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이 성차별·분리 정책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3일(현지 시각) 여성 중고등학생의 등교 허용을 돌연 철회한 데 이어, 최근에는 남성 보호자가 동행하지 않을 경우 여성이 항공기를 이용할 수 없게 했다. 27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이 임명한 국경경찰 지도부는 24일 카불공항에서 열린 회의에서 어떤 여성도 ‘마흐람(남성 보호자)’ 없이 여객기에 탑승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탈레반 정부의 이슬람 질서 구축을 위한 전담기관인 권선징악부는 지난해 12월 남성 친척이 동행하지 않는 한 72km 이상 여행을 할 수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히잡 등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은 여성은 택시를 포함한 어떤 차량에도 승차할 수 없도록 했다. 당시 권선징악부의 발표에는 항공 여행에 대한 제재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결정으로 아프간 여성은 이동권에 있어 더 큰 제약을 받게 됐다. 아프간 여성의 교육권 박탈도 심화하고 있다. 탈레반은 새 학기가 시작된 이달 23일부터 중·고등 여학생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등교 당일 해당 약속을 철회했다. 탈레반 교육부는 “여학생들의 복장과 관련한 결정을 내린 뒤 수업을 재개하겠다”며 “이슬람 율법과 아프간 전통에 따라 복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등교가 가능한 명확한 날짜는 제시되지 않았다. 아프간 내 성차별을 심화시키는 남녀 분리 정책도 잇따라 시행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아프간 교육부가 발표한 교육 방침에 따르면 여성들이 대학 교육을 받는 것은 가능하지만, 의무적으로 히잡을 착용해야 하고 남녀 분리 수업을 받아야 한다. <관련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