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도서 대출 이젠 좀 쉬워질까

국립장애인도서관 ‘드림’서비스 明暗 낮과 밤 정도만 구별할 수 있는 1급 시각장애인 김헌용(29)씨는 책 한 권을 읽으려면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어느 도서관에 어떤 책이 있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책이 많다는 시각장애인도서관은 전부 회원으로 가입해서 홈페이지를 찾아보고, 그래도 없으면 전화기를 붙들고 여기저기 수소문해야 한다. ‘지도 없는 보물찾기’다. 겨우 원하는 책을 찾았다 해도 끝이 아니다. 오·탈자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페이지 표기조차 안 된 ‘꽝’ 도서가 버젓이 대여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보니 이런 책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 “요즘 점자 책은 거의 안 읽어요. 녹음 도서나 데이지 파일(txt 파일을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게 음성 재생한 파일)을 선호합니다. 소설을 읽을 때는 주로 육성으로 읽은 녹음 도서를 이용하는데, 소장 도서관만 알면 전국 어디에서나 책나래(장애인 도서 대출 택배 서비스)를 통해 테이프나 CD를 대출받을 수 있어요.” ◇드림 서비스, 장서 47만권 목록 제공… 중복 도서 제작도 방지 김씨와 같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획기적인 서비스가 만들어졌다. 시각장애인용 도서(일명 ‘대체 자료’) 정보를 한번에 볼 수 있는 허브 ‘드림(DREAM)’이 만들어진 것. 올 1월 국립중앙장애인도서관이 첫선을 보인 드림 서비스는 현재 전국 19개 시각장애인 전용 도서관의 장서 47만권(일반 도서, 시청각 자료 19만건 포함)의 목록을 제공하고 있다. 드림 서비스 이전에는 각 도서관끼리 정보 공유가 안 돼 대체 자료를 중복 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드림에 검색해

장애를 품는 순간 마을의 장벽은 사라졌죠

장애·비장애 통합 어린이집 대구 ‘한사랑’, 인기 1순위라는데… 아동 51명 중 31명 장애, 20명 비장애 최소 2~3년 대기하고 입학 경쟁률 3:1 한 달에 한 번 교사·학부모 회의 매년 여름 ‘아빠 캠프’ 열기도 학부모 협동조합 만들어 도서관·카페 등 마을의 중증장애인 20명 채용해 지난 1일 오전, 대구시 동구 율하동에 위치한 한사랑어린이집. 교실 안은 온통 하얀 가루로 뒤덮여 있었다. 오감을 활용해 사물을 느껴보는 ‘가루야 가루야’ 수업이 한창이었다. 조심스레 감촉을 살피던 아이들은 이내 온몸이 밀가루 범벅이 되도록 뒹굴기 시작한다. 뇌병변 장애로 걷지 못하는 지혜(9)양도 마찬가지. 장애아용 유모차에서 내려온 지혜는 밀가루 위에 누워 손가락을 움직였다. “내 손가락 보여줄까?” 맞은편에 있던 민준(6)군이 다가와 말을 건네더니, 바닥 위 밀가루에 손도장을 찍어보인다. 키득키득…. 한편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던 윤문주 한사랑어린이집 원장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어릴 때부터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자라온 만큼, 우리 아이들은 휠체어에 탄 친구를 불편해하지 않아요. 교사들이 절대 장애·비장애의 차이를 설명하지 않아요. 누군가 ‘장애인 친구들은 도움이 필요한 존재’란 인식을 심어주면, 그때부터 아이들은 장애인 친구를 불편해하게 되거든요.” 이곳의 미취학 아동은 총 51명. 그중 31명이 뇌병변·자폐 등 장애 아동이고, 20명은 비장애 아동이다. 한 반에 장애·비장애 아동을 골고루 편성하고, 모든 교육과 활동이 함께 이뤄진다. 학부모들이 기피할 것 같지만 정반대다. 이곳에 아이를 보내려면 최소 2~3년을 대기할 정도로, 대구 율하동의 인기 1순위 어린이집으로 꼽힌다. 김명애 한사랑어린이집 산들반 담당교사는 “입소문을 통해 찾아온 학부모님 대부분 둘째,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오케스트라 10년, 발달장애인… 무대 위로, 세상 밖으로

