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도 ‘케이팝스타’ 꿈꾸는 평범한 소녀였단 걸 아시나요.

위안부 문제 색달리 해석한  <푸른 늑대의 파수꾼> 작가 김은진 인터뷰10년 간 문제 고민, 5년 자료 조사 끝에 출간…제9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위안부 편견 깨고 할머니들 상상 속에서라도 행복 느끼게 하고파 시‧공간을 초월하며 잘못된 과거를 바로 잡는 스토리로 큰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나인’, ‘시그널’. 그 통쾌한 전개를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적용해 주목 받는 작품이 있다. 바로 제9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소설 <푸른 늑대의 파수꾼>이다. 방학을 맞아 혼자 사는 할머니의 집에 봉사활동을 간 열여섯 살 소년 햇귀. 우연히 발견한 시계태엽을 감았다 1940년대 일제강점 하의 경성에 떨어지고 만다.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알게 된 할머니 수인이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가기 전 소녀시절을 마주한다. 하루코라는 딸을 둔 일본 관리 집에서 식모로 일하면서도, ‘가수’라는 꿈을 키우던 때였다. ‘할머니의 고통스런 기억을 없애드릴 순 없을까?’ 햇귀는 소녀 수인을 구하고자 하루코에게 일본의 조직적인 성노예 모집 사실을 설명하지만, 하루코는 “우리 아버지는 항상 조선인들을 위해 일한다고 하셨는데…” 라며 믿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코는 아버지가 주도한 경성 위안단 모집 트럭에 오르고, 결국 하루코와 수인의 운명은 처음과 달라진다. “할머니들의 청춘도 ‘케이팝스타’를 꿈꾸는 요즘의 소녀들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지금의 우리처럼 평범한 자유를 누리고 싶어 했단 것도요. 더불어 누구든 무차별적인 폭력 하에서는 희생자가 될 수 있음을 말하려 했어요.” 지난달 7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 한 카페에서 만난 <푸른 늑대의 파수꾼>의 저자 김은진(45) 작가는 작품에 담은 생각을

“해외 제조 공장 모니터링만 996차례… CSR은 생존 문제”

유키히로 니타, 유니클로 CSR 임원이 말하는 ‘기업의 생존과 CSR’ 노동자 인권·안전·환경 이슈글로벌 패션 그룹 공통의 과제협의체 활동으로 함께 고민하고NGO 파트너로 투명성 높여   “우리는 최근 3년 사이 다양한 협의체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맞닥뜨린 노동·인권·환경 등과 같은 과제는 모든 글로벌 패션 기업의 공통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옥시, 폴크스바겐 등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사태 이면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근로자 인권 침해, 부실한 안전 관리, 환경 규제의 충돌 등 논란이 한번 시작되면 업계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는 문제다. 이에 유키히로 니타(51·사진) 패스트리테일링(FR)그룹 집행임원(CSR위원회 및 기업 거래 윤리위원회 회장)은 “CSR은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FR그룹은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1644억엔(약 1조7973억원) 규모의 다국적 기업이자, 캐주얼 브랜드 ‘유니클로’를 보유한 패스트패션의 선두주자다.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한 니타 임원을 만나 ‘기업의 생존과 CSR’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그룹에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협의체 가입을 통한 단체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우리만의 노력으로 산업 전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3년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화재 이후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졌다. 같은 해 8월, FR그룹은 ‘방글라데시의 화재 예방 및 건설물 안전에 관한 협정(Accord on Fire and Building Safety in Bangladesh)’에 참여했다. 이후 ‘지속 가능한 의류연합(SAC)’에도 가입했다. 지난해 7월부터 ‘공장 노동자의 권리 보호에 노력하는 국제 NPO인 공정노동위원회(FLA)’로도 활동하고 있다.” ―협력 공장과 걸린 이슈가

