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류 가격 담합 혐의를 받고 있는 정유사 두 곳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에 대한 제재 절차에 돌입했다.

공정위는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에 공정거래법상 가격 담합 및 정보교환 위반 혐의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고 7일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의 의견으로,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최종 판단은 전원회의에서 내려진다. 심사관은 두 정유사가 4년간 가격정보를 교환하고, 올해 3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에 따르면 두 정유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직후인 올해 3월까지 약 4년간 휘발유, 경유, 등유의 입금가와 확정가, 판매 정책 등 가격정보를 주고 받았다.
특히 올해 3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에는 두 차례에 걸쳐 구체적인 입금가를 담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금가는 정유사가 주유소 등에 석유제품을 공급할 때 우선 적용하는 가격이다. 다음 달 초 최종 가격인 확정가를 정해 차액을 정산한다.
공정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변한 상황이 두 정유사가 가격정보를 교환하게 된 계기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과징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매출액은 약 44조1000억 원으로 하루 평균 약 300억 원으로 파악됐다. 대부분은 약 4년에 걸친 정보교환 행위에 따른 매출액이고, 두 차례 가격 담합의 관련 매출액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심사관은 두 정유사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과 정보교환 금지를 위반한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을 냈다.
개정 이전 과징금 고시상 ‘중대한 위반행위’의 부과기준율은 관련 매출액의 3.0% 이상 10.5% 미만이다. 관련 매출액 44조1000억 원에 최고 부과기준율을 단순 적용하면 과징금은 최대 약 4조6305억 원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실제 과징금은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위반행위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된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가 아닌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한 이유에 대해 “이번 사건은 기본적으로 정보교환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구체적인 가격 담합과는 조금 달리 볼 여지가 있다”면서 “시장점유율도 50% 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국내 휘발유·경유·등유 시장은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 등 4개사가 지난해 기준 약 98%를 차지하는 과점시장이다.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점유율은 각각 28.1%, 21.0%로 두 회사를 합하면 49.1%다.
공정위는 GS칼텍스와 S-OIL에 대해서는 법 위반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이번 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세 차례에 걸친 현장조사와 관계자 진술조사 등을 진행했지만 두 회사의 가담을 입증할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에너지는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향후 전원회의 등 심의 절차에 성실히 임해 사실관계와 회사의 입장을 충실히 소명하겠다”라고 밝혔다.
HD현대오일뱅크는 “심사보고서 상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향후 심의 과정에서 충실하게 소명하겠다”면서 “교환된 정보는 이미 시장에 공개됐거나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인 가능한 사후 정보로 회사의 가격 및 판매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특히 입금가 담합 혐의는 경쟁사 관계자의 일방적인 진술에 기초한 것으로 담합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금윤호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