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모금전문가’ 英 메세나협의회 필립 스페딩 국제교류 본부장 “기업은 왜 굳이 돈을 줘야 하는 지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끌려 다니고, 예술단체는 돈만을 목표로 해서 관계를 맺는 경우가 가장 나쁘다.” 영국 메세나협의회(Arts&Business) 필립 스페딩(Philip Spedding·48·사진) 국제교류 본부장이 문화예술경영 컨설턴트로서 본인의 경험 중 최악의 사례를 꼽았다. 일본 자동차 회사 D사의 고급 차 브랜드가 유럽 지역의 오페라 하우스와 제휴할 때의 예다. “개념적으로 생각해 봐도 그런 좋은 차를 모는 사람들이 오페라를 보러 가지 않겠는가? 그러나 문화예술 지원을 통해 유럽 전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기업 차원의 전략이 부재했다.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무조건 지원만 따내려 애썼고.” 비단 D사가 아니더라도 이런 기업이 부지기수라고 했다. 스페딩씨는 기업과 문화예술 단체가 서로 간의 파트너십에 대해 납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 자신들이 그냥 돈만 쌓아 놓은 곳이 아니라 사람이 있고 기술력이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문화예술 단체에 이해시켜야 하고, 문화예술단체는 자신들이 일정 정도의 성과 요소를 갖고 있다는 점을 기업에 설득해야 한다는 얘기다. 필립 스페딩씨는 캐나다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영국에서 문화예술분야 모금전문가로 활동했다. 영국 메세나협의회에서 일한 지는 12년째로 모금, 기업 컨설팅, 국제교류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기업 중에는 삼성에 기업문화경영과 관련한 자문을 한 바 있다. 그와의 만남은 지난 14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의 ‘예술의 사회적 가치 창출’ 좌담회가 있기 2시간 전,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이뤄졌다. 좌담회에는 김장실 예술의전당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