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 활용한 해외 청소년 교육 사례들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목재 교육인 ‘우드 매직 사이언스 페어(Wood magic science Fair)는 1993년 미국의 미시시피 주립대학(MSU)에서 고안해 지역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프로그램이었다. 그 효능을 인정받으며 점차 전국으로 확대됐는데, 지난해 미시시피 주립대학에서만 4000명의 초등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현장’에 있다. 학생들은 실험과 견학을 통해 실제 나무를 보고 만지면서 자연스레 자연과 친해진다. 비누방울 실험을 통해서 나무가 호흡하는 원리를 배우고, 잘라진 목재를 가지고 종이가 만들어진 과정을 이해하는 등 기초적인 과학 지식도 동원된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임업위원회(South Carolina Forestry Commission)가 16년째 진행하고 있는 ‘우드 매직 포레스트 페어(Wood Magic Forest Fair)’도 비슷한 사례다.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이 교육은 반 나절 동안 숲과 나무 사이를 누비며, 자연을 배우고 우리 일상생활에는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깨닫는다. 지금까지 약 2만9000명의 아이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청소년 대상 목공 프로그램으로 지역 재생을 이끄는 사례도 있다. 영국 북부 ‘애싱턴(Ashington)’에서 활약하고 있는 ‘애싱턴 숲 지역 공동체(Ashington Community Wood)’는 채광 산업 몰락 후 유령 도시가 된 지역을 복구하기 위해 이 지역을 목공의 중심지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를 펼쳤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젊은 목수 양성’. 단체 산하에 목수공동체 ‘애싱턴 숲 지역 공동체의 친구들(Friends of Ashington Community Woods)’을 두고 녹지에 대한 인식 교육, 목공을 이용한 레크리에이션, 친환경 목공 교육의 확대 등을 펼쳤다. 고등학교의 정규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친환경 목공 프로그램이나 여름방학 목공캠프 등도 개발해 진행하고 있다.
목공을 활용해 소외 계층 청소년들을 응원하고, 그들이 진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필리핀의 환경단체 ‘ESSC(Environmental Science for Social Change)’는 필리핀의 목공 직업 전문학교와 연계해 필리핀 오지 마을의 청소년들에게 목공을 가르치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도 꾀한다. 필리핀의 풀랑기(Pulangi) 마을 사례가 대표적이다. 풀랑기는 마을의 수력발전소가 고장 나고, 전깃줄도 끊어져 빛이 없는 마을이었다. 교실과 기숙사가 낡아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했다. ‘ESSC’는 이곳에 목공 전문가를 파견,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청소년 15명을 대상으로 목공 도구 사용법, 가구 제작법과 같은 목공 관련 기술을 가르쳤다. 목공을 배운 청소년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마을 내 기숙사의 기초공사, 교실 확장, 수력발전소 복구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캐나다 토론토의 ‘청소년 목공 견습체험 프로그램(Pre-Apprenticeship Carpentry Program)’은 토론토시와 사회복지센터, 지역 목수단체연합 ‘카펜터즈 로컬 27(Carpenters Local 27)’, 건설회사 ‘다니엘스 코퍼레이션(The Daniels Corporation)’ 등이 연합해 만든 활동이다. 지역 내 취약 계층 청소년들에게 8주간에 걸친 목공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건설회사나 목공 분야 취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최태욱 기자
송선우 인턴기자