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은미래 논단] 아동학대처벌법, 처벌보다 가족 지원 서비스가 우선이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4년 시도별 아동학대 현황(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아동학대로 판정된 사례 건수는 1만27건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으로 1만 건을 넘은 것이다. 2013년의 6796건을 기준으로 보면 1년 사이에 거의 50%가 늘어난 수치다. ‘아동학대 보호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표현이 어색지 않을 정도다. 사실 2014년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이 시행되고 ‘아동복지법’의 아동학대에 관련된 사항들이 개정되는 등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과 공적 개입이 대폭 강화된 해이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아동학대는 전년 대비 거의 50%가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아동학대 문제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만으로는 해결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동학대의 84%는 가정에서 일어나고 가해자가 부모인 경우가 82%에 달한다. 아동학대에 대한 대책이 까다롭고 어려운 이유는 바로 아동을 돌보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부모가 학대 행위자라는 딜레마에 있다. 아동복지의 첫째 원칙은 안전하고 영속적인 가정이 아동에게 가장 바람직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둘째 원칙은 아동은 학대와 방임이 없는 안전한 환경에서 자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원칙 간에 충돌이 있을 때 국가와 사회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가 문제다. 아동학대를 ‘엄벌’한다는 차원에서 무조건 부모를 사법처리하고 아동을 부모로부터 격리 보호한다면 성장에 가장 이상적일 수 있는 가정을 아동으로부터 박탈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그대로 놔두어서는 아동의 안전이 확보될 수 없다. 이 두 원칙의 긴장관계를 조화로운 균형의 관계로 이끌어내는 것이 아동보호 체계의 과제다. ‘처벌’과 ‘가족지원 서비스’가 균형을 이뤄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명품 NGO’ 만드는 게 꿈… 투명성·사명감이 핵심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 인터뷰 “출근 첫날, 첫마디가 ‘웃으면 안 됩니까?’였습니다. 직원들 얼굴이 하나같이 무섭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다들 ‘허허실실’로 표정이 바뀌었습니다.” 유원식(57·사진) 기아대책 6대 회장이 취임한 지 두 달, 조직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회장실은 작은 방으로 옮겨졌고, 식물 한 포기 없던 사무실 구석구석에 나무가 놓였다. 복도와 계단 곳곳에는 간사 자녀들이 그린 그림 액자가 여럿 걸렸다. 1981년 삼성전자 입사 후 HP PSG그룹장,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대표이사, 한국오라클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12년 CEO’ 경력을 자랑해온 그가 돌연 자신의 이력에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회장’을 추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설립 25년 사상 최초로 선임된 기업 전문 경영인 출신 회장이 그리는 기아대책의 미래를 들었다. ―취임 후 지난 두 달간 어떻게 지냈나. 전문 경영인에서 비영리단체 회장으로 변신한 소회가 궁금하다. “‘감사’와 ‘행복’ 두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사람은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사이에서 항상 고민한다. 인생의 전반전은 잘하는 일(기업 경영)을 하며 보냈다.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을 돌이켜보면 나는 페스탈로치(1746~1827·스위스 교육학자)를 존경하고, 커서 보육원 원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소년이었다. 인생의 후반전을 맞아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됐으니 무척 감사하다. 기아대책 가족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행복이다. 직원 중에는 이전 직장의 연봉 절반만 받고 온 사람도 있다. 그만큼 일에 대한 사명감과 동기가 강하다. 이사진이 ‘직원들은 간사가 아닌 천사’란 말을 할 정도다.” ―기아대책은 지난 1년간 회장 선임에 무던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4년 동안 회장을 맡아온 고(故) 정정섭