9년간 330번 공연, 단원 70% 중증장애인… 25명이 한예종 등 음대 진학 美·中 등 해외공연, 예술의전당 무대도… 단원 자신감 상승, 장애 인식 개선 효과도 “늘 혼자 있는 모습만 봐왔어요. 아이들이 왁자지껄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도, 정한이만 다른 방에 숨어있었죠.” 홍정한(25·발달장애2급·플루티스트)씨의 어머니 정은희(54)씨의 말이다. 자폐 성향이 유독 심했던 홍씨가 하트하트오케스트라에 들어온 것은 2007년. 7년간 체득한 ‘하모니’는 홍씨를 세상 밖으로 끌어냈다. 정은희씨는 “가끔 정한이가 ‘오늘 화나는 일이 있었지만 꾹 참았다’는 말을 하는데 들을 때마다 신기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현재 홍씨는 하트미라콜로앙상블 단원으로 활동하며, 초등학교의 장애 인식 교육 ‘해피스쿨’ 강사로도 나서고 있다. “15년 전, 정한이가 유치원이나 학교에 갈 때면 제가 교사·학생들을 일일이 만났죠. 아이 상태를 말해주고, ‘다르지 않다’고 읍소했어요. 이제 정한이가 직접 학교를 찾아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감동은 말로 다 할 수 없어요.” 하트하트오케스트라가 만든 기적이다. 하트하트재단(이사장 신인숙)은 지난 2006년 멤버 전원이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하트하트오케스트라’를 발족하며, 이 모델을 처음 세상에 알렸다. 최근 우후죽순 탄생하고 있는 장애인 오케스트라의 선도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달에는 오케스트라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지금까지의 활동을 집대성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의 총책임자인 김미옥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케스트라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갈 바를 짚어보는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4월 시작된 연구는 국내 문헌조사를 시작으로, 오케스트라 사업 현황 분석, 단원·학부모·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일대일 설문 조사, 부양 가족과 음악

아동의 삶 만족도 OECD 꼴찌 한국 오명 벗는다는데…

국내 첫 아동정책 기본계획, 실효성 가지려면 놀이터 규제 손보고 위기 아동 보호시설 확충 등 법·인프라 뒷받침 필요 과제 우선순위 정하고 중·장기적 청사진 그려야 정책 시행 관리·평가하는 법무처 컨트롤타워 필요 구체적 예산 확충 방안 마련도 우리나라가 아동정책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를 세운다. 정부는 UN아동권리헌장에 근거해 ‘행복한 아동, 존중받는 아동’을 비전으로 삼고 국내 최초의 아동정책 기본계획 확정안을 이달 내 발표할 예정이다. 그간 어린이안전종합대책(행정자치부), 어린이환경보건종합계획(환경부), 유아교육발전기본계획(교육부) 등 파편적으로 나뉘어 있던 아동정책들을 통합해 만들어지는 첫 기본계획이다. 미국의 아동정책을 통합 주관하는 아동국(Children’s Bureau) 창설(1912년)과 비교해 100년이나 늦은 시작, 기본계획이 더 실효성을 갖고 아이들의 삶을 바꿔줄 방법은 없을까. 국내 아동 분야 전문가 10명에게 지난 2월 발표된 시안을 바탕으로 더 나은 아동정책 기본계획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기본계획 4대 과제 ‘역량 강화·보건·안전·사회적 지원’, 실효성 점검 위한 성과지표도 마련 이번 계획의 목표는 10년 이내에 우리나라의 아동 행복도를 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앞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3년 한국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 삶의 만족도는 60.3%로 OCED 국가 중 꼴찌를 기록했다. 유엔 아동권리헌장을 바탕으로 한 정책 과제는 ‘미래를 준비하는 삶(역량강화)’ ‘건강한 삶(보건)’ ‘안전한 삶(안전)’ ‘함께하는 삶(사회적 보호·지원)’ 등 4개 부문으로 나뉘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아이들의 놀이·여가권 보장이다. 특히 중앙부처와 지자체·교육청·NGO가 함께하는 ‘놀권리 헌장’이 국내 최초로 제정될 예정이어서 현장의 기대를 모았다. 임신·출산 지원을 위해 필수 의료비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하고, 자살·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보장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투명성은 기부의 견인차