남몰래 집 짓는 ‘나눔 베테랑’ 부부

배우 이재룡·유호정해비타트 부부 홍보대사 13년이제는 건축 봉사 이끄는 리더로…몰래 기부 이어 나눔 행사 직접 기획 전남 사평초 4학년에 재학 중인 임언희(10)양은 지난해 얼굴 없는 천사로부터 깜짝 선물을 받았다. 선물의 정체는 주방과 욕실이 딸린 ‘새집’. 필리핀인 엄마와 환갑이 넘은 아빠, 중학생 큰오빠와 지적장애 1급인 둘째 오빠까지 다섯 식구가 함께 살던 임양의 집은 비가 오면 물이 새고, 쥐와 지네가 수시로 출몰하는 낡은 한옥이었다. 그리고 올해 1월 주택 헌정식이 치러지기 직전, 천사들의 정체가 밝혀졌다. 오랜 기간 한국 해비타트의 홍보대사로 활동해온 배우 이재룡(52·사진 왼쪽), 유호정(47·사진 오른쪽) 부부가 남몰래 기부한 1억원이 임양 가족의 보금자리 건축에 쓰였던 것. 조혜원 조선영상미디어 기자이재룡, 유호정 부부의 ‘비공개’ 나눔 스토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2004년부터 무기명으로 난치병 어린이를 위한 치료비를 기부해왔을 뿐만 아니라, 가족이 모두 함께 과테말라·방글라데시·필리핀·에콰도르 등 해외 아동을 10년째 후원하고 있다. 연예인 절친 부부들과 힘을 모아 직접 자선 바자회와 모금행사를 기획하고,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2009년에는 복지부장관 표창까지 받았다. 부부가 함께 이처럼 오래도록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온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달 14일, 청담동 리유빌딩에서 두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가정’이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집 짓는 부부 홍보대사 “아내랑 결혼할 때 ‘아!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했는데, 살다 보니까 나라 정도가 아니라 지구를 구한 느낌이더라고요. 주변 사람의 손을 잡아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큰 사람입니다.”(이재룡) “결혼 전엔 나눔에 대해 참 어렵게 생각했던

모금가로 활동하는 美 이사들, 이들의 참여가 성공의 핵심

미국 모금 전문가 줄리아 워커 인터뷰 “이사 한 명 한 명이 모금가로 활동하도록 판을 설계해야 한다. 단체의 성공에 기여한다는 느낌이 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과 시간을 들여가며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미국의 모금 전문가 줄리아 워커(Julia Walker·사진)의 말이다. 줄리아 워커는 미국 비영리단체에서 25년 이상 비영리 이사회 교육 및 거액 모금을 설계·실행해 왔다. 이사회 교육은 그녀의 전문 분야다. 미국에서 비영리 이사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오는 22일, 주한 미국 대사관과 아름다운재단이 진행하는 ‘모금의 필수요소, 이사회 모금과 거액 모금’ 강연을 앞두고 있는 그녀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한국에선 비영리단체 이사회의 역할에 대해 큰 합의가 없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비영리 이사회의 역할을 어떻게 보나. “단체의 거액 모금 컨설팅을 할 때, 모금 과정에 이사회가 참여하도록 만드는 걸 중시한다. 잘 짜인 비영리 이사회는 비영리단체 성공의 핵심이다. 비영리단체는 자금도 부족하고, 전문성도 필요하다. 이사회는 지식이나 영감을 제공할 수도 있고, 각계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위상을 활용해 기부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사회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한국에선 이사회 한번 개최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비영리단체들도 많다. 모금에 이사를 참여시키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단체 활동을 한 번 설명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여러 단계에 걸쳐 촘촘하게 접근해야 한다. 최근 한 미국 사립대를 대상으로 모금 컨설팅을 했다. 건물 증축, 기기 구입에 드는 기금을 모금하고자 했다. 우리는 초기 단계부터 이사진을 적극적으로 개입시켰다. 14명의 이사를 포함, 다른 기금 캠페인에 참여했던 변호사, 동문 기업가

[공익, 직업의 세계] 럭셔리 브랜드보다 값진 가치를 홍보하다…국경없는의사회 ③

지금까지 국경없는의사회 소셜미디어 홍보를 하면서‘악플’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높은 연봉을 받으며 럭셔리 브랜드를 홍보할 때보다 훨씬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 국경없는의사회의 소셜미디어 채널은 구호현장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하며 많은 네티즌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그리고 최정혜(32·사진) 디지털커뮤니케이션 과장은 12개에 달하는 한국사무소의 소셜미디어 채널을 담당하고 있는 주인공이다. 지난 16일, 최정혜 과장을 만나 그녀가 어떻게 국경없는의사회를 선택하게 됐는지 일을 하면서 느낀 보람과 고민에 대해 들어봤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종교, 인종, 국적, 정치적 신념 등에 상관없이 인도주의적 구호활동을 펼쳐온 글로벌 NGO다. 1971년, 프랑스 의사와 언론인이 처음 설립했으며 한국사무소는 일본과 홍콩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로 2012년 문을 열었다.   -홍보·광고는 영리업계의 꽃으로 불린다. 어떻게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일할 결심을 하게 됐나? “막연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의사가 돼 국제구호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국경없는의사회가 노벨평화상을 탔을 때쯤이었다. 의대 진학에 실패하고 재수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하듯, 홍보전문가는 브랜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홍보 전략을 처방해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홍보를 전공하게 됐다. ‘홍보를 잘 배워서 NGO로 가야지’라는 생각이었다. 졸업 후 세이브더칠드런에 온라인홍보담당으로 입사(2007년)하게 됐고, 이후 실무경험을 좀 더 쌓으려고 광고대행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외제차, 고급양주 등 한 번에 4~5개 럭셔리 브랜드를 관리했다. 업무경험은 풍부해졌지만, 비영리에 대한 갈증을 이기지 못했다. 결국 2014년, 고등학교 때부터 꿈꾸던 국경없는의사회에 입사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사무소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 “첫째, 현장에 파견 될 의료인과

