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신의학과 교수들이 포항 10평 카페를 찾는 이유는?

정신장애인 직업 재활 성공 모델, 카페 ‘히즈빈스’바리스타 54% 정신장애인, 직원 1명당 평균 근속 기간 3년 전국 8개 지점 열 정도로 성장     2009년 경북 포항에 위치한 한동대 중앙도서관에 자그마한 커피숍 하나가 들어섰다. 얼마 후 학생들이 커피를 마시려고 선 줄로 복도가 가득 찼다. 바리스타 3명이 손님을 하루 평균 300여명의 손님을 맞느라 손발을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학생들은 “여기 커피 맛을 한번 보면 다른 곳에 못 간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로부터 7년. 커피숍은 월 최고 매출 4000만원을 찍을 만큼 ‘맛’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포항에서만 7호점을 오픈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카페의 성공은 해외에서도 화제였다. 미국 메릴랜드 주립대 연구진이 10평 남짓한 카페를 직접 찾았다. 한국 카페의 작은 성공 스토리에 미국 주립대 연구진이 관심을 가진 이유는 직원인 바리스타의 절반 이상이 정신장애인이기 때문이다.    메릴랜드 주립대 연구진이 카페를 찾은 이유는 장애인 고용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미국정신재활협회는 장애 직원들의 달라진 모습을 소식지에 자세히 소개했다.    작지만 아름다운 카페 ‘히즈빈스’ 이야기다. 히즈빈스 장애 직원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3년 이상이다. 보통 정신장애인의 70%가 6개월 안에 회사를 떠난다. 3년 이상은 기록적인 숫자다.    정신 장애인을 고용했다는 다른 카페는 보통 허드렛일을 시킨다. 그러나 히즈빈스는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전문 교육을 한 다음 정식 바리스타로 고용한다.    대학 구내 10평 공간에서 시작한 커피 전문점이 정신장애인의 직업 재활 성공 모델로 인정받은 된 비결이 무엇일까.

20대 총선, 어디까지 알고 있니

정치 관련 앱 사용해 보니 정치 성향 찾아주는 ‘핑코리아’, 20여개 간단한 설문으로 확인 가능후보 공약 알려주는 ‘우리동네후보’, 국회의원·교육감 활동도 보여줘사회문제 함께 얘기하는 ‘빠띠’, 주요 사회 이슈들의 찬반 토론 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15일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의원 연봉, 정당 보조금 등으로 의원 한 명당 사용되는 세금은 매년 7억원. 4년이면 8000억원이 넘는다. 국민의 혈세를 책임감 있게 사용하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투표권 행사가 중요하다.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 시대, 스마트폰으로 정치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소개한다.   ◇내 정치 성향과 가장 잘 맞는 정당은 어딘지 알고 싶다면? 핑코리아 지난 25일, 나의 정치 성향과 가장 잘 맞는 정당을 찾는 앱   핑코리아가 공개됐다. 핵심 기능은 앱 이용자와 정당·정치인 간의 궁합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나와 특정 정당의 일치도를 백분율로 나타내거나, 앱 이용자의 성향과 정당의 거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기획자 서정규(27)씨는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 해외의 온라인 투표 가이드 서비스(VAA, Voter Advisory Ap plication) 사례 연구와 학계의 자문을 토대로 개발됐다”고 밝혔다. 핑코리아는 풀뿌리 정치 벤처 와글이 인큐베이팅한 팀으로, 20대 개발자 두 명이 만든 앱이다. 정치 무관심층도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정치 성향 테스트가 아닌, 정책 중심 설문을 구성한 것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는?”이라는 질문에 대해 ‘정부 차원의 발언과 조치를 자제한다’,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발언한다’ 2가지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배우 손현주가 장애어린이 합창단을 만든 사연

