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한국평화교육훈련원 원장 가해학생, 피해자 아닌 판사 앞에서 사죄 정작 책임 인정하고 뉘우칠 기회는 없어 피해자 “너 때문에 죽을만큼 힘들었다” 가해자 “하지 말았어야 할 일… 정말 미안” 처벌보다 회복에 중점 둬 만남의 장 마련 “같은 반 친구에게 1년 넘게 폭행을 당해오던 고등학생 친구가 있었어요. 맞은 친구는 집이 워낙 가난했고, 때린 친구는 잘사는 편이었어요. 자기 집으로까지 불러서 입 틀어막고 때리거나 담뱃불로 지지기도 하고, 밤마다 불러내서 폭행하기도 하고요. 맞은 친구는 워낙 오랫동안 피해에 젖어서 신고할 힘이 전혀 없는 상태였어요. 우연히 알게 된 다른 친구가 신고한 경우였는데, 피해자 아이는 무조건 ‘최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어요. 상담 치료도 시작됐지만, 그간 억눌렸던 게 분노로 표출되면서 벽에 머리를 찧거나 교사한테 심하게 반항하기 시작했어요. 가해자 부모는 매일같이 집으로 찾아가서 ‘돈을 줄 테니 합의해달라’고 요구했는데, 피해자 친구 아버지가 몰래 합의한답시고 돈 받았던 게 이 친구 내면 분노를 심화시켰어요.” 이재영(42) 한국평화교육훈련원 원장은 2010년 가정법원에서 도입한 ‘소년 화해 권고 프로그램’을 통해 구형 전 단계에서 이 피해 학생을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죽어도 가해자 안 만나겠으니 감방 보내라”는 학생을 설득했다고 한다. “가해자 친구가 가장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고 네 마음이 풀릴 것 같으냐. 네가 그 친구 앞에서 용기를 내야 네 삶을 다시 정리해나갈 수 있을 거다. 정 용기가 안 나면 글로 적어 와도 된다”고 했다. 당일 피해 학생은 편지를 써 와서 앞에 나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