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서울숲마켓④] 당신의 농부에게 투자하라! 프로듀스 농산물

  농업벤처 농사펀드 “혹시 아시는 농부 있으세요? 이름요.” 박종범(37)씨가 돌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지난 15일, 성수동의 소셜벤처 코워킹스페이스 ‘카우앤독’에서 만난 그는 농업벤처 ‘농사펀드’의 대표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박씨가 대답을 이어갔다.  “농부 이름을 아는 것은 이 사람이 내가 먹는 걸 어떻게 길렀는지, 또 그것이 기존 시장제품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게 되는 거예요. 그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박씨 운영하는 ‘농사펀드’는 좋은 농사를 짓는 농부와 도시 구매자를 연결하는 직거래 플랫폼이다. 농부가 자신의 농사계획과 함께 재배하는 농산물을 공개하면, 투자자는 원하는 상품에 투자를 한다. 자연 재해 같은 리스크까지 투자자가 함께 책임지는 방식을 취한다. 농부의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농부들은 공판장이나 농협에 팔 때보다 농사펀드로 20%의 수익을 더 얻는다. 반면 소비자들은 시중가보다 10~15% 싼 가격에 질 좋은 농산물을 얻게 돼, 농사펀드 재구매율이 평균 80%에 달한다. 농부는 투자받은 돈으로 안전하게 농사를 짓고, 투자자는 전 생산 과정을 지켜보며 농작물을 신뢰할 수 있다. 때문에 이후 상품을 받아보는 기쁨은 남다르다. 한 투자자는 ‘쌀을 먹을 때 농촌 풍경이 그려진다’고 표현했다. 13년 전, 박씨는 칼퇴근을 바라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러던 그가 프로젝트로 강원도 화천 토마토축제 기획을 맡으면서 삶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토마토를 들고 환하게 웃는 여자아이의 모습이 기억에 남은 것이다. “그 때 처음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하는 일이 도시 사람, 농촌 사람 모두에게 즐거운 일일 수 있겠구나. 그 비슷한 장면을 내가 만들고 싶은 욕심이

‘보통 아빠’ 1만명… 하루 1분 투자로 ‘좋은 아빠’ 도전!

네이버 카페 ‘아빠학교’ 만나보니…자녀 양육 정보 공유하는 ‘아빠학교’… 온라인 통해 5000가지 놀이법 공개‘1분 놀이’ 등 자투리 시간 활용해 좋은 아빠 되기 위한 소통의 場 만들어 “어린 시절 집은 ‘군대’ 같았죠. 아버지는 곧 법이었고, 불호령이 떨어지면 온 가족이 벌벌 떨었어요. ‘커서 아버지처럼 되지 말아야지’했는데, 20년 뒤 저도 그 모습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더라고요.” 아홉 살 외동딸을 둔 아버지 김현기(가명·43·서울 광진구)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마음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아이가 갓 돌을 지났을 무렵인 2011년 퇴근길에 갑자기 쓰러졌다. 뇌수종이었다. 그 후 세 번의 수술을 더했지만 뇌 손상으로 감정 조절이 안 되고 몸이 아프면서 사소한 일에도 소리 지르는 일들이 늘어갔다. “‘언제 짜증 낼까’ ‘쓰러지면 어쩌나’ 온 집안이 제 눈치를 봤죠. 아이가 다섯 살 때 아빠를 보면 긴장해서 대소변을 못 가리는데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죠.” 아이와 친해지는 법을 절박하게 찾던 박씨가 발견한 건 ‘아빠학교’라는 네이버 커뮤니티 카페(cafe.naver.com/swdad)였다. “아이에게 잘못했다는 죄책감에 힘들고 괴로웠어요. 그때 다른 아빠들의 실수담을 보고 위로받기도 하고, 다른 아빠들의 모습을 하나둘 따라 해보면서 용기가 나더라고요.” 덕분에 아픈 뒤 몸이 불편해 엄두도 못 냈던 캠핑도 도전해봤다고 한다. “운전을 할 수 없어서 짐을 모두 짊어진 채 떠난 고된 길이었는데 아이가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여행 이후 아이가 항상 제 옆에서 꼭 붙어 잡니다.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웃음).” 지난 4일 저녁 8시 김씨를 비롯해 서울·일산·세종시 등 전국 각지에서 아빠학교 회원

