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우유팩의 세련된 ‘인생 2막’

  버려진 우유곽이 지갑이 됐다. ‘밀키 프로젝트(Milky Project)’ 대표 김수민(35·사진)씨를 통해서다. 밀키 프로젝트는 일본에서 유학 중이던 한국인 김씨가 만든 리사이클링 브랜드. 일본 디자인 잡화샵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반응도 뜨겁다. 우유곽을 소재로 잡은 이유는 뭐였을까. “한날 슈퍼마켓에서 진열된 우유팩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외국 과자나 우유팩 포장에는 그 나라의 고유한 문자나 일러스트 같은 디자인이 녹아있잖아요. 지역을 보여주는 매력이 크다고 느꼈어요. 우유팩을 활용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죠.” 아이디어를 붙잡고 이런저런 고민이 시작됐다. 일본에서 자리잡았던 후쿠오카가 시작 기반이 됐다. 지난해 ‘후쿠오카시 인증기업’이 되면서 프로젝트는 탄력을 받았다. “후쿠오카시에서 1년에 한 번 기업 인증을 해주는 게 있는데, 채택이 되면 인큐베이터 시설에 저렴한 가격으로 입주할 수가 있어요. 어드바이저를 통한 조언도 얻고요. 작년에 선정되어서 3년간 지원을 받게 되었고, 이를 통해 현재 생산 시스템도 만들 수 있었어요.” 밀키프로젝트는 모든 제조공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후쿠오카 내 ‘유유사’라는 장애인 고용지원시설과 협력해 제품을 생산한다.  “우유팩이란 게 시민들의 노력으로 깨끗하게 모여야 가능하거든요. 후쿠오카시 외 여러 채널을 통해서 우유팩을 구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그것으로 확보된 수익의 일부분을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유유사는 15명 정도의 장애인과 스탭분들로 이루어져있는 곳이에요. 하는 일에 대해 보람을 얻으신다고 하실 때 느낀 게 많았죠. 물질적인 기부보다,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마련했다는 게 좋았어요.” 일본에서 9년간 지냈기에 언어문제로 힘든 점은 없었다. 아이템이 분명하면 인정을 해주는 분위기도 도움이 됐다. 사람들의 반응도 좋았다. 일본에서

이동환아시안퍼시픽얼라이언스_김동훈_인사이트재팬_우오 마사타카_일본모금가협회_JFRA_2016
[김동훈의 인사이트 재팬] ④ 일본의 기부문화와 모금…우오 마사타카 JFRA 대표 인터뷰

  일본의 기부문화와 모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우오 마사타카(48) 일본펀드레이징협회(JFRA) 대표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일본 전역을 아우르는 모금가 네트워크를 설립하고 대표 자리를 맡을 정도면 나름 명망가 반열에 오른 노신사일거라 생각으나, 직접 만난 그는 예상과 달리 외모도 생각도 ‘청년’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어떤 일을 하시고 계신지요. “두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일본 최초의 펀드레이징 전략 컨설팅 회사 ‘펀드렉스(FUNDREX)’입니다. 일본의 기부문화발전을 위해 만든 소셜벤처로. 제가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50개 이상의 단체에 모금 컨설팅을 해왔습니다. 다른 하나는 1500개 단체가 회원사로 있는 전국 모금가 네트워크 ‘일본펀드레이징협회(JFRA:Japan Fundraising Association)’입니다. JFRA는 1년에 한 번 ‘펀드레이징재팬(FRJ)’이라는 국제 콘퍼런스를 여는데, 참가자가 1000명 이상 됩니다. 모금과 관련해서는 세계 4대 콘퍼런스 중 하나로 꼽히죠. 작년에는 빌 게이츠가 직접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내년에 열릴 ‘FRJ 2017’에서는 일본과 세계의 60여개 모금 성공사례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개인 기부문화가 약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다고 생각하시는지요. “JFRA가 발간하는 ‘기부백서(Giving Japan)’에 따르면 일본의 개인기부는 연간 7000억엔(약 7조2600억원)정도로 한국과 비슷합니다. 일본의 GDP가 한국의 3배 이상이니, 경제규모에 비해 개인기부가 적은 건 사실인 듯합니다. 일본의 개인기부금은 기업과 비슷한 수준인데 미국의 개인기부금이 기업에 비해 약 8배 정도 많은 것을 보면 우리도 성장여지가 크다고 봅니다.” -일본기업들의 사회공헌과 기부는 어떻습니까. “일본의 연간 법인기부금은 개인기부금과 비슷한 7000억엔 수준입니다. 일본보다 GDP가 약 3배 많은 미국의 연간 법인기부액이 1조5000억엔(약 15조5581억원) 이니까, 적은

