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분야 전문가, 세가지 키워드로 제언] ④기업사회공헌

임직원들 노력봉사에서 ‘재능나눔’ 등 진화 “2011년 기업사회공헌의 특징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확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영 대기업 중심으로 전개되던 사회공헌에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직원들의 끝전 나눔이나 봉사활동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들에서도 사회공헌에 대한 관심을 많이 보였습니다.” 사회공헌정보센터의 임태형 소장은 2012년에도 기업들의 사회공헌이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그만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 소장은 2012년의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화두를 ‘질적인 변화’라고 정리했다. “기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 환경도 변화했습니다.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베푸는 사회공헌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기업과 사회공헌의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임 소장이 꼽은 2012년의 기업사회공헌 키워드는 세 가지다. “우선 비사회복지적인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늘어날 것입니다. 과거에는 기업 사회공헌이 소외계층의 의식주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문화예술, 스포츠, 여행 등이 사회공헌의 프로그램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적인 부분에는 국가나 행정 당국이 이미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해야 할 몫은 따로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기업 임직원의 봉사활동도 과거와 같은 노력봉사에서 벗어나 재능나눔이나 프로보노 활동 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임직원이 가진 우수한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일 것입니다. 기업의 내부와 외부에서 이런 요구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기업사회공헌에서 비사회복지적인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고 하지만, 임 소장이 꼽은 두 번째 키워드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찾는 사회공헌’이다. 기업사회공헌의 대상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4개분야 전문가, 세가지 키워드로 제언] ③장애

10월에 인천세계장애대회… ‘도가니’ 더이상 없을 것 “2012년 장애계의 최대 키워드는 10월 24일부터 11월 2일에 인천에서 열리게 될 인천세계장애대회입니다. 장애계의 국제대회 3개가 인천에서 열리고 유엔아태경제사회이사회(UN ESCAP)의 정부간고위급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 장애인의 새로운 10년과 행동전략을 한국 정부가 주도해 선포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의 조성민 대외전략 실장의 목소리에는 기대감이 실려 있었다. UN ESCAP는 1993년부터 10년 주기로 아시아태평양 장애인의 10년을 선포해왔다. 1차는 중국이, 2차는 일본이 주도했고 2013년부터 2022년을 아우르는 3차는 한국이 주도해 선포하게 된다. “그리고 민간에서는 4년마다 열리는 세계재활협회(RI)대회가 개최됩니다. 80개국에서 1000여 개의 단체가 모여 UN의 장애인권리협약(UN CRPD)과 새천년개발계획(MDGs)의 실천을 위한 지구촌의 과제를 선정하고 이행방안을 논의합니다. 같은 시기에 UN ESCAP의 민간파트너로 활동해 온 아태지역장애포럼(APDF)은 콘퍼런스를 개최합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53개 국가에서 민간회원과 비회원단체 장애인 500여명이 참여합니다. 이들은 새로운 10년에 관한 전략적 협력을 모색합니다. 마지막으로 국제장애연맹(DPI) 아태지역회의도 개최됩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장애인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와 같은 국제대회의 한국개최는 인권, 빈곤, 국제협력 등의 문제를 한국의 장애계가 인지하고 동참해 장애 당사자가 스스로 논의하고 결정하는 데 의미가 있다. “올해 두 번째 키워드는 장애인지예산제도의 도입입니다.” 국내에서는 2006년에 국회를 통과한 ‘성인지예산’ 제도가 2008년부터 성인지예산안 작성지침으로 적용된 바가 있다. 성인지예산제도는 예산의 편성과 집행 과정에서 남녀에게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양성평등의 원칙에 입각해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마찬가지로 모든 부처의 정책과 예산에 대한 평가에서 장애인에 대한 고려가 얼마나 반영되었는지를 밝히는 장애인지적인 정책 및 예산