[청세담 비영리 명사 특강] ②③ 일주일에 6시간만 일하는 세상? 창의력·공감 능력으로 바꿀 수 있어

[청세담 비영리 명사 특강] (2)(3) 최근 공익 분야의 가장 큰 화두는 ‘미디어’와 ‘공간’이다. 미디어의 발달은 공익의 키워드인 ‘소통’의 과정을 뿌리부터 바꿔놓고 있다. 누구나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게 된 지금, 대중에게 공익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은 더 큰 책임감과 고민을 요구한다. 공간의 개념 역시 판이하게 달라졌다. 이전에는 단순한 장소의 개념이었다면, 젊은 체인지메이커들에게 공간은 일과 삶의 터전이자 자신이 속한 ‘공동체’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더나은미래·현대해상이 함께하는 공익 저널리스트 및 소셜에디터(Social Editor) 양성 아카데미 ‘청년 세상을 담다’ 명사 초청 특강 2~3회는 비영리 IT 지원을 이끌고 있는 방대욱(49) 다음세대재단 대표와 체인지메이커들의 공간 공동체를 구성, 새로운 실험에 나선 정경선(29) 루트임팩트 대표의 강의로 꾸려졌다. 편집자 주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 “다음세대재단은 성적이 우수한 지원자를 무조건 ‘탈락’시킵니다. 성적 자체를 아예 쓰지 말라고 하죠. 이미 ‘왓슨(인공지능 컴퓨터)’이 1초에 1000만권을 읽고 분석하는 시대입니다. 외운 것이 많은 사람은 더 이상 필요가 없죠. 우리는 컴퓨터를 뛰어넘는 ‘사람’을 원합니다.” 방대욱 대표의 파격 발언에 강연을 듣던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왓슨은 2011년 인간과의 퀴즈쇼 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미국 IBM사의 인공지능 컴퓨터다. 인간의 언어를 분석해 축적된 데이터에서 완벽한 정답을 찾아내는 이 컴퓨터를 뛰어넘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는 ‘창의성’과 ‘공감’을 키워드로 꼽았다. “창의성은 완전히 새로운 정보를 생산하는 능력입니다. 우리에겐 ‘사회적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10년 후 빈부 격차가 없는 사회’ ‘1주일에 6시간 일하고도 행복한 세상’…. 누군가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하겠지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② 한 명의 수술로 두 명을 살리는 기부의 힘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해피플’ 2호 이동열 원장 10년간 형편 어려운 학생에게 무료 수술… 수술비의 1% 기부, 직원도 급여 나눔 실천 “7년 전인데 아직도 벅차요. 무려 15장의 손 편지를 보내온 여대생이 있었어요. ‘원장님이 해주신 것처럼 저도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나 같은 (어려운) 사람에게 무언가를 베풀고 원장님을 찾아뵙겠다’고 하더군요. 내 나눔이 또 다른 나눔을 만드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찼죠.” 부산 서면에 있는 하이뷰안과 이동열(46) 원장은 올해 개업 10주년을 맞았다. 그와 함께 ‘사랑의 1%’을 한 지도 정확히 10년째다. 그가 아이디어를 낸 이 나눔 사업은 크고 작은 모든 수술비의 1%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이다. 2006년 개원 후 첫 수술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개원을 하면서 기부도 무조건 함께 시작했죠. 주위를 보니 ‘여유가 생기면 기부해야지’ 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더라고요. 당시 수술 기계 대출값이 만만치 않았지만 처음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개원할 때 하지 않았으면 아마 이것저것 재다 저 역시 아직 시작도 못 했을 겁니다.” 기부금 실천만이 아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안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무료 수술을 시작한 지도 10년이 다 됐다. 처음에는 모교인 동아대 후배 6명에게 해주던 것이 한 해 두 해 요청이 늘면서 현재는 부산·경남 지역 6개 대학교 50여명의 학생을 무료로 수술해준다. “왜 자꾸 무료 수술을 늘리느냐”고 반대하던 직원 40명은 올해 개원 10년차를 맞아 이제 한

