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뉴트리라이트 축구교실 10년

‘아이들이 건강한 세상’ 10년···이젠 ‘재능키우기’에도 도전 “앞으로 20년은 좋은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겠습니다”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 “4학년 때였어요. 싸움으로 근처에서 저를 당해낼 애가 없었는데, 옆 학교에서 누가 나를 이길 수 있다고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당장 싸우러 갔죠. 그런데 거기에서 그 학교 축구부 선생님을 만났어요.” 제주유나이티드FC의 공격수 강수일(24) 선수는 그날 선생님 덕에 싸움을 못했고 대신 달리기 시합을 했다. 인생을 바꾼 달리기였다. “그러고는 얼마 후에 그 학교로 전학을 갔어요. 축구를 시작한 거죠.”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강수일 선수는 ‘싸움꾼’이었다. 얼굴을 보고 놀리는 아이들이 많았고, 그럴 때마다 여지없이 싸운 결과다. 상처 많은 자신의 아이 시절을 담담히 돌아볼 수 있게 된 강수일 선수는 웃으며 얘기했다. “제가 살아보니 다문화가정 아이로 자라거나 소외계층 아이로 자라면 소심해지고 위축되기 쉬운 것 같아요. 저도 그랬고 요즘 아이들도 그렇겠죠. 그런 아이들에게 꼭 운동을 권하고 싶어요. 운동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고 아이들과 어울려 웃으면서 피해의식도 사라졌거든요.” 지난 10월 8일 강수일 선수는 ‘뉴트리라이트 축구교실과 함께 하는 지구촌 축구한마당’에서 뉴트리라이트 축구교실과 지구촌 국제학교 아이들을 위해 하루 선생님으로 나섰다. 아이들에게 드리블과 패스, 슛에 대해 가르치고 실습도 도왔다. 발 딛는 위치부터 시선까지 꼼꼼히 챙겨 지도하고 실습을 마친 아이들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강수일 선수는 “지금은 작은 역할 밖에 못하지만 더 유명해지고 더 잘하는 선수가 되어서 더 많은 나눔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축구를

미래 미소(美小) 캠페인② “세계 곳곳 안 보이는 사람에게 빛 찾아 줘 새 기회주고 싶어”

미래 미소(美小) 캠페인② 김동해 비전케어 대표 해외서 1년에 20주 무료 안과진료 캠프 진행 지금까지 6만여명 치료해 8000여명이 시력 되찾아 작년 미국 법인 만들어 중남미·서부 아프리카도 지원 활성화 기대 “처음엔 병원문을 일주일만 닫아도 병원이 망할 것이라는 핀잔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요즘은 환자들이 우리의 활동을 돕고 봉사도 하겠다며 나서고 있습니다.” 신문에 병원 광고를 낼 바에는 파키스탄에서 진료봉사활동을 한 번 더하겠다며 웃는 명동성모안과의 김동해 원장<사진>은 전 세계를 상대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 비전케어의 대표이기도 하다. 병원문을 얼마나 닫길래 주위에서 그런 걱정을 할까. 비전케어는 1년에 20주가량 해외에서 무료 안과진료 캠프를 진행한다. 김 대표는 그중 14주에서 16주 정도의 시간을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보낸다. 24개국에서 102회에 걸쳐 무료 안과진료 캠프를 진행해서 6만여명이 안과 진료를 받았고 이 중 8000여명이 비전케어의 수술을 통해 시력을 되찾았다. 빈곤과 안과질환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전 세계에 시각장애인이 2억9000만 명, 실명인구가 3900만 명 정도 있다. 김 대표는 “2억9천만명 중 80%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시각장애인들이고 개발도상국가에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의 실명률 지도와 개발도상국의 지도를 포개면 두 지역이 겹칩니다. 하지만 안과예방과 실명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관심이 낮습니다.” 안과질병은 말라리아나 결핵, 에이즈(HIV AIDS)에 비해 관심이 낮다. 10년 넘게 현장을 봐온 김 대표는 이런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다고 진단한다.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일수 있지만 이 상황이 고착되면 개발도상국의 의료환경에 왜곡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핵이나

