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폐시디로 플라스틱 만들다니… 환경 생각한 기술에 놀랐죠”

소니 코리아에코 사이언스 투어

소니 코리아·초록천사 폐휴대폰·건전지 16톤 등 생활 속 전자쓰레기 수거

에코&사이언스 투어 초록천사클럽 학생 참여해 친환경 과학 체험시간 가져

미상_그래픽_소니코리아에코&사이언스투어_새싹_2011“우와아아아!”

작은 프로펠러가 돌기 시작하자 학생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학생들의 주위에서 실험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이들의 탄성을 자아낸 것은 지난 16일 일본 도쿄의 에코프로덕트박람회2011에서 발표된 소니의 페이퍼 파워드 바이오배터리(Paper Powered Biobattery)다. 이름 그대로 종이에서 추출해낸 에너지원을 담은 배터리다.

실험에 참여했던 숭문고등학교 1학년 정세환군은 그 원리를 쉽게 설명했다.

“우선 폐골판지를 조각 내고 여기에 따뜻한 효소를 넣고 흔들어서 포도당을 추출해요. 이 포도당을 활용해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거죠.”

미상_사진_소니코리아에코&사이언스투어_바이오배터리워크숍_2011생물학에 관심이 많다는 세환군은 이번 실험에 특히 흥미를 보였다.

“이번 실험의 느낌은 마치 로봇이 음식물을 섭취하고 소화를 할 수 있다는 것 같았어요. 종이폐기물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혁신적인 방법 아닐까요?”

소니코리아 환경팀 김철웅 팀장의 설명이 뒤를 이었다.

“소니는 바이오배터리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왔습니다. 이미 설탕물이나 콜라를 이용해 엠피쓰리(mp3)를 작동시키기도 했었죠. 이번에는 폐기물로 시도해본 것입니다. 폐기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도 지속될 겁니다.”

바이오배터리만이 아니었다. 이날 소니는 다양한 친환경 제품들을 선보여 한국에서 찾아온 학생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학생들은 소플라스(SoRPlas)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 소플라스는 소니에서 개발한 재생플라스틱으로 Sony Recycled Plastic을 의미한다.

플라스틱에는 버진(Virgin) 플라스틱과 재생(Recycled) 플라스틱이 있다. 버진 플라스틱은 석유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이고 재생 플라스틱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이다.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일반 재생 플라스틱에는 폐플라스틱이 30%, 버진 플라스틱이 55% 정도 사용됩니다. 버진 플라스틱이 함유되는 이유는 내구성과 플라스틱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반면에 소니에서 개발한 소플라스는 폐플라스틱의 비율이 99%에 이르지만 내구성이 버진 플라스틱보다 강하다. 석유자원을 덜 쓰고 폐플라스틱을 더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 과정과 사용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의 배출도 급감한다. 소플라스는 일반 플라스틱에 비교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77%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내정중학교의 정경서양은 일본에 오기 전 청소년환경봉사대 초록천사 활동을 하며 폐시디나 폐휴대폰을 모았었다. 폐시디 수거를 주제로 포스터를 그리기도 했었다.

“폐시디를 열심히 모으긴 했는데 이게 어디에 쓰일까 궁금했어요. 제가 모은 시디들이 재생 플라스틱인 소플라스에 사용된다고 해서 놀랐어요. 우리도 이런 기술을 빨리 개발해서 친환경 개발에 앞서나갔으면 좋겠어요.”

소니코리아는 지난해 10월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산하의 초록천사와 ‘전자쓰레기 제로운동’ 협약식을 맺어 3년간의 협력사업을 계획한 바 있다. 이는 소니 본사의 글로벌 환경 프로젝트인 ‘로드 투 제로(Road to Zero)’ 계획에 따라 2050년까지 환경에 대한 영향을 0(Zero)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 중 하나였다.

‘전자쓰레기 제로 운동’은 현재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으나 아직 회수나 재활용을 위한 체계가 분명하지 않은 소형 전기전자 폐기물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 보호운동이다.

올해 진행된 ‘전자쓰레기 제로운동’은 적지 않은 성과를 보였다. 올해 전자쓰레기 제로운동에는 수도권 296개 학교, 157개 ‘초록천사’ 클럽에서 9277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폐휴대폰 4톤, 폐시디 4.7톤, 폐건전지 12톤, 소형가전제품 2톤의 전자쓰레기를 수거했다.

미상_사진_소니코리아에코&사이언스투어_초록천사_2011소니코리아는 전자쓰레기 제로운동에 열심히 참여한 ‘초록천사’ 학생 10명과 멘토 2명을 선발해 12월 16일부터 12월 18일까지 2박3일간 일본의 소니 본사, 에코프로덕트 박람회, 물과학박물관 등을 견학하고 다양한 친환경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소니코리아 에코&사이언스 투어’를 개최했다.

학생과 멘토에게 깊은 인상을 준 이번 소니코리아 에코&사이언스 투어는 일회적인 친환경 이벤트가 아니었다. 소니코리아의 친환경 경영은 1999년에 시작됐다.

소니코리아는 1999년 환경경영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환경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했다. 제품 생산과 공급 등의 모든 단계에서 청정생산과 에너지 절약제품 개발, 환경정보 제공 등 환경을 위한 배려를 하기 위해 힘썼다.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구축해 매월 정기적인 환경활동 데이터를 수집해 효과적인 환경 활동을 수립해 환경경영을 경영활동의 중요한 요소로 안착시키기도 했다.

지난 2006년에 환경부와 녹색구매 자발적 협약을 맺어 이를 실천하고 있고 2008년에는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탄소중립 마크를 수여 받은 바 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외국계 기업에서는 최초로, 전자업계에서는 유일하게 환경부와 함께 ‘에코 트리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환경에 대한 기업의 책임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 모든 환경방침의 내실 있는 추진을 위해 소니코리아는 환경경영책임자를 두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50년까지 환경에 대한 영향을 0(Zero)로 만드는 것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이런 소니의 노력은 소니코리아 에코&사이언스 투어에 참여한 학생과 멘토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소니의 친환경 경영 철학이 현실로 변하는 모습이 좋은 자극이 되었다.

이번 투어에 멘토로 참여한 우신고 지리교사 유옥선씨는 “요즘 학생들이 학습과정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다양하게 배우고 있지만 생활과 연결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이번 투어에서 보니 일본의 경우 친환경 교육을 각 연령대별로 다양하게 진행하고 어린이는 어린이에 맞게 성인은 성인에 맞게 친환경 실천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짜여 있어 배울 부분이 있었고 학교에서 적용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소니코리아의 이토키 기미히로 사장은 “이번 투어가 초록천사 학생들에게 친환경 과학의 미래를 몸소 느끼는 소중한 체험이 되었기를 바란다”며, “소니코리아는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환경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직접 실천에까지 옮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다”고 밝혔다.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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