12년간 늪지대 구조한 남자, 삶의 ‘터전’을 구하다

네이처 이라크 설립자 아잠 알와시 경제와 환경 선택의 문제가 아냐, 습지 살리는 것이곧 경제 살리는 것 잘나가는 ‘토목 공사 엔지니어’로 20여년을 살았다. 언덕과 산맥을 깎고 터널과 길을 낼수록, 부와 명성이 따라왔다. 그런 그가 환경 단체의 수장이 됐다. 이라크 최초 환경 NGO인 ‘네이처 이라크(Nature Iraq)’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아잠 알와시(Azzam Alwash·57·사진)의 이야기다. 네이처 이라크는 사담 후세인 독재정권 시절 파괴된 습지를 재생하고, 주변국들의 대규모 댐 건설 저지 등 이라크 환경보호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아잠 알와시는 2013년, 환경 분야의 노벨상이라는 ‘골드만 환경상’을 수상키도 했다. 지난달 환경재단이 주최한 ‘그린아시아포럼’에서 만난 그는 “한 번도 잊을 수 없었던 고향 땅을 지켜내며, 뒤늦게야 자연의 가치에 눈뜨게 됐다”고 했다. “1978년 7월, 사담 후세인의 독재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을 갔습니다. 당시 이라크에서 손꼽히는 엔지니어로 알려지면서, 정부 관료가 될 것을 종용받았지만 거절했죠. 더 이상 이라크 내에서 어떤 활동도 할 수 없게 되었고, 쌓은 모든 걸 버리고 미국으로 떠나야 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고향 땅 이라크 남부 습지대, ‘나스리아’에 돌아가겠다 생각했어요. 그러다 97년, 남부 아랍 지방의 습지가 완전히 메말라 없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접하게 됐습니다. 제 삶을 바꾼 계기였죠.” 이라크 남부 늪지대는 한때 1만5000㎢의 뛰어난 생태 환경지이자, 지역민들의 먹거리와 일자리인 삶의 ‘터전’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사담 후세인이 정부에 반대하는 습지 지역 부족민들을 소탕하기 위해 모래를 쌓고 강줄기를 막았다. 습지대도 소멸 위기에 처한 것.

정책, 권리, 제도, “미래를 만들 우리가 목소리 내야 합니다”

靑年, 정책의 중심에 서다 서울시, 청년 의원 150명 위촉 예정… 근로 청년 자립 돕는 정책 제안해 ‘희망두배청년통장’ 등 시행 중 “올해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 양측의 창끝이 더 날카로워졌어요. 최저임금의 직접적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위원회 구성원으로 들어왔고, 그건 그만큼 절박해졌다는 뜻이거든요.”김민수(25)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 개설 30년 만에 처음으로 발탁된 청년 대표다. 김 위원장이 이끄는 청년유니온은 국내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으로, 카페 아르바이트 주휴수당 지급과 피자 배달 30분 시간제한 폐지 등을 이끌어낸 곳이다. 김 위원장을 포함한 제10대 최저임금위원회가 구성된 후 약 한 달 반. 짧은 시간이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는 소득 하위 50%인 노동자의 임금(중위임금)을 지표로 삼았는데, 6월 초 회의를 통해 이제는 전체 임금 평균도 (소득분배율) 지표로 활용할 수 있게 됐어요. 더 다양한 통계를 기반으로 최저임금을 도출할 수 있게 된 거죠.”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변화의 이유를 당사자 대표성 강화에서 찾았다. “올해는 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당사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반영됐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최초로 이번 위원회에 참여하게 됐어요.” 김 위원장은 “열정페이·무급인턴 등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이것이 청년의, 우리 모두의 문제라고 나서서 이야기하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자금, 병원비 등 생계형 청년부채 지원 청년이 정책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전까지 청년 정책은 청년을 대상으로 ‘이미 만들어놓은’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각 지자체에 청년위원회가 설치되는 등

“우리에게 나무란 치료제이자 소통 도구”

