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친구와 짝꿍하고 싶어요”

장애인식개선 설문조사 결과 3개월만에 4000명 긍정적 대답 “1학기 때 반에 장애인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와는 많이 말을 나누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가까이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번에 하트하트재단의 수업을 들으며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단지 겉으로 표현하는 모습이 조금 다를 뿐인 것 같습니다. 반에 있던 장애인 친구는 지금 전학을 가고 없지만, 다시 만난다면 말도 걸어주고 친하게 대해주고 싶어요.”(윤수아·11) 2013년 한 해 동안 하트해피스쿨 수업을 들은 1만5000명 아이의 생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트하트재단은 올해 2차례에 걸쳐 하트해피스쿨 캠페인에 참가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우선 4월부터 7월까지 6346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장애를 가진 친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형용사’를 선택하도록 했다.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 실시한 사전 조사에서, 무려 4464명의 아동이 장애인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나는 5년 동안 3명의 발달장애인을 만났다. 그런데 예전에는 장애인 친구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말이 서툴고, 운동도 못하고, 그림도 못 그리고, 알 수 없는 행동을 계속 한다고 생각해서 그들을 멀리했었다.” 장애인식개선 애니메이션 감상문 대회에 참가한 한 남학생의 글처럼, ‘이기적이다, 못생겼다, 단정하지 못하다, 바보스럽다, 외톨이다’ 등의 부정적인 형용사를 선택했다. 반면 장애인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아동의 수는 1874명으로, 29.5%에 불과했다. 캠페인을 진행한 지 3개월 후 같은 설문조사를 진행하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학생의 수는 3932명으로 급증했다. 2배 정도로 증가한 셈이다. ‘씩씩하고 건강하다, 잘생겼다, 친절하다, 솔직하다, 꼼꼼하다’ 등 긍정적

한 글자 한 글자 마음 담아 장애 친구에 응원 보냈죠

장애·비장애인 초등학생 차별없는 학습 분위기 위해 애니메이션 감상 대회 열어 1012명이 응원 글 쓰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애 “여러분, 시상식을 축하하기 위해 하트미라콜로 앙상블이 라데스키 행진곡을 연주할 예정이랍니다. 큰 박수 부탁드릴게요.” 하트하트재단(이사장 신인숙) 아동사업개발부 김진아 부장의 소개가 끝나자, 일곱 명의 청년이 무대 위에 섰다. 자리에 앉아있던 초등학생들이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우리 학교에 왔던 성민이 형이다!” “어, 정말이네?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다.” 아이들을 향해 미소를 보내던 하트미라콜로 앙상블 단원들은 고개를 세 번 끄덕인 후, 연주를 시작했다. “따라딴, 따라단, 따라 딴딴딴~” 경쾌하면서도 힘찬 리듬이 홀 전체에 울려 퍼졌다. 아이들, 학교 선생님, 부모님들은 박자에 맞춰 힘차게 박수를 쳤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하트하트재단 하트리사이틀홀에서 ‘제1회 장애인식개선 애니메이션 감상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제1회 장애인식개선 애니메이션 감상대회'(9월 16일~10월 25일)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초등학생이 차별 없이 함께 공부하는 통합교육 환경을 확대하기 위해 하트하트재단에서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번 대회는 서울 시내 594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했다. 발달장애를 가졌지만 바이올린을 사랑하는 소녀, 수아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1012명의 아이가 한 글자 한 글자를 꾹꾹 눌러 담아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하트하트재단은 3차에 걸친 자체 평가와 외부 전문가 평가를 거친 뒤, 33명의 학생과 단체상 수상학교 2곳을 최종 선정했다. “우리도 진정한 마음의 친구가 될 수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쓴 여민(10·중화초4)양은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이 상을 전해주고 싶다”고 서울시 교육감상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번 대회에