[4개분야 전문가, 세가지 키워드로 제언] ②저출산·고령화

출산율 세계 꼴지… 비정규직에도 ‘육아휴직’ 필요 “우리나라는 인구학적 특수성이 강한 나라입니다. 경제성장만큼이나 저출산, 고령화도 압축적으로 진행돼왔죠. 프랑스의 출산율이 1900년대 2.3명에서 현재 2명으로, 100년 동안 0.2명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는 1960년대 6.5명까지 올라갔던 출산율이 20년 만에 2명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현재 1.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죠. 그런 만큼 대비도 늦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적어도 5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제도와 보험을 정비한 반면, 우리는 지난 2006년에야 비로소 ‘제1차 저출산고령화사회 기본계획’을 실시했으니까요.” 위기는 곧 기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 이삼식 실장은 그런 의미에서 2012년이 굉장히 의미 있고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2012년은 총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인구, 즉 노동층이 짊어질 부담을 말한다)가 가장 저점인 해입니다. 또한 노인인구가 정확히 12% 되는 해이기도 하죠. 게다가 베이비붐 세대(1955년부터 1974년생)가 현재 노동층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2012년은 사회적 부양 부담이 가장 적고 노동력 공급이 풍부한 시점입니다. 지금의 공급능력을 향후 20년간 어떻게 활용할지 충분히 준비한다면 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지난 5년간 정부에서 실시한 보육 정책은 양적 체감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 실장은 “이젠 질적 체감도를 높일 때”라며 이를 위해 2012년 짚고 넘어가야 할 세 가지 화두를 정리했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사각지대 해소’입니다. 육아휴직 범위는 공공 부문과 대기업 일부에 한정돼 있습니다. 비정규직, 자영업자, 실업자는 육아휴직을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죠. 서구 사회는 자영업자든, 실업자든 심지어 학생까지도 아이를 낳으면 급여를 주고 육아 휴직을

[4개분야 전문가, 세가지 키워드로 제언] ①국제개발원조

주는 나라 된 한국… 나눠먹기式 ODA(공적개발원조사업) 고쳐야 “한국은 반세기 만에 원조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압축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코이카(KOICA)만 해도 1991년 174억원에 불과하던 대외무상원조예산이 20년 만에 4990억원으로, 무려 30배 증가했죠. 2011년 개최된 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HLF-4)에서도 한국의 위상은 달라져 있었습니다. 단기간에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룬 우리나라를 개발도상국의 롤 모델로 삼는 것에 대해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조한덕 기획예산실장은 2012년을 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사업(ODA)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부산총회를 통해 국제사회 입지를 굳힌 데다가, 올해 ODA 사업 규모가 1조9000억원(전년 대비 2000억원 증가)으로 확대되면서 보다 규모 있고 체계적인 개발원조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조 실장은 효율적인 국제개발협력원조를 위한 세 가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2012년 국제개발협력 원조의 최대 화두는 ‘ODA 분절화 극복’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총 32개 정부 부처를 비롯, 다양한 공여주체가 제각각 원조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ODA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없이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업무가 중복되고 행정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계속됐죠. 결국 수원국(원조를 받는 나라)에 혼란이 생겼고,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사업규모를 축소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2010년 총리실 산하에 ODA 전담부서인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신설하고, 통합적인 개발원조를 위해 국가지원전략(CPS, Country Partnership Stategy)을 수립하고 있다. 각 부처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원국에 꼭 필요하고, 가장 효율적인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다. “CPS 수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입니다. 사업 계획부터 예산 수립까지 수원국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니즈를 정확히 반영해야 합니다. 각 정부 부처도 충분한 협의를

