다. 자원과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현실과 그 안에서 사업을 일구는 과정의 어려움도 솔직하게 담았다. “망망대해에서의 외로움과 막막함을 떨쳐내는” 노력이 드러나는 개별 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왜 이들이 ‘지방에 사는 사업가’가 아니라 ‘로컬 혁신가’로 불리는지 자연스레 이해하게 된다. 윤찬영, 전충훈 외 7명 지음,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기획, 스토어하우스 펴냄, 2만2000원 서로 다른 기념일 농인 부부의 일상을 아름답게 풀어낸 에세이. 농인은 청각장애를 치료 대상으로 보지 않고, 스스로 ‘보는 문화권의 구성원’이라 칭한다. 비장애인을 ‘청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때문이다. 청인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는 자신을 비정상으로 보는 시선을 괴로워하다, 스무살 되던 해 농인으로 살기로 결심하고 보청기를 제거했다. 아내 마나미는 농인 가정에서 자랐고,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은 청인이었다. 저자는 ‘서로 다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소리로 듣는 대신 더욱 섬세히 바라보며 소통할 수 있지만, 아이가 듣는 노래에는 절대 공감할 수 없다. 저자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