베이비붐 세대에 새 빛… 창업지원 센터 마련

SK텔레콤 “할 일이 없다.” 청년실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의 외침이다. 청년들이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라면, 은퇴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를 ‘4무(無)세대’로 본다. 할 일이 없고, 갈 곳이 없고, 함께 놀 친구가 없고, 벌어놓은 돈이 없다는 것. 2010년 이후 베이비부머가 총인구의 15%에 육박하는 7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유승균(53)씨는 H기업 연구소,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등에서 30여년간 일한 부품소재개발 전문가다. 그는 휴대폰 중계기(통신 신호를 증폭하는 기기) 부품인 캐비티 필터(Cavity Filter)를 개발했다. 하지만 창업을 하기엔 두려움이 앞섰다. 직접 개발한 제품이 정말 시장경쟁력이 있는지, 상용화가 가능한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 유씨에게 자신감을 준 것은 SK텔레콤의 베이비붐 세대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이하 ICT) 기반 창업 지원프로그램인 ‘브라보 리스타트’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부터 명동에 ‘행복창업지원센터’를 마련, 유씨와 같은 이들에게 6개월 동안 공간을 무상 제공하고 창업자금(2000만~최대 1억원)을 지원했다. 10팀 모집에 232개 팀이 신청해, 2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승희 SK텔레콤 CSR팀 매니저는 “ICT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의 전문성을 살려 베이비부머의 고부가가치 창업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10개 팀에 개별적으로 전담 멘토도 지원한다. IT분야 창업·인큐베이팅·전문기술을 지닌 외부 전문가 한 명과 SK텔레콤 사내 전문가(프로보노) 한 명을 멘토진으로 꾸렸다. 유씨는 “제삼자인 멘토들이 객관적으로 보완할 점을 지적해주니 사업 모델이 더 발전했다”고 했다. 유씨의 멘토로 활동한 이기혁(51·SK텔레콤 IT기술원 IT Application팀)씨의 만족도도 높다. 이씨는 “창업가가 가진 ‘꿈과 열정’은 직장인에게 자극제가 됐다”면서 “기업이 가진 노하우와 역량을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어 회사에

포장업체의 ‘환경 사랑’… 그린카드 쓰면 증정품

테트라팩 코리아 “어머니, 혹시 그린카드 있으세요?” 장바구니를 품에 안은 주부가 발걸음을 멈추곤 주섬주섬 지갑을 뒤진다. “아, 있는데 두고 왔나보네”라고 한다. 안내원은 주부에게 ‘베지밀’ 하나를 들어 보이며 말을 잇는다. “여기 있는 마크가 ‘탄소성적표지’인데, 친환경 제품에만 붙어 있어요. 그린카드 있다고 하셨죠? 그걸로 이 마크가 있는 제품을 사시면 에코포인트가 적립됩니다. 포인트가 쌓이면 휴대폰 요금이나 버스비도 낼 수 있어요. 현금으로 돌려받는 것도 가능하고요.” 지난 15일, 식음료 포장재 회사 ‘테트라팩 코리아’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롯데마트 구로점과 함께한 ‘에코스마트 솔루션’ 캠페인이다. 그린카드를 소지하고 있거나, 장바구니를 이용해 장을 본 고객들에게 베지밀(200㎖, 정식품), 콜드(950㎖, 롯데칠성델몬트) 등 테트라팩의 친환경 종이팩을 사용한 제품을 증정하는 행사다. 2011년 7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국내 소비자들의 친환경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도입한 ‘그린카드’를 알리고,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민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과장은 “그린카드를 만든 후 방송광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대형 유통매장 프로모션 등을 통해 홍보를 했지만, 소비자들의 활용은 아직 미미한 편”이라고 했다. 구락훈 롯데마트 동반성장전략팀 대리는 “주말 유동인구가 1만명에 이르는 장소로, 그린카드 가입 유도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일 동안 진행된 행사에서 3000여명의 고객이 부스를 방문, 그린카드와 친환경 인증제품을 소개받았다. 테트라팩 코리아는 고객사의 제품 7000여개를 증정품으로 전달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했던 유정옥(58ㆍ경기도 광명시)씨는 “그린카드를 처음 알았는데 뜻도 좋고, 혜택도 많은 것 같아 사용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테트라팩 코리아는 정식품, 매일유업, 남양유업,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식음료 업체에 식음료 포장재, 포장기계, 음료 전처리 설비