[4개분야 전문가, 세가지 키워드로 제언] ‘더 나은미래’ 여는 2012년

①국제개발원조 ②저출산·고령화 ③장애 ④기업사회공헌 2012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두 차례의 선거가 있다. 그리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죽음을 통해 앞을 예측하기 힘들게 된 남북관계와 동북아의 문제가 있다. 한편 경제위기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모두 굵직한 문제들이다. 이 모든 상황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 방향과 폭을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수준의 변화는 위기일 수도 있고 기회일 수도 있다. 더나은미래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범위 내에서 올 한 해 주요한 화두를 지니고 있는 4개의 분야를 선정해 각 분야의 현장전문가로부터 각각 3개의 키워드를 들었다. 현장과 정책, 이론에 모두 밝은 현장전문가들은 2012년에 해당 분야에서 중요한 문제들을 차분히 설명해줬다. 첫 번째 분야는 국제개발원조다. 이 분야를 선정한 것은 지난해 부산에서 개최되었던 세계개발원조총회(HLF-4)의 영향이 컸다. 세계최초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자리를 잡고 있는 한국의 국제개발원조에 전 세계인의 시선이 쏠려 있다. 두 번째 분야는 저출산고령화다.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변화 중 하나는 ‘인구적 변화’다. 인구적 변화는 선거에서 복지와 일자리의 중요한 쟁점들을 모두 포괄하고 있다. 단순히 노인복지를 강화하고 출산을 장려하는 수준의 정책으로는 선거에서 주목을 끌지 못할 것이다. 세 번째 분야는 장애다. 세 번째 분야로 장애를 선정한 이유는 영화 ‘도가니’ 때문이다. 작년 한 해에 가장 대중적으로 기억에 남는 사건 중 하나는 영화 ‘도가니’로 촉발된 장애인의 인권 실태다. 지난 2011년에는 복지가 ‘불쌍한 사람을

“빗물에 대한 편견 버리세요 깨끗하고 안전한 물입니다”

30년간 빗물 연구해온 ‘빗물 박사 ‘ 무라세 마코토 “빗물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빗물이 홍수를 유발하고 처리하기 어려운 물이란 건 잘못된 편견입니다. 빗물을 어떻게 모으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주민들의 삶의 질과 물 부족 문제가 해결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빗물을 ‘하늘이 내린 생명수’라고 부르죠.” 지난해 11월 14일, 경남 고성에서 당대 최고 ‘빗물 박사’ 무라세 마코토씨를 만났다. 그의 표정, 눈빛, 말투 전부에서 빗물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30여년간 빗물 활용을 연구해 온 무라세 박사는 ‘빗물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전 세계 빈곤 국가들을 찾아가 빗물 활용으로 식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연구 및 전수하고 있다. 2002년엔 세계의 역사를 바꿀 연구자로서 롤렉스상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프랑스 정부가 선정하는 ‘미래를 바꿀 80인’에 선정됐다. 2012년 도쿄의 새로운 심벌이 될 ‘도쿄스카이트리(634m)’에 설치되는 2635t의 지하 빗물탱크 역시 그의 작품이다. 오염된 물에 질병 시달리는 방글라데시에 빗물공장 세워 전세계 빈곤 국가 돌며 빗물로 식수 해결하는 법 알려 “80년대 초반, 도쿄 스미다구에 빗물이 자꾸 역류하는 일이 발생했어요. 빗물이 흡수될 수 있는 땅이 사라지고 콘크리트가 들어오면서 빗물이 숨을 쉴 공간이 없어졌던 거죠. 당시 스미다구 말단 공무원이던 제가 구청장을 찾아가 설득을 거듭했습니다. 당장 빗물 저장소와 빗물 활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요.” 그의 노력은 곧 결실을 맺었다. 1984년, 스미다구에 빗물 1000t을 저장할 수 있는 일본 최초의 빗물저장탱크가 설치됐고, 500㎡ 이상의 모든 건물에