문화부터 복지까지… ‘삼성맨’ 눈길

삼성 출신 공익법인 이사 우리 사회 굵직굵직한 비영리 공익법인 이사회에는 유명한 ‘삼성맨’들이 여럿 등장했다. 더나은미래가 국내 최초로 모금액 기준 상위 100대 공익법인의 이사진을 특별 취재한 결과,  삼성이 출연한 공익재단만 4곳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생명공익재단(1119억4425만원), 삼성문화재단(500억5500만원),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500억원), 삼성복지재단(310억7916만원) 등이다.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5년 5월, 이건희 전 이사장의 뒤를 이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재계 일각에서는 그룹 경영권 승계의 시작을 알리는 인사 조처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성인희(59)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이사는 경희대(행정학)를 졸업, 1982년 삼성전자 입사 이래 인사팀 팀장을 거친 ‘인사통’이다. 성 대표이사는 삼성인력개발원 부사장, 삼성정밀화학 대표를 역임하고, 올 6월부터 삼성생명공익재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의 김은선(57) 대표이사 또한 성균관대(경영학) 출신으로, 1989년 삼성비피화학에 입사해 상무까지 오른 뒤, 2010년부터는 삼성문화재단 전무, 2014년 부사장직을 거쳐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삼성복지재단의 이사로는 대표적인 삼성맨으로 불리는 이수빈(77) 삼성생명 회장이 있다. 이 회장은 1965년 제일제당에 입사한 이래 1978년 제일모직 사장에 이어 제일제당·삼성항공·삼성생명 사장과 삼성증권·삼성그룹 금융부문 회장까지 섭렵, 51년간 삼성맨으로 살고 있다. 현재 삼성 라이온즈 구단주를 맡고 있으며, 재단의 최고참 임원이다. 삼성그룹이 2013년 창의적인 미래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에는 장혁(54) 삼성전자 부사장이 이사로 이름이 올랐다. 미국 유타대 금속공학 박사, 미국 일리노이대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으로 근무하다, 2011년 삼성 펠로우로 임명된 인물이다. 대학에도 삼성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현재 성균관대 이사진 9명 중 임대기(60)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 정유성(60) 삼성SDS 대표이사

다양한 공익법인에 몸담은 사람들

多數의 공익법인에서 이사로 활동하는 전문가들 100대 공익법인 이사회 조사 결과, 서너 기관에서 이사로 활동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이봉주(55)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널, CJ나눔재단 등의 이사로 활동 중이고, 조흥식(63)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사회복지법인 기아대책, 아름다운재단 등 세 곳의 이사직을 맡고 있었다. 정무성(57) 숭실사이버대 부총장은 월드비전, CJ나눔재단, 행복나눔재단의 이사다. 이들은 모두 국내의 대표적 사회복지 전문가로 손꼽히는데, 여러 공익법인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대표 사학인 연세대와 고려대 두 총장은 각 학교법인의 이사 외에 나란히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이사를 맡고 있다. 연세대 김용학(63) 총장과 고려대 염재호(61) 총장은 청년 시절, 1979년 한국고등교육재단의 해외 유학 장학 프로그램에 각각 대학 1등으로 뽑혔던 인물이다. 두 사람은 1년간 같이 유학 준비를 하며 친해졌다고 한다. 1980년에 유학을 떠난 김 총장은 시카고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염 총장은 스탠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30여 년 전에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의 도움을 받았던 두 인물이 이제는 해당 단체의 이사까지 맡게 된 것이다. 또한 김 총장은 삼성생명공익재단, 염 총장은 행복나눔재단의 이사로 둘 다 공익법인 세 곳의 이사회에 소속돼 있다. 배기수(59) 아주대 의대 교수는 의료계 전문가로서 굿네이버스와 수원인제학원 등의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승철(57)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본부장 출신의 경제·경영계 대표 인사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및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전국재해구호협회 등 다양한 성격의 공익법인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다. 공인회계사 출신의 이천화(54) 가립회계법인 대표가 기아대책, 이랜드복지재단 등의 감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이끄는 공익법인 이사진 1000명… 학계·경영계 가장 많다

