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기업이 만들고 싶은 변화,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녹여라”

19일 ‘글로벌 자원봉사 포럼’ 개최
기업 자원봉사 임팩트 측정 등 논의

“기업 자원봉사의 임팩트를 측정하기 전에 기업이 봉사활동을 통해 추구하는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기업이 어떤 변화를 만들고 싶은지, 봉사활동은 직원이나 지역사회 등 구체적으로 어떤 대상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안젤로 메네지스 후지쯔 매니저)

“재단 사업의 임팩트 측정에 직원들이 직접 참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민희경 CJ제일제당 사회공헌추진단장)

19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글로벌 자원봉사 포럼 ‘기업자원봉사 글로벌 아젠다(Global Trends and an Agenda for the Future of Corporate Volunteering)’가 열렸다. 기업 자원봉사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고민을 공유하는 자리다. 구체적으로는 MZ세대의 자원봉사, 기업 자원봉사의 임팩트 측정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포럼은 세계자원봉사협의회(IAVE)와 한국자원봉사문화, CSR포럼이 공동주최했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미디어파트너로 참여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포스코, CJ, 현대제철, LG유플러스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사회공헌, ESG 담당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기업자원봉사 글로벌 아젠다'에서 로리 포스터 IAVE 기업전략 디렉터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19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국내 주요 기업 CSR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최지은 기자
19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업자원봉사 글로벌 아젠다’에서 로리 포스터 IAVE 기업전략 디렉터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주요 기업 CSR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최지은 기자

기조연설을 맡은 로리 포스터 IAVE 기업전략 디렉터는 “기업 자원봉사 모델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며 “팬데믹 기간에도 기업들은 비대면 봉사활동을 비롯해 상황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면서 뛰어난 적응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은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회문제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며 “기업도 이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강수연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사업추진본부 책임은 MZ세대 멘토링 자원봉사 프로그램 ‘힐링톡톡’을 소개했다. 메타버스에서 청년이 청소년의 고민 상담을 해주는 활동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청소년 자살률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다. 심리학, 간호학 등을 전공하는 대학생 서포터즈 99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메타버스라는 익명성이 보장되고, 언제나 방문할 수 있는 시공간을 초월한 플랫폼에서 상담이 이뤄진다는 점은 청소년의 접근성을 높였다.

고남규 포스코 사회공헌그룹 기업시민실 대리는 포스코에서 시행 중인 2030세대 봉사 활동으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하는 ‘로봇만들기 봉사단’ ▲시각장애인, 다문화가정 아동 등 책을 읽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오디오북 녹음 작업을 하는 ‘굿보이스 봉사단’ ▲스쿠버다이빙을 하며 포스코 사업장 근처 해양생태계를 보전하는 ‘클린오션 봉사단’ ▲여행 결합형 봉사 활동 ‘볼룬 투어’ ▲대학생 봉사단 ‘비욘드’ 등을 소개했다.

글로벌 자원봉사포럼 '기업자원봉사 글로벌 아젠다' 연사로 선 안젤로 메네지스 후지쯔 플래그십 글로벌 딜리버리 매니저. 그는 "기업 자원봉사 임팩트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기업 자원봉사의 목표와 측정 대상을 정확히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은 기자
글로벌 자원봉사포럼 ‘기업자원봉사 글로벌 아젠다’ 연사로 선 안젤로 메네지스 후지쯔 플래그십 글로벌 딜리버리 매니저. 그는 “기업 자원봉사 임팩트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기업 자원봉사의 목표와 측정 대상을 정확히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은 기자

기업 자원봉사의 성과측정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민희경 CJ제일제당 사회공헌추진단장은 CJ나눔재단의 2019~2022년 임팩트 측정 과정을 공유했다. 지표를 수립하고 결과값을 도출하는 모든 과정에 직원들이 참여했다. 측정은 ▲문화적 자산 ▲인적 자산 ▲사회적 자산으로 나눠 이뤄졌다. 4년 동안 기부·봉사자 21만명이 참여했고 아동 46만명이 프로그램 영향을 받았다. 투입 대비 5.3배의 사회적 성과를 도출했고, 최대 116조6000억원의 화폐가치를 창출했다. 민 단장은 “재단은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추구한다”며 “개인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가치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측정이 더욱 어려웠다”고 말했다.

안젤로 메네지스 후지쯔 플래그십 글로벌 딜리버리 매니저는 무엇을 측정할지 분명히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만들고 싶은 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이다. 그는 “SDGs와의 연계성을 고려해 임팩트 측정을 위한 글로벌 표준을 만드는 것도 꼭 필요한 작업”이라며 “SDGs 각 항목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의를 하고, 각 항목 중에서도 어떤 세부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범위를 좁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니콜 시릴로 IAVE 사무총장은 “자원봉사는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민간 기업은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형구 CSR포럼 이사장은 “팬데믹이 끝났지만 여전히 기후변화, 빈곤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 자원봉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오늘의 토론은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운식 한국자원봉사문화 이사장은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과 자원봉사가 팬데믹 이후 나아갈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기업을 주도할 새로운 세대와 함께 만들어갈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 기업의 소셜임팩트 측정 어려움 등이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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