대학 진학의 꿈, 저소득층 자녀 하영이는 접어야만 하나요

‘스무 살, 희망을 만나다’ 캠페인 고등학생 소녀 하영이<사진>는 매일 밤 지친 몸을 안고 집에 들어온다. 학교 수업을 마치자마자 아르바이트 장소로 달려가 일을 하기 때문이다. 뇌수술을 받아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가 세상에서 유일한 가족이다. 정부에서 보조해주는 70만원을 생활비와 치료비로 쪼개 쓰느라, 하영이는 먹고 싶은 것도, 꾸미고 싶은 것도 잊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하영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이번 수능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아 대구에 있는 한 대학의 간호학과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대학 입학금을 낼 엄두가 나지 않는다. 머릿속으로 대학생이 된 모습을 끊임없이 상상해보지만, 이내 고개를 떨구고 만다. 기아대책은 지난 2007년부터, 저소득 결손 가정 청소년들에게 대학 입학금을 지원하는 캠페인, ‘스무 살, 희망을 만나다’를 진행해왔다. 2007년 첫해, 대학 합격자 27명에게 입학금 전액을 지원한 것을 비롯해 2008년에는 41명, 2009년에는 32명, 2010년에는 75명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해에는 개인 후원자와 기업의 많은 참여 덕분에, 전국에 있는 학생 91명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지수(가명)는 올해 3월, 캠페인에 참여한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대학 진학의 꿈을 이뤘다. 생활비와 할머니 치료비를 감당하느라 대학 생활은 불가능할 거라 여겼던 그녀였다. 첫 학기 입학금을 지원받아 대학생이 된 지수는 학원 강사란 또 다른 꿈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기아대책 김명실 사회복지사는 지수처럼 후원이 절실히 필요한 아이들을 향한 관심을 부탁했다. “후원을 받은 아이들이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꼭 훌륭한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결심하며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모릅니다. 대학

[날아라 희망아] 여러분의 손길로 이 아이들의 웃음 되찾아 줬어요

집안일 도맡던 백만이 – 김한송 요리사 멘토 자처 요리사 꿈에 한발 다가가 1급 장애 父親 둔 재훈이 – 끼니·병원비 걱정 덜고 태권도 학원까지 다녀 소년 가장 코림 – 용접 일 벗어나 학교공부, 동생 심장병 수술도 예정 고철 집에 살던 존폴 – 일하느라 공부 꿈 못 꿔, 지금은 행복한 등교 중 닫혀 있던 귀가 열리고, 캄캄한 어둠 속에 눈부신 빛이 찾아왔다. 쓰러져가던 집이 다시 세워지고, 차디찬 쪽방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당장의 아픔과 배고픔을 걱정하던 아이들도 이제 꿈을 꾸기 시작한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굿네이버스는 지난 6개월간 ‘날아라 희망아’지면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사연을 소개해왔다. 많은 분들의 후원으로 웃음을 되찾은 아이들의 그후 이야기를 담아봤다. 지글지글, 야채 익는 소리가 들린다. 부엌에서 시작된 콧노래가 고소한 향을 타고 작은 식탁 위로 흘러나온다. 프라이팬을 쥔 백만이(13)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변변치 않은 재료지만 사랑이 듬뿍 담긴 형의 요리에 동생들은 오늘도 배가 부르다. 지난 6월 14일 ‘날아라 희망아’지면에 소개됐던 백만이. 6개월 뒤 만난 그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특별한 만남이 있었거든요.”굿네이버스 전북동부지부 곽의진 간사가 귀띔을 한다. 지난 여름 요리사의 꿈을 간직한 백만이에게 최고의 멘토가 생겼다. 요리팀 ‘7 Star chef’소속 김한송 요리사는 두 손 가득 맛난 요리 재료를 들고 두메산골을 찾았다. 계란 하나 사기도 어려운 형편, 계란 프라이가 먹고 싶다고 투정부리는 동생을 달래던 백만이 영상에 마음이 움직였다. “백만이의 의젓한 모습에 정말 놀랐어요.

