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디자이너 대신 ‘특별한 디자이너’로 불러주세요”

[인터뷰] 남장원 키뮤스튜디오 대표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그린 원화에는 그들만의 감성과 스타일이 있어요. 굉장히 독특해요. 작품을 주변에 소개해봤더니 반응이 좋았어요. 그때 가능성을 발견하고 스튜디오를 설립했죠. 발달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는 ‘체인지 메이커’를 꿈꾸면서요.” 지난달 17일 만난 남장원(39) 키뮤스튜디오 대표는 “특별한 디자이너가 만든 콘텐츠로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곳이 바로 키뮤스튜디오”라고 했다. ‘키뮤’는 키덜트 뮤지엄(kidult museum)의 약자다. 몸은 성인이지만 아이의 감성을 가진 발달장애인을 키덜트에 빗대 표현했다. 키뮤스튜디오는 ‘장애인의 그림’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그림’으로 소비되는 것을 추구한다. 이런 이유로 ‘발달장애인’을 대신 ‘특별한 디자이너’라는 칭호를 사용하고 있다. “보통 개인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지만, 이곳에서는 하나의 작품에 디자이너 2명 이상이 붙습니다. 협업 시스템이죠. 특별한 디자이너가 본인의 특수성과 장점을 살려 원화 형태의 그림을 그리면, 비장애 디자이너들이 수정·보완하는 식입니다. 특별한 디자이너들은 색감, 원화 등 각 분야에서 특출난 경우가 많아요. 본인의 장점을 통해 서로 부족한 점을 메워주죠. 이런 시스템 덕분에 그림의 질도 높아지고, 디자이너의 역량이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협업 시스템은 키뮤스튜디오의 DNA가 됐습니다.” 현재 키뮤스튜디오에서 활동하는 특별한 디자이너는 10명이다. 발달장애인 문화예술학교인 총현비전대학의 졸업생을 대상으로 채용하고 있다. 현재 총현비전대학에는 키뮤디자인학과가 있다. 대학 설립 당시, 키뮤스튜디오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맡은 인연이 전공 개설로 이어졌다. “키뮤디자인학과의 교육과정을 거친 학생들을 디자이너로 채용하기도 하고, 대외공고를 내 인턴을 거쳐 채용하는 과정도 있습니다.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림에 얼마나 재미를 느끼는가’하는 부분이에요. 이외에도 디자인적 관점,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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