[국내 100대 공익법인 이사회 대해부] (1) 직군 분석 학계 다음으론 경제·경영계 인사 많고… 비영리 출신 의외로 적어사회복지계에는 경제·언론 등 타 업계 활동 후 제2커리어 출신자 다수 대한민국 100대 공익법인을 움직이는 인물은 누구일까. 더나은미래 특별취재팀은 6월 한 달 동안 모금액 기준 상위 100대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이사회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①국세청에 의무 공시된 이사회 정보 확인(2014년 결산 기준) ②100곳 대상 개별 확인 요청 ③법인 홈페이지에 공시된 이사회 업데이트 정보 확인(2016년 6월 기준) 등 3차례에 걸쳐 팩트를 체크했다. 이 중 개인 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공개가 힘든 26곳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회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분석 대상자는 74개 공익법인 876명(중복 포함)이다. ◇공익법인 이사진 직군별 분석, 학계〉경제·경영〉종교계〉법조계 순 공익법인 이사진의 직군은 ‘학계(252명, 28.77%)’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소한 차이로 ‘경제·경영계(238명, 27.17%)’ 인사가 뒤를 이었고, ‘종교계(103명, 11.76%)’, ‘법조계(66명, 7.53%)’가 많았다. 의외로 시민사회단체(43명, 4.91%)와 사회복지단체(34명, 3.88%) 인사가 5%에도 미치지 못해, 비영리 관련 경력을 가진 이사진은 적은 편이었다. 특히 모금액 상위 30위 공익법인 중 9곳이 교육 관련 법인이라, 교육계 인사들이 이사진으로 두드러졌다. 학계 출신 인사 중에는 특별히 전현직 대학 (부)총장 경력의 인물들이 눈에 띄었다. 주대준(63) 전 선린대 총장(월드비전), 손봉호(78) 전 동덕여대 총장(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김길자(75) 경인여대 총장(한국해비타트), 김신복(69) 전 서울대 부총장(가천학원), 이훈규(63) 현 차의과대학 총장(아이들과미래), 김춘호(59) 한국뉴욕주립대학 총장(대한적십자사) 등이 대표적인 학계 출신 공익법인 이사다. 기업 재단에서 이사로

우간다에서 온 편지…”축구하는 매일이 새로워요”

한국에 계신 후원자님께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파이어스 오쿠루트(Pius Okurut)예요. 올해 12살이고, 우간다 쿠미(Kumi) 지역에 있는 은예로(Ngero) 초등학교 7학년에 다닌답니다. 사실은 자랑할 일이 있어요.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가거든요. 9월 6일이니까, 이제 50일밖에 안 남았어요. 한국은 어떤 곳인가요? 그곳도 예전엔 우간다처럼 가난했었다고 ‘언티(Aunty)’ 조이가 말했어요. 참, 조이는 2010년도에 한국에서 이곳으로 온 기아대책봉사단이에요. 한국 이름은 이명현이지만, 우리 동네 사람들은 모두 ‘언티 조이’라고 불러요. 제가 왜 한국에 가냐구요? 축구하러 가요. 전 우간다 대표팀 수비수거든요. 진짜 월드컵은 아니지만, ‘기아대책 희망월드컵’이 서울에서 열린대요. 케냐부터 브라질까지 10개 나라에서 한국의 후원자님들이랑 결연을 맺고 있는 어린이가 110명이나 모인대요. 벌써부터 긴장되고 기대돼 잠이 안 와요. 우간다에서 축구는 진짜 인기가 많아요. 프리미어 리그가 시작되면 온 동네 사람들이 텔레비전이 있는 식당에 모일 정도죠. 하지만 제 형편에 진짜 축구를 한다는 건 꿈도 꿀 수 없었어요. 우리 동네는 전기랑 수도도 제대로 없는 곳이어서 축구용품을 구하기 힘들거든요. 저희 아빠는 3년 전 후천성면역결핍증(HIV)으로 돌아가셨어요. 집에서 기르는 소하고 조그만 텃밭이 우리 가족이 가진 전부죠. 원래 운동을 잘하는 편도 아니에요. 또래에 비해 키도 작고, 몸무게도 29㎏밖에 안 되거든요. 이렇게 조그만 제가 어떻게 희망월드컵 대표팀으로 뛰게 됐는지 궁금하시죠? 조이는 제가 친구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다고 했어요. 우간다 대표팀 11명 모두 ‘열심히 하면 누구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의 증거라고요. 희망월드컵 참가 준비를 시작하고 나서, 매일 매일이 새로워요.

