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는 중증장애인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이화여자대학교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이수매니지먼트’에 8억7000만원을 기부했다고 3일 밝혔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1월 사회와 단절된 중증장애인들에게 체계적인 직무훈련과 안정적인 직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이사회에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이수매니지먼트 설립을 의결했다. 국내 대학이 도입한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 최대 규모다. 현재 이화제과팀, 교내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화상점팀, 이화의료원 내 의료원팀 등 크게 3가지 사업 영역을 운영하면서 총 65명의 중증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을 비롯한 브라이언임팩트 일원들은 지난 1일 이화여대를 방문해 이수매니지먼트 교내 사업장을 견학했다. 이어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이화의료원으로 이동해 의료원팀 사원들의 업무 환경도 둘러봤다. 김범수 브라이언임팩트 창립자는 재단 설립 후 중증장애인 일자리 마련을 위해 ‘100억원 기부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에 이화여대에 기부한 8억7000만원도 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여성 중증장애인은 남성 장애인보다 더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여성 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23.4%)과 고용률(22.2%)은 남성 장애인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특히 여성 중증장애인은 경제활동참가율 17.6%, 고용률 16.8%로 상황이 더욱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여대는 대학이라는 안전한 환경을 활용해 여성 중증장애인도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화제과팀은 마들렌, 말차초코칩쿠키, 아몬드쿠키, 파운드케이크 등을 생산한다. 제품은 대학 내 이화상점, 이화상점 기념품점, 이화상점 카페,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된다. 의료원팀 장애인 직원들은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에서 휠체어 소독하고 제자리에 비치하기, 환자 검체를 검사실로 운반하기, 관리팀 사무를 보조 등 업무를 맡고 있다.
이화상점은 브라이언임팩트 지원을 통해 새롭게 추가된 사업이다. 지난 6월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로부터 기부금을 전달받은 이수매니지먼트는 7월부터 이화상점 설립 공사를 시작했다. 이화상점 장애인 사원들은 지난 8월 직무훈련을 거쳐 9월부터 교내에 설립된 15개 편의점(이화상점)에서 정식 근무 중이다. 브라이언임팩트 기부금은 ▲이화상점 공사 비용 ▲그룹웨어 및 생산관리 시스템 도입 ▲장애사원 근무 및 휴식공간 조성 등에 활용됐다.
이밖에 이화여대는 종합대학이라는 이점을 활용, 장애 관련 학과와 협업해 장애인 사원에게 동아리 활동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특수교육과, 특수체육전공, 융합미술치료전공, 음악치료학과 등이 참여한다. 이번 브라이언임팩트의 지원을 기반으로 동아리 활동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캠퍼스와 이화의료원에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추가로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장명수 이화여대 이사장은 “이화여대는 중증장애인도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맞춤 직무를 개발하고 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번 브라이언임팩트 지원을 바탕으로 더 체계적인 근무 시스템을 갖추고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해 더 많은 중증장애인이 소속감과 자기효능감을 느끼며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은 “사회적, 경제적 차별에 끊임없이 노출되는 여성 중증장애인의 고용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앞으로도 이어질 브라이언임팩트와 이화여대의 협업이 더 많은 중증장애인 일자리 창출의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