메일함을 열어보면 하루에도 수많은 보도자료가 와있습니다. 읽어보고 지우는 보도자료들 가운데, 최근 한 자료가 눈에 띄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가 올해 15년이 되었는데, 2005년 4억원이던 기부금이 지난해 109억원에 달했다는 내용입니다. 2600%나 늘었습니다. 삼성증권, 신한카드, KB국민은행, 삼성카드, 메르세데스-벤츠 등 파트너 기업이50개나 된다고 합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기업 기부금을 이렇게 확대해온 비결은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박두준 상임이사는 “투명성을 바탕으로 쌓아온 신뢰”라고 했습니다. 아이들과미래는 실제 비영리기관 최초로 2001년부터 내부감사 외에 외부감사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투명성은 과연 기부금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가. 아이들과미래 사례를 보면 분명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아직 비영리단체에선 투명성에 관해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올해 6월 말이면 자산 5억원 이상, 수입 3억원 이상 공익법인은 모두 결산서류를 공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공익법인이 이에 해당됩니다. 이젠 개인 기부금이 가장 많은곳, 사업비를 가장 많이 쓰는 곳 등 기부자들이 원하는 정보들이 쏟아져나오게 됩니다. 물론 첫 해이기 때문에 공시항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여러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껄끄러워하는 분위기도 상당히 높습니다. 국세청으로부터 공시정보를 받아서 이를 공개하는 역할을 맡은 곳은 한국가이드스타입니다. 미국 가이드스타를 본떠 이를 국내에 도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박두준 사무총장이 그 뒷얘기를 들려줬습니다. “초창기에 근무하던 비영리단체에서 윗분들이 금전적으로 사고를 치는 바람에 단체가 와해됐고, 직원들도 모두 일터를 잃었다. 이후 투명성에 인생을 걸었다. 한국가이드스타가 만들어진 2008년 당시 투명성은 아무도 관심조차 없었다. 송자 이사장은 ‘우리나라 기업이 이만큼 성장한 건 공시 덕분이다. 공시를

이클레이 총회란?

‘이클레이(ICLEI:International Council for Local Environmental Initiatives)’는 전 세계 87개국 1200여개 도시·지방정부가 참여하는 국제협력체로, 기후·환경 분야에선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 네트워크다. 1990년 유엔(UN)본부에서 개최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지방정부 세계총회’를 계기로 설립됐으며, 지금까지 도시 간 협력사업, 녹색정책 연구, 도시의 지속가능성 옹호사업 등을 펼쳐왔다. 9회째를 맞은 이번 서울 총회는 1995년 일본 사이타마현 총회 이후 아시아에서는 20년 만에 개최됐고, 전 세계 243개 도시 및 지방정부 대표와 실무진이 참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에너지의 75%를 도시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만큼,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도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번 총회를 통해 우리 인류가 직면한 자원 고갈, 환경 오염,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시장은 8일 개막식에 앞서 열린 이클레이 세계집행위원회 회의에서 회장으로 선출되며, 향후 3년간 이클레이를 이끌어 가는 역할을 맡았다.

[희망 허브] 방과 후 2시간, 아이들 미래를 바꾸다

교육 받기 어려운 중학생에게 대학생 강사가 방과 후 교육 삼성 ‘드림클래스’ 3년 들여다보니… 10명 안팎 소규모 그룹 과외식 운영 특목고·자사고 등 우수 학교 진학 전담 교사·학부모 힘 모아 운영 돕고 대학생 강사는 인생 멘토 역할까지 월요일 오후 3시, 인천 부평구의 청천중학교. 남색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종소리에 맞춰 교실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들뜬 얼굴로 하교하는 아이들 사이로 다른 방향을 향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계단을 거슬러 오른 15명이 3층 복도 맨 끝 교실로 하나둘 입장했다. ‘드림클래스’ 영어 수업을 듣기 위해 모인 3학년 A반 학생들이다. “오늘은 교재 10쪽 복습할 차례지? 수희랑 은영이, 지난 시간 숙제 해 왔어?” “그럼요. 당연히 해왔죠!” “선생님, 사실 은영이는 안 해왔어요 (웃음) .” “뭐어? 거짓말하면 혼난다.” 장현서(21·성균관대 영어영문학과 3년) 강사가 김은영(가명·15·청천중 3년)양의 머리를 장난스럽게 쓰다듬자 교실에 웃음소리가 번졌다. 지난 시간에 배운 영어 문법 ‘to(투) 부정사’ 복습이 시작되자,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특히 문제 풀이 시간에는 강사의 발걸음이 더 바빠졌다. 아이들의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주다 보니, 학생 15명만으로도 교실이 꽉 찬 느낌이다. 이날 2시간 내내 그룹 과외식 집중 강의를 진행한 현서씨는 올해로 3년째 청천중학교를 찾은 드림클래스의 베테랑 강사. 매주 두 번 혜화동에서 인천까지 아이들을 만나러 온다. 왕복 3시간이 넘는데도 이 수업만큼은 빠뜨리지 않는다. “한 반이 10명 안팎 소규모 인원으로 구성돼 한 명, 한 명 귀를 기울일 수 있었던 것이 아이들과 가까워지는 데

