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계신 후원자님께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파이어스 오쿠루트(Pius Okurut)예요. 올해 12살이고, 우간다 쿠미(Kumi) 지역에 있는 은예로(Ngero) 초등학교 7학년에 다닌답니다. 사실은 자랑할 일이 있어요.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가거든요. 9월 6일이니까, 이제 50일밖에 안 남았어요. 한국은 어떤 곳인가요? 그곳도 예전엔 우간다처럼 가난했었다고 ‘언티(Aunty)’ 조이가 말했어요. 참, 조이는 2010년도에 한국에서 이곳으로 온 기아대책봉사단이에요. 한국 이름은 이명현이지만, 우리 동네 사람들은 모두 ‘언티 조이’라고 불러요. 제가 왜 한국에 가냐구요? 축구하러 가요. 전 우간다 대표팀 수비수거든요. 진짜 월드컵은 아니지만, ‘기아대책 희망월드컵’이 서울에서 열린대요. 케냐부터 브라질까지 10개 나라에서 한국의 후원자님들이랑 결연을 맺고 있는 어린이가 110명이나 모인대요. 벌써부터 긴장되고 기대돼 잠이 안 와요. 우간다에서 축구는 진짜 인기가 많아요. 프리미어 리그가 시작되면 온 동네 사람들이 텔레비전이 있는 식당에 모일 정도죠. 하지만 제 형편에 진짜 축구를 한다는 건 꿈도 꿀 수 없었어요. 우리 동네는 전기랑 수도도 제대로 없는 곳이어서 축구용품을 구하기 힘들거든요. 저희 아빠는 3년 전 후천성면역결핍증(HIV)으로 돌아가셨어요. 집에서 기르는 소하고 조그만 텃밭이 우리 가족이 가진 전부죠. 원래 운동을 잘하는 편도 아니에요. 또래에 비해 키도 작고, 몸무게도 29㎏밖에 안 되거든요. 이렇게 조그만 제가 어떻게 희망월드컵 대표팀으로 뛰게 됐는지 궁금하시죠? 조이는 제가 친구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다고 했어요. 우간다 대표팀 11명 모두 ‘열심히 하면 누구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의 증거라고요. 희망월드컵 참가 준비를 시작하고 나서, 매일 매일이 새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