25년째 연기한 프로배우 합창단과는 11년간 함께해 홍창진 신부와 구상하고 18명의 장애아동 모여 시작 토요학교·댄스교실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운영 최근 청년합창단도 만들어 작은 시도로 행복해졌어요   배우 손현주(51)의 책임감은 연예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촬영시작 한 시간 전부터 현장에 나타나 스태프를 독려하는 그의 모습은 작품을 함께한 선후배들 사이에서 늘 화제가 되는 에피소드다. 진득함도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대학로 연극배우로 오랜 시간을 보낸 끝에 1991년 KBS공채 탤런트에 선발됐고, 11년 만에 연기대상까지 받았다.  그의 책임감과 진득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한 가지 더 있다. 2005년 직접 창단해 지금까지 단장직을 맡고 있는 장애어린이합창단 ‘에반젤리’가 그것이다. 일반적인 ‘연예인 얼굴마담’과는 차원이 다르다. ‘장애어린이로 구성된 합창단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부터, 창단자금을 모으고 운영하는 일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인기 배우가 비영리단체에서 장애어린이 90명과 함께 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걸까. 올해로 11년째 ‘에반젤리’를 이끌어온 손현주 단장을 지난 8일, 화양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손현주와 오합지졸 합창단, 개미후원자를 만나다 2004년 어느 날, 배우 손현주와 홍창진 신부는 수다를 떨고 있었다.  “당시 드라마 ‘러브레터’에서 사제 역할을 맡았는데, 홍 신부님의 자문을 받으면서 친해졌어요. 서로 마음이 잘 맞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주 나눴죠. 어느 날 홍 신부님이 ‘성가대 아이들 보면 노래 부르고 무대 서는 것을 참 좋아하던데, 왜 합창단에 장애인 아이들은 없을까’ 하시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정말 궁금했어요. 겁도 없이 ‘우리가 만들까?’ 해버렸는데, 그게 진짜 현실이 됐네요.” 그해

“비영리, 협업툴 이렇게 써라”…전문가 6인의 노하우 공개

 IT 전문가 6인이 말하는 ‘협업툴’   “처음에는 조직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었죠. 그런데 사용할수록 불편한 점이 보이더군요. 매번 업무와 일정을 따로 입력해야 하고, 업데이트 상황도 수시로 확인해야 하니까 개인 시간도 침해받는 것 같고요. 실제로 잘 쓰고 있는 기능은 이메일과 파일공유 정도인 것 같아요.”(A 비영리단체 실무자) 비영리단체에 ‘협업툴(Collaboration Tool·여러 명의 사용자가 함께 언제 어디서든 파일공유 및 편집, 메시지 교환 등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사무용 프로그램)’ 바람이 불고 있다. 더나은미래는 김대현 ㈜토스랩 CSO, 배진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정책·협력·법무실 과장, 양석원 디캠프 사업운영팀장, 이재흥 비영리IT지원센터장, 정재훈 구글코리아 선임정책자문, 조용상 콜라비 대표(이상 ‘가나다’순) 등 IT 전문가 6인과 함께 지면컨설팅을 실시했다.      ◇개인용 메신저가 협업툴?…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오래, 잘 쓸 수 있어 더나은미래가 비영리IT지원센터·서울시NPO지원센터와 함께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30개 비영리단체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관의 63.3%가 IT 협업툴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쓰는 협업툴은 구글앱스(89.5%, 복수응답)였다. 다음으로 많이 쓰는 협업툴은 카카오톡(78.9%)으로, 응답 기관 10곳 중 8곳이 “개인용 실시간 메신저를 업무에 활용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용 메신저와 협업툴을 분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인용 메신저와 업무용 협업툴은 엄연히 목적과 기능 면에서 구분되기 때문이다. 국산 협업툴 ‘콜라비’를 개발한 조용상 대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업무의 경우, 비(非)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잔디(JANDI)’의 개발사인 ㈜토스랩의 김대현 CSO는 “익숙하다고 해서 개인용 메신저를 업무에 끌어오면 조작 실수나 내용 유출 등

낙원상가 사장님들 “소외계층 악기, 우리가 책임진다”