[공익 뉴스 브리핑] 중부재단 사회복지사 스터디 모임 지원사업 ‘이:룸’ 모집 외

중부재단 사회복지사 스터디 모임 지원사업 ‘이:룸’ 모집 중부재단이 사회복지사들의 학습과 소통을 지원하는 ‘이:룸’ 사업을 실시한다. ‘이:룸’은 같은 고민과 욕구를 지닌 사회복지사들의 자발적인 스터디 모임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최소 3개 기관 사회복지 실무자들이 6~10명으로 구성된 팀을 이루면 경력 제한 없이 지원 가능하다. 단, 팀 구성원 중 팀장, 회계를 각 1명씩 선정해야 하며 기간 중 6~7회의 모임을 계획해야 한다. 필요시 수퍼바이저를 별도로 둘 수 있으며 수퍼바이저에게 최소 1회 이상 자문을 받는 팀에게는 가산점이 부여된다. 지원 기간은 4월 6일 오전 10시까지이며 선발된 팀은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된다. 팀당 최대 150만원, 총 3000만원의 규모다. 지원은 중부재단 홈페이지(www.jbfoundation.or.kr)를 통해 온라인으로만 가능하다. 문의 02)2191-7500 KDB나눔재단, (사)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소외 계층 청소년 통합문화예술 교육 기관 모집 KDB나눔재단과 (사)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소외 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통합문화예술 교육 〈별별작업실〉에 참여할 기관을 모집한다. 프로그램은 4월부터 8월까지 진행되며, 16회기이다. 통합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체험, 예술 캠프 등으로 구성되어 전문 강사진이 기관으로 파견될 예정이다. 지원 대상은 초등학교 3~6학년의 청소년 10명 내외가 참여 가능한 지역 아동센터나 보육원 등 사회 소외 계층 아동 복지시설이며, 4월 5일까지 (사)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홈페이지(http://arcon.or.kr)의 신청서를 작성해 이메일로 지원하면 된다. 문의 070-4273-8163 하나를위한음악재단 청소년 음악 인재 양성 교육과정 모집 하나를위한음악재단이 청소년을 위한 음악 인재 양성 교육과정을 모집한다. 2015년 5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전 과정이 무료 지원되며, 전원 해외 봉사 혜택이 주어진다. 지원 대상은 클래식 악기에 재능이 있는

“이런 교복은 처음이에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학교별로 교복이 다른 게 신기했어요. 재질·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고, 조끼와 재킷까지 따로 있더라고요. 북한에선 모든 학생들이 같은 교복을 입거든요.” 오현민(19·한겨레고 2)군이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말했다. 북한의 모든 아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소년단에 입단하면서 교복을 입는다. 2013년 북한에서 엄마와 누나를 따라 한국 땅을 밟기까지, 오군 역시 검은 옷에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등교했다. “한국에 와서 처음 교복을 받고 내가 너무 멋있어서 1시간 동안 거울 앞에서 포즈를 취했어요(웃음).”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한겨레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오군처럼 자신의 체형에 맞춘 교복을 무상으로 지원받고 있다. 교복 전문 업체 ‘스쿨룩스’가 한겨레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교복을 후원하는 덕분이다. 스쿨룩스는 2013년부터 3년째 이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오현택 스쿨룩스 대표는 “앞으로도 탈북 청소년들에게 학생복을 통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1세대 사회적기업, 건물 매입 나섰다

사회적기업, 자산 마련위해 뛰는 사연 건물·땅값 오르자 철새 신세돼 “월세 대신 대출 이자 내겠다” 공동 출자로 건물 매입해 공동사업 사회적기업 2세대 위한 기금 마련 민관 협력으로 대안 모색 필요 지난해 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5곳이 긴급 회동을 가졌다. 친환경 패션기업 ‘오르그닷’, 취약계층에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솜이재단’, 역사기행·문화체험 전문기업 ‘㈜우리가만드는미래’, 문화기획사’티팟(teapot)’, 책으로 주민들에게 소통 공간을 제공하는 ‘㈔와우책문화예술센터’ 등 모두 최소 5~8년 이상 사업을 지속해온 1세대 사회적기업이다. 이날 모임의 안건은 ‘부동산 대책’. 매년 오르는 보증금·월세를 감당하느라 이사를 반복해야 했던 사회적기업들은 “차라리 공동으로 건물을 매입해 대출 이자를 나눠 내자”고 입을 모았다. 같은 공간에서 서로의 역량을 모아 공동사업을 한다면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한 사회적기업당 최소 1억원 이상 공동 출자해 1000평 규모의 땅·건물을 매입하고, 지역에 필요한 식당·카페·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자는 등 실행 계획도 세웠다. 매주 꾸준히 만나 출자금·대출금을 공동 관리하는 법인 설립도 준비하고, 각자 비용도 마련했다. 이후 이들은 1년 넘게 마포구·양천구·서초구 등 서울 전역을 돌아다니며, 공동 출자가 가능한 땅·건물을 알아보고 있다. “서울에선 최소 40억원은 있어야 건물 매입이 가능하더군요. 그래도 10년치 월세로 20년간 건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니 해볼 만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향후 사회적기업들의 공동 자산이 되니, 후배 사회적기업가들을 위한 기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고요. 국가 소유 부지 입찰이 뜰 때마다 공모도 하고, 구청에 정보를 물어가며 발로 뛰고 있는데, 마땅한 땅·건물이 보이질 않아

