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2일(목)

온기레터, 2년 만에 1만3000명 구독…후원자 발굴 핵심 도구로

[현장] 2024 잠재후원자모금 오프라인 컨퍼런스
사단법인 온기가 후원자를 만드는 비결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를 지키고, 그 가치를 알리는 일이 후원의 본질입니다.”

조현식 온기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 잠재후원자모금 오프라인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90개 기관에서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인 모금 사례와 구체적인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달 28일 90개 기관에서 120여 명이 참석한 ‘2024 잠재후원자모금 오프라인 컨퍼런스’ 현장의 모습. /조태현 작가

사단법인 온기는 전국 73곳에 설치된 ‘온기 우편함’을 통해 고민을 익명으로 접수받아 손 편지로 답장을 보내는 정서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더불어 온기는 ▲뉴스레터 ▲자원봉사 ▲파트너십 ▲캠페인 ▲팬심 등 7가지 모금 전략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온기레터’라는 뉴스레터는 온기의 잠재 후원자를 발굴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

온기레터는 온기 우편함을 통해 받은 고민과 답장을 콘텐츠로 활용하며, 2년 만에 1만3000명 구독자를 모았다. 뉴스레터의 발간 목적은 온기의 콘텐츠를 (잠재)후원자들이 온라인으로도 경험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온기는 파트너 플랫폼과 SEO(검색 엔진 최적화)를 활용해 구독자를 유치하고, 구독자 데이터를 분석해 콘텐츠를 개선하며 후원 전환율을 높였다. 조 대표는 “가치를 느끼는 순간 후원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온기는 뉴스레터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파트너사의 플랫폼에 콘텐츠를 게시할 때 하단에 뉴스레터 구독 배너를 삽입하거나, 오프라인 행사에서 구독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개선하는 것이다. 온기는 뉴스레터의 오픈율, 클릭 비율, 후원자 전환율 등을 면밀히 분석해 뉴스레터의 문장과 어조를 조정하며 최적의 소통 방식을 찾아가고 있다.

◇ 사업과 모금의 선순환 구조 구축

온기레터는 단순한 뉴스레터를 넘어 온기의 정서지원 솔루션 그 자체다. 온기우편함에 접수된 고민과 그 답장을 콘텐츠로 활용하며, 잠재후원자를 발굴하는 창구로 자리 잡았다. 온기는 이를 확대하기 위해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에디터와 직접 만나는 ‘에디터 모임’을 개설했다. 이 모임은 구독자 60~80명이 참여해 2시간 동안 교육을 받은 뒤 고민에 답장을 쓰는 프로그램으로, 온라인 채널인 뉴스레터를 통해 오프라인 경험까지 연결하고 있다.

온기의 뉴스레터 ‘온기레터’의 모습. /온기 누리집 갈무리

에디터 모임을 통해 자원봉사자로 전환되는 비율은 약 11%에 달한다. 뉴스레터 구독자가 모임에 참여하고, 이를 계기로 자원봉사자 및 후원자로 이어지는 구조다. 자원봉사자들이 작성한 답장은 다시 뉴스레터의 콘텐츠로 활용된다. 조 대표는 “사업의 끝에 후원이 자리하도록 설계해, 사업이 커질수록 더 많은 후원자를 개발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온기레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며 후원과 봉사 참여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온기의 자원봉사자의 100%가 후원자다.

◇ 가치를 느끼는 시점에 ‘후원자의 언어로’ 요청한다

온기는 서비스 이용자를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로 전환하기 위해 ‘가치를 가장 잘 느끼는 순간’을 활용한다. 온기가 꼽은 적절한 시점은 고민 사연자가 답장을 받는 순간과, 자원봉사자가 답장에 대한 후기를 받는 순간이다. 조 대표는 “답장과 후기를 통해 ‘내가 받은 위로를 다른 누군가에게도 전하고 싶다’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후원 전환을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2024 잠재후원자모금 오프라인 컨퍼런스’에서 조현식 온기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조태현 작가

기업과 협업한 임직원 봉사활동에서도 온기의 전략은 빛을 발한다. 봉사활동 종료 후 봉사자와 후원자로 전환할 수 있는 카드 제공 여부를 사전에 조율하며, 이미 온기의 솔루션을 경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효율적으로 후원을 요청한다. 조 대표는 “후원 요청에서 중요한 것은 후원자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최근 후원자가 후원을 시작한 이유를 소개했을 때 후원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온기는 일시 후원자에게 한 달 등 일정 간격을 두고 정기 후원을 제안하거나, 특정 지역에 온기 우편함을 설치하는 캠페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잠재 후원자를 발굴하고 있다. 조 대표는 “단체의 본질적인 가치를 잊지 않고 사회문제 해결에 집중할 때 더 많은 후원자를 개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를 주최한 누구나데이터는 모금 이론과 사례를 전파하며, ‘캠페이너스’와 ‘오늘의리포트’ 등 비영리단체를 위한 데이터 기반 디지털 모금 솔루션을 보급하는 소셜벤처다. 2017년 6월 설립 이후 약 900여 개 비영리단체를 지원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와 함께 책 ‘비영리단체 성장 공식, 잠재후원자 모금’을 발간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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