다시 만나고 싶은 ‘나눔人’을 뽑아주세요

선거철입니다. 일자리 창출, 가계 부채 대책 등 수많은 공약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좋은 정책과 제도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장을 바꿔나가는 ‘사람’이 아닐까요. ‘더나은미래’는 그동안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고자 애써온 수많은 영웅을 만났습니다. 창간 6주년을 맞아 더나은미래가 독자 여러분과 함께 ‘다시 만나고 싶은 나눔人’을 선정합니다. 더나은미래가 만난 나눔人 30명 중 가장 만나고 싶은 분(일반 부문 1표, 셀레브리티 부문 1표)을 뽑아주시면 5월 10일 창간호 지면에서 나눔人을 만날 수 있습니다. 투표는 4월 12일부터 26일까지 이뤄집니다.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든 나눔人에게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던져보는 건 어떨까요. 나눔人 투표 참여하기 일반 부문(가나다 순) 1 강동신·강석준 父子강동신 ㈜와이에스썸텍 회장은 서울대병원에 1억5000만원, 서울대 공대 장학금으로 약 1억원을 기부했다. 사재를 털어 매년 5000만원을 임직원 자녀 교육비로 지원한다. 강석준 ㈜와이에스썸텍 대표는 국내 1호 기부 신탁 주인공이다. 그는 “환자들의 치료 및 예방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금뿐만 아니라 운용 수익금까지 기부하는 ‘하나-SNUH 기부 트러스트’에 1억원을 내놓았다. 〈2015년 8월 18일 더나은미래 D3면, 관련 기사보기> 2 권혁일 해피빈재단 이사장네이버 창업 멤버인 권혁일 해피빈재단 이사장은 2007년 국내 최초 온라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을 설립했다. 해피빈은 100원 가치를 지닌 가상 화폐 ‘콩’을 통해 온라인 기부를 경험하도록 했다. 지난 10년간 해피빈을 통해 참여한 기부자는 1200만명. 이렇게 모인 510억여원은 공익 단체 5500여 곳에 기부됐다(2015년 7월 기준). 〈2015년 7월 27일 더나은미래 D1면, 관련 기사보기〉 3 김성수 우리마을 촌장(대한성공회 주교)대한성공회

“전국 누벼요… 생계 곤란으로 접었던 꿈 싣고”

현대자동차그룹 기프트카 캠페인 “열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대학 진학을 포기했습니다. 생계 곤란으로 군대까지 면제받을 만큼 힘든 나날이었죠. 그러다 2009년 우연히 잡아본 카메라에 온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처음으로 ‘꿈’이라는 것이 생겼어요. 독학과 시급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달려왔습니다.” 김종성(34) ‘파스텔글리프’ 대표의 꿈은 곧 현실이 된다. 올여름 론칭을 앞두고 있는 웹드라마(Web Drama·인터넷을 통해 연재되는 드라마) ‘매칭 소년 양궁부’의 메가폰을 잡기 때문이다. 영상 프로덕션 ‘파스텔글리프’를 창업한 지 3년 만의 일이다.  2012년, 김 대표가 창업에 도전한 건 현대자동차그룹 사회공헌 프로그램 ‘기프트카 캠페인’ 시즌3의 주인공으로 선발된 덕분이다. 촬영용 밴(Van)과 창업 자금 500만원까지 지원받았다. 김 대표는 “기프트카를 통해 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마인드 등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창업은 내가 업계에서 ‘스펙’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기회”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한 해 창업 인구는 약 100만명. 이 중 40.2%가 1년 안에 문을 닫는다(중소기업연구원, 2016). 그런데 창업자의 86.6%가 1년 이상 사업을 지속하고, 연평균 가구소득도 증가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2010년 시작해 올해 시즌6을 맞은 ‘기프트카 캠페인’이 그 주인공. 창업을 꿈꾸는 저소득층에게 자동차와 창업 자금(최대 500만원)을 지원한다. 창업자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창업 교육(2박 3일), 현장 방문 컨설팅 지원 등이야말로 기프트카의 숨은 경쟁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짝 지원’에 그친 후 창업 이후 나 몰라라 하는 프로그램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현대차그룹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기프트카 주인공(시즌2~5)