개인·단체서 중고악기 기부 받아 무상 수리한 후 소외계층에 후원 옥상공연장 콘서트 수익금 기부도  “형님, 그렇게 연주하시니까 왕년의 실력 나오는데요?” “아이고, 이젠 악기 들기 부끄러워. 멋지게 소리나 고쳐봐야지.” 지난 21일 오후, 종로 낙원악기상가 2층. 색소폰, 기타, 바이올린, 플루트 등 악기를 손에 든 신사 8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합주를 하나 했더니, 각자 악기를 무릎 위에 올리곤 한 음 한 음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나사를 몇 번 풀고 조이자, ‘끼익’거리던 선율이 부드러워진다. 음계가 완벽해질 때까지 몇 차례 꼼꼼하게 체크하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알고 보니 모두 20년 넘게 낙원악기상가를 지켜온 사장님들이다. 기타리스트, 바이올리니스트부터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악기 제작 학위를 받은 전문가까지 이력도 다채롭다. “낙원악기상가에서 10년 경력은 명함도 못 내밉니다. 각자 전문으로 하는 악기만큼은 완벽한 소리를 내게 만드는 장인(匠人)들이거든요.” 유강호 낙원악기상가 번영회 회장(유일뮤직 사장)이 설명했다. 한참 악기를 조율·수리하던 사장님들은 “앞으로 재능기부 많이 하려면 틈틈히 수련해야 한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낙원악기 상가 사장님들이 뭉쳤다. 개인·기업·단체를 통해 중고 악기를 기부받아 무상으로 수리 및 조율한 뒤, 이를 문화예술 소외계층의 악기 교육 사업에 지원하는 ‘악기 드리미’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 낙원악기상가는 3월 한 달간 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아이들’을 통해 문화 소외지역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악기를 신청받았다. 전국 지역아동센터·아동양육시설·그룹홈 등 416개 기관에서 문의가 쇄도했다. 바이올린 755대, 피아노 135대 등 요청받은 악기만 무려 2602개에 달한다. 혹여 기부받은 중고 악기 숫자가 필요한 양에 못 미칠 경우를 대비해, 낙원악기상가는 4층 야외공연장 ‘멋진하늘’에서

[Cover Story] “아동학대, 정부가 나서라”

아동학대 현장 20년, 굿네이버스 김정미 아동권리사업본부장 “아동 학대 최근 이슈됐지만 언론에 보도 안된 사건도 많아… 아동 학대의 가장 큰 이유는 부모의 자녀 양육기술 부족, 최소 産前 부모교육 의무화해야… 우리나라 아동보호전문기관 민간 NPO 위탁 운영 시스템, 상담사 트라우마 치료까지 민간이 부담… 과연 맞는 일일까”“행방불명 19명 외에도… 호적 없이 고시원 전전하는 아이들 많아” 엄마들에겐 조금씩 죄책감이 있다. 울거나 떼쓰는 아이에게 가끔 화도 내고, 신경질도 부린다. 아이를 너무 사랑함에도 그렇다. 아동 학대 사건이 터지면, 엄마들은 분노로 치를 떨지만 또 그만큼 안타까워한다. ‘그 부모와 아이들은 어쩌다 그렇게 됐을까’ 하고. 아동 학대가 핫 이슈로 떠오르다가 식은 게 벌써 몇 차례다. 극악무도한 사건 중심의 뉴스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동 학대 이슈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간다. 이런 밀물과 썰물을 무려 20년째 경험한 사람이 있다. ‘아동 학대’라는 말이 법에 명시되기도 전인 1996년부터 매 맞고 죽어나가는 아이들 곁을 지켜온 ‘엄마’, 김정미(46)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장이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범정부 아동 학대 예방·근절 대책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말한 22일, “아동 학대라면 며칠 밤이 새도록 얘기할 수 있다”는 그녀와 마주앉았다. -예전에 아동 학대 취재를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들을 만나고 온 취재기자가 “현장에 너무 충격적인 사례가 많아, 그걸 보고 나니 도저히 아기를 못 낳을 것 같다”고 트라우마를 호소하더라. 어떻게 20년씩이나 있었나. “뭘 몰랐으니까. 1996년 굿네이버스 아동 학대 상담센터가 문을 열었는데, 발령받고 나서야 실감이 나더라. 한번은 다섯 살짜리