③임팩트 VC “우리도 돈 번다, 보람은 덤”

‘임팩트 투자, 어려움은 무엇이며 기회는 무엇일까’ 일반 벤처 투자와 임팩트 투자, 두  세계 모두를 경험한 현직 임팩트 펀드 투자자들이 ‘임팩트 투자의 과제와 가능성’에 대해 낱낱히 밝혔다. 이 날 토론에는 각기 다른공간, 배경에서 임팩트 투자자로 활동해 온 제프리 체스터 울리(이하 유나이터스 대표), 로버트 크래이빌 (IIX, 아시아 임팩트 투자) 매니저, 권혁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참여했다. 아래는 뜨거웠던 논의 현장의 생생한 지면 중개.  사회(이지영 D3쥬빌리 이사)=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임팩트 VC 세 분을 모셨다. 간단하게 본인과 기관 소개 듣고 진행하겠다. 제프리 체스터 울리(이하 유나이터스)=‘유나이터스(Unitus)’는 상대적으로 큰 조직이다. 2001년에 여러 기업가의 투자로 시작됐다. 15년이 됐고, 현재 비영리조직인 유나이터스 랩(Unitus Labs), 유나이터스 캐피털(Unitus Capital), 유나이터스 펀드(Unitus Equity Fund) 등 임팩트 투자와 관련한 각기 다른 조직들을 두고 있다. 현재 모든 기관을 합친 규모는 17억 달러(약 2조원)정도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포괄적인 금융’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것이다. 로버트 크래빌(이하 IIX·임팩트 인베스트먼트 익스체인지 아시아, Impact Investment Exchange Asia)=IIX는 2009년에 설립됐고 싱가포르에 기반해있다. 우리의 목표는 동남아시아 내, 사회적 기업가와 임팩트 투자자들 사이를 잇는 것이다.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는 동시에, 지역 내 가족재단, 고액순자산보유자, 가문 자산관리사, 일반 재단 등 여러 투자자들을 만나고 사회적기업가와 잇는 일을 한다. 지난 7년간 동남아시아에서 일했는데, 나라마다 상황이 달랐다. 가령 인도는 임팩트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고, 우리 같은 중개자가 투자 자금을 모으는 게 상대적으로 쉬웠다. 그런데 동남아의 다른 나라에서는 정말 좋은

⑧아시아, ‘임팩트 투자 지형’을 묻다

“아시아의 ‘임팩트 투자 지형’은 어떨까.” 아시아 전 지역을 포괄하는 임팩트 투자 선구자들이 한데 모였다. 인도와 샌프란시스코에 자리 잡은 유나이터스 CEO 제프 “체스터” 울리, 싱가포르에서 임팩트투자 논의를 끌어가고 있는 ‘Impact Investment Exchange Asia(IIX) 로버트 크레이 빌, 대만의 ‘B current Impact Investment(BII)’의 스티븐 양(Steven Yang), 중국 사회적기업연구소(Social Enterprise Research Center) 지아웨이 창(Ziawei Zhang), Aspen Network of Development Entrepreneurs(ANDE)·제니 에버렛(Jenny Everett)까지, 투자자부터 중간 매개조직까지 한 자리에 모였다. 사회=리처드 로케(Richard Roque), SA 캐피털 리미티드·중국 아시아 국가들은 각기 문화나 경제·정치 사회 발전 정도가 다르다. 결과적으로 아시아 중에서 나라별로 임팩트 투자의 발전 양상이 각각 다르다.  2015년 초, 글로벌 임팩트투자네트워크(GIIN)라는, 220명의 임팩트 투자자들이 속해있는 단체에서 약 157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 임팩트투자 규모는 152억달러(약 17조 8100억원)였다. 총 7500개 기업에 투자 됐다.  투자자의75%가 북미 유럽기반이었고, 개도국에 기반한 이들이 약 20% 정도였다. 지역별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던 곳은 아프리카 지역으로, 전체의 60% 정도였다. 영역별로는 농 식품·헬스케어·주택·에너지·소액금융 등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총 투자규모는 177억달러(약 20조 74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많은 이들이 동남아시아에서 임팩트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렇듯 아시아에서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뒤에는 아시아 임팩트 투자를 이끌어 온 선구자들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각각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해달라. ◇유나이터스 임팩트(Unitus Impact) CEO 제프 체스터 울리(Geoff “Chester” Wolley) 유나이터스는 2000년 창설된 임팩트 투자 기관이다. 나를