재산 420억원 기부·소외이웃 의료봉사… 줄기세포에 모든걸 건 그

차광렬 차병원 회장 줄기세포 임상센터 세계 최초로 문 열어 입원까지 원스톱 제공 “의학발전에 힘써 달라” 국제줄기세포센터에 연구기금 100억원 기부 성남시와 손잡아 메디클러스터 조성 계획 “줄기세포 치료제는 인류 난치병 치료에 신기원을 열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줄기세포 치료제의 연구와 개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면 개인 재산 기부를 비롯해 아낌없이 지원할 계획입니다.” 지난 12월 7일, ‘성남 차움 국제줄기세포 임상시험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생산부터 임상시험, 수술, 입원까지 원스톱(One-stop)으로 제공되는 세계 유일의 줄기세포 임상시험 센터로, 냉동절차 등을 거치지 않고 세포를 추출해서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줄기세포치료는 기존의 수술이나 약물요법으로 치료가 불가능했던 난치성 질환의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미래 의학으로 꼽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노령화 문제가 급증하면서 불치병 치료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병원 그룹은 그동안 줄기세포와 관련한 많은 연구성과를 보이며 줄기세포 치료의 대표 병원으로 성장해왔다. 그리고 그 중심엔 차광렬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함께 했다. 차 회장의 기부 철학은 두 가지다. 연구를 통한 줄기세포 치료의 산업화,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이 바로 그것이다. 줄기세포 연구에 모든 것을 걸겠다던 그의 소신은 1998년, 첫걸음을 내디뎠다. 차 회장에게는 진정한 의료 인력을 양성해 세계 의술의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1997년 포천중문의과대학(CHA의과학대학교) 개교식에서 “미력하나마 평생을 의업에서 축적한 경제적 부를 의학 발전과 후진 양성을 위해 바치겠다”고 공언했던 그는 이듬해 개인 재산 320억원을 환원하며 그

[Cover story] 10호점 당찬 출발 “꿈에 그린 내 가게, 야무지게 꾸려나갈래요”

탈북가정 편의점 지원 굿피플 ‘자유시민대학’ 인성·취업 교육 지도 10년간 졸업생수 482명 10호점의 주인공은 ‘똑순이’ 주부 이정선씨 요리 자격증 전부 따내 “저의 특별한 서비스로고객들 사로잡을래요” “상품에 대해서 아직 파악이 덜 되어 있습니다. 일단 젊은 층들이 많이 오니까 이 지역 젊은이들이 어떤 상품을 선호하는지를 먼저 알아볼 겁니다.” 이정선<사진>씨의 얼굴엔 진지함과 기대감, 기쁨과 걱정이 교차했다. 그러면서도 기자와 말을 하는 사이에 매장에 들어온 손님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선씨는 14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면서 결혼생활 5년차의 주부다. 지난 14일에 편의점을 창업했고, 고향은 함경북도 온성이다. 2004년에 탈북해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를 거쳐 2006년에 한국에 입국했다. “11월 5일에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저 생각보다 경력이 많습니다. 요리직업훈련을 6개월가량 받아서 한식, 중식, 일식, 양식 자격증을 다 땄습니다. 일식주방에서 4개월 정도 일하고, 레스토랑에서도 2개월 정도 일했습니다. 그런데 몸이 안 좋아서 잘 따라가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타자, 컴퓨터, 회계까지 다시 직업훈련을 받아서 자격증을 땄습니다.” 지난 5년의 세월을 떠올리던 정선씨는 생활인의 모습으로 자신의 가게에 있는 물건들을 매만지고 정리했다. 꿈속에서 그리던 내 가게, 내 물건이다. 지난 12월 14일, 정선씨 부부는 한국에 온 지 5년 만에 편의점을 가졌다. 혼자 힘으로 가게를 낸 것은 아니다. 정선씨는 굿피플이 운영하는 북한이탈주민 교육기관인 ‘자유시민대학’의 8기 졸업생이다. 이번 편의점을 위해 굿피플은 무담보 소액대출을 제공했다. 굿피플은 지난 2002년부터 10년간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자유시민대학을 운영해왔다. 자유시민대학에서는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한 6개월간의