사회적기업, 성공이나 수익보다 ‘소셜 미션’에 집중하라

英 ‘프롬 베이비스 위드 러브’ 세실리아 크로슬리 대표 “예쁘고 멋진 새 제품을 자선 목적으로 살 순 없을까요? 더구나 아이가 쓰는 물건이라면요.” 영국의 사회적기업가 세실리아 크로슬리(Cecilia Crossley·37·사진) 대표가 유기농 아동복 브랜드 ‘프롬 베이비스 위드 러브’를 창업한 이유다. 영유아복, 아동용품을 판매하는 이곳의 수익금 전액은 국제 아동복지기관인 ‘SOS 어린이마을’에 기부된다. 지난 4년간 지원한 아이들은 1000여명. 오로지 ‘아이들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다. 2013년에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톱(TOP) 25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달 주한 영국문화원 초청으로 방한한 세실리아 대표는 사회적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스토리’라는 한 마디로 정리했다. “사회적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다른 경쟁사들과 싸울 수 있을까요. 아주 간단해요. 기업의 사회적인 가치(social mission)가 고객의 감정을 자극해 제품 판매로 이어지는 거죠. 결국은 ‘스토리’입니다.” 윤리적 소비 제품은 대개 고가 상품이 많지만, 프롬 베이비스 위드 러브 제품은 다르다. 평균 가격대가 20파운드(한화 약 3만~4만원) 정도로, 타 유기농 아동복 브랜드와 비슷하다. 어떻게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을까. 비밀은 ‘고정비 절감’에 있다. 이 회사는 오프라인 브랜드 매장이 없다. 전자상거래로 제품을 판매하며, 유통 마진을 줄였다. 직원 고용도 프로젝트 단위 계약이다. 창업한 지 5년째지만, 1인 기업을 고수한다. 대표가 기본적인 회계, 영업, 마케팅 등 기업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담당한다. 디자인은 새로운 제품 라인을 출시할 때,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진행한다. 리스크를 최소화하자는 전략이다. 세실리아 대표는 “영국의 소기업이나 사회적기업의 경우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계약을 통해 공급하는 사업)’을

“대한민국은 아동학대 방임국가”… 보다 못한 엄마들이 나섰다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前 하늘소풍)’ 엄마 3인 인터뷰 “세 분은 자주 만나시나봐요.” 명함을 꺼내며 건넨 기자의 첫마디에 박은영(47)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는 자주 안 만나는 게 좋죠. 사건 있을 때 만나니깐. 웬만하면 수다나 떠는 카페로 만들자 그랬는데.” 박씨는 자리에 앉자마자 아동 학대 사건 이야기를 꺼냈다. “천안에서 중학생 여아를 친부가 목검으로 때려서 죽인 사건이 있어요. 집에서 도망쳤다가 경찰이 잡았는데. 경찰은 문제아가 단순 가출한 것으로 생각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대요. 근데 여자애를 목검으로 6시간 동안 팬 거예요. 남동생이 둘 있는데, 누나가 저렇게 맞다가 죽을 거라고 생각했대요. 아빠는 딸이 자기를 남자로 생각해서 훈육한 것이라고 말했대요. 자기 잘못 덮으려고 이상한 애로 만들어버린 거죠. 공판 결과가 나왔는데, 일반적인 아동 학대가 아니래요. 15세는 아동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6년 형량 받았어요. 알고 보니 이 아빠가 두 번 이혼을 하고 세 번째 동거녀랑 같이 살고 있었대요. 애는 계모한테 구박받기 싫어서 집을 나간 건데, 아빠는 딸을 문제아로, 이상한 아이로 만들어버렸어요. 가슴에 콕 박힌 사건이에요.” 박씨는 입을 열 때마다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은 아동 학대 사건까지 줄줄 꿰고 있었다. 이어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의 고문인 공혜정(47)씨, 김희주(38)씨가 인터뷰에 합류했다. “공 선생님은 이 인터뷰 때문에 창원에서 올라오셨어요.” 공씨는 경남 창원, 박씨는 수원, 김씨는 인천에 거주하는 엄마들이다. ―아동 학대 이슈가 터질 때마다 관심은 뜨겁습니다. 하지만 2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개선된 것은 보이질 않습니다. 공혜정=14일에 ‘너는 착한 아이’라는 아동 학대 관련