자살위기 청소년에 생명 소중함 알리고 맞춤형 치료까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작년 한 해 1만4160명 자살 매일 38.8명 꼴… OECD 1위 청예단 ‘솔루션 지원단’ 위기 청소년 가정을 위한 상담·모니터링 활동 펼쳐 한국건강증진재단 뮤지컬 통해 생명존중 알려 웹툰 ‘썬데이 상담소’ 자살 치유과정 뜨거운 반응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 매일 먹던 혈압약 상자를 열었는데 약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어 화장실 문을 열었더니 정태가 쓰러져 있었어요. 아이를 업고 병원으로 뛰어가던 그 순간만 생각하면….” 이정태(가명·18)군의 어머니 한영숙(가명·45)씨가 말을 멈췄다. 그녀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군은 1년 전 학교 일진과 말다툼을 한 이후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주먹이 날아오기 일쑤였고 몇몇 학생은 이군이 복도를 걸어갈 때마다 “더럽다”며 침을 뱉었다. 어느 날, 7명의 남학생들이 이군을 화장실로 끌고가 속옷을 벗기고 집단 폭행을 가했다. 이군은 자살을 시도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한씨가 학교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학교 폭력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자살 위기에 빠진 청소년 가족의 회복을 돕는다, ‘솔루션 지원단’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수는 1만4160명이다. 매일 38.8명이 목숨을 끊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8년 연속 1위’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도 세웠다. 청소년 자살 증가도 두드러진다. OECD의 아동청소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평균은 2000년 7.7명에서 2010년 6.5명으로 감소한 반면, 한국은 6.4명에서 9.4명으로 무려 47%나 늘어났다. 정부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약 85억원을 들여 자살 예방 사업을 진행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안용민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은 “자원봉사자

안전 먹을거리 찾는 18만 조합원, 농업도시 구례를 구하다

조합원들 모금으로 만든 공장 거대 먹을거리 단지로 거듭나 지역민 고용해 생산성 늘고 지자체는 설비비 지원하기도 “허름한 창고 같은 곳에서 어렵사리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여기저기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으로 물건 만들어내고…. 불과 2~3년 전만 해도 그렇게 물품을 공급했죠.” 박인자 아이쿱친환경유기인증센터 회장이 드넓게 펼쳐진 단지를 둘러보며 말했다. 전남 구례군 용방면 죽정리에 있는 ‘구례자연드림파크’. 지난 9일 찾은 이곳은, 잠실주경기장의 두 배 규모인 4만5000평(약 14만9000㎡) 대지에 물류센터와 저장창고를 비롯해 라면·만두·육가공 제품 공장 등 30여개 업체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아이쿱생협(iCOOP소비자활동연합회)’의 18만 조합원을 위해 물품을 만드는 생산단지다. 오항식 쿱 서비스 경영대표는 “구례에는 종업원이 50명 넘는 사업체도 하나 없는데, 이곳에는 230여명이 일하고 있다”고 했다. 처음 방문한 곳은 단지 내에서 가장 먼저 완공(작년 5월)된 라면 공장이다. 전북, 전남, 경남 지역에서 나는 우리 밀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라면은 한 달 평균 50만개. 전국아이쿱 생협 매장에서 소비된다. 오항식 대표는 “대기업에서 만드는 라면이 700원 정도인데, 이곳에서 만드는 우리 밀 라면은 3배가 넘는 원가를 씀에도 630원 수준”이라며 “단지가 규모화될수록 친환경, 유기농 등 상품 경쟁력과 원가 절감 효과도 커진다”고 했다. 라면 공장에는 총 40억원 정도가 들었는데, 모두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모아진 것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이 클러스트에 투자된 금액은 약 600억원. 2011년도부터 시작된 조합원들의 모금(출자·차입) 행렬이 조그만 공장을 거대 단지로 바꿨다. 라면, 도우(빵을 만드는 생지), 만두 공장 등 필요한 설비가 생기면

