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벤처나 스타트업 사이에는 공통으로 선호되는 제도적·문화적 지향점이 있다. 원격근무를 비롯한 유연근무 제도, 수평적인 조직 구조, 영어 이름이나 별명 또는 ‘님’ 호칭 사용, 자율적인 근무 환경, 직원 개인의 커리어 성장 강조, 일과 삶의 균형 추구,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 중시, 스톡옵션을 통한 동기부여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런 근무 제도나 복리후생, 조직문화를 지향하는 조직들에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필자가 일하는 노을에서 이 모든 질문에 대한 최종적인 답은 바로 ‘조직의 성장’이다. 여기서 ‘조직’은 개인이 아닌 회사 전체를 의미하고, ‘성장’은 단순한 복지나 만족도가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 향상을 뜻한다.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말일 수도 있고, 조직의 성장에만 집중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건강한 조직을 추구하는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볼 지점이다. ◇ 제도와 문화의 이상과 현실 조직의 리더들이 이런 제도와 문화를 도입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대체로 두 가지 지향점이 있다. 일차적으로, 직원의 성장과 몰입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조직의 성과 창출과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요즘 벤처나 스타트업의 기업 소개 내용을 보면 ‘직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한다’, ‘최고의 성과를 위해 근무 시간과 장소를 스스로 선택한다’처럼 직원과 조직이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좋은 제도와 문화 → 직원의 성장과 몰입 → 조직의 성과와 성장’이라는 논리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상황을 자주 접한다. 유연근무와 자율적인 조직문화를 도입했지만, 정작 직원들의 몰입도나 생산성이 높아졌는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