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만 25~54세 여성 10명 중 4명은 임신·출산, 육아·교육, 가족구성원 돌봄으로 인해 경력단절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력단절여성이 다시 일자리를 얻기까지는 평균 8.9년이 걸렸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전국 만 25~54세 여성 8521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1일부터 10월 7일까지 가구 방문, 개인 면접조사 등을 통해 시행됐다.
조사 결과, 전 생애에 걸쳐 경력단절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여성 비율은 42.6%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19년(35%)보다 7.6%p 증가한 수치다. 재취업에 걸리는 기간도 평균 8.9년으로 3년 전(7.8년)보다 1년 이상 늘었다.
경력단절이 주로 발생한 나이는 29세였다. 이들은 일을 그만둔 직접적 요인으로 ‘긴급한 자녀 돌봄 상황에서 대응방안 부재’를 꼽았다. 실제로 기혼 여성의 경우 자녀 유무에 따라 경력단절 경험률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자녀가 있다고 응답한 여성의 58.4%가 경력단절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자녀가 없다고 응답한 여성 가운데 경력단절을 겪은 비율은 25.6%로 집계됐다.
경력단절 후 새로 취업한 첫 일자리 임금(214만3000원)은 경력단절 이전(253만7000원)의 84.5% 수준이었다. 또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의 현재 임금(232만4000원)은 경력단절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 임금(276만원)의 84.2% 수준으로, 경력단절이 임금격차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경력단절여성의 노동시장 조기 재진입 지원과 함께 경력단절이 애초부터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직여성의 경력유지·개발, 일·생활 균형이 가능한 직장문화 조성 등의 정책을 기업과 관계부처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yeo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