송영태 해비타트 상임대표, “기업경영 40년 노하우로 주거복지 혁신할 것”

“美는 예산의 30% 운영비로 우리나라는 10% 내외… 정부와 NGO 손잡으면 사각지대 최소화 현장중심 복지문제 해결” 지미 카터 전(前) 미국 대통령이 망치를 들고 집 짓는 풍경. 올해 40년을 맞은 글로벌NGO ‘해비타트’의 상징적인 이미지다. 해비타트는 오로지 ‘주거 빈곤 퇴치’라는 목적 사업에 올인하는 단체다. 1994년 경기도 양주에 3가구를 지은 것을 시작으로 한국에 지부가 생겨난 지 어언 22년. ‘해비타트’라는 NGO를 알고 봉사하는 사람은 많지만, 의외로 이곳에 기부하는 개미 후원자는 적다. 그런데 최근 한국해비타트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영리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경영인이 그 주인공이라고 했다. 취임 1년을 맞은 송영태(68·사진) 한국해비타트 상임대표를 찾아, 변화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국해비타트 대표에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어떤 인연으로 오게 됐나. “특별한 인연은 없다. 물론 이전에 두란노출판사 대표를 5년 하면서 비영리조직을 접하기는 했다. 당시 ‘기독교 출판사는 왜 꼭 적자를 봐야 하나’ 의문을 가졌었다. 질 낮은 종이에 자간을 최대한 좁혀 만든 책, 산더미처럼 쌓인 재고를 보며 답답했다. 일반 메이저 출판사들과 경쟁해도 밀리지 않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종이 질을 높이고, 양장본으로 고급스럽게 만드는 대신 책값을 1만2000원으로 올렸다. 교재로 쓰이는 책은 복사본으로 주문 제작, 재고를 최소화했다. 교회마다 간이서점을 만들어 책을 홍보했다. 당시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이 100만부를 훌쩍 넘기는 등 베스트셀러가 여럿 나왔다. 매출이 160억원 규모에서 400억원대로 커졌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지인(知人)이 ‘한국해비타트 대표에 지원해보라’고 권유해줘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선뜻 나섰다. ‘지명’인

“매주 화요일 10시, 카카오톡 ‘주문생산’ 탭 눌러보세요”

카카오 소셜임팩트팀 홍은택 수석부사장 인터뷰   “메이커스로 주문해봤어요? 이거 직접 해봐야 아는데….” 지난 5일, 카카오 판교 사옥에서 만난 홍은택(53·사진) 수석부사장은 인터뷰 시작부터 스마트폰 내 카카오톡 앱을 열어 보여줬다. “카카오톡 더보기를 클릭하면 ‘주문생산’ 탭이 있어요. 매주 화요일 10시에 주문이 오픈합니다. 오늘 오픈한 상품 하나는 1시간 40분 만에 완판됐어요.”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MAKERS with kakao) 는 김범수 의장이 2014년 11월 발표했던 ‘소셜임팩트’ 사업 첫 번째 모델로 선주문 제작 방식의 모바일 플랫폼이다. 제조업체의 재고 부담을 낮춰 수요와 공급의 혁신을 가져오겠다는 것이 핵심. 지난 2월 16일 론칭한 지 한 달 만에 2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셜임팩트팀의 수장을 맡고 있는 홍은택 수석부사장을 만나 그 방향성을 들어봤다. 언론인 출신인 홍은택 수석부사장은 네이버에서 서비스 운영 총괄 이사를 역임하고 2012년 카카오에 합류,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 다음카카오 콘텐츠팀 팀장을 거쳐 2015년부터 소셜임팩트팀 팀장을 맡고 있다. ―김범수 의장은 소셜임팩트를 ‘기업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자립할 수 있는 재무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카카오에서 첫 사업으로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엔 막막했다. 우리가 원래 사회 공헌을 하는 조직이 아니지 않나. 사회적 가치도 창출하고 재무적인 성과도 내야 한다니, 어려운 미션이다. 모바일 시대에 가능해진 ‘수요 경제’에 착안했다. 산업화 시대에는 공장 중심의 대량 생산 덕에 ‘공급’부터 했다. 공급과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 불필요한 재고 부담이 생겼다. 이제는 모바일로 수요를 조직하는