“몸은 아파도 연주를 통해 세상의 벽 허무는 그들”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지휘자 디트리히 파레데스 그의 손끝이 움직이자 파이프 오르간의 장엄한 음계를 타고 물결 치던 하모니가 화려하게 질주하기 시작한다. 지난 10월 25일 오후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안을 싱그러운 활기로 가득 채운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의 젊은 지휘자, 디트리히 파레데스(28)를 만났다. 남미 특유의 재치와 낭만이 흘러 넘쳤다. 인터뷰 내내 한 편의 시를 읊는 듯, 감성적인 언어로 답변을 이어갔다. 지난 6년간 함께한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의 원동력을 이야기하는 순간도 그러했다.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영혼과 음악의 교감에서 완성됩니다. 연주자의 영혼은 곡에 담긴 빛과 어둠을 따라가면서 특별한 에너지를 만들어내죠.” 파레데스가 이 오케스트라와 인연을 맺게 된 건 마에스트로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를 사사하면서부터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 베네수엘라 저소득층 음악교육 시스템)를 통해 세계 최고 지휘자로 성장한 구스타보 두다멜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저는 아이들에게 왜 음악을 하고, 왜 악기에 엄청난 열정을 쏟고, 왜 무대 위에서 연주를 해야 하는지 납득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는 음악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그래서 최고가 돼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죠.” 25일 무대는 생상스 교향곡 제3번 ‘오르간’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0번으로 꾸몄다. 화려하고 명쾌한 생상스와 비극적인 쇼스타코비치, 상반된 느낌의 두 곡의 연주로 카라카스 오케스트라는 기립박수를 받았다. 특히 앙코르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단원들은 멜로디에 맞춰 악기를 빙글빙글 돌리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흥겹게 춤을 추며 연주를 이어갔다. 이뿐만 아니다. 이들은 앙코르 공연이 끝나자 베네수엘라 국기를 상징하는 노랑, 파랑, 빨간색 줄이 겹쳐진

“반짝이는 아이 눈빛, 음악이 되찾아줬죠”

하트하트재단과 함께하는 문화복지의 꿈 동균군과 어머니 성은희씨 발달장애 2급인 동균군 13살 때 플루트 시작 전국 콩쿠르·예술대회 등 참가한 대회마다 수상해 “음악으로 마음 열고 가족에게 용기 심어줘” “연주회 내내 제 신경은 온통 아이의 두 발에 쏠려 있었어요. 악보대로 정확하게 연주하고 있는지, 어떤 음색을 만들어내는지 귀 기울일 여유조차 없었죠. 다만 곡이 끝날 때까지 아이가 제자리를 지켜주기만 바랄 뿐이었어요. 걱정 반 근심 반으로 지켜본 첫 무대에서 저는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선물 받았습니다.” 평안했다. 그리고 따뜻했다. 아들 동균이의 첫 정기연주회를 떠올리는 성은희(47)씨의 미소가 그러했다. 등 뒤로 흘러나오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그녀의 차분한 말씨와 어우러져 또 다른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플루트를 부는 동균이의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은희씨는 “작은 용기가 커다란 기적을 낳았다”며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장면들을 하나 둘 꺼내 보였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1회 정기연주회 때였죠. 첫 무대라 긴장했을 텐데도 끝까지 집중해서 연주를 해내더라고요. 무대 위에서 의젓하게 박수받는 동균이 모습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에 참 많이 울었어요. 동균이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성장해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찾아와도 그날의 감동을 기억하며 이겨낼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동균이는 어릴 때 발달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사람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자기 외의 다른 존재에 대해 일절 관심을 갖지 않는 아이였다. 그러던 동균이가 플루트를 만나고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면서 차츰 변화하기 시작했다. 13살 때였다. 바이올린, 첼로, 오보에, 클라리넷 등 진열대 위에

[날아라 희망아] 암 투병 중인 엄마와 민호

네식구 생활비 50만원이 전부… 암 3기 엄마 치료도 못하고 있어 “통증보다 세상에 홀로 남겨질 아이를 생각하는 게 더 고통스럽습니다.” 지난해 12월 김경희(가명)씨는 의사로부터 자궁암 2기말 판정을 받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해 현재는 3기로 진행된 상태다. 당장 방사선 치료와 항암제 치료가 시급히 필요하며 지금부터라도 치료를 시행할 경우 완치될 확률은 50%라고 한다. “처음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의사한테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제일 먼저 민호가 떠오르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죽으면 아이는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으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바로 그 전해인 2009년 민호(8·가명)의 아버지가 간암으로 숨졌다. 민호의 친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지만 이들 또한 연로해서 민호와 마찬가지로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었다. 더구나 할머니는 청각장애와 치매를 앓고 있으며, 올 7월에는 낙상으로 큰 수술을 해 기초생활수급자 의료 혜택을 받고도 100만원의 치료비가 더 필요한 형편이다. 민호네 가족의 거주지는 동네 빈집인데, 언제 비워줘야 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 지붕에서 물이 새고 벽이 허물어 갈라진 오래된 건물이지만, 지금 민호네 가족에게는 계속해서 머무를 수만 있다면 너무나도 감사하기만 한 보금자리다. 네 가족의 생활비는 기초생활수급비 50만원이 전부다. 어르신들의 병원비를 충당하고 네 가족의 먹거리를 장만하기에도 빠듯하다.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걸 민호도 아는지, 얼마 전 아이는 학교에서 가는 현장 체험 학습비 900원을 달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편지로 그 내용을 써서 말없이 전달했다고 한다. 아이를 위해 너무나 살고 싶지만, 지금 경희 씨는 형편이 어려워 본인의 암 치료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굿네이버스 부모교육② 쇼핑·여행 자주 다니며 공감대 형성… “허물없이 터 놓는 친구 같아”