⑦돈과 임팩트 사이, 기업의 존재 이유

비즈니스의 목적, 이익인가 소셜 임팩트인가  비즈니스의 목적은 무엇인가. 사회적 임팩트와 이윤 추구는 서로 배치되는 것인가. 주주이익 극대화로 대변되는 왜곡된 경제 경영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이 같은 질문에 대해, 국내 사회책임투자 영역을 10년이상 개척해 온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피터 드러커의 경영 사상을 설파해 온 송경모 미라위즈 대표, 1세대 창업가로서 소셜벤처의 성장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양경준 케이파트너스앤글로벌 대표, 아론 푸(Aaron Fu) Nest 매니징 디렉터(아프리카)가 대화에 나섰다. 이덕준(사회)=비즈니스 환경, 금융, 투자체계가 어딘가 많이 고장 나 있다. 어떻게 정상화시킬 수 있을까. 그 부분에 대해 고민해보는 단계다. 류영재= 예전에는 윤리적 투자였다면, 지금은 지속가능한 투자로 바뀌고 있다. 윤리적 투자는 투자자들의 미션과 투자를 동일시하는 것이다. WWF(세계자연보호기금)은 모피회사나 동물 실험하는 제약회사에 투자하면 안되는 식이었다. 최근에는 연기금, 보험회사 등에서 재무적인 성과뿐 아니라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를 고려한 투자를 하자는 게 지속가능한 투자다. BP의 멕시코만 오일, 폴크스바겐 사태 등으로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사회책임 문제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옥스퍼드자산운용, 아라베스크자산운용이 ESG와 재무성과의 연관관계에 해당하는 39개 논문를 살펴보니, 이중 31개가 지속가능한 기업이 재무적 성과도 좋다는 걸 밝히고 있다. 우리는 1년 반 전에 지속가능성 관점으로 9가지 주제를 고르고, 1500원 이하 기업들 1100개 추리고, 이중 500개 추리고, ESG 봐서 최종 30개 기업을 추려봤다. 1년 동안 주가 변동폭을 보니까 지난해 11월 이후 주식가격이 30% 넘게 올랐다. 탁월한 성과다. 투자만

⑥임팩트 투자 생태계, 빈 부분을 논하다

임팩트 벤처들을 위한 인큐베이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많이 있지만, 아직 생태계가 조성되었다고 하기에는 이르다. 각 회사 단계별로 파이낸싱 갭(financing gap)을 줄이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임팩트 투자자로서 어떠한 노력들을 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AVPN 디렉터인 케빈 테오(Kevin Teo)씨의 사회로,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 김정태 MYSC 대표, 소셜벤처 대표 셉 리양(Sep Riang) TWARE 공동창업자가 토론에 참여했다.   김재현 대표= 개인적인 소개를 하자면,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운영하는 소프트뱅크 아카데미 2명 중 한 명이다. 투자하는 기업 14개의 가치는 550억원 정도이고, 매출은 200억 이상이다. 풀타임 200명을 고용하고, 파트타임은 600명 고용하고 있다. 우리는 임팩트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임팩트 빌딩을 시도하고 있다. 예전에 교육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한 교육회사에 투자했는데, 이곳이 나중에 100개가 넘는 지점을 낸 사교육업체가 되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팩트투자가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음을 알게 된 사건이다. 크레비스파트너스가 집중하는 벤처투자 단계는 그 동안 아이디어, 시드(seed) 단계였다. 그 후속 투자는 D3쥬빌리가 흡수하는 형태였다. 지금까지 경험한 바로는, 해당 벤처기업이 풀고자하는 문제와 솔루션이 명확하면 100억원 정도의 기업가치까지는 갈 수 있다. 그 이상이 되려면 창업자의 실력뿐 아니라 벤처생태계의 인재와 자금 등 다양한 전문성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투자기업으로 트리플래닛이 있는데, 모바일게임과 크라우드펀딩으로 나무를 심는 회사다. 12개 국가에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셉 리앙 대표= 자폐아동이 있는 집에 살아본 적 있는가. 자폐아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⑤은행에서도 ‘임팩트 투자’ 가능할까