청춘, 당신의 고민을 들려주세요

청춘 고민 상담소 ‘좀 놀아본 언니들’ 장재열 대표 서울대 졸업·제일모직 입사… 그러나 우울증 시달려 치료 목적으로 시작한 블로그 2만 6000명 청년 상담소로   “남들보다 1년 뒤처지니, 패배자가 된 것 같아 무서워요.” “처음으로 이별을 했어요.” 마음속에 담아둔 고민들이 한 달에 수천 건씩 올라온다. 네이버 포스트 팔로어 5만명, 유튜브 상담 방송 조회수 30만8000건. 캠퍼스 TV·BTN 불교TV 등 케이블 방송과 국방 FM에 고민 상담 토크쇼까지 섭렵했다. 지난해 12월부턴 아프리카 TV에 ‘놀아본 언니들의 고생 TV’ 방송도 시작했다. 주인공은 ‘좀 놀아본 언니들’, 청년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고민 문화 기획 커뮤니티’다. 이곳의 수장인 장재열(32) 좀 놀아본 언니들 대표는 서울대 미대 졸업과 제일모직 입사라는 화려한 경력을 지닌 ‘남성’이다. 그는 왜 ‘언니’라는 필명을 써가며, 청춘들의 고민상담사가 됐을까. 수능을 세 번이나 쳐서 들어간 서울대, 화려해 보이는 대기업 인사팀 생활 끝에 그가 얻은 건 ‘우울증’이었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합격 가능하다’며 희망 섞인 말을 전하고 뒤돌아서서 불합격 통지를 하는 자신에게 혐오감이 들었다”고 했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만난 한 의사 선생님이 스스로 묻고 답하는 글쓰기 치료를 권했어요. 블로그를 만들고 두 개의 아이디로 자문자답을 시작했습니다.” 오전엔 질문하고, 저녁엔 다른 관점에서 답변했다. 한 번 두 번 횟수가 늘면서 문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마음 속 공허함과 우울감도 사라졌다. 그때부터였다. 블로그 글을 본 청년들로부터 고민 상담 요청이 쏟아졌다. “부담스러웠어요. 한 번은 취업 준비생에게 메일이 왔는데

[Cover Story] “고교 자퇴에 구치소 생활까지 나도 한때는 문제 많은 청소년”

위기 청소년 돕는 비영리단체 ‘별을만드는사람들’ 심규보 대표 인생의 가장 어두웠던 순간이 돌이켜보면 축복이 될 때가 있다. 심규보(34·사진)씨도 그랬다. 그는 ‘구치소’ 안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2006년 폭행 사건으로 구치소에 송치된 심씨. 10개월간 재판을 받으면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났다. 마약 혐의로 들어온 조폭 두목부터 10원짜리 내기 장기를 두다가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인 노인까지. 사연 없는 사람은 없었다. “수감자 중에 글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상대적으로 저는 교육 수준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탄원서를 써 달라고 하나둘씩 찾아왔어요. 제가 써준 탄원서로 형량이 많이 깎였다는 소문이 나니 어깨가 떡 벌어진 사람들이 굽실거리며 저를 찾았죠. 탄원서를 쓰다 보니 이 사람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범죄자들의 유년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가정이 어렵거나 혹은 깨졌거나, 그 사람을 둘러싼 ‘지지 환경’이 부족했다. 심씨의 오른쪽 세 번째 손가락엔 매일 탄원서를 쓰느라 혹만 한 굳은살이 생겼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 240시간으로 풀려난 심씨. 그는 구치소에서 만난 사람들의 ‘유년기’를 만져주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된다. 이 생각은 봉사를 하면서 더 굳어졌다. 처음 찾아간 곳은 다운증후군 재활센터. 옷핀을 만드는 작업장에서 만난 장애인들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저보다 한 살 많은 형이 있었는데, 갈 때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는 말을 반복하는 거예요. 이분들 수명이 서른 살을 넘기가 어렵거든요.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지정된 봉사 단체 외에 다른 기관도 여러 곳 찾아다녔다.

