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8일(수)
‘행동주의 투자자’ 아이칸, 맥도날드에 “돼지 사육환경 개선하라”

미국의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이 맥도날드에 돼지 사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이사진 교체에 나섰다.

2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윌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최근 아이칸이 맥도날드에 이사회 구성원 2명을 추천하며 위임장 대결(proxy fight)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위임장 대결이란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주주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가결 또는 부결시키기 위해 다른 주주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 /로이터 연합
미국의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 /로이터 연합뉴스

아이칸은 이달 초 맥도날드 이사회에 비공개로 위임장 대결을 예고했고, 2명의 이사회 구성원 추천으로 그의 행동이 구체화됐다. 아이칸이 추천한 후보자는 임팩트 투자사 ‘그린 센츄리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운영하는 레슬리 새뮤얼리치 회장과 음식 서비스 업체 ‘본아페티’의 메이지 간즐러 최고 전략·브랜드 책임자다. 맥도날드는 아이칸의 이사진 추천에 대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양측 간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맥도날드 주주들은 올봄에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을 놓고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이번 이사진 제안은 아이칸과 맥도날드 사이에서 돼지고기 공급망을 둘러싼 갈등에서 빚어진 것이다. 아이칸은 맥도날드에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업체의 사육 환경을 개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이칸이 문제로 삼은 것은 암퇘지를 ‘임신용 우리(Gestation crate)’로 불리는 비좁은 쇠틀에 가둬 임신, 출산, 수유를 반복하도록 강제하는 사육 방식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2012년 공급망과 관련해 동물 학대 논란이 일자 임신용 우리에서 나온 돼지고기를 10년 뒤에 구매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맥도날드는 올해 연말까지 임신용 우리를 거치지 않은 돼지고기로 전체의 85~90%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맥도날드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2022년까지 임신용 우리에서 사육한 돼지고기 도입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2024년까지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아이칸과 동물보호단체 휴먼소사이어티는 맥도날드가 공급망을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아이칸은 “맥도날드가 임신 기간이 어느 정도 진행된 암퇘지를 우리에서 꺼내는 식으로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임신용 우리를 완전히 금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 사냥꾼’으로 알려진 아이칸은 포브스 추정 자산 168억 달러(약 20조원)에 달한다. WSJ는 “아이칸이 사회적 문제를 명분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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