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교육 생태계를 바꿔라_’우울증 엄마’가 달라졌어요 남편 장사 실패·별거… 술에 의존하는 나날들 구타·무관심했던 엄마, 상담치료 후 변화 가족관계 돈독 “엄마가 달라진 거 많이 느껴요. 예전에는 심하게 많이 때렸는데, 요즘엔 따뜻하게 대해요. 엄마 노력 보면서 나도 잘해야겠다는 생각 해요.” 경옥(가명·46)씨와의 인터뷰 도중 걸려온 진호(가명·16)군의 전화였다. 기자의 질문에 짤막한 답변을 마치고 나서도, 둘의 통화는 오랫동안 이어졌다. 가족과의 대화가 늘었다는 것. 변화의 긍정적인 신호다. 진호의 첫 가출은 7살 때였다. 처음엔 하룻밤 주변을 배회하는 수준이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자 나흘 동안 집에 안 들어오기도 했다. 공원에서, 공중화장실에서, 주차장 뒤에서 잠을 청하는 날이 늘어갔다. 나쁜 친구과 어울리며, 싸우는 일도 잦았다. 경옥씨는 “너 때문에 힘들어 못살겠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아이를 때리는 일도 잦아졌다. 진호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 경옥씨는 진호와 함께 신경정신과를 찾았다. 상담 결과 경옥씨는 우울증, 진호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판정을 받았다. 변화는 엄마부터 시작됐다. 경옥씨는 “우울증을 치료하고 싶었지만, 정신과 치료가 갖는 사회적인 편견이나 비용 부담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선택한 방법이 ‘상담’이다. 지역가정지원센터, 학교 내 시설, 종교단체 등을 찾아다녔다. “진호가 유치원 때 아빠 장사가 망했어요. 만날 싸우다 결국 별거까지 했죠.” 경옥씨는 “괴로운 마음에 술에 의존했고, 우울증까지 겹쳐 아이를 나 몰라라 했다”며 “상담을 받으면서 ‘진호가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미안하다”고 털어놓았다. 동대문구건강가정지원센터의 김은정 상담팀장은 “가출·폭행·절도·학교부적응 등 청소년 문제는 대부분 가정에서 시작된다”며 “상담자 다수가 아이들 문제로 이곳을 찾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