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그 후] 다시 세워지는 집, 오래 간직되는 추억

쿵. 쿵. 쿵.. 오늘도 어김없이 정일순(가명) 할머니의 집 천장이 울립니다.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소리입니다. 할머니의 보금자리는 건물 1층과 2층 계단 아래 자투리 공간, 부엌 천장은 계단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불편한 건 소리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계단을 다닐 때마다 천장의 콘크리트가 부서져 내릴 때도 있습니다. 수시로 떨어진 돌에 찌그러진 식기들도 눈에 띕니다. 덩어리뿐 아니라 가루도 날립니다. 숨을 쉴 때마다 목이 아프다고 합니다. 천장에는 철근 구조물이 흉물스럽게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살기에 불편한 공간이지만 할머니가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집은 6년 전 세상을 먼저 떠난 할아버지와 20년이 넘게 살았던 공간입니다. 자녀들과 연락이 끊긴 뒤 서로 의지해 살았던 할아버지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기초노령연금에 의지해 생활하고 계십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노인일자리를 통해 소일거리를 하셨는데, 이제는 다리가 너무 불편해졌기 때문이죠. 간간이 파지를 주워 생활비에 보태지만, 다리가 아파 그나마도 할 수 없는 날이 더 많습니다. 다행히 집주인이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아 20년 전과 비슷한 전세금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 할머니 댁에 구로 집수리 협동조합이 찾아왔습니다. 조합원들은 우선 마구잡이로 튀어나온 철근들을 잘라냈습니다. 묵은 먼지와 페인트를 벗겨낸 후 비가 와도 걱정 없도록 방수 페인트칠도 새로 했습니다. 계단에서 더 이상 부스러기가 떨어지지 않게 마감처리도 꼼꼼히 했고요. 가루가 날려 지저분했던 부엌도 말끔히 청소했습니다. 천장을 바꾸자 흡사 ‘폐가’ 같던 집이 깨끗하게 되살아났습니다. 할머니 댁의 변화는

‘저개발국 영양, 결핍 넘어 균형’… 국제영양문제 전략포럼 개최

‘저개발국 영양 문제, 이제는 결핍이 아니라 균형이 문제다.’ 오는 11월 24일, 국제영양전문 NGO 위드에서 ‘양극화된 국제영양문제 해결을 통한 SDGs 목표달성 전략포럼’을 개최한다. 몽골·탄자니아·캄보디아·북한 등 11개 국가를 대상으로 국제영양구호 및 식생활 영양개선 활동을 해 온 위드의 창립 1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영양결핍과 영양과잉이 공존하는 국제사회 영양문제의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전략과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이번 전략포럼에서는 학계 전문가, 국제개발협력 관계자, 식품영양관련 교수, 학생 및 관심자들을 대상으로 ▲SDGs 2,3번 관련 한국정부의 역할 및 확대방안(김은미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원장) ▲양극화된 국제영양문제에 대한 저개발국의 대응방안(찌어 마리 박사, 캄보디아 모자보건센터) ▲몽골 정부와 NGO의 협력을 통한 영양정책 변화 사례(토야체첵 몽골 과학기술대학교 산업기술대학 학장)가 공유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몽골, 탄자니아, 아프가니스탄과 방글라데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성질환, 학교급식, 농업, 소득증대 등의 영양연계사업사례도 소개될 예정이다.  ▲일시: 2016년 11월 24일(목) 오후 1시~5시 ▲장소: 이화여자대학교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문의: 임희진 간사(02-322-4350), nutrition@iwith.or.kr ▲참가신청: http://www.iwith.or.kr/

2016 지속가능혁신 세미나 참가신청 안내

서울대학교와 딜로이트,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공동주최하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KDPA가 후원하는 ‘제3회 서울대학교 글로벌 민관협력(PPP) 포럼: 2016 지속가능혁신세미나’가 11월 23일 수요일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됩니다.   ‘SDGs 시대, 새로운 기업이 온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는 지구의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 전략과 미래를 여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주제로 강연과 사례발표, 패널토론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지속가능한 개발의 미래와 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고민하는 관계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일시: 2016년 11월 23일(수) 오후 2시~5시 ▲장소: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회의실 140-2동 401호▲문의: sunglobalppp@gmail.com ▲참가신청: https://goo.gl/T5UD9y    

