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려진 우유곽이 지갑이 됐다. ‘밀키 프로젝트(Milky Project)’ 대표 김수민(35·사진)씨를 통해서다. 밀키 프로젝트는 일본에서 유학 중이던 한국인 김씨가 만든 리사이클링 브랜드. 일본 디자인 잡화샵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반응도 뜨겁다. 우유곽을 소재로 잡은 이유는 뭐였을까. “한날 슈퍼마켓에서 진열된 우유팩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외국 과자나 우유팩 포장에는 그 나라의 고유한 문자나 일러스트 같은 디자인이 녹아있잖아요. 지역을 보여주는 매력이 크다고 느꼈어요. 우유팩을 활용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죠.” 아이디어를 붙잡고 이런저런 고민이 시작됐다. 일본에서 자리잡았던 후쿠오카가 시작 기반이 됐다. 지난해 ‘후쿠오카시 인증기업’이 되면서 프로젝트는 탄력을 받았다. “후쿠오카시에서 1년에 한 번 기업 인증을 해주는 게 있는데, 채택이 되면 인큐베이터 시설에 저렴한 가격으로 입주할 수가 있어요. 어드바이저를 통한 조언도 얻고요. 작년에 선정되어서 3년간 지원을 받게 되었고, 이를 통해 현재 생산 시스템도 만들 수 있었어요.” 밀키프로젝트는 모든 제조공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후쿠오카 내 ‘유유사’라는 장애인 고용지원시설과 협력해 제품을 생산한다. “우유팩이란 게 시민들의 노력으로 깨끗하게 모여야 가능하거든요. 후쿠오카시 외 여러 채널을 통해서 우유팩을 구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그것으로 확보된 수익의 일부분을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유유사는 15명 정도의 장애인과 스탭분들로 이루어져있는 곳이에요. 하는 일에 대해 보람을 얻으신다고 하실 때 느낀 게 많았죠. 물질적인 기부보다,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마련했다는 게 좋았어요.” 일본에서 9년간 지냈기에 언어문제로 힘든 점은 없었다. 아이템이 분명하면 인정을 해주는 분위기도 도움이 됐다. 사람들의 반응도 좋았다. 일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