나무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 “어느 날 딸아이 침대가 우연히 눈에 들어왔어요. 오래돼서 삐걱거렸죠. 집에 있는 도구 몇 개를 이용해 ‘리폼(reform)’ 해봤는데, 딸이 정말 좋아하는 거예요. 그때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잃었던 삶의 의욕이 다시 솟구치는 느낌 같은 거였죠.” 우상경(50) ‘상상공방’ 대표의 말이다. 그는 광고 대행사 ‘씨쓰리커뮤니케이션즈’를 운영하는 기업가이자 경기 의왕시에 ‘상상공방’이라는 이름의 목공방을 운영하는 디자이너다. 공방에선 주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폐목재를 활용해 공공을 위한 제품을 만든다. 그가 처음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시련’ 덕분이었다. “5년 전 믿었던 동료에게 30억원에 달하는 사기를 당했어요. 고스란히 제 빚이 됐죠. 그 여파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심하게 앓았어요. ‘어떻게 죽을까’를 고민할 정도로 심각했죠.” 우연히 재능을 발견한 목공은 무엇보다 좋은 ‘치료제’가 됐다. 나무가 품은 향은 마음을 차분하게 했고, 창조적인 작업을 통해 탄생한 결과물은 새로 일어설 용기를 줬다. 우 대표는 아예 전문 목수 밑으로 들어가 2년간 목공 기술을 갈고 닦았다. “나무 좋아하는 사람들은 나무처럼 따뜻합니다. 그들과 같이 땀 흘리면서 욕심을 버리는 법이나 배려하는 것도 많이 배웠죠.” ◇시련 딛고 폐목재 업사이클링 디자이너로 우뚝… 우상경 ‘상상공방’ 대표 16일 오후 강서구 화곡동의 작은 카페에서 만난 우 대표는 우울증 병력이 믿기지 않을 만큼 유쾌하고 에너지가 넘쳤다. 본인 작품(폐목재로 만든 시계)을 들고 와 카페 벽에 붙여놓을 정도로 능청스럽기까지 했다. 목공을 통해 생긴 변화다.(본업에도 충실해 빚도 3분의 2 정도는 갚았다고 한다.) “제

[더나은미래 논단] 강력한 나눔의 부메랑, 프로보노

경기도의 한 사회적기업 사무실. 브랜드 개발을 위한 직원들의 브레인스토밍으로 열기가 뜨겁다. “우리 기업을 생각하면 무슨 단어가 떠오르죠?” “고객들이 우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요?”.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아동에게 사회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곳이 브랜드 아이덴티티(Identity)를 구축하기 위해 체계적인 내부 워크숍을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도전을 제안하고 이끈 사람은 누구일까. 광고 대행사에서 14년간 조사, 브랜드컨설팅, 광고기획을 하고 대기업에서 광고와 프로모션을 이끈 ‘마케팅 베테랑 프로보노’이다. 경력단절 여성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놀이교육을 전파하는 서울의 한 사회적기업. 이곳에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 있다. 직원도 아닌데 2010년부터 현재까지 사업 운영에 대한 코칭, 사업 목표 설정과 운영 전략 수립, 사업 평가 및 검토에 이르기까지 매 성장통을 함께했다. 그 덕에 매출도 많이 올랐다. 그는 컨설팅 회사, IT 회사들을 거치며 사업 전략과 기획 업무에 능한 ‘경영전략 베테랑 프로보노’다.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조직들이 만약 이들 프로보노의 도움이 없었다면 고가의 비용을 내고 컨설팅이나 자문을 받거나 충분한 재원이 없어 그냥 문제를 안고 가다가 해결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프로보노(Pro Bono)라는 용어가 어렵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그 의미는 앞서 사례에서 보는 그대로다. 자신의 재능, 기술, 지식을 활용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나 조직을 돕는 것이다. 원래 프로보노는 라틴어 ‘프로보노 퍼블리코(Pro Bono Publico, for the public good·공익을 위하여)’의 약어로, 주로 전문가가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해 자발적이고 대가 없이 공공(사회)을 위해 봉사하는 일을 표현하는 말이다. 처음에는 변호사들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청세담 비영리 명사 특강] ① “비영리조직 재무 건전성, 아직 갈 길 멀어”

