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나눔
‘위안부’ 피해자부터 쪽방촌 노인까지… 마지막 길 함께합니다

무연고 사망자 장례 치러주는 ‘나눔과나눔’의 10년 가족해체·빈곤으로 외로운 죽음 맞는 사람 위한 ‘공영 장례’무연고 사망자 6년 새 2배 늘었는데… 지자체 조례 적용 부족 장례 비용이 없는 기초생활수급자와 가족·친구가 없는 무연고자의 쓸쓸한 마지막을 함께하는 단체가 있다. 비영리 사단법인 ‘나눔과나눔’은 가족 해체와 빈곤 등의 이유로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공영 장례’를 지원하고 있다. 연고가 없는 사망자의 장례를 치를 땐 직접 상주가 돼 고인을 애도하기도 하고,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는 고인의 지인을 찾기 위해 부고를 작성하기도 한다. 공영 장례 절차 상담, 장례식 참석자 안내 등의 일도 맡아서 한다. 나눔과나눔이 지난달 20일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그간 나눔과나눔이 진행한 장례는 2400여 건. 박진옥(49) 상임이사는 “1인 가구, 비혼 가구가 증가하면서 무연고 사망자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공영 장례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가난해도 삶의 마무리는 존엄하게 시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장례 지원이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서 근무했던 박진옥 이사는 2011년 1월 ‘위안부’ 피해자인 김선희 할머니의 장례를 돕겠다고 자원했다. 할머니의 마지막 길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한 일이었다. ‘위안부’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그는 또 다른 ‘외로운 죽음’들에 대해 듣게 됐다. 장례 비용이 없어서 곧바로 화장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해 6월 박진옥 이사는 나눔과나눔을 설립했다. 50명의 후원자에게 매월 1만원씩 받아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장례를 치러주기 시작했다. 부족한 비용은 사비를 털어 보탰다. 사연도 다양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아버지가 지병으로 사망하자

같은 목숨의 무게를 지닌 이들, 무연고자의 죽음…

비영리단체 ‘나눔과나눔’의 무연고자 장례 자원봉사를 가다 지난 8월 21일 서울시립승화원에서 두 사람의 장례식이 열렸다. 간소한 제물을 올리고 향을 피우고 국화를 놓는 장면은 여느 장례식과 같았다. 다만 장례를 치르는 이들이 고인의 가족이나 친구가 아닌 자원봉사자들이라는 점이 달랐다.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연고자가 없는 이들을 기리는 무연고 장례식은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필요하다. 기자는 이날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모르는 이의 상주를 맡아 위패를 모셨다. 지난 2015년부터 서울시내 공영 장례를 지원한 비영리민간단체 나눔과나눔 활동가들이 봉사자들을 맞이했다. 가족이 아니라도 할 수 있게 된 ‘마지막 인사’ 이날 공영 장례식장에는 봉사자 3명과 나눔과나눔 활동가 2명이 함께했다. 기자는 고인의 위패를 들고 화장 절차를 지켜봤다. 영정사진 없이 위패만 든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낯선 시선이 느껴졌다. 박진옥 나눔과나눔 이사는 “이런 장례조차 최근에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뿌리깊은 가족주의 장례문화 때문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법률상 가족이 아니면 장례를 주관할 권한이 없었다”면서 “올해 보건복지부가 ‘시신·유골을 사실상 관리하는 자’도 장례를 치를 수 있게 지침을 바꾸면서 친족이 아닌 사실혼 관계나 친구·이웃 등 생전 고인을 돌본 이들도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고인과 가까이 지냈지만 법적으로 가족이 아니어서 장례를 치를 자격이 없었던 사람들이 누구보다 이런 변화를 반겼다. 하지만 법률상 가족이 아닌 사람이 장례를 주관할 권한은 고인의 사후에야 인정되기 때문에 장례가 지나치게 늦어진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사후 신청서를 내고 절차를 밟다 보니 장례를 치르기까지는 더 오랜

“무서운 건 죽음 자체가 아니라 죽은 이후다”

오후 3시, 부산역 광장에서 조금만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눈에 띄는 벤치들이 있다. 여행객들은 그 벤치쪽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풀풀 풍기는 술 냄새와 담배 한 대 때문에 싸우는 노숙인들이 몸을 뉘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 곳에서 만난 A씨는 여기서 생활한지 7년째라고 했다.   “트럭 몰았어. 화물 트럭. 근데 일이 자꾸 끊기더라고. 술 마시고 일 안 나가고 그래서 마누라랑은 이혼하고, 뭐 어디 갈 데가 있나. 어디 잠깐씩 일하고 그런 것도 힘들어서 이렇게 산지가 7년이야.” 올해로 57세인 그는 이제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죽은 이후가 더 두렵다고 했다. 무연고자. 죽을 때 자신을 거둬줄 가족이 한 명도 없는 사람을 뜻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1년 682명이던 무연고자는 매년 늘어 지난 2016년에 1232명에 달했다. 구청 담당자들은 “무연고자들 중에서 가족이 시신을 인수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며 “대부분 장례를 치를 돈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에 따르면, ‘무연고 사망자 및 연고자 시신인수포기자 현황’ 조사 결과 시신인수 포기자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특별시로 125명이었고, 대구광역시가 43명, 인천광역시가 40명, 부산광역시가 3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정춘숙 의원실은 “무연고 사망자 숫자가 늘어난 이유는 시신인수 포기가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평균 1000만 원에 달하는 장례비 … 나라 지원에도 사각지대 존재해   기초생활수급자가 사망했을 때 나오는 장례비는 75만원. 그나마 장례를 다 치른 다음 지급하는 구조다. 문상객들로부터 조문을 받을 수 있는 빈소를 차리고, 입관과 발인의 절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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