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1일(금)
“오래 산 나무는 탄소흡수 못 한다?… 수령 150년 고목도 상당량 흡수”

수령이 150년 넘은 나무도 대기 중 탄소를 상당량 흡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산림청에서 ‘3억 그루 벌채’ 논란을 일으키면서 근거로 내 건 30년생 이상 나무의 탄소 흡수력이 떨어진다는 분석과 배치되는 결과다.

제주 평대리의 비자림에는 국내 최고령 비자나무인 '새천년비자나무'가 있다. 수령은 833년이다. /조선DB
제주 평대리의 비자림에는 국내 최고령 비자나무인 ‘새천년비자나무’가 있다. 수령은 833년이다. /조선DB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24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열리는 ‘2022년 응용생태공학회 학술발표대회’에서 ‘기후변화 장기생태연구 결과 공유 및 발전 방안’이란 주제로 학술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학술회에선 이재석 건국대 생명과학특성학과 교수가 2017년부터 작년까지 강원 인제군 점봉산 원시림 생태계의 탄소순환을 분석한 연구가 발표된다. 탄소순환이란 탄소가 대기 중에서는 이산화탄소로, 생태계에선 고분자 화합물 등으로 존재하며 순환하는 것을 말한다.

분석 결과 나무들 수령이 150~200년인 점봉산 신갈나무숲은 1ha(헥타르)당 1.15t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점봉산은 인간의 간섭을 받거나 자연재해 피해를 입은 적 없는 원시림에 가깝게 보전돼 있다. 국내에서 원시림이 탄소저장소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낸 연구가 발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산림청은 지난해 탄소중립 달성 방안 가운데 하나로 30년생 이상 나무 3억 그루를 베어내고 어린나무 30억 그루를 새로 심겠다는 내용의 전략안을 발표했다. 무분별한 벌목을 우려하는 환경단체들의 반발과 ‘과학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논란이 일자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에선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이번 학술회에서는 소양호 생태계의 장기변화를 40여년간 조사한 김범철 강원대 명예교수의 연구결과도 발표된다. 박정수 국립생태원 연구원과 이점숙 군산대 교수는 함평만에서 17년간 수행한 모니터링 분석결과를 소개한다. 이효혜미 국립생태원 기후생태관측팀장은 장기생태연구 발전을 위한 전국 관측망 확충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강성구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장기간 축적된 생태계 변화자료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정책을 수립하는 객관적 근거로 활용된다”며 “탄소중립 대책 추진 시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는 등 목표 간 상충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장기생태연구 기반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강나윤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nanasi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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