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030 기후클럽 발대식
기후위기 시대, 청년들은 ‘기후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가고 있을까. 지난 24일, 성수 언더스탠드 에비뉴 아트스탠드에서 ‘The Future We Make, 기후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똑똑한 청년들의 움직임’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2030 기후클럽 발대식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박란희 ESG 전문 미디어 임팩트온 대표, 심성훈 (주)패밀리파머스그룹 대표, 장동영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 부센터장, 남재인 SK SV위원회 부사장, 제22대 국회 입성을 앞둔 국민의힘 김소희 당선인을 비롯해 청년 40여명이 함께했다.
2030 기후클럽은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30대 청년의 자발적인 참여로 구성된 모임이다. 환경과 기후위기를 과학·비즈니스·기술 관점으로 접근해 기후위기 대응 역량을 키우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30 기후클럽은 ‘혁신·실천·융합’을 핵심 가치로 두고 ▲2030년까지▲2030세대 청년▲2030명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박란희 임팩트온 대표는 기후위기 현황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박란희 대표는 “2년 전만 해도 기후 변화에 관심이 없었고 모두 남의 일로 여겼지만 이제는 기후위기가 실물 경제로 넘어왔다”면서 “유럽에서는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해상 운송의 물류량이 감소해 비즈니스에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산업 구조도 전환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최대 주택보험사 올스테이트는 산불 위험 증가에 따라 신규 보험 판매의 중단을 선언했고, 미국 보험사 스테이트팜도 평균 보험료를 약 28.1% 증가했다. 플로리다는 손해보험사가 18개월 동안 16개 철수했다. 미국 보험사 AAA가 자동차와 주택 보험 갱신을 금했고 파머스 인슈러언스는 주택 손해보험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또한 AIG 자회사인 렉싱턴보험과 뱅커스보험 등도 지난해부터 플로리다에서 사업을 사실상 철수했다.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되기도,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 래리핑크 회장은 2020년 연례서한에서 “기후 리스크는 곧 투자 리스크”라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기업들의 기후테크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도 발견된다.
아마존은 20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 규모의 ‘기후서약기금(Climate Pledge Fund)‘을 조성해, 지속가능한 탈탄소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또한, 빌게이츠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Breakthrough Energy)’를 설립해 20억 달러(2조 2330억 원) 이상 규모의 투자펀드를 마련해 농업, 건물, 전기, 제조 및 운송 등 주요 산업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혁신 기술이나 벤처기업을 지원한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의 많은 산업이 산업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많은 일자리가 창출이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청년들의 관심과 인식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기후 및 지속가능성 관점이 반영된 정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2030세대가 정책, 기업, 비즈니스 등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주도적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심성훈 (주)패밀리파머스그룹 대표는 MZ세대의 친환경과 윤리 소비를 지향하는 트렌드를 강조했다.(주)패밀리마퍼스그룹은 사회혁신교육과 ESG & 임팩트비즈니스 창업 컨설팅 및 액셀러레이팅을 기획하는 회사이다.
2021년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대학생 1196명을 대상으로 ‘ESG 경영 관심 정도’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 2명 중 1명은 ESG 경영의 뜻을 알고 있고 소비 의사에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 경영 기업 제품 구매 의향이 78.9%였고, ESG 경영 기업 구직 희망도 84.1%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또한, 2022년 대한상공회의소가 MZ 세대 38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ESG 기업제품이 비싸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이 64.5%에 달했다.
심 대표는 “MZ세대는 가치를 소비함으로써 제품구매 시 성능보다 심리적인 만족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변화하는 트렌드에 기업들은 경영에 초점을 두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개인의 기후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탄소중립 포인트’ 제도를 소개하며 일상에서 탄소중립 실천 활동을 강조하고 정부의 목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심 대표는 “현명한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래 세대의 관심과 동참이 중요하다”며 “2030 기후클럽이 해당 역할과 움직임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동영 서울대학교 부센터장은 기후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부센터장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후테크에 도전해야 한다”고 했다. 기후테크는 ‘기후’와 ‘기술’의 합성어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에 기여하는 모든 혁신 기술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기후테크의 산업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2021년 PwC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약 288조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후테크 관련 스타트업도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홀론아이큐(Holon IQ)에 따르면 2023년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이 83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한다.
장 부센터장은 “국내는 기후테크 시장구조와 다른 구조를 보인다”며 “기후테크 육성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국내 기후테크 육성을 위한 일관성 있는 정부 정책 수립, 투자재원 확보가 미래세대의 기회와 직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재인 SK SV위원회 부사장은 기후위기로 변화하는 국제사회에서 기업의 역할을 언급했다. 그중 기업의 넷제로를 강조했다. 남 부사장은 “기후 위기를 위한 탄소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원활한 활동, 비즈니스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탄소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기업은 넷제로에 따른 현실과 이상을 마주한다. 새로운 녹색 사업 기회 창출, 기업 이미지 제고, 친환경 산업의 높은 성장성을 기대하지만, 현실은 에너지 전환에 따른 비용, 전쟁에 따른 에너지 안보 문제가 뒤다른다. 그는 “실제로 비즈니스를 전환하게 되면 많은 일자리가 손실될 수 있다”며 “기후의 변화가 일자리, 경제활동까지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리기 위해서는 소비자, 정부 그리고 기업 모두의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년의 역할을 강조했다. 남 부사장은 “시대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인재가 지속해서 필요하다”며 “이전은 경제적 가치를 강조했다면 이제는 사회혁신가적인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희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은 기후시대 속 청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 당선인은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 속에서 청년들의 시야가 확장되어야 한다”며 “청년들의 목소리가 소비자로서, 유권자의 권리를 실천하면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기후뿐만 아니라 AI, 지속가능성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라며 “청년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라고 했다.
한편, 2030 기후클럽은 앞으로도 청년들의 기후대응 역량은 물론, 기후스펙을 강화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해서 펼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과학·비즈니스·기술 관점의 기후위기 역량 강화 ▲기후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활동 ▲기후테크 취·창업 컨설팅 지원 ▲정책 참여 등 2030 기후클럽 활동에 관심 있는 청년이라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다. 관련 활동과 참여는 관련 인스타그램(@2030climateclub)을 참고하면 된다.
조기용 더나은미래 기자 excusem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