[청세담 비영리 명사 특강] ①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 비영리는 사람이다. 한 분야에서 짧게는 수년, 길게는 십수년에 이르기까지 버텨온 이들이 상상을 현실로, 회의를 기대로 바꿔왔다.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이 함께하는 공익 분야 저널리스트 및 소셜에디터(Social Editor) 양성 아카데미 ‘청년, 세상을 담다(청세담)’ 예비기자들의 공익 분야 이해를 돕기 위해 각 분야 비영리 명사들의 특강을 준비했다. 지난 5월 22일부터 오는 6월 19일까지 진행될 이번 특강에는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 정경선 루트임팩트 대표,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이사, 권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회장, 조명숙 여명학교 교감순으로 각 전문 분야에서의 화두를 던질 예정이다. 더나은미래는 특강 내용을 지면을 통해 풀어본다. 첫 회는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사진>이다. 편집자 주 “미국 비영리 조직들은 ‘재무적으로 건전한가’ 끊임없이 감시당합니다. 회계·감사는 물론 매년 국세청에 표준화된 재무 신고 양식을 제출하는데 이를 다시 평가하는 기관만 110개가 넘죠. 우리나라 비영리는? 외부 회계감사는 안 받아도 그만이고, 내부 감사를 외부 감사로 올려놓는 등 ‘주먹구구식’ 상황입니다. 외형만 커질 뿐, 비영리 영역 전반이 신뢰를 잃고 죽어가고 있죠.”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의 말이다. ‘비영리 투명성’을 주제로 열린 이날 특강에서 그는 “한국 비영리 투명성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일침을 놨다. 그는 “공시를 하고 재무제표를 공개하는 것만이 투명성의 다가 아니다”며 “몇몇 단체 공시를 바탕으로 직접사업비 대비 간접사업비(직원 인건비)를 분석했더니 10%도 안 되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는 직원들 월급이 10여만원 수준이라는 얘기라 말도 안 되는 수치”라며 “인건비를 사업비로 포함시켜 별도 표시 안 하는 관행도

불법 어업으로 세계 35억명 생존권이 무너진다

환경정의재단 사무총장 스티브 트렌트 “매년 불법 포획되는 어류는 2600만t 값비싼 어종은 90% 이상 멸종 위기” ‘예비 불법 어업국’이었던 한국 신속한 대응으로 불법 어업국 해제 지난 3월엔 한국 사무소 개소까지 “전 세계 약 35억 인구가 전적으로 바다에 의존해서 살아간다. 이들에게 바다는 말 그대로 삶의 터전이자 ‘전부’다. 하루 세 끼 먹을 음식도, 일자리도, 소득도 바다에서 나온다. 그런데 그런 바다에서 누군가가 불법으로 온갖 고기를 싹쓸이하고 바다를 오염시킨다면? 이들은 정말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 환경과 생존권, 인권 문제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다.” 영국 환경·개발 분야 비영리단체 환경정의재단(Environmental Justice Foundation) 사무총장 스티브 트렌트(Steve Trent·사진)의 말이다. 2000년 설립돼 올해로 15년 된 조직의 영국 사무국 직원은 열댓명 남짓,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제사회 내 영향력은 상당하다. 철저한 자료 수집, 수년에 걸친 연구 및 애드보커시(advocacy·옹호) 활동에 기반해, 정부와 기업 등 거대 공룡 기관들을 상대로 싸워왔기 때문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2013년, 유럽연합(EU)과 미국으로부터 ‘예비 불법 어업국’으로 지정됐다. 환경정의재단에서 한국 원양어선들의 불법 어업 실태를 촬영한 영상을 EU 측에 제출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예비 불법 어업국으로 지정됐던 1년 5개월간 한국 정부에선 ‘난리가 났다’는 후문이다. 예비 단계를 넘어 불법 조업국으로 확정되면 EU로의 해산물 수출도, 한국 배가 EU국 항구에 들어가는 것도 전면 금지되기 때문. ‘수산물 해적 국가’ 꼬리표가 달리는 셈이다보니 외교적으로도 큰 망신이다. 불법 조업 처벌을 강화한 ‘원양산업발전법’ 개정, 모니터링과 감시를 위해

“‘토이’를 만나고 딸아이 꿈도 수의사로 바뀌었죠”