“그랬구나, 그럴 수 있지” 캐묻기보다 믿고 기다려 한 박자씩 천천히 다가가 아이들과 함께 10년째 복지기관아동 후원하며 소통과 나눔 몸소 실천 소통을 의미하는 단어 ‘Communication(커뮤니케이션)’은 ‘나누다’란 뜻의 라틴어 ‘Communicare’가 그 어원입니다. 이는 단순히 정보를 교류하는 것 이상의 개념으로, 서로 마음을 나누고 공통된 무언가를 찾아 공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음을 나누기 위해선 서로 눈높이를 맞춰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자녀가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본인의 미래를 설계해 나갑니다.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기도 합니다. 충분한 대화 없는 부모의 간섭과 강요는 자녀에게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부모의 기대 수준과 자녀 스스로 생각한 목표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국제구호 단체 굿네이버스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소통하는 부모가 꿈꾸는 아이를 만든다’는 주제로 ‘부모교육’ 시리즈 중 두 번째 순서를 준비했습니다. 한 박자 천천히 다가가세요. 소통의 장은 자연스레 마련됩니다. ‘공감’을 통해 자녀와 행복한 소통을 이룬 두 가정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새하얀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가 두 볼을 감쌌다. 집안 구석구석 봄 내음이 가득했다. 오른쪽 벽에는 빨간 튤립과 나비가, 왼쪽 벽에는 막 새싹이 돋은 듯 싱그러운 연초록색 언덕이 눈에 들어왔다. 네 식구의 손길이 닿은 곳마다 소소한 행복이 그려졌다. “원래 대문만 페인트칠할 계획이었는데, 벽 전체를 하얗게 만들고 말았어요. 하얀 도화지 위에 상상 속 풍경들을 마음껏 그렸죠.” 지난

“타인의 덕으로 사는 우리… 나눔은 꼭 갚아야 할 의무”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 “동물들은 나누지 않습니다. 대신 축적도 하지 않죠. 그때그때 먹고 배부르면 버립니다. 그럼 다른 동물들이 먹죠. 그런데 인간은 화폐라는 걸 만들어내면서 축적을 하게 되었어요. 무한히 소유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인간에게 나눔이란 이런 소유에 대한 반작용이나 대안 혹은 보충으로 존재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나눈다는 것은 인간의 특권이고, 높은 가치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니 나눔도 자기 수양이나 교육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죠.” 지난 18일 만난 나눔국민운동본부의 손봉호 대표는 목소리에 힘을 주지 않았다. 때때로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철학, 윤리학, 종교를 공부하고 한국 철학회 회장, 동덕여대 총장, 세종문화회관 이사장, 서울문화포럼 대표 등의 이력을 지나온 사람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평범하다. 마치 그가 타고 다니는 차량인 프라이드를 닮았다. 그러나 손 대표는 원로로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순간에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다. 최근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해체해야 한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었다. “모든 종교가 동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인간의 가치가 돈, 명예, 권력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자비에 있다는 겁니다. 이걸 잃어버리면 종교가 아닙니다.” 손 대표에게 나눔이란 이런 신앙정신의 연장선에 있다. “신앙인으로서 내 이상은 사랑의 실천이고 가장 좋은 사랑은 가장 고통받는 사람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과거엔 사람들의 고통과 행복이 자연에 의해 결정되었지만 현대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고통과 행복을 만들어냅니다. 사람이 사람을 아프게 하니까 덜 아프게 해야 하는 것도 사람이지요. 이것을 윤리의 문제로 볼 수도 있고, 좀 더 적극적으로

