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일(월)

“취약계층청년 지원, 현재 법으로는 실효성 없다”

청년재단·조은희 의원실 주최
‘취약계층청년 자립지원을 위한 법 제도 개선방안 모색’ 정책 토론회

“현재 우리 법은 취약계층청년에 대한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선언적 규정에 그치고 있다. 이제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나아가야 한다.”

취약계층청년 지원 정책토론회를 주최한 조은희 국회의원의 말이다. 조은희 의원은 그러면서 부처별로 지원 사업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위기 청년을 발굴할 실태조사의 법 근거도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취약계층청년 자립지원을 위한 법 제도 개선방안 모색’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청년재단과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최하고 국무조정실이 후원했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취약계층청년 자립지원을 위한 법 제도 개선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채예빈 기자

정책 토론회 현장에는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을 비롯해 취약계층청년 지원기관 28개소 종사자, 정부 관계자, 청년 당사자 등 120여명의 관계자들이 자리했으며, 당일 좌장은 박주희 청년재단 사무총장이 맡았다.

청년기본법에 따르면 취약계층청년은 고용, 교육, 복지 등의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년이다. 흔히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자립준비청년, 가족돌봄청년, 경계선지능청년, 고립은둔청년 등을 일컫는다.

김성기 협성대학교 교수는 기조발제에서 “현재 위기청년 지원의 근거가 되는 청년기본법에는 선언적 조항만 있어 정책 시행의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며 “취약계층 청년을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단일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족돌봄청년이 금융취약계층이 될 수 있는 만큼 각 유형 청년에 대한 개별적 지원 대신 종합적인 취약계층 청년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취약계층청년 규모에 대한 체계적인 실태조사를 할 것을 제언했다.

취약계층청년 지원은 2023년 3월 개정된 청년기본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4조 6항은 ‘국가와 지자체는 청년정책을 실시하는 경우 취약계층청년에 대한 별도의 지원방안을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유형별 취약계층청년에 대한 개념이나 지원 정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취약계층청년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들이 있지만 지역별로 제각각이라는 한계를 가진다.

노혜진 강서대학교 교수는 가족돌봄청년이 ‘돌봄자’ 역할에 고착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병비나 의료비 지원뿐 아니라 청년들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노혜진 교수는 “가족돌봄청년은 노동 시장에 진입조차 못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돌봄 지원과 함께 취업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경계선 지능인을 고용촉진장려금의 대상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미지 대구교육대학교 교수는 “경계성 지능인은 발달장애인은 아니지만 보편적인 청년보다 취업과 업무 숙달이 어렵다”며 “기업에 지원금을 지급해 고용을 독려함으로써 경계선 지능인이 일할 기회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고립은둔청년 정책 지원이 성급하게 성과 중심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강현주 한국보건복지인재원 교수는 “고립은둔청년이 동시에 경계선 지능인이거나 금융 취약계층인 사례가 있듯 이들은 사회적 위험에 연쇄적으로 노출되기 쉽다”며 “정책은 취약계층청년을 지속적이며 포괄적으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김문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청년정책연구센터장은 “청년의 금융 불안정은 정신건강, 사회적 관계, 교육과 직업의 기회, 주거 안정성 등 다양한 분야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며 “금융취약청년 정책은 다방면적인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합적 정책 욕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복지자원 간 연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조은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실의 주최로 ‘취약계층청년 자립지원을 위한 법 제도 개선방안 모색’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채예빈 기자

종합토론 시간에는 이덕난 국회입법조사처 연구관과 이해인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과장이 ‘취약청년 자립을 위한 입법 타당성과 정책적 기대효과’에 대해 논의했다. 토론자들은 “정밀한 실태조사 및 취약계층청년 자립을 지원하는 단일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 당사자와 취약 계층 청년 주 보호자도 목소리를 냈다. 고립 경험이 있는 김예진 청년은 “청년들의 고립은둔 문제는 경험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장기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부족해 다시 고립에 들어가는 청년들도 있는 만큼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계성 지능인 청년의 어머니 전경숙 씨는 “경계선 지능인들은 독자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실천하는 것이 어려운 편이다”며 “이들이 자신의 힘으로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국가 사회적 차원에서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았던 박주희 청년재단 사무총장은 “취약계층 청년의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했던 시간”이라며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취약 청년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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