안내견 후보 사회화 프로 ‘퍼피워킹’ 손지영씨 가족 시각장애인 안내견 후보 ‘토이’ 1년간 위탁 “가족간 대화 늘어… 장애인에 대한 시각도 변해” “빨리빨리!” 손지영(42·경기도 분당)씨의 말에 ‘토이(래브라도 리트리버·11개월)’가 ‘볼일’ 볼 채비를 한다. ‘빨리빨리’는 ‘이곳에서 배변을 하라’는 주인의 신호. 손씨는 “배변 훈련은 안내견이 되기 위한 기초적인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훈련”이라며 “이제 토이는 내 신호 없이는 아무리 급해도 참고 기다린다”며 기특해했다. 토이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지망생이다. 걸치고 있는 오렌지색 조끼에는 ‘안내견 공부 중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오는 9월이면, 안내견 학교에 입학해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할 예정. 훈련을 통과해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개는 10마리 중 3마리 정도. 한 해 배출되는 안내견도 기껏해야 10마리 내외다. 바늘구멍 같은 관문을 뚫기 위해선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람과 친해지고, 사회에 적응해가는 ‘퍼피워킹(Puppy Walking)’도 그중 하나다. 퍼피워킹은 생후 7주 된 안내견 후보들이 일반 가정에 1년간 위탁돼 사회화를 체험하는 특별한 과정이다. 위탁을 맡는 가정을 ‘퍼피워커’라 부르는데, 모두 무보수 자원봉사로 이뤄진다. 하우종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과장은 “서울·수도권에 거주하며, 집에 사람이 상주하고, 다른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집은 퍼피워킹을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목나영 안내견학교 훈련사는 “품행·사회화·배변활동 등을 교육시켜야 하는데 초반에는 가정 내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야외 훈련이 많아진다”고 했다. 토이가 손씨 가정에 들어온 지 어느덧 9개월. 토이 역시 바깥 생활이 늘었다. “아파트에 큰 개를 들이다 보니, 처음엔 부담도 많이 됐어요. 엘리베이터에 ‘안내견이 되기 위해 훈련을 받는 강아지이니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① 김상민∙김경란 부부의 ‘기쁜기부’ 남수단 아이들의 자립으로 이어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해피플’ 1호 방송인 김경란·국회의원 김상민 부부 “조금만 도와주면, 이 아이들도 자립의 꿈을 꿉니다” 기쁜 날, 우리는 흔히 “한턱 쏜다”고 합니다. ‘기브 앤드 테이크(Give and Take)’가 자연스러운 외국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매력적인 문화입니다. 하지만 기쁘고 행복한 기념일에 기부를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기념일 혹은 특별한 날에 기부를 실천하는 문화를 확대하고자 ‘기쁜기부, 해피플’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해피플은 ‘해피'(Happy)와 ‘피플'(people)의 합성어로, 기쁜 기부를 실천하는 이들을 말합니다. 해피플 1호는, 결혼식 축의금 1억원을 기부한 방송인 김경란·국회의원 김상민 부부입니다. ‘더나은미래’는 지난 5월 26~31일까지 김경란·김상민 부부의 기부금이 쓰이게 될 남수단 현장을 직접 동행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작년 난민 캠프에서 울기 직전의 아이를 봤어요. 우울한 표정으로 계속 혼자더군요. 내전을 피해 달아나면서 부모님을 모두 잃은 것이었어요. 나무 밑에서 하늘을 이불 삼아 자는 아이에게 ‘혹시 갖고 싶은 것 없니’ 물어봤는데,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답답해, 저도 모르게 ‘지금 이 상황에서 학교 가고 싶은 게 어떻게 네 꿈이야!’ 하면서 한국말로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아이의 목소리는 계속 귓전에 맴돌았다. 방송인 김경란(37)씨가 2012년부터 올해까지 벌써 4번째 남수단을 찾는 이유이자, 1억원이란 큰돈을 기부한 이유이기도 하다. “인생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는 날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니, 그 행복을 우리만 누리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김상민(41) 의원은 “축의금에 개인 돈을 조금 보태 기부금을 마련했다”며 “아내의 남수단 사랑에 감동하고 힘을 보태기위해 실천하게 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