‘제도권 은행에서 ‘임팩트 투자’에 기여할 수 있을까.’ 박상빈 KEB 하나은행 신탁부 팀장(사진)의 말에 따르면, 그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임팩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은행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의 말을 Q&A로 정리했다.  -신탁(Trust)이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 계약자가 셋이라고 보면 된다. 누군가가 은행에 돈을 위탁할 때 이 돈을 받아갈 ‘수익자’를 따로 둘 수 있다는 점이 신탁의 가장 큰 특징이다. 수익자를 어떤 형태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거래를 만들 수 있다. 서양에서는 개인에게 위탁하고 신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은행에서만 가능하다. 은행은 ‘모든 사람이 감시하는 금융 기구’다. 자본 보유율도 높고 리스크도 낮다. 그만큼 건전성이 유지된다. 이러한 은행에서 신탁을 하기 때문에, 하나의 금융 시스템으로서 ‘임팩트 투자’ 생태계에서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다고 본다.” -현재 신탁제도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전통적으로는 ‘신탁’은 투자 방식으로 기능했다.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신탁 통해서 고객에게 소개하는 거였다. 그런데 이제 변화하는 사회와 시대 요구에 따라 ‘신탁’이 다양한 공익 목적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선 ‘공익신탁’이라는 제도가 있다. 하나은행이 유일한 수탁자다. 지난해 법이 개정되면서, 지금까지 약 2년간 19개 공익신탁이 만들어졌다. ‘혁신기업가 기금 공익신탁’, ‘범죄피해자 지원 스마일 공익신탁’, ‘허구연의 야구사랑 공익신탁’등 목적도 다양하다. 가수 이승철씨가 아프리카 차드에 학교를 지을 목적으로 만든 ‘이앤차드 공익신탁’도 있다. 모인 기금으로 각각의 신탁의 목적에 맞게 사업을 집행한다.” -공익신탁 외에 다른 형태도 있나. “‘피해보상 신탁(Compensation Trust)’이라는 것도 있다. 제품 사용으로

④사회적 미션에 ‘기술’이 더해질 때

선을 위한 기술(Technology for good) 인공지능, 가상현실, 드론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됐다. 동시에 우리는 경제적 불평등이 심해지고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줄어드는 시대에 살고 있다. 기술혁신이 교육과 헬스케어 서비스, 정치적 갈등 해소, 경제적인 불평등,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기술혁신과 소셜 임팩트 창출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스타트업 생태계를 발전시킬 수는 없는가. 이런 주제로 이뤄진 세션. 권혁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사회로,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 정재호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 이사, 이호찬 KTB 벤처스 대표, 이덕준 D3쥬빌리 대표 4인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권혁태= 기술의 역할이 확장성을 더 쉽게 만들어주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소셜 미션은 좋은데 확장성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각자 돌아가면서 패널소개를 해달라. 이기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는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도와주고 해외에서 들어온 여러 가지 역할을 잘 응대하기 위해 민간에서 만든 공동체이고 비영리다. 자체수익을 못 만들어서 네이버에서 100억을 출연해서 그 기금으로 운영한다. 개인적으로 한국과 외국의 스타트업에서 일했다. 사회적기업 중에 가장 큰 아름다운 가게에서 일한 경력도 있다. 지금은 스타트업과 비영리가 만나는 곳에서 일한다. 정재호= 카이스트창투는 카이스트에서 100% 출자해서, 그 자본금으로 사회문제 해결하는 혁신적 기업에서 투자하는 곳이다. SK 최태원 회장의 기부를 통해 청년 사회적 기업에 맞게 쓰이도록 한 게 시발점이다. 생긴지는 2년 됐다.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를 모두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임팩트 투자가 쉽지는 않다. 시행착오를 겪었고, 지금은 19개 투자 포트폴리오를

②어느 날 ‘미션’이 내게로 왔다

임팩트 투자자와 임팩트 기업가, 이들이 이 길 위에 서기까지 어떤 여정을 밟아왔을까. 이들이 그리는 지점은 무엇일까. KL펠리시타스 재단의 찰리 클라이슬러(Charly Kleissner)와 언탭트 공동창업자 짐추(Jim Chu)씨가 나눈 대담을 지면으로 생중계 했다. 안성태 카이스트대 교수가 진행을 맡았다.  사회=임팩트 투자자, 임팩트 기업가로 거듭나게 된 계기와 여정이 궁금하다. 찰리 “실리콘밸리 성공 통해 큰 돈 벌게 돼, 돈을 통해 사회 변화 만들고파, 단 ‘돈’ 움직이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 짐 추 “스탠퍼드 석박사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근무. 인류에 기여하고 싶어 ‘국경없는 의사회’로 갔지만 관료주의에 실망. 깨끗한 물 공급하는 임팩트기업 언탭트(Untapped) 창업. 기업 방식 활용해 ‘데이터’와 수치 기반, 수익과 사회적임팩트 둘 다 목표. 수십년에 걸쳐 쌓인 기업의 노하우와 사업, ‘사회문제 해결’에 적용하면 큰 가능성 있다고 봐” 찰리 클라이슬러=돈을 더 벌기 위해서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돈을 의미있게 쓰고 싶었다. 청중석에 앉아 있는 아내 리사와 함께 이 여정을 밟아왔다. 나는 1960년대 오스트리아에서 실리콘밸리로 이주했고, 성공을 거뒀다. 스티브 잡스가 창업한 넥스트에서 최고 CTO로 성공했다. 이후 1980년대, 아리바(Ariba)라는 회사에서도 크게 성공했고, 이 과정에서 많은 부를 벌었다. 돈을 벌었을 때, 부가 우리에게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나와 아내 리사는 같은 방향을 봤다. 우리는 부가 의미있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기존의 자선 방식으로, 뜨거운 가슴으로만 접근하지 않았다. 임팩트 투자자들은 우리의 부를 가치와 연결시킬 책임이 있다.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함께 가야 한다. 그리고 더 큰 변화를