8시 뉴스에 모금 더하니… 대중 참여도 ‘껑충’ 올랐네

SBS 뉴스 기부 플랫폼 ‘눈사람’ 뉴스 사연 주인공에 기부창구 열어… 9개 프로젝트서 기부금 2800만원 ‘뉴스가 이슈를 한 번 다루는 데서 그치지 말고,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는 없을까.’ 지난해 12월, SBS는 뉴스와 크라우드 펀딩이 결합한 새로운 기부 플랫폼 ‘눈사람’을 오픈했다. 뉴스에 나온 도움이 필요한 사연의 주인공에게 직접 기부를 할 수 있는 온라인 창구를 만든 것. 이슬기 SBS 브랜드전략팀 차장은 “방송사의 사회공헌 방향을 고민하다 보니, 공신력과 확산력이 강점인 뉴스 플랫폼에 기부가 가능한 툴이 더해진다면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기획 배경을 전했다. 뉴스를 보다 특정 사연에 기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SBS 홈페이지에 접속해 희망내일 프로젝트 ‘눈사람’에 들어가면 된다. 5000원부터 500만원까지 기부 가능하다. 애초에 정한 목표액을 달성할 경우 SBS 임직원이 모아둔 사회공헌기금에서 같은 금액만큼 매칭된다. 모금이 완료되면 SBS는 투명한 기부금 사용과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밀알복지재단을 통해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줄지 결정한다. 방송 뉴스와 크라우드 펀딩을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두고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과연 얼마나 모일지 보도국에서도 걱정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취재파일에만 살짝 붙여봤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아 8시 뉴스로 넘어갔어요. ‘에너지 빈곤층 시리즈’로 시작했는데 8시 뉴스 방송 처음으로 내보내고 다음 날 11시에 확인하니 몇 시간 만에 600만원 가까이 모였더라고요. 100만원 이상 기부한 분들도 계셨고요. 뉴스가 신뢰성을 갖고 있다 보니 크라우드 펀딩을 하기에 좋은 요소를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이슬기 차장)

비영리단체도 정보통신기술 알아야 한다

푸르른지역아동센터, 페이스북 활용… 연간 후원금 1300만원까지 늘어나 소셜미디어로 소통 창구 넓히면 대중에 더 큰 파급효과 미칠 것 ‘콘텐츠, 데이터, 리더십.’ 이 3가지는 지난 4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2015 비영리 기술 콘퍼런스(Nonprofit Technology Conference·NTC)’의 큰 화두였다. 올해 14년째인 이 행사에는 전 세계 비영리 관계자 2000여명이 2박 3일 동안 참여했다. 콘퍼런스에 참여한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는 “작년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새로운 플랫폼이 화두였는데, 올해는 플랫폼이 아무리 좋아도 콘텐츠가 나쁘면 안 된다는 공감대 속에 어떤 콘텐츠를 생산하고 대상 층을 누구로 할지 등이 큰 주제였다”고 했다. 둘째 주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이용한 빅데이터 분석 틀을 어떻게 활용하고, 이를 시각화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진 요소는 바로 ‘리더십’이었다. “아무리 좋은 IT 플랫폼이 생겨도 비영리 조직 리더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다음세대재단에서 지난해 국내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미디어 활용을 조사해보니, 뉴미디어를 잘 쓰려면 리더의 적극성과 혁신적인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거든요. 이는 전 세계 비영리단체가 모두 비슷한가 봐요. ‘어떻게 리더를 설득할 것인가’ ‘조직원들이 IT 플랫폼을 함께 쓰기 위한 동기 부여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 리더십 섹션이 무척 커졌어요.” 방대욱 대표는 “해외 비영리 단체 중엔 최고기술책임자(CTO)나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를 두고 있는 곳도 많고, 비영리단체가 IT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간 지원 조직도 상당히 많다”며 “‘비영리단체에서 기술을 요긴하게 잘 활용한다면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