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토)

“꿈을 포기할 뻔했던 제가꿈을 나누고 왔어요”

LG CNS ‘IT드림 프로젝트’_ IT 꿈나무들 인도에 가다

지난 15일, 인천공항에 조금 특별한 학생 15명이 모였다. ‘IT드림 프로젝트’의 해외 탐방 프로그램에 선발된 미래의 IT 리더들이다. ‘IT드림 프로젝트’는 LG CNS가 IT에 관심과 재능은 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꿈을 키우기 어려운 청소년들을 발굴해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아이들은 자신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질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터라 가방을 꾸려 공항에 온 것만으로도 잔뜩 상기된 얼굴이었다.

‘IT드림 프로젝트’학생들이 마넴빨리 마을 어린이들과 함께 제기차기, 풍선아트 등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어린이들은 처음 해 보는 페이스페인팅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IT드림 프로젝트’학생들이 마넴빨리 마을 어린이들과 함께 제기차기, 풍선아트 등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어린이들은 처음 해 보는 페이스페인팅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동진(가명·18)이의 얼굴에도 설렘이 가득했다. 초등학교 4학년 즈음부터 집에 빚이 늘어 엄마와 헤어져 외할머니댁에서 지내기도 했다는 동진이. 3년 전부터 파산 상태인 엄마 때문에 고생이 많았을 텐데 정작 본인은 “나쁘지만은 않다”며 고개를 젓는다.

“돈이 인생의 전부거나 행복을 결정짓는 건 아니란 걸 오히려 배웠거든요. 할머니께서 저를 많이 이해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것도 힘이 되고요.”

지금의 자신은 모두 할머니 덕분이라는 동진이는 지난해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시작하면서 꿈도 생기고, 공부도 재밌어졌다고 했다.

“제가 좋아하는 IT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자격증도 취득하고, 공모전 같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대학에도 갈 수 있더라고요. 그때부터 꿈을 키우고 공부하기 시작했죠. 이번에 인도의 기업들도 둘러보고 현지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너무 기대되고 감사할 뿐입니다.”

올해로 3년째를 맞는 ‘IT드림 프로젝트’ 해외 탐방은 인도 방갈로르(Bangalore), 힌두푸르(Hindu pur), 마이소르(Mysore), 델리(Delhi), 자이푸르(Jaipur) 등지에서 9박 10일간 이루어졌다. 인도 내 대표적인 IT 기업과 공과대학도 탐방하고 타지마할, 마이소르를 비롯한 대표적 문화유산도 둘러보았다. 때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때로는 흥분한 표정으로 학생들은 눈앞의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담으려 했다.

학생들은 탐방뿐만 아니라, 특별한 나눔도 펼쳤다. 가난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브리지 스쿨(MVDC Life World Bridge School)에서였다. 브리지 스쿨이 있는 마넴빨리(Manempalli) 마을은 방갈로르에서 차로 세 시간 거리다. 최하층민으로 카스트제도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불가촉천민, 달리트에 속하는 사람이 전체 마을 주민 2000명 중 30%인 600명이다. 가난과 계급 때문에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 청소년만도 400여명이나 된다. 그 중 50여명이 브리지 스쿨의 학생들이다. 해외 탐방단 15명 학생들은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자신의 삶도 편안하고 넉넉하지 않아서일까. 자신보다 더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을 돕는 일에 열심이었다.

“하마터면 꿈을 포기할 뻔했던 제가 이렇게 계속 꿈을 키워나가고, 또 이렇게 해외탐방까지 왔잖아요. 마넴빨리 마을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요.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포기만 하지 않으면, 분명 꿈을 향한 길이 열린다는 걸요.” 암 투병 중인 엄마와 둘이 사는 수영(17)이가 어른스레 말한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받는 지원액도 엄마 병원비로 빠듯한 터라 그 삶이 쉽지 않았을 텐데, 수영이의 얼굴은 밝고 희망차기만 하다.

해외탐방단 학생들이 장고, 북, 꽹과리 등으로 한국의 전통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그간 갈고 닦은 실력에 어린이들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도 모여들었다.
해외탐방단 학생들이 장고, 북, 꽹과리 등으로 한국의 전통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그간 갈고 닦은 실력에 어린이들뿐 아니라 마을 주민들도 모여들었다.

학생들은 브리지 스쿨에 새로이 문을 여는 IT 공부방부터 먼저 꾸몄다. IT 공부방은 가난 때문에, 또 낮은 계급 때문에 컴퓨터는 구경도 해 보지 못한 브리지 스쿨 어린이들을 위해 LG CNS가 지원한 공부방이다. 이 안에서 다양한 컴퓨터 교육이 이루어질 뿐 아니라, 기존의 과목들을 배울 때에도 컴퓨터를 활용해 더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된다. 탐방단 학생들은 브리지 스쿨 아이들이 매일 즐겁게 컴퓨터를 배울 수 있도록 공부방 구석구석을 쓸고 닦았다. 예쁜 풍선도 불어 여기저기에 장식했다. IT 공부방 개소식 후에는 가득 모인 어린이들과 제기차기, 풍선 만들기 등 즐거운 문화 교류 활동을 펼쳤다.

오빠와 함께 브리지 스쿨을 다니는 네뜨랄(10)은 “풍선으로 강아지도 만들고 칼도 만들었는데 너무 신기하다”며 “컴퓨터도 열심히 배우겠다”고 말했다.

LG CNS 윤경훈(49) 상무는 “기업의 사회공헌은 순수한 마음이 우선되어야 존경받는 기업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청소년들이 IT 전문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양적, 질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힌두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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