쓰레기로 상반기에만 60억원 매출, ‘이큐브랩’ 권순범 대표

“밤이 깊어지면 신촌 길거리 쓰레기통이 꽉 차 흘러넘쳤죠. ‘누군가 꾹꾹 밟아주기만 하면 좋겠다’싶었어요.” 2010년,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3학년 권순범 학생은 신촌 밤거리가 더러워서 못참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밤 늦은 시간 환경미화원들이 모두 퇴근하면 신촌이 쓰레기통으로 변합니다. 모두 더럽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습니다. 연대와 신촌을 사랑했던 마산 출신 청년 엔지니어 지망생은 ‘뭐 어려운 일이냐 레버(지렛대)를 달아 쓰레기를 자동으로 눌러버리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현장조사에 나섰습니다. 한 달 간 새벽마다 환경미화원들을 따라 거리를 치우면서 쓰레기 치우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 뒤 그는 사회적 기업에 컨설팅 해주는 봉사단체에서 만난 이승재(29)씨 등 3명의 공대생들과 쓰레기 처리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걸은 것은 아닙니다. “좋게 말해 수 많은 불량품 나쁘게 말하면 쓰레기를 만들었습니다. 너무 쉽게 봤습니다.” 도전과 실패를 되풀이 한 끝에 이들은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을 개발,  쓰레기 처리 전문 기술 벤처 ‘이큐브랩’을 설립했습니다. 이후 약 5년이 흘렀고 현재 이큐브랩의 상반기 매출 예상 규모는 약 60억원에 달합니다. 영국, 콜롬비아 등 25개국에 수출도 합니다. 평범한 대학생이던 권 대표는 어떻게 쓰레기통을 돈통으로 바꿨을까요?     ◇하숙방 공장 삼아… 출시까지 꼬박 2년 공대생이었던 권 대표는 학교에서 배운 ‘태양광’ 발전을 떠올렸습니다. 비용도, 인력도 필요 없는 태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내용물을 압축하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읽었을 때와 달리 실제 제작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실패가 계속 이어졌죠. “청계천 기계 골목만 가면 다 만들어지는 줄 알았어요.” 권 대표는

세계 정신의학과 교수들이 포항 10평 카페를 찾는 이유는?

정신장애인 직업 재활 성공 모델, 카페 ‘히즈빈스’바리스타 54% 정신장애인, 직원 1명당 평균 근속 기간 3년 전국 8개 지점 열 정도로 성장     2009년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한동대 중앙도서관에 자그마한 커피숍 하나가 들어섰다. 얼마 후 학생들이 커피를 마시려고 선 줄로 복도가 가득 찼다. 바리스타 3명이 손님을 하루 평균 300여명의 손님을 맞느라 손발을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학생들은 “여기 커피 맛을 한번 보면 다른 곳에 못 간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로부터 7년. 커피숍은 월 최고 매출 4000만원을 찍을 만큼 ‘맛’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포항에서만 7호점을 오픈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카페의 성공은 해외에서도 화제였다.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 연구진이 10평 남짓한 카페를 직접 찾았다. 한국 카페의 작은 성공 스토리에 미국 주립대 연구진이 관심을 가진 이유는 직원인 바리스타의 절반 이상이 정신장애인이기 때문이다.    메릴랜드 주립대 연구진이 카페를 찾은 이유는 장애인 고용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미국정신재활협회는 장애 직원들의 달라진 모습을 소식지에 자세히 소개했다.    작지만 아름다운 카페 ‘히즈빈스’ 이야기다. 히즈빈스 장애 직원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3년 이상이다. 보통 정신장애인의 70%가 6개월 안에 회사를 떠난다. 3년 이상은 기록적인 숫자다.    정신 장애인을 고용했다는 다른 카페는 보통 허드렛일을 시킨다. 그러나 히즈빈스는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전문 교육을 한 다음 정식 바리스타로 고용한다.    대학 구내 10평 공간에서 시작한 커피 전문점이 정신장애인의 직업 재활 성공 모델로 인정받은 된 비결이 무엇일까.