[기부 그 후] 승리의 행복을 지켜주세요

“숫자… 못 읽어요.” 승리(가명)가 처음 경천공간에 왔던 날, 아이는 마치 영화 ‘늑대소년’의 주인공 같았습니다. 9살이 될 때까지 정서적 문제를 가진 부모님 밑에서 제대로 된 교육과 돌봄을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 글과 숫자를 몰랐고, 낯선 사람이 말을 걸면 작은 어깨를 움츠리기만 했습니다. 영양부족으로 치아 건강과 시력에 이상이 생겼고, 어렸을 적 발병한 폐렴은 재발을 반복했습니다. 제대로 된 먹을 것, 입을 것 하나 갖춰지지 않는 환경에서 긴급 분리된 승리. 경천공간 선생님들은 승리의 회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또래보다 늦은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쇠약해진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치료과정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경천공간 선생님들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상황. 선생님들은 네이버 해피빈 모금을 통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승리의 교육비와 의료비 마련이 주목적이었습니다. 경천공간에서 승리를 위해 정한 목표 모금액은 440만원. 해피빈을 통해 승리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었습니다. 특히 신한은행 임직원들은 승리의 사연을 듣고 목표액을 넘어서 추가 기부금을 보내주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인 금액은 약 774만원. 네티즌이 모아준 십시일반의 응원과, 신한은행 임직원의 도움으로 예상 수준을 훨씬 웃도는 치료비용도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승리의 소식을 들은 약사 선생님은 직접 승리에게 필요한 영양제까지 보내주셨습니다. 모금 이후, 승리는 눈에 띄게 건강해졌습니다. 반 공기도 채 삼키지 못하던 승리는 이제 밥 세 그릇을 거뜬히 비워낼 정도로 식사량이 늘었습니다. 여덟 살 동생들 사이에서 머리 하나 불쑥

[기부 그 후] 반려동물 입양으로 찾은 새로운 행복

노란 빛깔에 까만 입이 도드라져 ‘입이 시키먼 남자’, 줄여 ‘입시남’이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 ‘시남이’. 시남이의 어미 개는 중성화 수술이 되지 않은 채 버려져 길을 떠돌다 임신했고, 결국 차가운 바닥과 축축한 벽으로 둘러싸인 유기 동물 사설 보호소에서 시남이를 낳았습니다. 감기라도 한 번 돌면 시남이처럼 작은 강아지들은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0여 마리의 유기견들이 모여있는 보호소는 인력이 부족한 탓에 유약한 아기강아지에게 적합할 정도의 청결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시남이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의 도움으로 홍대에 위치한 깨끗하고 소규모로 운영되는 유기견 입양 카페 ‘아름품’에 새 보금자리를 얻게 됐습니다. 낯선 이에게 경계심이 강하던 시남이는 쾌적한 환경에서 따뜻한 관심과 돌봄을 받으며 점차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입양과 구조에 보태진 4,841명의 힘 지난 6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에서는 시남이가 있던 곳과 같은 유기 동물 보호소들의 시설 보수와 의약품 제공 등 지원 및 유기견 입양을 독려하기 위해, ‘입양으로 강아지 공장을 멈춰주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네이버 해피빈에 모금함을 만들었습니다. 강아지 공장을 통해 한 달에 시장에 경매되는 강아지들의 숫자는 약 2만 마리. 공장에서 격리돼 무수한 강아지들을 낳아야 하는 모견들의 고통은 물론, 넘쳐나는 공급으로 소중한 생명을 언제든 돈 주고 구입할 수 있는 물건쯤으로 생각해 쉽게 사고 버리는 이들 때문에 반려동물들은 끝없는 공포를 겪습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아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안락사의 공포까지. 이 모든 문제들의 중심에 ‘강아지 공장’이 있었고, 이를 막기 위해 카라는 시민들의 힘을

아시아의 숨은 영웅, 2017 APA 후보자 추천해주세요

아시아 각 지역에서 필란트로피(Philanthropy, 박애주의) 정신을 묵묵히 실천해온 ‘진짜 영웅’을 발굴하는, APA상 후보자 공모가 시작됐다. APA위원회(이사장 김성수 주교)는 12월 31일까지 3개월 동안 기부와 봉사, 모금 등을 통해 필란트로피 정신을 실천해온 APA상 후보자를 공모한다고 밝혔다. 필란트로피는 기부(giving)와 봉사(serving), 참여(joining), 모금(asking) 등을 모두 포괄하는 의미로, 미국 등에서는 흔히 말하는 자선(charity)보다 훨씬 더 폭넓은 개념으로 사용된다. 응모 부문은 총 6개 부분으로, 올해의 필란트로피스트(Philanthropist), 올해의 펀드레이저(fundraiser), 올해의 NPO(비영리단체), 올해의 여성 필란트로피스트, 올해의 청소년 필란트로피스트, 올해의 공적상 등으로 이뤄진다. 아시아에서 필란트로피를 실천하고 있는 개인이나 단체는 누구나 응모 가능하다. 이메일 혹은 우편접수로 가능하며, 상세한 응모내용은 APA 홈페이지(http://apawards.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APA는 특히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지 않는 대신, 비영리단체(NPO) 및 대학, 병원, 법무법인 등 100인의 비영리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기금을 출연해 만든 영예로운 상(償)이다. 이를 위해 한국사회투자, 푸르메재단, 한국여성재단, 환경재단, 한국스카우트연맹, 한국YMCA전국연맹, 기아대책, 한국기부문화연구소 등 비영리기관과 대학, 병원, 법무법인, 언론사 등 100인의 비영리 전문가들이 기부와 재능기부 등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에 따라, 기관규모나 수상자의 배경 등에 대한 차별 없이 수상자를 선정함으로써 권위가 살아있는 상(賞)이 될 전망이다. APA위원회 위원장인 김성수 주교는 “비영리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만들어 기부자와 봉사자들을 칭찬하고 감사하는 장을 마련하는 시도는 아시아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고 필란트로피 실천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 알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APA는

