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참사 그 후] 아름다운가게·더나은미래 공동기획시리즈 <2> 당신의 옷은 떳떳합니까 “이제는 제발 시체만이라도 받고 싶어요. 죽었다는 게 믿기지가 않으니 떠날 수도 없고….” 나디아(여·50)씨가 손에 쥔 딸아이와 손녀딸 사진을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에서 10시간 정도 떨어진 디나스푸르 마을에 산다. 딸 크리스티안(여·20)씨는 한 달 전 붕괴한 라나플라자 뉴웨이브 공장에서 재봉사로 일했다. 딸을 찾기 위해 이곳에 온 지도 벌써 한 달째. 딸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은 사라진 지 오래다. 나디아씨는 “한 살짜리 손녀를 앞으로 무슨 수로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달 25일, 1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라나플라자 사고 현장 옆 파란색 간이천막에는 끝도 없이 긴 줄이 있었다. 사람들의 손에는 앳된 얼굴을 한 소녀의 사진이 들려 있었다. 돌아오지 못한 딸들을 찾는 피해자 가족들이었다. ◇ 희생자는 어린 여성들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라나플라자’ 참사 현장에서 희생된 이 대부분은 어린 여성, ‘여공’들이다. 방글라데시는 의류공장이 4500개 있고, 350만명이 고용돼 있다. 방글라데시 의류제조수출협회 부사장 아짐 무하마드씨는 “현재 방글라데시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의 80%는 교육률이 낮은 빈곤 계층 여성”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장에 의류를 하도급했던 글로벌 의류 브랜드인 ‘자라(ZARA)’ 설립자 아만시오 오르테가는 375억달러로 세계 5위 부자, 스웨덴의 패션 브랜드 H&M의 스테판 페르손 소장은 260억달러로 세계 8위 부자다(2012년). 제조·유통 일괄형(SPA) 의류 산업의 글로벌 1위 브랜드인 H&M은 2006~2010년 연평균 영업이익률이 23.2%로, 애플(21.7%)을 능가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여공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