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 차세대중형위성 3호 등 13기 싣고 우주로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4차 발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대기 중인 누리호는 26일 연료 및 산화제 공급 작업을 거쳐 27일 오전 0시55분께 우주를 향해 날아오른다.
누리호는 이번 발사에서 고도 600㎞ 궤도에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를 투입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번 발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서 누리호 제작을 처음 주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 주도로 진행돼 온 우주개발이 민간 영역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발사대 이송 완료…오늘 발사시각 최종 확정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전날 오전 9시 누리호를 무인특수이동차량에 실어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대 종합조립동을 출발했다. 당초 오전 7시40분 이송 예정이었으나 비 예보로 1시간 20분 늦춰졌다. 다행히 강수가 없어 9시 출발이 결정됐다.
누리호는 1시간 42분에 걸쳐 1.8㎞를 이동해 제2발사대에 도착했다. 걸어서 20분 거리지만, 작은 진동도 발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무진동 차량으로 시속 1.5㎞의 속도로 천천히 움직였다. 오후 1시36분에는 발사대 기립 및 고정작업을 완료했다. 이후 누리호에 전원과 추진제(연료, 산화제)를 공급하기 위한 엄빌리칼 연결 및 기밀점검 등 발사 준비 작업이 진행됐다.
우주항공청은 26일 오후 8시께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기상 상황과 발사 준비 상태를 점검한 뒤 발사 시각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 발사 후 총 21분 24초 비행
발사시간이 정해지면 4시간 전부터 연료와 산화제 주입 절차가 시작된다. 연료인 케로신(등유)과 산화제인 액체산소 충전 준비를 마치면 기립장치를 제거한다.
발사 전까지 모든 기기의 정상 작동이 확인되면 발사 10분 전부터 발사자동운용(PLO)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이때부터는 자동으로 준비가 진행되며, 1단 엔진이 추력 300t에 도달하면 지상 고정장치 해제 명령이 내려진다.
2년 반 만에 다시 우주로 향하는 누리호는 이륙 2분 5초 후 고도 63.4㎞에서 1단을 분리한다. 3분 54초 후에는 고도 201.9㎞에서 페어링(위성 보호 덮개)이 떨어져 나간다. 발사 4분 32초 뒤 고도 257.8㎞에서 2단이 분리되고 3단 엔진이 점화된다. 고도 600.2㎞에 도달하면 발사 13분 27초 후부터 위성 분리가 시작된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를 먼저 분리한 뒤, 큐브위성 12기를 2기씩 약 20초 간격으로 사출한다. 궤도상 충돌을 막기 위해 간격을 둔 것이다.
사출 순서는 세종대·쿼터니언, 우주로테크·코스모웍스, 코스모웍스·인하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컴인스페이스, 서울대·스페이스린텍,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항우연 위성 순이다.
위성을 모두 내려놓은 누리호는 위성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회피 기동과 잔여 연료 배출 작업을 수행한 뒤 발사 21분 24초 만에 임무를 마친다. 이후 누리호는 궤도를 돌다가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소멸된다.
◇ 고도 600㎞ 정확도가 관건…성공 여부는 27일 새벽 확인
누리호의 성공 여부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를 고도 600㎞ 기준 오차범위 35㎞ 이내, 경사각 97.7~97.9도 이내 궤도에 안착시키느냐에 달렸다. 약 6% 오차 범위 내에 위성을 올려놓으면 되는데, 누리호 3차 발사 때와 같은 수준이라고 항우연은 설명했다.
부탑재위성 12기도 고도 600㎞ 궤도에 정상 안착하면 부차적 임무까지 성공하게 된다. 다만 누리호의 공식 성공 여부는 주탑재위성의 궤도 진입으로만 판단한다.
우주청은 발사 약 1시간 20분 후인 27일 오전 2시20분께 누리호 발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023년 3차 발사에서는 주탑재위성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목표 궤도에 올랐지만, 부탑재위성 중 한국천문연구원의 군집위성 ‘도요샛’ 4기 가운데 1기가 사출관에서 나오지 못했다. 항우연은 이번 발사에서 사출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사출관에 카메라 2대를 추가 설치해 총 3대로 위성 사출 과정을 촬영한다.
이번 발사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의 첫 발사로, 누리호 기술 검증을 넘어 민간 주도 체제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앞선 발사에서 항우연이 누리호 제작을 총괄했던 것과 달리, 4차 발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제작을 주관했다.
이번 4차 발사 운용은 항우연이 주관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도 발사 준비와 운용 과정에 참여해 향후 민간 주도 발사를 위한 기술을 익힌다. 항우연에 따르면 발사지휘센터(MDC)에 4명, 발사관제센터(LCC)에 16명, 발사대(LP)에 10명, 발사체 이송 안전에 2명이 투입될 예정이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