호수에 떨어진 물방울처럼…우간다에 축구가 가져온 변화

    지난 5일, 공휴일로 지정된 라마단(Ramadanㆍ이슬람 교리에 따른 금식 기간)의 마지막 날. 한산해야 할 은예로 초등학교가 100명에 가까운 인파로 북적였다. ‘2016 기아대책 희망월드컵’에 출전하는 우간다 대표팀과 인근 모리타(Moruita) 지역 어린이 축구팀의 친선경기가 열렸기 때문. 모리타 지역 아이들은 원정경기를 치르는 자신의 팀을 응원하기 위해 1시간 넘게 걸어서 이곳에 왔다. 응원 열기가 아프리카의 태양보다 뜨겁게 달아오를 무렵, 경기가 시작됐다. 전반전은 빨간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희망월드컵 팀의 우세였다. 큰 키의 조셉(Joseohㆍ17)은 빠르게 파고드는 상대편 공격수의 뒤를 철저히 마크했다. 여성 플레이어인 아포(Apooㆍ14)의 블로킹은 또래 선수들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오팀(Otimㆍ14)은 빠른 스피드로 공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나타나 상대를 위협했다. 상대의 골문 앞에서 몇 번이나 아슬아슬한 찬스가 날아가고, 숨 막히는 전반전이 0대0으로 종료됐다. 지난 4개월간 아이들의 훈련을 맡아온 코치 오첸(Ochenㆍ22)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라자루스(Lazarus·14), 골문 앞에서 날아오는 공을 쫓아갈 땐 꼭 ‘마이볼(My ball)’이라고 외쳐. 그래야 수비수와 동선이 꼬이지 않으니까. 조셉! 그라운드 안에선 더 크게 이야기해야지. 너는 캡틴이니까 뒤에서 누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수비라인이 부실한지 팀원들에게 계속 이야기를 해줘야 해. 지미(Jimmy·12)는 상대 팀이 크다고 해서 움츠러들지 마. 우리 팀에는 너처럼 야성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꼭 필요해. 그리고 오파사(Opasa·13), 넌 우리 팀의 스트라이커잖니. 네가 골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뛰어야 해. 알았지?” 팽팽했던 전반전과 다르게 후반전이 시작되고 골은 희망월드컵팀 진영을 맴돌았다. 재정비를 마친 모리타 팀의 공세가 매섭게 이어졌다. 몇 번이나

공익을 모바일과 만나게 한 남자

[네이버 해피빈재단 최인혁 대표] 공익단체·이웃 이야기 전하는 주제판 ‘함께N’ 오픈 후 2개월만에 설정자 140만명 넘어네이버 페이 통한 펀딩 결제 등 모바일 서비스에 콘텐츠 결합 국내 최초의 온라인 공익 플랫폼 ‘해피빈’의 대표 얼굴이 바뀌었다. 최인혁(45) 네이버 해피빈재단 대표다. 삼성SDS 출신으로 1999년부터 NHN에 몸담아온 그는 현재 네이버 크레이티브 비즈니스 조직장과 해피빈 재단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최 대표의 등장 이후 지난 4월 말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다양한 공익단체와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주제판 ‘함께N’을 오픈했고, 2개월 만에 설정자 140만명을 넘겼다. 공익 콘텐츠와 크라우드 펀딩을 다양화하는 시도, 네이버 모바일의 다른 ‘장터(서비스)’ 곳곳에 공익 콘텐츠를 전략 배치하는 등 변화가 빠르고 과감하다. 그동안 언론 인터뷰를 거의 한 적 없는 최 대표를 ‘함께N 설정자 140만 돌파’를 기념해 경기 성남 분당의 네이버 본사(그린팩토리)에서 만났다.     ―지난달 유엔 NGO 콘퍼런스의 워크숍에서 발표를 했는데, 사실상 해피빈 대표로서 데뷔 무대나 다름없었습니다.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해피빈은 세계 시민교육의 실습실’이라고 했어요. 제가 IT 개발자 출신인데, 1년 동안 책을 통해 코딩을 공부할 때보다 프로그램 실습 한 달 동안 더 많이 배워요. ‘저는 실행하는 사람입니다’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실행이 잘되면, 그걸로 이론도 정립할 수 있어요. 나눔교육도 중요하지만 해피빈 통해 직접 기부해보면 그 의미를 깨닫게 되죠.”   ―네이버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데, 왜 해피빈 대표를 맡았습니까. 직접 자원했다고 들었는데.  “2005년 해피빈 플랫폼 개발할 때 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