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쿵. 쿵.. 오늘도 어김없이 정일순(가명) 할머니의 집 천장이 울립니다.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소리입니다. 할머니의 보금자리는 건물 1층과 2층 계단 아래 자투리 공간, 부엌 천장은 계단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불편한 건 소리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계단을 다닐 때마다 천장의 콘크리트가 부서져 내릴 때도 있습니다. 수시로 떨어진 돌에 찌그러진 식기들도 눈에 띕니다. 덩어리뿐 아니라 가루도 날립니다. 숨을 쉴 때마다 목이 아프다고 합니다. 천장에는 철근 구조물이 흉물스럽게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살기에 불편한 공간이지만 할머니가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집은 6년 전 세상을 먼저 떠난 할아버지와 20년이 넘게 살았던 공간입니다. 자녀들과 연락이 끊긴 뒤 서로 의지해 살았던 할아버지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기초노령연금에 의지해 생활하고 계십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노인일자리를 통해 소일거리를 하셨는데, 이제는 다리가 너무 불편해졌기 때문이죠. 간간이 파지를 주워 생활비에 보태지만, 다리가 아파 그나마도 할 수 없는 날이 더 많습니다. 다행히 집주인이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아 20년 전과 비슷한 전세금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 할머니 댁에 구로 집수리 협동조합이 찾아왔습니다. 조합원들은 우선 마구잡이로 튀어나온 철근들을 잘라냈습니다. 묵은 먼지와 페인트를 벗겨낸 후 비가 와도 걱정 없도록 방수 페인트칠도 새로 했습니다. 계단에서 더 이상 부스러기가 떨어지지 않게 마감처리도 꼼꼼히 했고요. 가루가 날려 지저분했던 부엌도 말끔히 청소했습니다. 천장을 바꾸자 흡사 ‘폐가’ 같던 집이 깨끗하게 되살아났습니다. 할머니 댁의 변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