[10월의 공익 이슈] 진짜 시민이 참여하는 입법 플랫폼, ‘국회톡톡’오픈 외

이번 호부터 신설된 ‘더나은미래 온(On)’ 지면은 온·오프라인 연계 코너로 한 달간 온·오프라인을 달궜던 공익 이슈를 더나은미래 취재팀이 선정해 매달 마지막 주에 뉴스큐레이션 형태로 제공한다. 자세한 기사 내용과 사진 및 동영상은 ‘더나은미래 홈페이지(betterfutu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01. 진짜 시민이 참여하는 입법 플랫폼, ‘국회톡톡’오픈http://futurechosun.com/archives/16573 지난 6일 정치 벤처 ‘와글’이 개발자 조합 ‘빠흐티’, 더미래연구소와 함께 시민 입법 플랫폼 ‘국회톡톡(toktok.io)’을 론칭했다. 국회톡톡은 시민의 입법 제안이 국회의원을 통해서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시민과 의원을 매칭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시민은 국회톡톡에서 직접 입법 제안을 할 수 있고, 지지하는 시민이 1000명이 넘으면 해당 상임위원회 의원 간의 온라인 매칭이 시작된다. 2주 동안 국회의원의 피드백(매칭 수용·거부·무응답)이 국회톡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되며, 매칭된 국회의원은 법안 발의에 이르는 과정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다. 한 사회복지사가 발의한 ‘만 15세 이하 어린이 병원비 보장’ 관련 법안에는 현재 시민 1154명이 함께 참여(10월 20일 기준)하고 있으며, 해당 상임위인 보건복지위 중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입법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 외에도 불공정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차별을 조장하는 정보 게재를 금지하는 표준의력서 법제화, 근속 1년 미만 근로자를 포함하는 근로기준법 연차휴가 기준 개정 등 7건의 시민 제안이 국회톡톡에 올라와 있다. 와글 이진순 대표는 “국회톡톡은 정치인과 소수 전문가에 의한 입법 과정의 독점을 깨뜨리고 국민에게 정치에 대한 냉소와 혐오를 극복할 정치적 효능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02. 연 3.7% 적금도 들고, 위안부

[기부 그 후] 우리의 옛집, 우리 손으로 지켜냈어요

회벽은 부서지고 갈라졌습니다. 1년 내 한옥을 덮어주던 초가지붕, 이엉은 여름철 장대비와 차가운 가을비에 썩어 더 이상 제 역할을 못해냈습니다. 도래마을 옛집이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선 매년 이엉을 새로 얹고, 비어있는 회벽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깨진 기와는 없는지, 서까래가 썩진 않았는지 늘 살펴야 합니다. 재단법인 내셔널트러스트 유산기금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도래마을 옛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19세기 후반의 한옥 특징이 잘 반영된 도래마을옛집은 전라남도 나주시에 있는 근대 한옥입니다. 전통 마을의 모습과 1930년대의 지역, 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는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요. 우리 곁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 내셔널트러스트 재단에서는 기금을 모아 도래마을 옛집을 매입,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복원하는 보수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도래마을옛집은 시민문화유산 2호로 지정돼있습니다. 해피빈 모금도 도래마을옛집 개소와 동시에 열렸습니다. 시민의 손으로 직접 우리 한옥을 지켜간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모금함을 열었습니다. 도래마을옛집의 수리와 보수는 해피빈 모금함에 모이는 시민의 관심으로 이뤄져 지금까지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작년의 도래마을 옛집은 갈라진 회벽에 마감을 다시 하고, 새 이엉을 얹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해피빈의 모금함이 다시 한 번 열렸습니다. 목표 금액은 350만 원. 1년에 걸쳐 2159명의 기부로 모금된 액수는 215만 원. 목표금액이 채워지지 않았어도 당초 계획했던 수리는 모두 끝냈습니다. 한옥의 특성상 망가진 곳을 방치해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문화 유산을 지키는데 힘을 보태주신 시민분들. 후원금액은 물론, 댓글도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드디어 새 지붕을 올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