[Cover Story] “남 돕기 위해 創業 내가 손해 보니 회사는 더 잘되더라”

美 종합건축회사 ‘팀하스’ 하형록 회장“직원들에게 비영리단체 ‘이사’ 되라고 권해… 봉사활동 원하면 유급 휴가도 줘” 서른 살의 한 남자는 뉴욕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의식을 잃었다. 병명은 심실빈맥. 심장이 불시에 빨리 뛰어 죽을 수 있는 병이다. 의사는 살아날 확률이 25%라고 말했다. 심장병 환자의 절반은 병원에서 심장이식을 기다리다 죽고, 남은 절반은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후 1년 내 감염 후유증으로 죽는다. 성공적으로 이식 수술을 받은 사람도 평균 수명이 10년 남짓. 그는 5개월을 기다린 후 얻은 심장이식수술 기회를 옆 병실 환자에게 양보했다. 한 달 뒤, 알코올중독 병력이 있는 40대의 심장을 이식받았다. 그리고 6년 뒤 또 한 번의 심장이식 수술을 받아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기적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은 미국의 종합건축회사 ‘팀하스(Timhaahs)’의 하형록(58·사진) 회장. 건축가 최고의 명예직이자, 미국의 건축정책을 사실상 결정하는 국립건축과학원(National Institute Of Building Science, NIBS)의 이사로 활동하는 인물이다. 심장이식 수술 후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We exist to help those in need)’는 기업 철학을 가진 회사를 창업, 20년간 키워낸 삶을 담은 책 ‘P31(두란노)’을 지난해 펴내 종교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4일, ‘정직’과 ‘희생’을 기업의 핵심 가치라고 말하는 하 회장을 만났다.   ◇”내 것을 희생할 때, 비즈니스도 잘됩니다” ―대개 죽음 문턱에 갔다온 사람들은 ‘내려놓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회장님은 심장이식 수술 후 아예 회사를 새롭게 창업하셨는데, 어떤 마음이었습니까.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목회자인 부모님을 따라 부산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위한 ‘쉬운 책’… 글 읽는 즐거움 선물합니다

피치마켓 함의영 대표 “딱 봐도 재미없어 보이죠?” 샛노란 표지에 선명한 검은색 글씨로 쓰인 ‘O. 헨리 이야기’. 책을 훑어보는 기자에게 한마디가 날아왔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책이라고 표지에 크게 쓰면 누가 볼까요? 독자의 자존감을 위해 표지에 ‘장애인’ 용어 빼고 무조건 ‘재미없게 간다’가 원칙입니다.(웃음)” 올해 초 조금 특별한 책이 세상에 나왔다. 발달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춘 ‘쉬운 책’이 주인공. 표지는 일반 책과 다를 바 없지만, 읽는 이를 고려해 완전히 새롭게 쓰였다. 지난해 1월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달 23일, 국내 최초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책을 펴낸 함의영(35) 피치마켓 대표를 만났다. ◇작은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혁신’ 2014년 초, 공익 프로젝트와 컨설팅을 진행하는 소셜벤처 ‘스위치랩’을 운영하던 함 대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멤버의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발달장애인이었기 때문. “전문 지식도 없고 네트워크도 없었어요.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찾아갔죠. 이진희 대표님과 이야기하면서 발달장애인들에게 정보 자체가 차단된 상태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들에게 꼭 글 읽는 즐거움을 알려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도서 제작은 ‘피치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윤곽을 잡기 시작했다. 특수 교육 전문가와 출판업계, 삽화 디자이너 등 다방면의 전문가를 모으고 각색은 2013년 말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발표한 ‘발달장애인용 쉬운 책 개발’ 보고서를 참고했다. 그렇게 2014년 말, ‘세상에 없던’책이 빛을 봤다. 반향은 컸다. 무료 배포한다는 공지를 올리자마자 문의가 쏟아졌다. 처음 인쇄한 300부에 더해, 국립장애인도서관의 후원으로 300부가 추가로 배포됐다. ◇고된 이중