①누가, 왜 임팩트 투자자가 되었나

임팩트 투자를 시작하려면 어디서부터 해야 할까. 임팩트 투자자들은 ‘어쩌다’ 임팩트의 세계로 첫 발을 디디게 됐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임팩트 투자자 4명의 ‘자기 고백’시간이 마련된 것. 이덕준 D3쥬빌리 대표,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윤훈섭 스타트업앤젤클럽 대표, 케이 하레야마 록클라이밍파트너스 대표가 ‘임팩트 투자’를 시작하게 된 저마다의 스토리를 풀었다. ◇이덕준 D3쥬빌리 대표 “D3쥬빌리의 중요한 미션은 ‘임팩트 투자자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임팩트 투자는 딱히 교과서도 없고, 직접 경험해 본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쉽지 않다. 그래서 각자의 경험을 공유해달라고 몇 사람께 미리 부탁을 드렸다. 제 스토리부터 시작하겠다. 제가 직접적으로 임팩트 투자를 시작한 것은 2010년, 2011년이었다. 이철영 ARK사모펀드 회장님을 비롯해 여러 해외 투자자들도 만나고, 같이 따라 투자를 해보면서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건 직접적으로 시작했던 6~7년전보다 훨씬 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부터 30년도 전 이야기다. 1986년도에 제가 대학교 4학년이었다. 졸업을 앞두고 ‘무슨 직업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보다 ‘지금까지 공부한 이유가 무엇이고, 졸업하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를 계속 물었다. 제가 교회를 다니는데 당시 마음 맞는 여러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가난한 동네에 가서 살면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이웃을 도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실행했다. 달동네에 들어가 집을 얻었고 공동체 생활을 했다. 그 달동네에는 일용직 노동자, 실업자, 환자, 공장에서 일하는 청년 등이 살고 있었다. 우리가 사는 도시 구석에서 언제든지 마주칠 수도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⑥ 그래서, 세상이 바뀌었는가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아무리 물을 부어도 소용없는, 구멍 난 항아리가 있다. 한 사람이 큰 바가지로 물을 붓지만 금세 메마른다. 다른 한 사람은 실과 바늘로 구멍을 메우지만 요원하다. 전자는 사회문제에 대한 ‘지원’, 후자는 사회문제의 ‘해결’을 의미한다. 결과와 성과가 있다. 결과는 ‘구멍 난 항아리에 물을 100번 부었다.’ 또는 ‘항아리의 구멍에 100번의 바느질을 했다 ’이고, 성과는 ‘그래서, 무엇이 변화하였는가?’이다. 우리는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 그것이 무엇이든 100번의 물 붓기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상품이 판매됐다고 마케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판매는 결과일 뿐이다. 우리의 상품을 통해 고객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마케팅의 성과다. 지금 입고 있는 옷과 신발, 앉아 있는 책상, 보고 있는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 마시고 있는 커피가 당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가. 그것들로 인해 당신의 삶이 더 나아졌다면, 그 기업의 마케팅은 성과를 거둔 것이다. 기업이 상품을 만드는 것도, 비영리 단체가 캠페인을 하는 것도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려 함이다. 사회적 경제의 기업은 상품을 몇 개 팔 것인지가 아니라, 사람들의 소비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변화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 소비는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하고 사용하며, 만족도에 따라 평판을 확산하는 등의 활동을 포함한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져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가 채워졌기에, 이제는 윤리적 소비 시대를 맞이했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마케팅을 여러 관점에서 정의할 수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은 ‘가치의 교환’이다. 공급자가 상품이라는 가치를 제공하면 수요자는 그 가치에 상응하는 대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