20대 총선, 어디까지 알고 있니

정치 관련 앱 사용해 보니 정치 성향 찾아주는 ‘핑코리아’, 20여개 간단한 설문으로 확인 가능후보 공약 알려주는 ‘우리동네후보’, 국회의원·교육감 활동도 보여줘사회문제 함께 얘기하는 ‘빠띠’, 주요 사회 이슈들의 찬반 토론 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15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의원 연봉, 정당 보조금 등으로 의원 한 명당 사용되는 세금은 매년 7억원. 4년이면 8000억원이 넘는다. 국민의 혈세를 책임감 있게 사용하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투표권 행사가 중요하다.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시대, 스마트폰으로 정치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소개한다. ◇내 정치 성향과 가장 잘 맞는 정당은 어딘지 알고 싶다면? 핑코리아 지난 25일, 나의 정치 성향과 가장 잘 맞는 정당을 찾는 앱   핑코리아가 공개됐다. 핵심 기능은 앱 이용자와 정당·정치인 간의 궁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나와 특정 정당의 일치도를 백분율로 나타내거나, 앱 이용자의 성향과 정당의 거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기획자 서정규(27)씨는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 해외의 온라인 투표 가이드 서비스(VAA, Voter Advisory Ap plication) 사례 연구와 학계의 자문을 토대로 개발됐다”고 밝혔다. 핑코리아는 풀뿌리 정치 벤처 와글이 인큐베이팅한 팀으로, 20대 개발자 두 명이 만든 앱이다. 정치 무관심층도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정치 성향 테스트가 아닌, 정책 중심 설문을 구성한 것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는?”이라는 질문에 대해 ‘정부 차원의 발언과 조치를 자제한다’,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발언한다’ 2가지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질문

배우 손현주가 장애어린이 합창단을 만든 사연

25년째 연기한 프로배우 합창단과는 11년간 함께해 홍창진 신부와 구상하고 18명의 장애아동 모여 시작 토요학교·댄스교실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운영 최근 청년합창단도 만들어 작은 시도로 행복해졌어요   배우 손현주(51)의 책임감은 연예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촬영시작 한 시간 전부터 현장에 나타나 스태프를 독려하는 그의 모습은 작품을 함께한 선후배들 사이에서 늘 화제가 되는 에피소드다. 진득함도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대학로 연극배우로 오랜 시간을 보낸 끝에 1991년 KBS공채 탤런트에 선발됐고, 11년 만에 연기대상까지 받았다.  그의 책임감과 진득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한 가지 더 있다. 2005년 직접 창단해 지금까지 단장직을 맡고 있는 장애어린이합창단 ‘에반젤리’가 그것이다. 일반적인 ‘연예인 얼굴마담’과는 차원이 다르다. ‘장애어린이로 구성된 합창단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부터, 창단자금을 모으고 운영하는 일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인기 배우가 비영리단체에서 장애어린이 90명과 함께 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걸까. 올해로 11년째 ‘에반젤리’를 이끌어온 손현주 단장을 지난 8일, 화양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손현주와 오합지졸 합창단, 개미후원자를 만나다 2004년 어느 날, 배우 손현주와 홍창진 신부는 수다를 떨고 있었다.  “당시 드라마 ‘러브레터’에서 사제 역할을 맡았는데, 홍 신부님의 자문을 받으면서 친해졌어요. 서로 마음이 잘 맞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주 나눴죠. 어느 날 홍 신부님이 ‘성가대 아이들 보면 노래 부르고 무대 서는 것을 참 좋아하던데, 왜 합창단에 장애인 아이들은 없을까’ 하시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정말 궁금했어요. 겁도 없이 ‘우리가 만들까?’ 해버렸는데, 그게 진짜 현실이 됐네요.” 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