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여야 경계 넘은 29人 의원 참여… 국회 글로벌 지속가능발전·인도주의 포럼 첫 개최

8월 19일(세계 인도주의의 날) 창립식 열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인류 위협 대처엔 여야가 따로 없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다양한 주체가 협력해 변화가 일어나길”

세계 인도주의의 날인 8월 19일, 국회의원 연구단체 ‘국회 글로벌 지속가능발전·인도주의 포럼’의 창립식과 특별세미나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국회의원, 비영리단체 종사자, 기업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세미나실 뒤에 서서 듣는 청중이 10명이 넘을 정도로, 열기가 가득했다.

‘국회 글로벌 지속가능발전·인도주의 포럼’은 인류가 당면한 인도주의 위기를 해결하고, 지구촌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정책 제언 및 입법 활동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해 창립했다.

안철수 의원은 축사를 통해 “인류 위협에 대처하는 것엔 여야가 따로 없다”며 “입법활동을 통해 인류 지속가능성과 인도주의를 드높이는 역할을 포럼이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이재정 의원은 “글로벌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데 있어 국회의원들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플랫폼이 만들어졌다”며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하는 이 자리를 계기로 변화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포럼에 가입한 국회의원은 강훈식·김병주·김용민·민병덕·백혜련·이강일·이연희·이용선·이재강·이재정·이해식·임미애·위성락·장경태·조정식·차지호·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건·김민전·김소희·김태호·나경원·안철수·유용원·인요한·조승환·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등 총 29명에 달한다.

8월 1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구단체 ‘국회 글로벌 지속가능발전·인도주의 포럼’의 창립식과 특별세미나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재정 의원실

◇ 국회·국제기구·시민사회·기업 함께 모였다

이번 포럼은 국제기구, 시민사회, 기업 등 다양한 주체 25곳도 함께한다. 국제기구 중에서는 국제이주기구(IOM)·국제적십자위원회(ICRC)·빌 게이츠 재단·세계백신면역연합(GAVI)·유니세프(UNICEF)·유엔난민기구(UNHCR)·유엔세계식량계획(WFP)·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협력한다.

시민사회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굿네이버스·발전대안 피다 인터내셔널·세이브더칠드런·월드비전·초록우산·컨선월드와이드한국·하트-하트 인터내셔널·희망친구 기아대책이 함께한다. 기업 중에서는 LG전자·SK 바이오사이언스·SK SUPEX 추구협의회·유바이오로직스·포스코·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차가 동참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우리의 독특한 개발 경험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나 북반구의 저위도에 위치한 120여 개발도상국을 지칭하는 개념)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고 있다”며 “국제사회 속 높아진 한국의 위상에 걸맞게 올해 정부는 ODA를 30% 이상 증액했다”고 말했다. 또한 ODA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대하고 국민 참여를 넓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원식 KCOC 회장은 포럼 참가자들에게 두 가지 당부를 전했다. 첫 번째는 글로벌 복합 위기가 정부 노력만으로 해결 어려운 만큼 이번 포럼이 입법 제도 개선을 위해 지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변화와 발전이 협력국의 몫인 만큼, 협력국이 성과라고 느낄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일렀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한국 공적원조 수준, OECD 평균 미달”

첫 포럼의 특별세미나 연사로 나선 반기문 전 총장은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수준이 더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적개발원조란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를 위해 제공하는 원조를 뜻한다. 반기문 전 총장은 “유엔은 선진국에 국민총소득의 0.7%를 지원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한국은 0.18%가량만 지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년간 ODA 전체 예산이 2배 가량 늘었지만, 개발원조위원회(DAC)의 지출 평균인 0.37%에 절반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에 유엔 총회가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달성을 강조했다.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한 17개 목표로, 성평등·기후변화 대응 등이 있다.

일례로 성평등을 소개하며 반 전 총장은 “오늘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국회 여성 의원 비중이 20%가 된 것을 축하했는데 사실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 SDGs 달성과 인도주의 위기 해결을 위한 국회의 역할은?

특별강연에 이어,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 및 인도주의 위기 해결을 위한 국회의 역할’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강민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박경란 WFP 비상대응국장,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 나영훈 포스코 사회공헌그룹장, 김태균 서울대학교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박경란 국장은 “OECD 국가들은 자국으로 이주한 난민에게 1인당 7600달러를 쓰지만 개발도상국에 머물면서 인도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선제적으로 돕기 위해 1인당 106달러를 지원한다 “며 “원조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오늘날,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년 기준 3억 900만 명의 사람들이 식량 위기를 겪고 있지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1억 4200만 명에 불과하다.

조명환 회장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해 취약 지역과 발전에서 소외된 사람을 먼저 논의할 것 ▲ODA와 인도적 지원 예산 확대에 걸 맞는 관련 제도 점검과 강화 ▲국회·정부·기업·학계·국제기구·시민사회 간 파트너십 증진 등 세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조명환 회장은 “한국전쟁 당시 우리는 60개의 나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며 “더불어 세계가 연결된 만큼 지구 한 곳의 재난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며 인도주의 지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영훈 사회공헌그룹장은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사회공헌 사례를 통해 얻은 교훈을 공유했다. 포스코는 2015년에 코이카(KOICA)와 함께 인도네시아 찔레곤시에 제철소의 환경 정화를 맡는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다. 나영훈 그룹장은 “영리 기업 또한 사회적 기업의 파트너가 될 수 있으니 서로 협력 시도가 늘기 바란다”며 “다만, 관리 행정 체계의 효율성과 효과성도 제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태균 교수는 포럼이 단기부터 장기까지 로드맵을 만들어서 모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김 교수는 “6조 4000억원의 인도주의 예산을 담당할 부처가 필요하다”면서 “시민사회 예산을 늘리는데 국회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이에 대한 기초 작업이 포럼에서 나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포럼은 첫 활동으로 돌아오는 26일에 ‘미래 팬데믹 대응을 위한 글로벌 보건 ODA 협력 방안’ 토론회를 전염병대비혁신연합과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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