장애인이 극본 쓰고 연기하는 특별한 무대

호주 장애인극단 ‘백투백시어터’ 방한 지난 15일 오후 4시 서울역 KTX 승강장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떠나고 도착하는 기차들, 각자의 사연을 간직한 채 바쁜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끊임없이 세상의 이동을 설명하는 역사 안내 방송 사이로 스티브<사진>는 20여분의 시간을 그저 조용히 서 있다. 이 순간 스티브는 “내가 느끼고 감지했던 감정, 항상 알아왔던 감정”에 빠져들며 “나 자신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속삭인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휴대폰을 타고 귓속으로 스며든다. “완전한 인간이 되는 게 나의 임무”라고. 스티브의 옆에는 그런 스티브가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지켜보고 있는 친구 게리가 있다. 스티브와 게리는 이 시간을 갖기 위해 3000달러가 넘는 거래를 거절한다. 돈을 얼마든 주겠다는 유혹과 거래를 거절하면 불행해질 것이라는 위협,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저주는 중요하지 않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해외 초청작으로 호주에서 초청된 ‘작은 금속 물체(small metal objects)’의 두 주인공 스티브와 게리 역할을 맡은 사이먼 라허티씨와 소냐 테우벤씨는 지적 장애인이다. 그리고 ‘작은 금속 물체’를 공연한 백투백시어터(Back to Back Theatre)는 6명의 장애인 배우가 극본을 함께 쓰고 연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백투백시어터의 앨리스 나쉬 대표는 “이 극에 스티브나 게리가 장애인이라는 표현은 어느 곳에도 없다”며 “사이먼과 소냐 역시 자기의 느낌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할 뿐 이들을 장애인으로 특별히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오히려 스티브와 게리가 집중하고 있는 삶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보길 권했다. “이 극의 극본은 우리 극단이 경제와 인간가치라는

굿네이버스 부모교육① “가족과 자연스런 봉사 수다 아이들 마음을 움직였죠”

백선희씨 두 아들 직접 편지·영상 기획해 지진 피해 日주민 전달 “부모부터 관심 가져야 아이들 스스로 실천해” 옛말에 “아이들은 제 밥그릇 타고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를 공동체 안에서 건강하게 키워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금보다 더 많은 아이들을 낳아 키웠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요구되는 부모의 역할은 쉽지 않습니다. 지난 9월 발표된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생 10명 가운데 1명은 정신 건강에 대한 정밀검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경제적인 풍요로움과 많은 교육의 혜택을 주고 있지만 웬일인지 마음이 아픈 아이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영아기,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에 따라 성취해야 할 과업이 달라진 아이들에 맞춰 부모 역할도 함께 변신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도 배우고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굿네이버스는 부모님들과 미래에 부모가 될 청소년들에게 세계시민교육의 일환으로 부모교육을 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부모교육에 참여한 부모님들은 약 2만5000명이고, 예비부모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은 499개 학교 13만1973명이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구호 단체 굿네이버스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세계시민교육’ 시리즈 중 세 번째 파트 ‘부모교육’편을 시작합니다. 부모 교육은 오는 12월까지 네 번에 나눠 진행되며,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과 사례에서부터 자녀와 소통하는 법, 청소년들의 예비부모 교육 현장,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좋은 부모가 되는 법 등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김태환(17), 용환(12) 형제의 어머니 백선희(44)씨는 ‘눈높이 봉사’를 강조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봉사를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할

