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유니레버, 덜 녹는 아이스크림 개발… 냉장고 온도 높여 탄소저감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가 높은 온도에서도 덜 녹는 아이스크림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속가능경영의 모범 기업으로 꼽히는 유니레버는 탄소 절감을 실현할 아이디어로 10년 전부터 연구를 진행했다.

유니레버의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 홈페이지
유니레버의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 홈페이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2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이 아이스크림 제품을 상점에서 판매할 경우, 현재 영하 17도로 유지되는 전용 냉동고 온도를 영하 12도로 올릴 수 있다. 이 경우 전력 사용량이 줄어 아이스크림 전용 냉동고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은 20~30% 감소한다.

유니레버는 ‘벤앤제리스’와 ‘매그넘’ 등 유명 아이스크림을 제조해 판매한다. 전 세계에 설치한 전용 냉동고는 300만 개에 이른다. 유니레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가 아이스크림 냉동고에서 나온다.

유니레버는 10년 전 온도가 올라가도 아이스크림의 맛과 식감이 오래 유지되는 적절한 재료 배합을 찾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한동안 개발에 진전이 없었지만 최근 설탕 기술이 발전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유니레버는 최근 독일에서 시제품 반응을 확인한 데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블라인드 테스트 등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확인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높은 온도에서도 눅눅해지지 않는 콘, 아이스크림이 들러붙지 않는 포장재와 막대 등 부속물에 대한 연구도 추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진정성에 대한 의심이 나오기도 했다. 많은 상점에서 냉동고에 유니레버 제품을 네슬레 SA 등 다른 제조업체의 아이스크림과 함께 넣어 판매하는데, 유니레버 제품을 기준으로 냉동고 온도를 맞출 경우 다른 아이스크림이 녹을 수 있어 점주들이 섣불리 온도를 올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유니레버는 “개발에 성공하면 연구 노하우를 경쟁사들과도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1호 2024.3.19.

저출생은 '우리 아이가 행복하지 않다'는 마지막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