서류 퇴짜만 10번… 만들다 지치는 협동조합

시행 1년 맞은 협동조합기본법 영리회사서 조합 전환 2.3%뿐, 법 개정 늦어져 증여세 폭탄 설립 때 필요 서류 방대해 준비에만 상당 기간 소요 수익 창출 조합은 불과 54%, 골목 상권 위주로 만들어져 대부분 조합원 수 10명 미만 수익 구조 못 갖춘 곳이 태반 “수요일 7시가 되면 사무실 불을 모두 끕니다. 직원들이 퇴근을 너무 안 해서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해피브릿지’. ‘국수나무’ ‘화평동왕냉면’ 등 전국 400여개 외식업소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다. 최근 이곳에서는 정시 퇴근 캠페인이 펼쳐진다. 직원들이 뜻을 모아 자율 근무제를 정착시켰는데, 업무 욕심을 부리는 직원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이후 생긴 변화다. 송인창 해피브릿지 이사장은 “직원들이 조합원이 되면서, ‘회사의 성장 없이는 나도 발전할 수 없다’는 의식이 커졌다”며 “현재 경영 전반을 조합원이 선출한 이사회가 맡고 있는데, 이사 중에는 평사원도 많다”고 했다. 하지만 해피브릿지는 협동조합 창립총회까지 마쳤지만, 법적으론 아직 주식회사다. 증여세만 6억원을 내야 한다는 법 해석 때문이다. 송 이사장은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조합원 60여명이 1인당 1000만원 (이상) 출자금을 냈는데, 국세청에서는 이 출자금을 6억원이 아닌 120억원의 가치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피브릿지가 상장했을 때의 시장가치를 현 자본금의 20배로 보기 때문이다. 송 이사장은 이어 “출자금은 주식시장에서 사고 팔리는 유가증권과 달리 조합원으로서 출자했다는 증표일 뿐”이라며 “이를 시장가치로 매기는 것은 협동조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법 도입 1년, 본래 취지 잘 살렸나?

7번째 광고후원 주인공은 ‘코피온’

조선일보 공익섹션 더나은미래의 7번째 지면광고 후원 캠페인 주인공은 ‘사단법인 코피온(COPION)’으로 결정됐다. 코피온(www.copion.or.kr)은 지구촌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9년 설립된 국제개발협력단체다. 개발도상국 빈곤 아동과 청소년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해외 봉사단 파견, 지구시민교육,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전 세계 47개국 150여개의 비영리 단체와 협력해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2010년에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로부터 특별협약지위를 부여받기도 했다. 이번 지면광고는 디자인회사 ‘소울수프(SOUL SOUP)’가 재능 기부로 제작했다.

[미래 Talk!] 노동존중경영賞은 ‘눈 가리고 아웅’ 賞?

