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넘어 ‘공익 인프라’ 만드는 재단으로 

2026 기업공익재단 리포트<7>
삼성복지재단, ‘새싹과단비’ 구축…전문인력 양성·교육모델 전국 확산  

기업공익재단의 역할이 단순한 사업비 지원에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인프라 구축으로 확장되고 있다. 개별 기관이나 사업에 재원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기관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과 전문인력,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는 방식이다.

삼성복지재단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오랜 기간 축적한 보육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영유아 발달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고, 보육 현장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자체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 발달검사·전문기관 연계 등 ‘새싹과단비’로 통합 지원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복지재단이 2026년 8월 육아정책연구소와 공동 개통한 영유아 발달지원 플랫폼 ‘새싹과단비’다. 영유아의 발달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도구와 발달지원 놀이 콘텐츠, 지역별 전문기관 정보 등을 한곳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부모와 교사, 전문가 누구나 무료로 횟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플랫폼을 구축한 배경에는 영유아 발달지원 수요 증가와 기존 지원체계의 한계가 있다. 육아정책연구소의 2025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가 영유아 발달선별검사(K-DST)에서 추가 관찰이 필요한 ‘추적검사요망’ 아동 비율은 2012년 2.1%에서 2023년 12.3%로 약 6배 증가했다. 정밀검사가 필요한 ‘심화평가권고’ 비율도 같은 기간 3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아이의 발달에 어려움이 의심돼도 부모나 교사가 어디에서 검사를 받고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발달검사와 지원 콘텐츠, 정부 지원서비스, 전문기관 정보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데다 지역별 인프라와 예산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도 차이가 있었다.

삼성복지재단은 “영유아 발달지원은 발달 상태를 살펴보는 것부터 필요한 자원과 전문기관으로 연결되는 과정까지 여러 주체의 협력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기존의 다양한 정보와 지원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단은 개별 아동이나 어린이집에 검사비를 지원하는 대신, 누구나 필요한 정보와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공통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을 택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영유아발달체크도구(K-SIED)를 온라인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발달지원 놀이 콘텐츠와 지역별 전문기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재단은 플랫폼 기획과 재원 지원, 협력기관 발굴 및 연계 등을 맡았다. 보육·교육·복지·의료 분야 전문가 18명이 참여하는 협의체와 부모·교사 모니터링단도 구성해 플랫폼의 현장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초기 이용 실적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복지재단에 따르면, 지난 8월 서비스 개시 이후 누적 접속자는 약 56만 명, 회원가입자는 약 1만1000명, 발달체크 이용 건수는 약 2만5000건을 기록했다.

재단은 “서비스를 시작한 초기 단계인 만큼 현재 시점에서 사회적 성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발달체크 이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어 유용하고, 지역의 지원기관까지 연결돼 현장에서 활용하기 좋다는 반응이 있었다”고 전했다.

핵심은 플랫폼 구축 자체보다 지속적인 활용에 있다. 재단은 현재 운영과 고도화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 다문화가정 등을 위한 다국어 서비스와 전문상담 연계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문기관 정보는 공공기관 자료를 바탕으로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장기적으로는 공공데이터와 연계해 변경사항이 자동으로 반영되는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복지재단은 “장기적으로는 부모와 교사, 전문가, 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고 경험과 전문성을 공유하며 발전시키는 지속가능한 영유아 발달지원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 전문가 양성·교육모델 보급도…보육 인프라 구축 

삼성복지재단은 보육 현장에 부족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연구를 통해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아동행동전문가 양성 사업이 대표적이다. 아동행동전문가는 어린이집에서 아동의 행동을 관찰·분석하고, 교사가 적절한 지도 방법을 찾도록 돕는 전문인력이다. 삼성복지재단은 2023년부터 아동행동전문가협회와 협력해 신청자 모집부터 교육연수, 현장실습, 자격시험과 자격 취득까지 이어지는 전문인력 양성체계를 구축했다.

2024년부터 매년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60명의 아동행동전문가를 양성했다. 이들은 전국 어린이집 267곳에 파견돼 유아 423명을 지원했다. 일회성 상담이나 개별 기관 지원을 넘어, 여러 어린이집이 활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 풀을 구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교육 프로그램도 직접 개발해 전국으로 보급하고 있다. 삼성복지재단은 연세대 김주환 교수 연구진과 함께 유아의 자기조절력과 대인관계력 등을 높이기 위한 ‘유아 마음성장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뇌과학에 기반한 45개 활동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2025년 삼성어린이집 66곳에서 시범 운영한 뒤, 2026년부터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 113곳으로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은 기업공익재단의 자원이 개별 수혜기관에 머무르지 않고, 더 많은 기관이 활용할 수 있는 공통 자산으로 축적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디지털 플랫폼은 정보 접근의 장벽을 낮추고, 전문인력 양성은 보육 현장의 대응 역량을 높이며, 교육 프로그램 보급은 검증된 모델을 다른 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삼성복지재단은 “복지·보육 분야의 사회문제는 단기간의 지원만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새로운 프로그램을 현장에 적용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개선한 뒤, 검증된 모델로 자리 잡고 지속 운영되도록 만드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단의 재정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수행기관의 전문성과 운영 역량을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공공·민간의 다양한 파트너와 연결해 사업의 확산 기반을 함께 마련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재단의 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도 사업의 가치와 성과가 남아 스스로 지속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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