세상을 담는 그릇으로… 청세담 5기, 6개월의 대장정 시작

지난 4일 서울시 NPO지원센터 1층 ‘품다’ 대강당에서 현대해상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함께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5기 입학식이 열렸다. 청세담은 영리와 비영리 분야에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공익 분야의 저널리스트 및 소셜에디터(Social Editor·공익 콘텐츠 전문가)를 양성하는 아카데미로, 2014년 3월 1기를 시작으로 100여명에 달하는 수강생을 배출했다. 그중 40명이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언론사 취업 사관학교’로 점차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이번 청세담 5기 수강생 선발에는 모집 인원의 4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리며 큰 관심을 받았다.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선발된 청세담 5기생 총 32명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를 배우게 된다. 1주차부터 9주차까지는 저널리즘 및 공익 이론 강의와 실습이 진행되고, 10~16주차에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기자들과 ‘공익기자 실전과정’이 이어진다. 아이템 기획·현장 취재·기사 작성 등 실전 훈련과 동시에 공익 혁신가들의 특강을 듣는 시간도 마련됐다. 수강생들은 17~24주차에 직접 작성한 기사를 엮어 만든 E-book 과 책자를 제작하며 6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한편, 박란희 더나은미래 편집장은 환영사에서 “청세담은 기자로서의 소양뿐 아니라 세상을 담을 수 있는 ‘선한’ 그릇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배우는 프로그램”이라며 “6개월 동안의 어렵고 힘든 과정을 끝까지 잘 견뎌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입학식에 참석한 신대순 현대해상 상무는 격려사에서 “청세담을 통해 수강생 개개인이 크게 성장하고, 그 성장이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휠체어는 나의 날개” 말총머리 무용가 날다

휠체어 무용가 김용우 “넘으려던 장애 인정하고 나니 그제야 사회 보이기 시작해” 후회 없이 살기 위해 선택한 ‘춤’ 아시아 챔피언·세계선수권 등 장애·비장애 무용수 함께하는 ‘빛소리 친구들’ 창단하기도   “긴장을 늦추면 안 돼요. 에너지가 계속 연결되어야 합니다. 양팔을 길게 뻗어주세요. 손가락을 모으고 사선으로 펼치세요. 곡선 에너지가 남아 있을 때 선이 아름다워집니다.” ‘말총머리’ 무용수는 휠체어에 앉은 채 날렵하면서도 섬세한 몸짓을 선보였다. 김용우(45) ‘빛소리 친구들’ 단장이다. 올해로 15년 차. 2005년 홍콩 아시아 휠체어 댄스스포츠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4년 연속 아시아 챔피언을 거머쥐고, 2008 벨라루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세계선수권대회 4위를 기록한 선수다. 무용가로까지 영역을 넓혀, 지난해 말에는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상 대상을 받았다. 무엇이 그를 지치지 않게 하는 것일까. 지난 7일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휠체어를 자신의 ‘날개’라 표현하는 남자, 김용우를 만났다. ◇사업가를 꿈꾸던 엉뚱하고 쾌활한 청년 “어린 시절요? 정말 평범한 아이였어요. 조금 특별한 게 있다면 우연히 명상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신선’이 되고 싶었죠(웃음).”  ‘신선’을 꿈꾸던 소년은 엉뚱한 행동을 많이 한 탓에 고등학교 3년 내내 ‘사이코’란 별명이 따라붙었다. 대학에서는 과 대표와 응원단을 도맡아 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유학 길에 올랐다. “아버지가 요식업을 크게 하셨어요.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죠. 영어를 배운 다음 중국에 가서 사업을 하려고 했어요.” 1997년 7월, 사업가의 꿈을 품은 26세 청년은 캐나다로 향했다. 캐나다에서도 영어만 배우기는 아쉬워 영어로 연극을 만들고 무대에 올리는 어학 연수 과정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