지난 12일,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이하 UNGC)와 윤리준법경영인학회(ECOA)가 공동 주최한 ‘2013 글로벌 CSR 콘퍼런스’ 행사장을 방문했습니다. 이날 UNGC의 기준을 잘 이행한 국내 기업을 선정하는 가치경영대상 시상식이 있었는데요, 그중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정립하고 고용·업무 차별 철폐를 위해 노력했다’는 평과 함께 노동존중경영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런데 이달 초 일부 언론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인원이 무려 6000여명에 이른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시상식 전날인 11일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인천공항 청소 아주머니 얘기 들어주세요’라는 글과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공항이 서비스 평가를 받는 동안 청소부들은 화장실에 숨어 지내야만 한다’, ’13년차 근로자의 월급이 신입과 차이가 없다’는 등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5일 만에 페이스북 ‘좋아요’ 9만1000건, 유튜브 조회수 1만2000건을 기록할 정도로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UNGC는 이런 논란을 몰랐던 걸까요, 외면한 걸까요.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UNGC는 “지난 7개월간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 기준에 근거해 우수 기업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UNGC에 문의한 결과, “심사 기준과 참여 기업 명단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UNGC의 한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공사 노동조합 간 상생 및 협력사 복지 처우 개선을 높이 평가해 상을 수여했다”고 말했습니다. 비정규직 노조 문제를 심사에서 고려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심사위원들이 심사 과정에서 이 부분을 알고 있었지만, 기업이 잘하는 부분을 부각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시상을 예정대로 진행했다”고 답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수상 소식을 접한 뒤 트위터에 “이번 시상식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잘못된 방향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글을 남겼습니다. 다양한

돌 무더기서 딸을 재운 엄마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괴물 태풍이 휩쓴 지 보름… 필리핀 구호현장 르포 구호품 트럭에 수백명 몰려 아이들 도로 한복판서 압사 시신·건물 더미 나뒹굴어 전염병 예방·주택 정비 시급 SNS로 효율성 높인 한국 NGO, 아름다운동행 등 20개 단체 구호 현장 정보 실시간 공유 아이티 참사 때보다 대응 빨라 21일 오후, 한국 공군 수송기에서 내려다본 필리핀 타클로반엔 땅 위로 솟은 물체를 찾기 어려웠다. 세부 공군기지에서 가득 싣고 온 각국 정부·NGO의 구호물자와 함께 공항에 발을 디뎠다. 말이 공항이지, 엿가락처럼 휜 빨간 철골만이 이곳이 공항이었음을 짐작케 했다. ‘탈출’을 기다리는 주민 200여명이 철조망 주위로 빙 둘러서 있었다. 도시의 95%가 쓸려나가고, 서울시 전체 인구보다 많은 피해자 1200만명을 남긴 태풍 ‘하이옌’의 흔적은 보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였다. 긴급 구호 현장의 문제는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오후, 하얀 트럭에 식료품을 가득 실은 해외 NGO가 사람들에게 콜라를 던지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배분 탓에, 도로 한복판으로 주민 수백명이 몰렸고, 이 과정에서 아이 몇 명이 깔렸다. 뒤늦게 부모들이 발견했지만, 압사한 후였다. 그로부터 30㎞ 떨어진 마을에선 몇몇 국제 NGO가 쌀·생필품·의약품 등을 중복해서 나눠주고 있었다. 이경신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이하 KCOC) 대외협력팀 부장은 “긴급 구호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물품 배분 방법”이라면서 “2010년 아이티 재난 때도 일방적 분배, 중복 지원이 많이 벌어져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말했다. ◇SNS로 실시간 정보 공유… 협력으로 구호 현장 업그레이드 이번 필리핀 재난 현장에서 긴급 구호 중인 한국 NGO들은