‘협력의 씨앗’ 뿌리니 미개의 땅이 변하더라

굿네이버스 스티븐 사무장이 전하는 케냐 개발記 “오랜 기간 잠들어 있던 정부가 깨어났습니다.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와 손을 내밀기 시작했어요. 사람이 모이고 마음이 모이니 마을에 활기가 넘칩니다.” 소통을 가로막던 빗장이 풀렸다. 마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싹트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굿네이버스 케냐 지부, 메구아라(Meguarra) 지역개발사무장 스티븐 씨(Mr. Stephen Ole Tome)는 “협력이란 이름의 씨앗이 뿌리내린 순간부터 메구아라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며 지난 13년간 보고, 듣고, 느꼈던 생생한 현장 사연들을 한 올 한 올 풀어냈다. 아프리카 동부, 케냐와 탄자니아의 경계에 위치한 메구아라(Meguarra)는 마사이족이 살고 있는 시골 마을이다. 자연과 전통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이 마을엔 약 5000명의 주민들이 뿔뿔이 흩어져 유목 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집에서 가축을 돌보느라 학교에 가질 않았다. 어린 여자 아이들은 할례 의식을 치른 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남성과 결혼하는 풍습에 따르고 있었다. 열 살 된 여자 아이가 50대 남성과 결혼하는 일이 허다했다. 게다가 마을엔 병원이 없어 주민들은 검증되지 않은 약초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열쇠는 ‘씨앗’이었다. 스티븐씨는 굿네이버스로부터 옥수수, 콩 등을 들여와 메구아라를 농촌으로 가꿔나갔다. 땅을 개간하고 농작물을 재배하면서 마을 주민들은 협력하는 방법을 자연스레 깨달아갔다. “유목 생활을 하면서 타인에 대해 무관심하던 그들입니다. 공동체 의식을 배우자 놀라울 정도로 달라지더군요. 회의가 있는 날엔 한 명도 빠짐없이 마을회관에 모여 지역 발전을 위해 밤새워 토론할 정도니까요.” 지역개발위원회가 조직되자 메구아라 지역 내에 퍼져 있던 다양한 문제들이 차례차례 해결돼갔다. 2000여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쉼터 아이들은 모두 내 딸… 평범한 가정환경 보여주려 일부러 부부싸움도 했죠”

어울림청소년쉽터 김인자 소장 부부 ‘잃어버렸다 찾은 내 딸이라면 포기할 수 있겠나?’ 어울림청소년쉼터 김인자(55) 소장이 쉼터를 시작한 2004년 한 아이를 구제불능이라 판단하고 기대를 접으려 할 때 내면에서 들려온 목소리였다. 당시 14세였던 아이는 학교도 다니지 않은 채 정신지체 어머니와 여관에서 살다가 어머니가 쓰러져 중환자실에 입원하면서 쉼터로 오게 됐다. 미취학 아동만큼의 학업수행력도 없던 아이를 초등학교 6학년에 편입시키고 별도로 개인 지도를 하는 사이 김 소장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됐다. “그런 저 자신도 너무 싫은 거예요. 아이가 나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데, 그걸 못 했던 거죠. 내 딸이라면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고는 펑펑 울었습니다. 그 이후 쉼터의 모든 아이를 내 딸로 생각하고 안정을 찾고 성장하기까지 인내하고 기다리게 됐습니다.” 서대문구 어울림청소년쉼터는 가정 해체, 폭력, 학대, 방임 등으로 돌아갈 가정이 없는 여자 청소년들이 살고 있는 중장기 쉼터로, 우리나라에 있는 90개 청소년쉼터 중 유일하게 민간 개인 운영 시설이다. 어울림쉼터에 있는 아이들과 근무자들은 모두 쉼터를 ‘집’이라고 부른다. 호칭도 큰엄마, 큰아빠, 딸이다. 아이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쉼터에 가정의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김 소장의 의지와 그를 받아들인 아이들의 마음이 낳은 결과다. 김 소장은 여느 엄마와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중년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미니홈페이지도 이용하고 채팅도 한다. 연락이 잘 되지 않을 때 댓글을 달거나 채팅을 하면 전화를 받지 않던 아이들도

나눔전문가 준비 이렇게 해보세요

◆국제협력팀 최미나 팀장 “나눔 전문가로서 가장 중요한 건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히 전달하고 각각의 빈곤 현장에 맞는 개발 전략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거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다문화 체험’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 가지 방식으로는 빈곤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각 지역의 빈곤문제를 다각도로 해석하고 그에 맞는 개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 각지의 문화와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열린 마음으로 그들과 소통할 때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답니다.” ◆홍보제작팀 김이수 PD “빈곤, 재난 상황을 카메라에 담고 구호물자가 들어갈 수 있는 경로와 국제구호단체의 안전까지 파악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학창 시절 여러 가지 경험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스포츠도 좋고 여행도 좋습니다. 인문학적 지식의 폭도 중요합니다. 특히 주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 세밀한 이야기들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지털 카메라든 아이폰이든 상관없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촬영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눔 전문가로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사회개발교육팀 한유정 팀장 “저는 대학생 때부터 소외된 아이들의 교육, 인권을 위해 일하고 싶었습니다. 진로를 일찍 결정하니 어떤 역량을 개발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목표도 뚜렷해졌어요. 꾸준히 자원봉사를 하며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했고, 아동복지에 대한 세미나를 찾아다녔습니다. 아동학대문제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아동 복지 매뉴얼을 고민하기도 했고요. 나눔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청소년 시기부터 목표를 세우고 적극적인 자세로 관련 단체를 찾아보고 강의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나눔사업본부 e-나눔팀 경미화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