“앞으론 단순한 호소 아닌 성과 보여주는 비영리활동 펼쳐야”

비영리 콘퍼런스에서 만난 존 로카 지난달 29일 아름다운재단이 주최하고 재단법인 해피빈이 후원한 비영리 콘퍼런스에서 만난 The Rensselaerville Institute의 존 로카(John Rocca·사진)씨는 비영리조직의 활동과 관리에 있어 성과기반적 사고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성과기반적 사고’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로카씨는 간단한 예를 들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다수의 비영리조직들에 당신의 조직에서 성공한 사업에 대해 얘기해달라고 하면 비슷한 방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아마 한국도 비슷할 겁니다. 예를 들면 우리 조직은 1년간 초등학생 50명에게 1억원을 들여 읽기교육을 시켰다는 식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성과(outcome)가 아닙니다. 그냥 행동일 뿐입니다.” 로카씨는 성과에 대해 더 명료하고 구체적으로 정의할 것을 요구했다. “우리 조직은 지난 1년간 초등학생 50명에게 읽기교육을 진행해 그 성과로 그 중 30명이 같은 학년 수준의 읽기능력을 보였다”는 식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카씨는 사업을 기획하고 시작하는 단계에서 미리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 명료하게 밝히고 조직원들이 이 성과를 향해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루어내야 할 성과가 명료하고 구체적일수록 조직원들은 더 정확하게 자기의 역할을 이해하고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비영리조직의 체질에 성과중심적인 사고를 덧붙일 경우 과거에 비영리조직이 사용하던 개념도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 “활동은 결과로, 서비스는 변화로, 자금제공자는 투자자로, 제안은 목표계획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기부자도 마찬가지다. 로카씨는 기부를 하는 사람은 단순히 돈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어떤 변화를 원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이를 평가할 수 있는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는 잠재적인 가능성을 찾아내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여러

“지속가능한 기부하려면 분명한 목적·계획 세워야 합니다”

중부재단 이사장부부가 말하는 고액기부 비법 2003년 개인재산 30억원 출연해 민간독립재단인’중부재단’ 설립한 부부 중부도시가스 영업이익 5% 기부금으로 쓰여 “우리의 진짜 비결은 끈기 ‘중부재단처럼 해라’라는말 듣고 싶어요” 최근 고액기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자는 지난 5일 중부재단의 이혜원 이사장, 중부도시가스의 김항덕 회장 부부를 자택에서 만났다. 2003년 김항덕 회장과 이혜원 이사장은 개인재산 30억원을 출연해 중부재단을 설립했다. ‘개인이 재단을 설립한다’는 개념 자체가 지금처럼 알려져 있지 않았던 시절이다.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가치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입니다. 그 속성상 경쟁에서 도태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지요. 나라에서 이 사람들을 다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사회 전체가 같이 고민하고 부담해야 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우리 부부는 이런 일에 대해 오래전부터 고민을 나눴습니다.” 김항덕 회장의 말에 이혜원 이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단을 만들기 전부터 YWCA나 대한적십자사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보람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보니 기부나 봉사를 넘어선 재단 설립이 생각났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로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사회복지대학원에 다녔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과 공부도 하고 교수님들과 고민도 나눴지요.” 이혜원 이사장이 대학원 문을 두드렸을 때 그녀의 나이는 쉰두 살이었다. 늦깎이 대학원생이 꼼꼼하게 준비해 설립한 중부재단은 민간독립재단임을 강조한다. “기업재단은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하면 재단은 그 방향성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의 경영 환경이 안 좋아지면 재단의 사업비가 줄어들기도 하고 때로는 조세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독립재단은 재단의 고유 사명에 따라 일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