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2024 기빙코리아’
성인 25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2023년 개인의 기부 참여율과 평균기부금액 모두 2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하지 않는 이유로는 ‘기부할 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가 절반 넘게 꼽혔다. 아름다운재단이 올해 6월 3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2001년부터 기빙코리아 조사를 통해 개인기부지수를 파악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격년으로 개인기부 현황부터 기부환경 인식, 기부로 인한 변화 인식을 조사한다.
◇ 코로나 끝나고 줄어든 기부, 이유는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
2023년 기부참여율은 59.8%, 평균기부금액은 26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의 기부참여율 2021년 61.2%, 평균기부금액 32만4000원에 비해 모두 조금씩 감소한 수치다. 기부횟수 또한 줄어들었다.
정기기부 및 일시기부 횟수도 2년 전에 비해 줄어들었다. 2023년 정기기부 횟수는 평균 6.02회로 2021년(6.39회)에 비해 감소했으며, 일시기부 횟수도 2.72회(2023년)에서 3.55회(2021년)보다 적었다. 연구진은 이를 코로나19 때 높아진 기부 참여율이 엔데믹에 접어들며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2017년과 비교해 보면 참여율과 기부금액은 모두 2023년이 더 높다.
기부에 참여하는 이유로는 ‘시민으로서의 책임(32.1%)’, ‘불쌍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28.1%)’가 주로 꼽혔다. ‘남을 돕는 것이 행복해서’와 ‘세제 혜택을 위해 기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1년도보다 각각 4.9%p, 2.1%p씩 증가했다. 기부하지 않는 이유로는 ‘기부할 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50.3%)’가 가장 많이 꼽혔는데, 지난 조사에 비해 4.9%p나 증가했다. 기부에 대한 관심도 또한 떨어졌다.
◇ 기부 독려하려면 비영리단체 신뢰·커뮤니케이션 중요
사람들이 기부를 중단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54.2%)’가 가장 큰 이유를 차지했다. 이어 ‘기부하던 기관의 사업활동이 마음에 안 들어서(14.7%)’와 ‘기부하던 기관의 소통 방식에 만족할 수 없어서(5.6%)’ 답변 순이었다. 이를 두고 김미희 명지전문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부단체가 기부자와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기부자와 모금단체 간 상호작용이 긍정적일수록, 기부자는 자신의 기부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기부수준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대중과 비영리단체 종사자 사이 인식의 차이가 있었다. ‘비영리기부단체를 믿지 않아 기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일반인의 비율(44.9%)이 비영리단체 종사자 비율(36.8%)보다 높았다. ‘적은 세금 혜택’을 문제로 꼽은 비율은 비영리 단체 종사자(27.4%)가 일반인(10.1%)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 기업 기부 변동 큰 한국 기부, 세계 성적은 중상위권
기업기부는 개인기부에 비해 경제와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국세청 통계를 활용해 분석한 기부동향을 살펴보면 2022년도 개인기부금은 10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00억원 상승했다. 반면 기업 기부금은 전년(5조3000억원) 대비 20% 감소한 4조4000억원이다.
2022년 한국의 GDP 대비 기부금 비율은 0.65%로,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이를 미국(2%)에 비해 낮지만, 다른 선진국 대비 중간 이상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인디애나대학 릴리 패밀리 스쿨오브 필란트로피가 조사해 발표하는 세계기부환경지수를 살펴보면 한국은 3.94점으로 글로벌 평균(3.63)과 동아시아 평균(3.90)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아시아 필란트로피 소사이이어티 센터는 최근 아시아 국가의 공익활동 환경을 조사하는 ‘Doing Good Index’에서 한국을 네 단계 중 두 번째 단계인 ‘Doing Better’ 그룹에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아름다운재단은 10월 25일 제24회 기부문화심포지엄 ‘2024 기빙코리아’를 열고 2023 개인기부지수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재단의 사례를 통해 대중 및 기부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곽보아 아름다운재단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온라인 연차보고서를 제작해 정보를 공유하고 재단이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방식으로 뉴스레터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른그림찾기, 벽돌깨기 등 게임 형식의 온라인 홍보를 통해 더 많은 사람과 접촉 지점을 넓히려고 한 노력도 언급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