쓰레기속 고철 대신 미용가위·재봉틀… 일하는 행복 느껴요

나이로비 단도라직업훈련학교 고철 팔아 일당 벌던 청소년들 컴퓨터·용접·목공 등 배우고 개인 가게 운영하거나 취업 월 수입 6배 늘어난 졸업생도 “이곳이 머리를 잘한다고 이웃 사람이 소개해줘서 왔어요.” 지난 15일, 나이로비의 단도라직업훈련학교 1층 미용실습실에서 만난 아이링(Iring·40)씨는 파마 후 컨디셔닝(모발을 보호하는 미용단계) 중이었다. 그녀는 “싼 가격뿐만 아니라 네일아트, 패디큐어 등 다른 미용실에는 없는 서비스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기존 미용실 가격이 300~400실링(약 4200~ 5600원)인데, 단도라직업훈련학교에서는 30% 수준인 100실링(약 1400원) 정도다. 미용반 강사 파울링(pauline·36)씨는 “11월이 6개월 코스의 마지막 달인데 오전 9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이론 수업을 진행한 후 오후 4시까지 실전 수업이 진행 중”이라면서 “연습생이 거리로 직접 나가 모객한다”고 설명했다. 한 명의 손님을 데리고 오면 지불 비용의 30%를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다. 단도라 지역은 쓰레기마을 고로고초와 쌍벽을 이루는 케냐의 슬럼가. 80만명의 인구 중 60% 정도가 30세 미만 청년층이지만 실업률은 무려 90%에 육박한다. 단도라로 가는 길 내내 아프리카대머리황새, 돼지, 아이들이 뒤섞여 길 중간중간에 있는 쓰레기더미를 뒤지는 걸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14년 전, 굿네이버스가 들어와 아동 결연, 지역 초등학교 개보수 등 교육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2004년에는 미용 수업을 시작으로 14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단도라직업훈련학교를 만들었다. 로즈(Rose·43) 굿네이버스 단도라사업장 매니저는 “미용, 재봉, 목공, 용접, 컴퓨터 교실 총 5개 수업이 진행 중”이며 “가정방문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우선 선발한다(단 컴퓨터 수업은 선착순으로 신청받음)”고 했다. 피터(Peter·31)씨는 2008년 단도라직업훈련학교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 | 교육으로 여는 더 나은 미래] 아프리카의 뿔, 케냐 ①

희망은 역시 학교에 있었습니다 운동장에 펜스 설치한 학교 총기사고·갱단 패싸움 줄어 거리 아이들 위한 수업은 정규 학교 입학으로 연결 책 읽기도 힘들었던 아이가 방과 후 수업으로 토론까지 여성 할례 등 性학대 문화 인형극 동아리가 개선 나서 세계 빈곤을 줄이자는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8가지 목표 중 두 번째는 ‘보편적 초등교육 실현’이다. 배움은 희망의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 속의 나라를 다시 일으킨 힘도 ‘빵’ 아닌 ‘책’으로부터 나왔다. 굿네이버스의 ‘희망학교지원사업’은 그런 취지에서 시작됐다. 학교 지원을 통해 사람이, 마을이, 국가가 변하는 현장을 다녀왔다. 편집자 주 발을 내딛자, 하얀 신발이 온통 까매졌다. 오물이 뒤섞인 진흙은 금세 운동화 바닥으로 스몄다. 두 사람이 간신히 지나갈 만한 통로. 중앙엔 거무튀튀한 도랑이 흘렀다. 양쪽 벽을 의지해, 5m가량 두 팔을 벌려 엉금엉금 기다시피 했다. “여기가 학교 복도예요.” 케냐의 쓰레기 마을 고로고초에 위치한 ‘케어 테이커스(care takers)’학교의 자블론(Zablon·33) 교장 선생님이 말했다. 벽과 지붕은 한 겹으로 된 양철판을 얼기설기 덧댄 것이 전부. 이 학교의 학생인 재닛(Janet·13)양은 “낡은 양철판 때문에 뛰어놀다 다치는 일이 많다”고 했다. 매캐한 쓰레기 냄새는 걸음마다 코끝을 자극했다. 자블론씨는 “이 지역의 사람들은 대부분 마약 판매나 성매매, 혹은 쓰레기장에서 고철 더미를 팔아 생활한다”고 말했다. 80%의 지역 주민들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며, 한 달 평균 소득은 20달러(약 2만1000원)에 불과한 곳이다. ◇새로운 교실이 가져온 변화… 쓰레기 마을에도 희망이 피었다 이곳을 떠나 10분 정도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